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로 뻗어나가는 따듯한 마음, ‘탄자니아 해외 봉사단’
부산대학교 사범대학 석류알 소식지
2023.3월호
기자 조은서
안녕하세요. 부산대학교 사범대 학우 여러분! 석류알 소식지입니다. 쌀쌀한 겨울이 지나고 어느새 따스한 햇살이 느껴지는 봄이 찾아왔는데요, 추운 겨울, 누구보다도 따듯한 마음과 뜨거운 열정을 가진 분들이 계셔서, 석류알에서 취재해 보았습니다. 이번 3월호에서는, 탄자니아로 2023년 1월 12일부터 2월 8일까지, 약 한 달간의 해외 봉사를 다녀온 ‘탄자니아 봉사단’을 소개해보려 합니다. 이 봉사는 우리 사범대학의 학우 열세 분이 참여한 사범대학 내 활동의 하나로, 일원 중 생물교육과에 재학 중인 봉사단의 팀장 학우님과 나눈 이야기를 3월호 소식지에 담아보았습니다. 학우분의 정성 가득한 답변들과 함께 탄자니아 봉사의 뜨거운 열기를 느껴보시죠!
1. 안녕하세요! 탄자니아 봉사단을 간단히 소개해 주실 수 있을까요?
저희 탄자니아 봉사단은 한국의 예비 교원들의 학습 및 지도 능력을 통해 탄자니아 학생들에게 양질의 교육을 제공하고, 교육자 중심의 교육 위주로 이루어지는 탄자니아 교육 현장에 학습자 중심의 교육을 소개하기 위해 탄자니아에 약 한 달간 다녀왔습니다. Msandaka Primary School에서 약 4일, Moshi Secondary School에서 약 10일간 머물며, 교육 봉사를 진행하였고, 그 외에도 워크숍과 탄자니아 문화 체험 등을 겸하였습니다.
2. 국내외에서 이루어지는 다양한 교육 봉사와 달리, 탄자니아 교육 봉사가 가지는 특별한 점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우선 저희 봉사단은 교육 봉사 그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는 점에서 보통의 교육 봉사와는 조금 다릅니다. 대부분의 교육 봉사는 교육적 의미의 전달을 중요시한다면 저희 봉사단은 사범대학 학우 13명과 공과대학 학우 5명으로 구성되어 있는 만큼 교육 봉사와 더불어 한국의 과학 기술력을 탄자니아에 전달하는 데에 기여했다는 점에서 특별하다고 생각합니다.
또 봉사단원들과 탄자니아 해외 교육 봉사에 특히 매력을 느꼈던 이유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어보니, 국내엔 이미 다양한 종류의 교육 봉사를 쉽게 찾아볼 수 있을 만큼 공교육 외의 다양한 교육환경을 학생들이 접하기 어렵지 않지만, 탄자니아에는 이러한 봉사가 다양하게 마련되어 있지 않다는 점에서 교육의 손길이 더욱 필요한 공간에 가서 봉사를 하는 것이 의미있을 것이라 여긴 단원이 많았습니다. 봉사를 하는 단원의 입장에서 보았을 때에도 익숙한 국내가 아닌 새로운 교육 현장에 나아가 우리와 다른 교육방식을 경험하는 것이 교육학도로서 특별한 경험이 될 수 있겠다는 기대를 한 단원도 있었습니다.
3. 언어도, 문화도 다른 탄자니아 교육 봉사를 하며 어떤 어려움을 겪었고, 어떻게 극복하였는지 말씀해 주실 수 있나요?
말씀해 주신 것처럼, 봉사단원 모두가 처음 가보는 낯선 나라인 만큼 봉사를 준비하는 과정에서부터도 많은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준비 과정에서 느낀 가장 큰 어려움은 탄자니아 교육 현장에 대한 사전 파악이 쉽지 않았다는 점이었습니다. 수업에 필요한 재료가 얼마나 준비되어 있는지, 학생들의 지적 수준이나 교육적 역량이 어느 정도인지 파악하기가 힘들었습니다.
그러나 나중에 저희가 만든 수업을 들을 학생들이 수업 내용에 흥미를 느끼고 저희의 수업으로부터 새로운 호기심을 가질 모습을 상상하고 기대하면서, 약 한 달에서 두 달 동안 부족하더라도 정보를 계속해서 모으고 단원들과 머리를 맞대고 고민하며 좋은 수업을 만들기 위해 꾸준히 노력했습니다. 학습자 중심의 수업을 한국어로 모두 준비한 뒤 이를 영어로 번역하는 작업과 어린 나이의 학생들이 이해하기 쉬운 단어로 수정을 거듭하는 등 정말 많은 노력이 필요하였기에 때론 지치고 힘들었지만, 그럼에도 끝까지 좋은 수업을 만들어내기 위해 손을 놓지 않았고 그 결과로 좋은 수업들이 탄생할 수 있었습니다.
활동하면서 느꼈던 문화적 어려움에는 종교와 관련된 부분과 전반적인 문화에 영향을 받은 부분이 있었습니다. 우선 탄자니아 인구의 대부분이 기독교 혹은 이슬람교를 종교로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그중 저희가 방문한 Moshi Secondary School에는 이슬람교도를 위한 기도 시간이 별도로 마련되어 있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학교의 운영이 체계적으로 이루어지고 있지 않은 탓에 어떤 학급은 기도 시간에 기도를 하지 않고 수업에 참여하기도 하고, 어떤 학급은 기도를 하기 위해 수업에 참여하지 않거나 늦게 참여하기도 하는 바람에, 준비한 수업을 예정대로 해내지 못하는 경우가 종종 있어서 아쉬웠습니다.
한편 저희가 방문한 두 개 학교 모두에서 히잡을 쓴 여학생을 쉽게 볼 수 있었는데요, 그러한 여학생들의 경우 외부 남성들과의 접촉을 꺼려하는 문화적 경향성을 가진다고 합니다. 그래서인지 히잡을 쓴 여학생들은 유독 남성 교사가 들어가는 수업에서는 질문이나 활동에서 거의 참여하지 않아 저희는 그 학생들도 수업에 참여할 수 있게끔 하기 위해 여성 보조교사를 투입하여 그 학생들을 맡는 방법으로 수업을 진행하였습니다.
4. 특별함이 가득했던 탄자니아 봉사단의 교육 활동이 어떻게 이루어졌을지도 궁금한데요, 가장 기억에 남는 일화나 수업 내용을 공유해주실 수 있나요?
학습자 중심의 교육을 실제로 해본 것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학습자 중심 학습은 학생 중심의 활동을 늘리고 학생들이 직접 수업에 참여하면서 학습의 흥미를 더욱 느낄 수 있도록 하는 수업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공과대학 소속 단원들이 물리, 수학, 컴퓨터 교과를 담당하고, 사범대학 소속 단원들이 화학, 생물, 지구과학을 가르쳤는데요, 공과대학 주관 수업에서는 드론, 고무동력기, 텐세그리티 등 탄자니아의 학생들이 접하기 쉽지 않은 과학 기술을 활용한 색다른 수업을 구상하여 학생들이 수업에 열중하고 흥미를 느끼게 하였습니다. 또 사범대학 주관 수업 중 화학 수업에서는 은거울 실험과 동전 도금실험을, 생물과 지구과학 수업에서는 간이 현미경과 태양 관측 필름을 이용한 실험 및 체험 수업을 구상하여 학생들이 직접 만들고 결과물을 소장할 수 있는 수업을 준비했습니다.
5. 정말 열정적으로 수업을 준비하신 게 느껴지는데요, 탄자니아 학생들의 실제 반응은 어땠나요?
탄자니아에 가서 한 수업의 초반부에는 대부분의 학생들이 낯을 가려 수업에 참여율이 매우 저조했습니다. 아무래도 아이들 입장에선 낯선 나라의 낯선 사람이 와서 색다른 방식으로 수업을 하니 어색하고 어렵게 느껴졌던 것이겠지요.
그러나 우리 봉사단원들은 우리가 먼저 다가가며 한 번 더 웃으며 인사하고 또 최선을 다해 수업을 하면 언젠가 아이들의 마음이 열릴 거라 믿었고,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더 열심히 땀 흘리며 수업을 진행했습니다. 그 노력이 통했는지 얼마 지나지 않아 학생들이 봉사단원에게 먼저 인사를 건네며 반기기 시작하였고, 수업에도 훨씬 적극적으로 참여하였습니다. 그러다가 수업이 종료되는 마지막 날에는 봉사단원 대기실에 다양한 학년의 학생들이 감사 인사를 전하러 찾아오기까지 했습니다.
아이들은 저희에게 노래를 불러주고, 성경책을 나눠주고, 직접 쓴 편지를 읽고, 시를 낭독해주는 등 저희에게 최선을 다해 마음을 표현해 주었습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용기 내 다가와 준 순수한 아이들의 마음에 봉사단원 중 몇 명은 뒤에서 눈물을 훔치기도 했습니다. 학생들이 전해준 감사 편지에는 ‘그대들 덕분에 학문을 배우는 것이 정말 즐거웠습니다.’라는 말이 적혀있었습니다. 수업을 준비하며 느꼈던 힘든 감정들이 다 사라진 순간이었습니다.
6. 그렇다면 봉사를 다녀온 뒤 비로소 느끼게 된 교육학적 의의가 있을까요?
무엇보다 봉사를 하면서, 가장 효과적인 교수 방법은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 ‘학생의 입장에서 한 번 더 생각하고 그들의 마음을 이해하려 노력하며, 지식을 전달하는 전달자의 입장에서 벗어나 함께 수업을 만들어가는 동료이자 학생들이 스스로 지식을 탐구할 수 있게 도와주고 수업의 주인공이 될 수 있게 도와주는 조력자의 마음가짐을 가지는 것’이 가장 중요한 태도라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학생들의 직접적인 참여를 통한 학습자 중심의 교육과정의 가치를 직접 눈으로, 몸으로 느낀 덕분에 교사가 학생들에게 교육 내용이 친숙하게 느껴질 수 있게 돕고, 학생들끼리의 논의가 진행되는 과정에선 한 발짝 떨어져 학생들의 다양하고도 창의적인 의견을 끌어낼 수 있게 도와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교사가 정해준 답에 가까운 의견이 아니라 학생들 마음속에 있는 다양한 의견이 오가고, 그 과정에서 나름의 수정과 정돈이 이루어지면서 학생들이 비로소 배움의 즐거움을 느끼고 그 내용을 내면화할 수 있음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7. 탄자니아에서의 봉사를 마무리하며, 전반적인 감상을 들어보고 싶습니다.
탄자니아에 처음 가서 느낀 감정은 ‘21세기에도 이렇게 열악한 환경에서 공부하는 학생들이 있구나’였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쉽게 살 수 있는 볼펜도 탄자니아 학생들에게는 귀중한 물건이었고, 아이패드와 갤럭시 태블릿으로 필기를 하는 우리나라 학생과 달리 탄자니아의 학생들은 노트가 아까워서 반씩 접어서 사용하고 있었을 정도로 우리나라에선 당연한 것들이 탄자니아의 아이들에겐 당연하지 않은 것들이었습니다. 학교에 전기가 들어오지 않아 학생들은 항상 어두운 교실에서 수업을 들을 수밖에 없었으며, 건물도 부실하여 비가 오는 날에는 천장에서 비가 새기도 했습니다. 처음에는 이렇게 열악한 환경에서 공부할 수밖에 없는 학생들이 안타깝게 느껴졌고 마음이 아팠습니다.
그러나 수업을 거듭하며 생각이 바뀌었습니다. 탄자니아의 학생들은 늘 밝은 미소로 봉사단원을 반겨주었으며 저희가 가르치는 모든 내용을 필기하기 위해 눈에 불을 켜고 달려들었습니다. 우리나라보다 교육환경이 열악한 것은 사실이라 할지라도, 그 아이들이 가진 열정은 무엇보다도 크고 빛났습니다. 예비 교사로서 열악한 환경에 있는 학생들의 상황을 이해하고 그들의 열정에 응원을 보내는 것이 얼마나 뜻깊은 일인지 몸으로 실감한 좋은 기회였다고 생각합니다.
8. 마지막으로 탄자니아 해외 봉사에 관심을 가지고 계실 부산대학교 사범대학 학우들에게 한 마디를 전하신다면, 어떠한 말씀을 하고 싶으신지 궁금합니다.
다른 어떠한 말보다도 강조하고 싶은 것은 ‘봉사’를 하러 간 것임을 잊지 않았으면 하는 것입니다. 심지어 국가의 경제적 지원을 받고 가는 것이니 더욱 그 무게가 무겁겠지요. 활동을 하는 내내 자신의 행동과 말 하나하나에 책임감을 느껴야 할 것이라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나의 행동이, 말 한마디가 어떤 영향을 미칠지 생각하고 움직이는 것이 필요합니다.
또 우리가 상상하는 열악한 환경보다 더 어려운 상황에서도 어떻게 수업을 할 수 있을지를 계속 고민하고 생각해야 합니다. 많이 힘들고 덥고 지치는 상황이 오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웃음을 잃지 않는 것이 중요하고, 그 상황을 즐기려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쉽지 않은 여정이겠지만, 다른 것과 바꿀 수 없는 소중한 경험이 될 것은 분명하기에,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지고 활동에 참여하시면 좋을 것이라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