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잔밑에 숨은 확증편향
3407방주경
‘확증편향이란 자신의 신념과 일치하는 정보는 받아들이고 신념과 일치하지 않는 정보는 무시하는 경향이다(네이버 지식백과)’. 간단히 말해 자신이 보고싶은 것만 보고 듣고싶은 것만 듣는 경향이다. 이는 우리 주변의 sns댓글이나 뉴스, 정치에서 흔히 볼 수 있는데, 한정훈연구원이 발표한 논문 ‘한국인의 유튜브 뉴스 이용과 확증편향성(2023년.서울대학교 아시아연구소)’에서 조사한 바에 따르면, 유튜브 정치채널을 진보, 보수 3개씩 총 6개 선정해 시청자 123만8632명을 추적한 결과, 확증편향적으로 한 진영에서만 시청하는 이들은 22만9840명이었고, 양 진영 모두를 시청하는 4만8951명보다 약 5배가량 많았다고 한다. 또한 이 확증편향은 최근들어 정보화 시대에 들어가며 심화되고 있다. 동아일보 기사 “‘내가 옳다고 생각하는 것만 본다’...‘확증편향’, 증오사회 부추겨(2024.01.05)”에 따르면 한국사회 및 성격심리학회는 ‘2024년 한국사회가 가장 주목해야 할 사회 심리현상’으로 확증편향을 최종 선택했다고 한다. 이 학회는 심리학과 교수와 범죄심리사 등 사회심리학 전문가로 이뤄진 회원들에게 확증편향, 사회적 고립, 자기불구화(실패가 두려워 시도조차 하지 않는 것) 등 5개 후보를 제시하고 설문했고, 그 결과 참여 회원 74명 가운데 24명이 확증편향을 꼽았다고 한다. 심리학회는 인터넷과 소셜미디어에서 사용자의 시청,검색기록을 분석해 맞춤형 정보로 제공하는 ‘추천 알고리즘’이 확증편향을 심화시키고 있다고 판단했다. 이렇게 최근 심화되고 있는 확증편향이 왜 주목해야 할 현상일까?
바로 확증편향은 여러 문제를 가져올 수 있다는 점이다. 지식 동영상 채널 ‘알간지Alganzi’의 ‘보이는 것만 믿어서는 안 되는 이유’ 영상에서 소개하는 한 사례를 살펴보자. A6도로살인사건이라 불리는 1961년 8월 22일 런던 A6도로에서 일어난 살인사건이다. 연인인 남성A와 여성B가 드라이브를 즐기다 밭 옆에 차를 세우고 데이트를 하던 와중 복면을 쓴 남성C라는 괴한이 나타나 총을 겨누며 차 안으로 들어왔다. C의 협박에 A와B는 4시간동안 주행하였다. A가 반항을 하자 C는 두차례 총을 쏘았고 그자리에서 A는 즉사했다. 그 후 C는 B를 강간한 다음 총 8발을 쏘고 도주했다. B는 다음날 대학생의 발견으로 다행히 목숨은 건졌지만 하반신 불구가 되었다. 피해자 증언이 가능해졌고 경찰수사가 시작되었다. 용의자는 D와E 총 2명으로 좁혀졌다. 피해자B의 증언에 따라 E로 범인이 지목됐고 E는 교수형을 선고 받았다. E는 죽기전 유언으로 ‘내 누명을 벗겨달라’고 말했고, 이후 목격증언 위조, 경찰의 부실한 수사가 드러나고 여론은 뒤집어졌다. 물증없이 피해자의 증언으로만 사형을 집행한 것에대해 비난하며 모두 E편을 들어주었다. B는 침묵했고, 이후 시간이 흘러 36년만에 재심이 결정되었다. DNA검사를 해보니 보관하고 있던 B의 성폭행 증거품 속 DNA가 E의 가족에서 채취한 DNA와 일치한 것으로 드러났다. E의 무죄를 변론하던 사람들은 다른내용을 트집잡아 계속 항의했지만, 결과는 동일했다. 그 후 B는 언론에 모습을 드러나 한마디를 던졌다. “E가 돌아와 자신이 범인이라고 털어놓아도 사람들은 믿지 않았을 거에요. 그들을 원망하지 않아요. 사람은 보고싶은 대로 보고 믿고싶은 대로 믿으니까요.”
이제 위의 사례를 통해 확증편향의 문제점들을 확인해보자. 첫째, 확증편향은 자신의 생각이나 믿음을 강화하려는 경향이 있어 새로운 정보를 객관적으로 평가하고, 다양한 관점을 고려하는 것을 방해할 수 있다. 증거가 나왔음에도 받아들이지 못한 E의 변론인들이 이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그들은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것만 믿으며 그를 뒷받침하는 증거를 찾아 자신의 생각을 강화하려는 경향때문에, 결국 왜곡된 판단을 하였다. 둘째, 확증편향은 사회적 분열과 갈등을 야기할 수 있다. 자신의 생각은 강조하려 하고 다른 의견은 무시하려 하기때문에 이해와 협력을 통해 해결하는 것을 막거나, 다양한 의견을 수용하고 소통하려는 민주적인 가치를 훼손시킬 수 있다. 실제로도 B가 말했던 것처럼 E를 지지하는 언론들은 무엇을 말하던 믿지 않았을 것이고 소통하려하지 않았을 것이다. 셋째로는 확증편향은 학습과 성장을 방해할 수 있다. 새로운 정보나 관점을 탐색하는 것은 새로운 지식을 습득하고 발전할 기회를 갖게 해주는 반면, 확증편향은 거울에다 같은말을 계속 내뱉는 것처럼 자신의 생각만 보고 들을뿐 다른 접근을 하려 하지 않기 때문에 새로운 정보를 거부하게 만들고 개인의 성장을 방해한다. 위 사례의 E 지지자들은 자신들의 생각만 강화하려 하고 새로운 정보를 받아들이지 않으려 했고 다양한 견해를 수용할 줄 아는 개인으로 성장할 수 없었다.
그렇다면 확증편향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마이클 루셀의 저서 ‘놀라움의 힘(2024, 상상스퀘어)’에서는 확증편향에 대처하기 위해 CIA가 정보수집 분석가를 훈련시킬때 이용하는 8가지 전략들을 제시한다. 모두 훌륭한 방법이지만 그 중에서 내가 특히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3가지가 있다. “다른 사람이 나처럼 생각하고 행동할 것이라 가정하지 말라.”, “현재 가지고 있는 믿음이 틀렸다고 가정한 다음, 그러한 상황을 시나리오로 만들어보라. 이렇게 하면 자신의 믿음이 지닌 한계를 볼 수 있다.”,“다양한 배경과 신념을 가진 사람들과 교류하라.”. 이렇게 세가지 방법만 기억하고 지켜낼 수 있다면 우리는 다양한 관점을 고려해보고, 다른이와 소통하며, 새로운 지식을 습득하고 발전할 기회를 가지게 되므로 확증편향에 빠지지 않을 수 있을 것이다.
“사람들이 가장 잘하는 것은 기존의 견해들이 온전하게 유지되도록 새로운 정보를 걸러내는 일이다”라는 워렌버핏의 말처럼 우리는 우리의 생각을 유지하려 새로운 정보를 받아들이지 않는다. 그러나 정작 본인이 확증편향을 하고 있으며 편협한 시각을 가진 것을 잘 인식하지 못한다. 이제 조금 더 넓은 시각으로 세상을 바라보며 다양한 견해를 가져봐야 하지 않을까?
<수행평가 감상>
지금까지 국어 수행평가 시간에 다양한 글을 써보고 생각했지만 이번 글쓰는 시간이 제일 잘 써진 것 같고 만족스러웠다. 이번 수행평가를 통해 글을 작성하려면 글을 쓰는 시간보다 생각하고 자료를 수집하는 시간이 길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피드백 시간에 친구들이 열심히 내 글을 피드백 해주는데 생각보다 다 맞는 말인것 같애서 내 글에 허점이 이렇게 많았나 생각이 들었다.
<
사용한 표현 전략>
- 거울에다 같은말을 계속 내뱉는 것처럼 : 비유
- 이제 조금 더 넓은 시각으로 세상을 바라보며 다양한 견해를 가져봐야 하지 않을까? : 설의법
첫댓글
확증편향이 엄청무서운거같다 여러 의견을 들어봐야겟다
예를 들어 확증편향의 개념에 대해 이해하기 쉬웠다.
주변에 확증편향에 걸린 친구가 몇 있는것 같은데 그 친구들에게 이 글을 추천해주고 싶다
유지우 : 제목이 눈에 띄였고, 흥미로웠다. 그리고 확증편향이라는 개념을 설명해줘서 이해하기 쉬웠다. 표현전략을 둘 다 잘 사용하여 적절하게 배치한 것이 대단했다.
사례를 먼저 제시하고, 그 사례를 통해 문제점을 제시하는 글의 구조가 인상적이었어.
확증편향에 대한 개념이 잘 설명되어 있어 이해하기 쉬웠고, 적절한 근거를 들어서 글에 대한 설득력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