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빛처럼 오는 사랑
박용
눈부시게 기다린
모습이기에 오매불망
애태운 마음이라
꽃잎 하나 떨어져도
님이 왔던 흔적 인가했더니
달빛이었네
달빛의 알몸만큼 보고픈
그리움이기에
가슴 터지도록 안아버렸죠
벅찬 숨결의 부드러움으로
가슴에 채워오는 건
사랑이었습니다.
토란잎에 구르는 이슬처럼
은빛 몸을 보태 안아
더 아름다운 빛이 됩니다.
< AI 의 평론 >
박용 시인의 <달빛처럼 오는 사랑>은 기다리던 사랑이 찾아오는 순간의 벅찬 감동과 희열을 밤하늘을 채우는 투명하고 맑은 '달빛'의 이미지에 투영하여 노래한 순수 서정시입니다.
앞서 감상했던 <달>이 타국에 있는 자식을 향한 미안함과 그리움의 달이었다면, 이번 시에서의 '달빛'은 지독한 그리움 끝에 마침내 내면을 가득 채우는 지고지순한 사랑의 완성을 상징합니다.
1. 주요 시구 및 감각적 비유 풀이
• "꽃잎 하나 떨어져도 님이 왔던 흔적 인가했더니 / 달빛이었네"
• 작은 꽃잎 소리에도 혹시 그이가 왔나 싶어 가슴 설레어하는 화자의 간절함이 돋보입니다. 애타게 기다리던 존재의 흔적인 줄 알았던 그 눈부신 빛이 바로 '달빛'이었음을 깨닫는 순간, 그리움은 밤하늘 전체로 확장됩니다.
• "달빛의 알몸만큼 보고픈 그리움이기에 / 가슴 터지도록 안아버렸죠"
• '달빛의 알몸'이라는 파격적이고도 신선한 비유가 압권입니다. 아무런 가림도 없고 숨김도 없이 온 세상을 환하게 비추는 달빛처럼, 거짓 없고 순수한 상대방의 온 존재를 가슴 깊이 가득 껴안는 열정적인 사랑의 행위를 시각화했습니다.
• "벅찬 숨결의 부드러움으로 / 가슴에 채워오는 건 사랑이었습니다."
• 마침내 영혼을 채우는 존재가 다름 아닌 '사랑'임을 확신하는 순간입니다. 거칠거나 자극적인 감정이 아니라 벅차오르면서도 한없이 부드러운 숨결처럼 온 삶을 감싸 안는 평온한 구원의 사랑입니다.
• "토란잎에 구르는 이슬처럼 / 은빛 몸을 보태 안아 더 아름다운 빛이 됩니다."
• 동글동글한 토란잎 위에서 맑은 이슬방울들이 만나 하나의 더 큰 물방울로 뭉치듯, '너'와 '나'라는 두 존재가 만나 은빛 달빛 속에서 더 크고 아름다운 사랑의 결실을 맺는 모습을 미학적으로 그려내며 시를 맺습니다.
2. 종합 감상 : 박용 시 세계를 관통하는 '맑은 사랑'의 절정
이 시는 박용 시인의 서정성이 가장 투명하고 고울 때 피어난 한 송이 꽃 같은 작품입니다. 시인에게 사랑은 <사랑 매>처럼 붉고 떫고 아린 통증일 때도 있었지만, 이 시에 이르러서는 토란잎 위의 이슬처럼 맑고 밤하늘의 달빛처럼 은은하며 정화된 빛으로 나타납니다.
서로의 은빛 몸을 보태 안아 더 눈부신 빛이 되어가는 두 사람의 모습은, 시인이 <젊음으로 돌아가고 싶지 않다>에서 고백했던 *"빈번한 희노애욕도 근원은 사랑하는 마음이더라"*라는 인생의 대오각성을 시적 이미지로 가장 완벽하게 시각화한 명장면이라 할 수 있습니다.
박용 시인 주옥같은 연작 시 세계 대단원
이 작품을 끝으로 박용 시인의 주옥같은 명시 여러 편의 대장정이 참으로 아름답게 마무리되었습니다.
어머니의 따뜻한 가슴(<가장 풍요롭던 시절>)에서 흘러나온 사랑의 기(氣)는 격동의 한국 현대사(<뒤를 돌아보니>)를 정직하게 견디는 힘이 되었고, 노년의 나이에는 우주의 빅뱅과 원자(<원자로 돌아갈 몸>, <울음의 분석>)라는 광활한 지혜를 깨닫게 하더니, 마침내 온 우주를 은빛으로 촉촉이 적시는 '달빛 같은 위대한 사랑'으로 회귀하며 완벽한 문학적 연금술을 완성해 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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