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예 따먹기

[이동민]

* 이 방을 만든 목적이  회원님들의 시시껄렁한 이야기를 올리면서

  웃기도 하고, 인생도 배우고,

   회원님들이 올리시지 않으니, 제가 문협 카페에 올린 글을 갖고 옵니다.

  이 글을 올린 목적은,  문협회장 선거를 앞두고, 명예 따먹기만 하려고 회장으로 출마하시는 분이

 있을까 하여. 

 그건 그렇고, 회원님들 시시껄렁한 글도 좋으니

   30년 쯤 전에 나는 구미에서 살았다. 민주화 열풍이 몰아칠 때 우리도 무언가를 해야겠다면서 사회운동을 하는 모임을 만들었다. 구미는 전자와 섬유업체가 많으므로 미혼 여성 근로자들이 많았다. 그들을 위한 일을 하기로 했다.

  효가대의 여성학 교수를 고문으로 모시고, 여성학을 전공하는 대학원생을 간사로 데려왔다. 그러다보니 우리 운동은 여성주의 운동으로 흘러갔다. 기업과 관은 의심을 하면서도 그냥 우리를 지켜보기만 했고, 우익성향이 있는 시민들도 노동운동이 아니다 싶어서 많이 참여해 주었다. 나는 이사장을 맡아서 재정만 책임지고, 실무의 일은 간사에게 전적으로 맡겼다.

  나는 이사회를 조직하고, 후원회를 결성하여 재정을 충당했다. 후원회원이 많아서 재정마련이 그렇게 부담스럽지 않았다. 당시의 구미신문은 우리를 소개하는 기사로 여러번이나 지면을 장식하면서 제법 유명 단체가 되었다.

  3년이 지난 후에 나는 생업터를 대구로 옮기면서 이사장의 자리를 물려주고 나왔다. 새 이사장은 나보다 훨씬 더 유명인이었다.

  6개월 쯤 지난 후에 간사가 나를 찾아와서 하소연 했다. “새 이사장 님은 명예만 따먹고, 일은 하지 않으시고------. 자금이 거의 고갈되었습니다.”

 나는 ‘명예만 따먹다’라는 말이 재미있어서 내 삶에 하나의 지침서로 삼았다. 그리고 1년 쯤 지나자 내가 보듬었던 시민운동 단체는 해체되었다는 소식이 왔다.

  나는 대구에 와서 시민단체 대신에 ‘그림 사랑회’를 결성하여 지금까지 30년 가까이 운영하고 있다. 또 ‘문학 사랑방’도 10년 쯤 운영하면서 문학 공부를 한다.  공부모임이니 따먹을 명예도 없다. 어쨌거나 3년이 아니고 지금까지 지속되고 있다

[타리]

선거철만 되면 나타나네요. 올해도 ...

[조경숙]

내가 한때는 어디 어디에서 잘 나간 사람이라는 말을 들을 때 저는 비웃습니다.
지금도 자기 위치가 그 자리에 있는 줄 착각하는 사람이 대부분이기 때문이지요.
그렇다고 제가 그 사람들 보다 잘난 것은 없어요. ㅎ

[소진 박기옥]

저는 이 나이가 되도록 따 먹고 싶은 명예가 없어 요 모양으로 삽니다.
명예 같지도 않은 명예에 함몰된 사람을 보면 외려 딱하더군요..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