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주의보 연일 발효되는 여름 휴가일에 뉴웨폰과 영알 답사를 가기로 한다.
뉴 웨폰은 언젠가 홀로 영알 풀코스에 도전하였다 실패한 것을 만회하기 위해서이고, 난 해마다 열리는 그란폰도 점검을 위한 답사를 위해서다.
오늘은 꾸준한 페이스로 심박수를 올리지 않고 10시간 정도 완주를 목표로 삼아본다.
라이딩 시간 9:23:57 (남명초, 산내-식사, 석남사, 배낵사거리 휴식) , 이동시간 7:21:22, 평균 이동시간 24.7
출발지 부산대양산캠퍼스 역
부산대양산캠퍼스 역의 30대 남짓 들어가는 실내 주차장이 있고 주변 길에 주차가 가능한 역사는 한적한 곳이다.
부산대양산캠퍼스역 - 에덴밸리 오픈구간
그란폰도 구간 중 유일하게 신호등이 있는 곳으로 양산의 물금 지역과 어곡공단 지역을 지나게 된다. 익숙한 브랜드의 공장들을 찬찬히 들여다 보면서 워밍업하면서 에덴 고개를 준비해보자.
에덴 밸리 클라임
에덴벨리는 신불산 정상에 위치한 리조트의 명칭이다. 영남 라이더들에게 무자비한 고개를 오른뒤 정상에서 마치 에덴을 연상 시켜서인지 에덴밸리 이름의 고개로 불린다. 지금은 도로 공사 때문에 공원묘지를 경유하며, 리조트가 아닌 좌측 도로를 따라 고개 정상으로 오르면 된다. 해발이 0인 지점 부터 오르기에 아주 천천히 고개를 올라야 약이 된다.
우리 역시 오늘의 대장정을 알기에 서로가 서로를 위해 속도를 내지 않고 꾸역 꾸역 정상까지 오르는데 언제나 오를때 마다 후회가 밀려온다.
에덴밸리 다운힐
눈앞의 넓게 펼쳐지는 전방의 풍경을 놓치지 말기 바란다. 오늘 우리가 열심히 달려할 곳이다. 포장이 끝난지 얼마되지 않은 매끈한 도로를 미끄러져 리조트 입구를 지나면 거의 직선 구간에 가까운 내리막 구간이 나타나는데 이곳은 속도제한을 위한 노면 조치로 고속 주행시 자칫 핸들을 놓치기 쉽다. 코너가 시작되면서 인근 펜션들이 시작되므로 길가 차량과 돌출 인원에도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아름다운 밀양댐길 오르는 길
필자가 타본 가장 멋진 라이딩 길이라 자부하는데 드높은 가을 하늘과 초록의 숲색 그리고 물길을 옆에 두고 절벽을 따라 주행하는 기분은 뚜르드프랑스의 자전거길에 비해 손색이 없다. 그리고 이곳을 올라보면 도깨비 도로 처럼 평탄해보이는데도 경사도는 10%이상이 나오므로 괜히 콘디션 탓을 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밀양댐 다운길과 도래재 가는 길
밀양댐 다운길은 언양/표충사 표지가 나타나는 마을 입구에서 우회전 까지는 평탄한 길로 상큼하고 시원하게 내려 갈 수 있다. 다만 평지구간에서 오버페이스는 곧 이어지는 긴 도래재 오름길을 생각해서 절대 삼가야 할 일이다. 영알에 도전하는 많은 이들이 이곳에서 무리한 평지 스프린팅 후 도래재에서 좌절하는 것을 많이 보았다. 이 고장 에선 대추 과수원이 많아서 자전거 위에서 손만 뻗으면 굵직하고 달삭한 대추 몇 알을 손에 쥘 수 있다.
도래재 오르는 길과 제1보급
이곳은 그란폰도 구간중 헤어핀이 제일 많은 곳으로 처음 이 코스를 접하는 라이더는 멘붕을 경험하는 경우가 많다. 동네일주님이 친절하게 노면에 표시한 남은 거리를 잘 새겨보면 어렵지 않게 오를 수 있을 것이다. 대부분 생태 터널이 고개 정상 부근에 설치된 경우가 많은데 도래재의 경우 그렇지 않으니 절대 실망하지 말자.
도래재 다운힐과 석남고개 가는 길
내리막이 시작되면 얼음골의 멋진 풍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길의 노면이 다소 거친 편이고, 긴 직선 주로 후 코너가 이어지는 형식이라 속도를 너무 내면 인근 사과 나무로 날라 가게 된다. 내리막 끝무렵 마읍 입구를 만나는데 사람 조심 개 조심 하자.
남명초 부근에서 우측으로 석남/언양으로 꺽는곳에 슈퍼,식당이 자리하고 있다. 시원한 아이스크림 하나면 도래에서 달군 더위를 충분히 식힐수 있다.
석남고개 터널 오르기
얼금골의 주렁주렁 열린 사과를 바라 보다 보면 이내 은근한 오르막이 시작된다. 결코 급경사로 이어지는 배신없는 충실한 언덕이다. 주변 산세가 좋구 암벽 훈련하는 곳도 있어 눈이 참 시원해진다. 고개 정상엔 시원한 냉장 터널까지 있어 등줄기의 땀을 시원하게 날려준다.
석남사 다운힐
그란폰도 구간 중 유일하게 중복되는 곳으로 이곳도 최근 포장이 되어 다운길이 참 매끄러운데, 석남사 부근 길은 차들과 곡선 구간에 차량 진출이 많아 주의가 필요하다. 경주/산내 표지까지 쭉쭈쭈욱 빠른 속도로 내려 갈 수 있다.
삽재 오르막 길
상대적으로 영알의 여러 오르막 중 비교적 수월한 곳으로 느껴진다 뱀의 허리처럼 멋지게 휘어진 헤어핀 하나를 돌면 곧 정상에 다다른다. 그러나 이곳은 자동차 캠핑족과 나들이 차량이 비교적 많이 다니는 곳으로 스트레스를 받기 쉽다. 이곳에선 운전자를 배려해보자.
산내로 가는 신나는 내리막 길
삽재에서 산내가는 길은 산내 입구의 낮은 언덕 2개를 제외하곤 내리막에 평지로 계곡과 저수지를 끼고 신나게 달리는 되는데, 산내서 식사하면서 휴식을 취할 요량이라면 이곳에서 기분껏 달려도 좋을 것이다. 다만 마을 입구를 지날때 방지턱과 사람과 개를 조심해야 할 것이다.
산내에서의 휴식
산내사거리는 근처 인공폭포로 조성된 유원지덕에 슈퍼와 중국집과 식당이 모여있다. 중국집에선 짜장면 보다 냉면을 추천한다. 냉면에 곁들여진 얼음과 토마토 한입을 베어물면 더위는 싹 사라진다.
운문댐 가는 길
차량이 드물고 갓길도 비교적 넓어 철인들 자전거 훈련 코스로 사랑 받는 곳이다. 게다가 오토바이 라이더들이 즐겨 찾는 넓직하고 멋진 헤어핀이 있어 자전거로도 멋지게 코너링 해볼 수 있고, 낙타등 몇 개가 지루함을 덜어준다. 그러나 이 구간은 그늘이 없어 본격적인 더위를 느끼기 시작할 시점이다.
운문호를 지나서 운문령 가는 길
운문호의 시원한 가로수 길을 지나 몇개의 낙타등을 지나게 되는데 너무 페이스를 올리지 않는게 좋다. 운문사 삼거리를 지나면서 곧 오르막이 시작되기 때문이다. 시원한 물소리와 행락객들을 부러워하며 운문령 고개를 향한 라이딩은 끄트머리 민박집을 지나면서 본격적인 클라임이 시작되는데 경사는 약하지만 아주 긴 오르막을 올라야 하며 정상 부근의 360도에 가까운 헤어핀은 정말 찡하다. 정말 힘겹다면 잠시 내려 계곡에 발담그기도 좋다. 그러나 필자는 한번도 내리질 못해봤다. 운문령을 오를때 태양은 뜨겁게 내리 쬘 것이다. 그러나 성급하게 오르지는 말자 우리에겐 히든카드 배내고개가 남아있으니까.
운문령 내려가는 꼬불 꼬불 길
힘겹게 운문령을 점령하는 순간 이내 다운힐이 시작되는데 이곳은 노면이 꽤 거칠고 주변에 모래알이 꽤나 보인다. 더구나 이곳을 지날때 쯤이면 나들이 차량이 많고 휙휙 감기는 헤어핀이 여러 개가 있어 과속은 절대 금물이다. 혹여나 차선을 추월해오는 차량도 경계해야 한다. 오늘 답사중 그중의 한 헤어핀을 돌다 원치않게 엉덩방아를 찧는 낙차를 하고 휴대폰을 놓고 내려오는 해프닝을 벌였다. 아픈 엉디 핑계로 뉴웨폰이 다시 올라 내폰을 가져와준다. 고맙다. 내리막에서는 딴 생각은 금물 엉뚱한 곳을 보아서는 안된다.
배내고개를 올라보자
배내고개를 오르기전 기력이 딸린다면 삼거리 부근 편의점과 슈퍼를 들려 시원한 아이스크림으로 충전하는 것도 좋다.
그란폰도 구간중 제일 힘든 곳이라면 에덴밸리 보다 배내고개를 꼽고 싶다. 경사로 치자면야 에덴밸리보다 못하지만 여태 힘겹게 달려와 지친 두 다리로 이곳을 오르기 위해서는 오로지 인내가 필요할 뿐이다. 이윽고 배내터널을 사력을 다해 지나면 광명을 보게 되고 나도 모르게 목구멍이 뜨거워 진다.
제2보급 과 물좋고 경치 좋은 배내 다운힐
배내고개에서 지친 기력은 정상의 보급소에서 충전하면 되나, 이곳은 갓길이 좁으니 차량에 유의해서 쉬도록 하자.
이제 남은 거리도 얼마되지 않고 힘든 구간도 넘었으니 즐겁고 휴식을 취하며 내리막을 내려가면 되나, 이곳은 차량이 특히나 많이 다니고 갓길 주차에 중앙선 침범이 잦은 곳으니 과속하지 않는 것이 좋다. 그리고 이곳은 아주 유명한 배내골 휴양지이니 주변의 시원한 풍광은 꼭 담아 가도록 하자.
이제 마지막 배태고개
반대 방향으로 오르는 배태고개는 아주 힘들지만 우리는 반대로 편안 한 경사도를 따라 오르면 된다. 거리가 길뿐 어렵지 않게 정상에 다다를 수 있다.
배태에서 원동2고개 까지
배태정상을 지나면서 아주 거친 노면의 헤어핀을 몇개 지나면 거의 직선 주로의 다운힐이 이어진다. 페달링 하지 않아도 에어로 자세만 취하면 40KH이상의 황홀한 속도가 나온다. 원동중학교와 삼거리를 지나면 곧 매화마을이 오른쪽에 보이고 오르막을 오르게 된다. 우리에겐 아직 고개 하나가 남아 있기에 마지막 에너지는 남겨 두어야 한다.
뚝방길을 지나 원동1고개 까지
이제 정말 다왔다. 뚝방길로 들어서면 허리를 수그리고 신나게 달려줘야 한다. 이곳은 우리들의 스프린팅 놀이터니까. 숨이 턱에 찰 무렵 그란폰도 마지막 고개가 시작된다. 유유히 흐르는 낙동강을 바라보며 오늘 열심히 달린 우리의 삶을 되돌아 볼 수 있게 해준다.
원동1고개를 내려와 다시 출발지로.
원동1고개는 유독 덤프 트럭이 많이 오르 내리므로 큰차들 조심하여 다운힐 한다. 이내 곧 물금 시가지를 알리는 신호등을 만나면 3시방향으로 꺽어 출발지로 돌아오자..
시작이 있으면 끝이있고 그 끝은 새로운 시작으로 이어진다. 오늘의 영남 알프스그란폰도 라이딩은 그 출발점으로 돌아와 끝이 되었고 그 끝은 이제 새로운 삶의 시작이 된다.
첫댓글 감동스럽네요 내년에는 꼭 도전할 수 있길..(상환빠 완전 글쟁이!!)
오.한편의서사시를보듯...올해도..무사안전과흥행대박을위하여...
끝까지 함께 할 수 있어 좋았습니다.^^*
읽고나니 힘들게 한바퀴 타고 온 느낌입니다
읽는것도 힘든데요^^? 배태고개에서 DNF했심더~ ㅜㅜ
생동감 있는 멋진 후기 잘 읽었습니다 올해도 화이팅요! ^^
읽어 내려가던중 벌써 맨붕에 빠졌네요 후~~~
ㅋㅋㅋ~
참고로 요즘 거의 모든 고개에 트럭들이 많이 다니는 계절입니다
상세한 코스안내를 지나 감동적인 글입니다. 영알을 보여주신 청심환님 멋쨍입니다..
밀양댐 오르는 초반 업다운 구간의 경사도가 눈으로 보는것과는 다르던데 역시....
수고하셨습니다...^^
걱정이다 주중에 답사한번 해야될것 같다
에덴다운때 장난아니던데 쩝~~
완주후 청심환님 처럼 웃고 싶은데~
걱정이앞서지만,
가고싶어집니다!!~~
읽고나니 가기 싫어지네. 포기
8/29(토) 부산 백마로/구름처럼님과 함께 진주에서 답사한 결과...본인기준 에덴밸리는 지옥이었고, 운문령/배네고개를 빨리 넘어야 시간내 완주 가능할듯 (백마로/구름 두분은 에덴밸리를 평지같이 업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