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주 : (상기된 목소리로) 저기요. 다리 좀 오므려 주세요. 쩍벌남 : (윤경이를 보고 썩소를 짓고 오므리지 않는다.) 여주 : (마음속으로) 아니 지금 나랑 해보자는 거가? (윤경이도 다리를 벌린다.) -그 순간 쩍벌남과 윤경이와의 심리전이 시작된다 - 방송 : 이번 역은 대구, 대구역입니다. 내리실 문은 왼쪽입니다. This stop is Daego, Daego station. The door is on your left. 쩍벌남 : (심리전에서 진 쩍벌남은 자리를 박차고 나가 다음 역에서 내린다.) 아이 씨. 여주 : 훗, 힘도 없는게.. (여주 아무 생각 없이 앉아 있다가 어느새 잠이 듦- 시계 소리, 자장가 소리) -여주가 잠든 사이에 지하철안 사람들 (옷 스타일이 옛날로)이 바뀜- 여주 : (잠이 덜깬 목소리로) 아 몇시지? (핸드폰을 찾는다) 외국인 : 지금 9시 50분. 여주 : 아 네... 9시 50분... 하암.. 네? 9시 50분이요? 외국인 : Yes, why? 여주 : (놀란 표정을 지으며) oh, no no. Thank you, thank you. (마음속으로) 엥? 난 분명 점심때가 지나서 나왔는데 내가 하루 동안 지하철 안에서 잤나? 그럴 리가 없는데... -그 순간 옆 할머니가 가지고 계시던 라디오에서 방송이 들린다- 방송: 2003년 2월 28일인 오늘의 대구 날씨를 알려드리겠습니다. 오늘은 날씨는 맑 으나 차가운 바람이 불 것으로 예상되어 가벼운 목도리나 외투를 입고 외출하 시길 바랍니다. (점점 작아진다.) 여주 : 2003년? 나 지금 꿈꾸나? (자신의 뺨을 떄리며) 아아... 꿈 아닌데.. 2003년 2월 28일 이라니... 어? 2월 28일? 언니 기일 인데?! 나래이션 : 이번 역은 중앙로, 중앙로 역 입니다. 내리실 문은 왼쪽입니다. This stop is Jung Ang Ro station, Jung Ang Ro station. The door is on your left. -여주의 생각이 끝난 순간 여주언니랑 범인이 탑승한다 - 여주 : (여주, 언니를 부르며 달려가서 붙잡음) 어? 언니야!! 여주 언니 : (놀란 표정을 지으며) 어? 니가 왜 여기있는데? 여주 : (얼버무리며) 어.. (울먹이며) 몰라.. 여주 언니 : 어? 왜 울라카는데. 니는 니가 왜 여기 있는지도 모르나? 여주 : 아 아니... 어디 가는 길이었다. 여주 언니 : (장난스럽게) 어디? 니가 어디 갈 데도 있나? 친구도 없는게ㅋㅋ 여주 : 아 쫌 짜증나게 하지마라, 진짜.. 아니 일단 그게 중요한 게 아니고 지금 몇시야? 여주 언니 : 몇시? 지금은 섹시 흥분 녹초지. 여주 : 내가 야동 좀 그만 보랬제? 장난치지 말고 지금 몇시냐고! 여주 언니 : 아 왜 갑자기 화를 내노. 지금 9시 55분인데 왜? 여주 : (마음속으로) 아씨... 그 불 언제 났더라? 아... 10시쯤 이였는데.. -범인이 라이터와 소주을 들고 다리를 덜덜 떨며 라이터를 껐다가 켰다가 한다.- 남자1 : (범인을 보면서) 저기요. 가만히 좀 앉아 있으세요. 뭐하는 거에요! 범인 : 뭐? 여자1 : 맞아요. 그거 좀 하지 마세요. 신경 쓰여 죽겠네, 진짜. 범인 : 뭐? 니네가 뭔데 나한테 이래라 저래라 야! 어떻게 직업을 잃고 어떻게 운명 거부해 어떻게 다 나를 거부하고 좋은 사람 되나 누구에게 물어봐 스스로 이해 못한 걸 어떻게 불행을 걷어내고 그 자유 찾겠나 (내 운명을 피하고 싶어) 에이씨, 나 하나 뒤져봤자 알아주지도 않는거, 그냥 다 뒤져라!! (범인이 샴푸통의 기름을 몸에 묻히고 불을 붙이고 쓰러졌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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