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딸은 북한이 그리 무서워 한다는.
사춘기 중 2다.
나도 무섭다.
중2인 내딸이.
그래서 나는 딸한테 말을 안 건다.
그러면 평화롭다.
중 2의 24시간은 기분이 오락가락.
기분이 좋았다가 화를 냈다가 웃었다가.
무섭다.
왜일까?
알 수가 없다.
분명 금방 전까지 다이어트 한다고 말했는데.
겁나 맛나게 먹고 있다.
그런 모습을 보며 난 그저 썩쏘만.
말을 하지 말던지 다이어트를 하지 말던지.
맛나게 먹고서는 또 후회하며 진짜 다이어트 한단다.
도대체 같은 말을 몇번째 듣는 줄 모르겠다.
이걸로 말하면 또 화낸다.
그래서 나는 딸한테 말을 안 건다.
분명 오늘부터 열심히 공부한다고 했는데.
어느새 또 핸드폰 삼매경이다.
그래놓고는 공부가 잘 안된다며 힘들어한다.
말을 하지 말던지 공부 스트레스를 받지 말던지.
그래서 나는 딸한테 말을 안 건다.
특히 공부하라는 말은 절대 하지 않는다.
하루하루가 살얼음판이다.
사춘기 딸과 안싸우고 지나가면 그날은 평화다.
눈감고 귀닫고 입닫는다.
그럼 가정이 평화롭다.
그래서 나는 딸한테 말을 안 건다.
세상에 알 수 없는 존재가 딱 한분(아내) 있었는데.
이제는 한분이 더 생겼다.
중2 딸.
친구와 오랜만에 카톡을 하는데 거기도 중 2가 있단다.
친구가 나에게 묻는다.
친구: "넌 중2 어떻게 대하니?"
나: "그냥 말을 안걸어."
친구: "아..."
친구는 고개를 끄덕인다.
그래도 난 사춘기 중2 내 딸을 많이 사랑한다.
무엇인가 도전하는 모습이 너무 예쁘고.
밤 늦게까지 공부하다 조는 모습도 예쁘고.
아침에 힘들게 일어나 학교가는 모습도 예쁘다.
실은...
아무 이유없이 그저 예쁘고 사랑스럽다.
내가 할수 있는건 뒤에서 묵묵히 응원하는 것뿐.
말을 걸면 싸움이 되니 말을 아껴야 한다.
그것이 아빠의 지혜다.
Re: 아내의 변
도통 모르겠는 두 사람이 있다.
웃었다 울었다 짜증냈다 어쩜 이리 똑같을까?
중 2는 북한이 무서워하니 그렇다치고
마흔 넘은 남편은 왜 저러는지?
사춘기보다 무서운 갱년기라 그런가?
무서운 DNA.
둘이 싸울때 보면 부녀가 똑 닮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