군포 <갈치호수>
그리고 <이백> 화덕피자집
군포 진산 수리산이 멈춰선 곳에 갈치호수가 있다. 인근에 크고 화려한 반월호수가 있어 기가 눌리는 곳이지만 작아도 한적하고 여유로운 곳을 원할 때는 그만인 곳이다.
수릿길 5코스의 중심에 있는 갈치호수는 1984년 조성한 저수지다. 이전 갈대가 많아 갈티라고 했는데 변해서 갈치가 되었다. 이전에는 낚시가 가능했는데 지금은 불법이다.
호숫가에는 그림같이 아름다운 커피숍피자집이 있어 호수를 앉아서 감상할 수 있다. 도예가인듯한 사장님이 만들어 놓은 수많은 작품과 생활용품 감상은 덤이다.
호수가로는 둘렛길이 조성되어 있고 일부 큰도로를 제외하면 한적하게 걸어 돌아볼 수 있다. 운동시설이 간단하게 설치되어 있고, 앉아 쉴 수 있는 벤치도 곳곳에 있어 아담한 앞마당같은 포근함을 느끼며 여유를 즐길 수 있다.
수리산 자락에 자리잡고 있어 수리산 정상의 군사시설까지 올려다 보인다. 인근에는 군포동래정씨돌래군파 종택이 있으며, 덕고개당숲이 멀지 않다.
재방문일 : 2019.6.10. <이백> 화덕피자 식사를 겸해 방문
2019.6.26.
#갈치호수 #갈치저수지 #군포가볼만한곳 #수리산자락 #호수기행
남원 사매면 노봉마을에 가면 최명희 <혼불>의 배경지로서 소설의 구상을 가능하게 한 여러가지 흔적들을 만난다. 혼불 종부 3대의 1대 청암부인이 만들었다는 청암호도 그중 하나다. 소설 속에서서는 대역사인 것마냥 서술되었지만 사실 가보면 에게, 이렇게 작았어? 좀 실망스러운 규모다. 하지만 당시 포크레인이 있었겠는가, 국가의 힘을 빌었겠는가. 일개 종부의 힘으로 만들어 놓은 것으로는 작지 않은 규모라고도 할 수 있겠다.
그 청암호는 이 갈치호의 1/4도 되지 않는다. 그러나 그 속에선 이라는 종가댁과 서민의 삶과 역사를 꿰뚫는 우리의 이야기가 있다.
갈치호, 만들어진 지 얼마 되지 않았고, 규모도 인근 반월호수에 비해 턱없이 작지만 이야기를 만들어내기 위한 규모로는 오히려 큰 것이다. 근처 이백 커피숍 등에서는 그러한 이야기가 무르익어갈 것이라고 생각한다. 갈치호를 중심으로 군포 사람들의 장대한 삶의 이야기가 영글고 피어나갈 것을 기대한다.
호숫가에 있는 이백이라는 피자집이다. 화덕피자를 구워주며 커피도 마실 수 있다. 이백이라는 이름은 아무리 생각해도 연관을 찾을 수 없지만 실내 분위기, 호수와 어우러지는 외관 등은 최고다. 언제나 알고 찾는 손으로 가득한 곳이다. 편안한 기분으로 도자기 꽉 채워진 실내와 유리로 내려다 보이는 정원과 호수를 품을 수 있다. 나들이를 한껏 우아하게 만들어주는 곳이다.
갈치호에 오면 다 만날 수 있다. 호수와 그 아래 그림처럼 펼쳐진 농경지, 군포에서 제일 넓다는 농경지가 그대로 있어, 여기가 서울과 가까운 군포, 맞아? 싶을 정도로 한적한 농촌의 삶을 만날 수 있다.
한가하게 여유를 즐기면서 뭔가에 침잠하고 싶으면 와서 향유하기에 적당한 곳이다. 농사와 여유와 삶이 있어서 동떨어진 기분, 고립된 기분이 아닌 포근한 여유가 가능한다.
<이백>
먹은 음식 : 로즈마리 허브 22,000원
먹은 날 : 2019.6.10. 점심
쉬고 싶은 날, 화덕에 구워 기름이 없는 피자를 부담없이 먹으며 호수를 안아본다. 한참 전에 왔을 때보다 호수가 한층 더 정비된 기분이다. 표지판도 깔끔하게 세워놓았고 호변도 정리된 듯하다. 비온 끝이어서 물과 공기가 한층 더 맑다.
피자마저 화덕피자여서 기름끼 없이 깔끔한 맛이 개운하다. 어지간한 이태리 현지 피자보다 낫다. 쫄깃하면서 느끼한 맛이 없고, 얇지만 서너조각이면 한끼 식사로 넘친다. 함께 나오는 무초무침도 콜라 없이 피자를 더 신선하게 맛내준다. 쫀득쫀득 입안 가득 풍미 가득한 피자를 감사한 마음으로 즐긴다.
호변의 좋은 식당 이름이 <이백>이라는 것은 아무래도 걸린다. 마음대로 <하이네>라 붙여본다. 독일 시인이지만 탄압으로 독일보다 프랑스에서 더 활동한 시인, 위대한 시인에다 이름도 부담이 없다. 받침도 없고, 경음 격음도 없어 발화에도 듣기에도 편하다. 이태리 시인은 아니어도 의미는 이백에 버금가면서 느낌은 이 경관에 훨씬 더 적절하다.
평생 일하고 일주일 내내 일한 사람, 남자들도 즐길만하지 않은가. 그런데 손님은 99%가 여자다. 남자들은 휴식에도 낭만에도 소외된다. 소외된다는 것을 아는지. 같이 하면 좋겠다. 같이 하면 제대로 된 휴식과 충전이 될 듯하다.
*2019.6.10.
이상 2019.6.26. 촬영
아래 2021.11.18. 촬영
오랜만에 들렀더니 그 사이 커피맛이 더 좋아진 느낌. 고풍스러운 분위기가 피자보다 커피에 더 어울린다. 손바닥만한 크기가 아쉽지만 앞마당이 갈치호수라 운치도 그만이다. 여유가 좋다.
2층 도자기를 살피기 위해 들렀다가. 도자기를 하는 분이어서 도자기가 전시이자 커피숍 장식으로 쓰인다. 묵직한 생활자기들이 품격을 자랑한다.
가을정서.
첫댓글 강태공이 되어 붕어를 낚고 싶은 풍광입니다.
네, 딱 그 분위기죠. 하지만 아쉽게도 얼마전부터 낚시는 금지네요. 낚시 아닌 다른 것은 다 누릴 수 있어요. 포근함, 여유, 자연 등등, 시간 여유 많을 때 들러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