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터 프랭클이 쓴 <죽음의 수용소에서>어떤 얘기를 했느냐면 '고통은 그 의미를 발견하는 순간 더 이상 고통이 아니다.' 그런 말을 했어요. 해서 고통이 없는 인생은 없습니다. 고통 그 자체가 인생이기 때문에. 고통의 의미를 발견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겁니다.
쌀에 아무리 돌이 많아도 쌀보다 더 많지 않다. 그렇잖아요. 쌀 속에 돌이 있지만, 쌀보다 많지 않은 거예요. 그러니까 우리의 삶 속에 아무리 고통이 있다고 해도 우리가 삶 속에서 느끼는 그런 기쁨보다 고통이 더 많은 것은 아니다. 그래서 고통은 동일하지만, 그 고통을 바라보는 사람들은 다 다르다는 겁니다.
어떤 사람은 동일한 고통에서 희망을 보고, 어떤 사람은 절망을 보는 경우가 있어요. 그래서 저도 이런 생각을 많이 합니다. 어떠한 고통이든지 이 고통에서 가능한 한 나도 희망을 보도록 하자. 그래서 이 시대를 사는 어떤 많은 분들이 고통 가운데 놓여 있을 때 고통은 어떤 의미에서 우리 영혼의 또 다른 양식이다. 이렇게 생각하면서 그 고통을 통해서 희망을 바라볼 수 있는 그런 눈을 지닐 수 있었으면 참 좋겠다.
행복은요. 순간이에요. 행복은 지속이 아니에요. 행복의 본질은 순간성이지 지속성이 아닙니다. 향기하고 똑같아요. 저는 그 라일락 꽃향기 맡기를 좋아합니다. 우리가 5월에 길을 가다 보면 향기가 나잖아요. 그래서 딱 뒤돌아 보면 라일락 향기가 스치는 거예요. 코끝에. '아, 이 향기가 너무 좋은데.' 내가 라일락 나무 아래서 계속 그 향기를 맡고 있으면 그것은 향기일까요, 냄새가 될까요? 냄새가 되겠죠. 그래서 마찬가지로 행복은 그러한 한 순간 스쳐 지나가는 꽃향기와 같다는 거죠.
어느 한 순간에 맡을 수 있는 거지. 계속해서 맡을 수 있는 그런 행복의 향기는 없다는 겁니다. 그래서 행복은 순간에 있는 겁니다. 그래서 그런 순간의 영원성. 이러한 것이 행복이 우리들한테 주는 것이 아닐까? 그런 생각을 합니다. 우리가 순간순간 느끼는 이 행복을 놓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그런데 많이 놓치고 살았어요. 앞으로도 놓치지 않아야 되겠다. 그런 생각은 하지만 또 놓칠 것 같습니다.
- 시인 정호승 <지식인의 서재> 인터뷰 중에서, 2014.08.27
첫댓글 좋은글 공감하며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