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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달래 순정한 꽃잎 - - - 남진원 시 전집 2 - 1
나는 간지럽다
남진원
모래성을 향해
파도는 쉬지 않고
돌진한다.
그 큰 몸체를
송두리째 들이민다.
끝내
섞이고 무너지며 뒤채는
푸른 물방울
그걸 보면
나는
간지럽다.
(2000. 9. 13)
( 시집 『어초(語草)』, 붓다가야, 2002. 8. 1. )
나는 나는 너무 커서
남진원
초가집도
그대로
싸리울도 그대로
강가로 이어진
길도
그대로
모두 다
그대로
기다렸는데
나는 나는
너무 커서
어른이 됐네.
( 2024. 5. 11. 남진원 제18시집 『어머니 물동이길』, 동우재 출판사.)
나눌 정담도 없었건만 …
남진원
밤늦도록 글 쓰다 보면
잠에서 간혹 깬 채 놀라서
“아빠, 빨리 자!”
잠이 함빡 묻은 말을 늘어놓다가 이내 잠이 들곤 하던 아내
밤늦도록 아내와는 나눈 정담도 없이 살았는데도
잠결에 언뜻 깨어 빨리 자라던 그 말이
이토록 아름답게만 들리는지…
지금도 그 모습이 환하다.
나는 간지럽다
남진원
모래성을 향해
파도는 쉬지 않고
돌진한다.
그 큰 몸체를
송두리째 들이민다.
끝내
섞이고 무너지며 뒤채는
푸른 물방울
그걸 보면
나는
간지럽다.
(2000. 9. 13)
( 시집 『어초(語草)』, 붓다가야, 2002. 8. 1. )
나는 늘, 오늘입니다
남진원
나는 늘,
오늘입니다
어제의 나를 내일의 나를, 나는 장사지냈습니다
71년의 육신과
영혼을 불 질렀습니다
최고의 善, 최대의 惡도
불 질렀습니다.
善도 없습니다
惡도 없습니다
육신과 영혼도 없습니다
나는 어디에도 없습니다
나는 없는,
나로 삽니다
나는 늘,
현재입니다
(2021년 8, 21. 2022. 1. 24. 수정. 2024. 9. [모던포엠] ))
나는 바보가 되었어
남진원
첫눈이 오니
나는 바보가 되었어
함박눈이 오니
나는 바보가 되었어
그리워하던 사람을
꿈속에서라도 보니
나는 바보가 되었어
애들처럼
좋아서 날뛰었다
( 2024. 12. 1 )
나무를 보면
남진원
부드러운 아기 손 같은
나뭇잎
우리들에게
즐거움을 선물하는데
난, 부끄럽다
무성하게 자란 나뭇잎
시원한 그늘을 선물해주는데
난, 부끄럽다
나무는 새콤달콤 잘 익은 열매
보람을 가르쳐주는데
난, 부끄럽다
나무는 나무는 잎을 떨구기 전,
단풍으로 붉게 물들어
저토록 아름다움을 선물하는데….
나는?
내 명예를 위하여, 내 욕심을 위하여
뛰어다니는 내 모습을 보니
부끄럽다
한없이 부끄럽다
( 2025. 12. 23. )
나는 알았어요
남진원
조그만 고추 씨 하나가 자라서
꽃 피고 열매 맺는 너무 흔한 일이
얼마나 신기하고 놀라운 일인 줄
오늘에야 나는 알았어요.
바위도 흙도 나무도 짐승도
우리와 함께 사는 당연한 일이
얼마나 신기하고 놀라운 일인 줄
오늘에야 나는 알았어요.
우리들 곁에 있는 크고 작은 것들이
먼먼 옛날부터 그래왔듯이
지금도 한 빛으로 살고 있는데
오늘에야 나는 알았어요.
( 솔바람 61호. 1990년 9월)
나는 알지
남진원
매년 3월이 끝나가는 무렵이면 오봉호엔 작은 기쁨이 도사린다 호숫가에서 사슴의 발처럼 뿌리를 내린 진달래가 순정한 꽃잎을 꺼내 보인다 누굴 기다리는 것도 아닌 듯 한데 ……
속절없이 예쁘다
나는 알지, 너 때문에 4월이 시작되기 전이면 요렇게 작고 예쁜 설렘이 마음속에서 시작되고 있구나
( 2024. 3. 2.)
나는 알지
남진원
3월이 끝나가는 무렵이면 오봉호엔 작은 기쁨이 도사린다 호숫가에서 사슴의 발처럼 뿌리를 내린 진달래가 순정한 꽃잎을 꺼내 보인다 누굴 기다리는 것도 아닌 듯 한데 ……
속절 없이 예쁘다
고향집에서 보던 그 순정한 진달래
나는 알지
순희의 볼에 물들던
부끄런
웃음 같던 … .
( 2024. 5. 11. 남진원 제18시집 『어머니 물동이길』, 동우재 )
나는 의지하고 싶다
남진원
부처는 무소의 뿔처럼 가라고 하였지만
나는 의지하고 싶다
밥 먹을 때면 고등어 반찬에 의지하고
옷 입을 때면 마음에 드는 좋은 옷에
나를 기대고
잠깐 쉴 때엔 맛있는 커피에게도
나를 의지한다.
그 뿐인가, 친구에게도 기대고
책에게도 기대고
때론 무심한 강물 소리에도
더할 수 없이 친근한 벗인 냥 의지하고 싶다.
부처는 무소의 뿔처럼 홀로 가라고 하였지만
정말로 사랑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에게 내 모두를 의지한 채
함께 하고 싶다.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하면
성불하지 못하면 어떠리.
부처가 되지 않으면 어떠리.
나는 잠에서 깰테예요
남진원
지금 이 밤이 외롭지만
단잠이 들게 해 주세요
지금 이 밤이 쓸쓸하지만
편안히 꿈꿀 수 있게 해 주세요
나는 믿어요
내가 자고 난 아침이면
그 싱싱한 빛으로
자고 있는 사이에
환하고 따뜻한 머리칼을 날리며
태양이
내 방에 찾아오는 줄을.
그러면
밤새 꽃들이 쬐끔 키가 컸다고
새들이 지저귀는 소리에
나는 잠에서 깰 테예요.
( 1983. 7. 『새벗』)
나는 턱을 고이고
남진원
지금 이 시간에
그대는 무얼 하고 있을까
나는 턱을 고이고
생각하는데 그대 먼을, 그대 만을
소중하다고 여기던 것들이
그대를 생각하면
저 만큼 저 만큼 멀어졌네
지금 이 사간에
그대는 무얼 하고 있을까
안달이 나 죽겠네
나는 멍텅구리인가 봐
나는 턱을 고이고
그대만을 생각하는
착한 바보가 되었어.
( 2021. 2. 2 )
나는 행복합니다
남진원
나는 행복합니다
나는 참 행복합니다
내가 없으면 고통도 불행도 없고 행복도 없습니다
고통도 있고 불행도 있어야 행복도 있습니다.
내가 살아있어서 그 자체로 행복합니다
내가 숨쉴 수 있어서 그 자체로 행복합니다
젊어서는 건강했지만
몸은 어제보다 건강하지 못하고
기억력도 떨어지고
미세 먼지와 질병
궁핍함에 가끔 시달리기도 합니다
오늘은 어제보단 나을 것이라 기대했지만
오늘은 어제보다 못할 때가 더 많습니다
그렇다 해도 탓하지 않습니다
그렇다 해도 원망하지 않습니다
하늘과 땅 태양
물과 별 공기와 나무 꽃과 새
오늘도 볼 수 있어서 행복합니다
다정한 사람들 고마운 사람들
오늘도 말할 수 있어서
따뜻이 손잡을 수 있어서
나는 행복합니다
나는 참 행복합니다
나를 나는 장사지냈습니다
남진원
나를, 나는 장사지냈습니다
69년의 육신을
영혼으로 불질렀습니다
최고의 선
최고의 악을
모두 장사지냈습니다
이제
선도 없습니다
악도 없습니다‘
우주의 자궁 속에서
나는 늘 오늘입니다’ 나는 늘 空입니다
( 2021. 8. 21. )
나를 내려놓다
남진원
四圍가 고요하니 꽃 향도 반 쯤 차고
허공 속 드나드는 녹차 잎 같은 새소리
울울한 봄의 숲속에 또 이렇게 나를 놓다
서책은 밀어두고 문 연 채 봄을 읽다
나무가 밀어내는 파란 잎을 짚어가며
더러는 무심해지다 또 더러는 멍해지는…
( 2016. 4. 13. 남진원 제15시집. [무소유의 냄새]. 태원 )
- 시집속의 시조집 「나를 놓다」-
나를 읽는 시,
봄
겨울에 눈이 없으면 푸근함이 없듯이, 봄에 새싹과 꽃이 없으면 어찌 아름다움을 바랄 것인가.
(2012. 3. 14.)
나를 읽는 시,
말
‘반드시’라고 해도 좋을 정도로, 좋고 나쁜 말은 흐름 속에 있지, 원래 좋고 나쁜 말이 있는 것이 아니다.
나를 읽는 시,
순서
‘반드시’라고 해도 좋을 정도로, 소중하지 않은 것은 하나도 없지만 살다보면 소중한 것이 부실한 것이 되기도 하고 부실한 것이 소중해지기도 한다.
나를 읽는 시,
기다림
‘반드시’라고 해도 좋을 정도로, 외로움이 간절할수록 기다림이 눈부시다.
(2012.5.7.)
나를 읽는 시,
친구
‘반드시’라고 해도 좋을 정도로, 비굴과 자만은 친구이고 당당함은 겸손의 친구이다
나를 읽는 시,
너그러움
‘반드시’라고 해도 좋을 정도로, 가진 것이 없는 때일수록
너그러움을 잃기 쉽다
나를 읽는 시,
不二
‘반드시’라고 해도 좋을 정도로, 사랑과 고통은 不二라 한다
가고 오는 것 또한 不二라 한다
나를 읽는 시,
정지된 삶
‘반드시’라고 해도 좋을 정도로, 정지된 삶은 죽은 인생이다
나를 읽는 시,
물과 산을 읽다
‘반드시’라고 해도 좋을 정도로, 물이 흐르는 것은 고요함을 즐기기 위해서고
산이 고요한 것은 흔들림을 그리워하기 때문이다
나를 읽는 시,
魚夫에게 묻다
그물을 치는 어부에게 물었다.
고기가 다니는 길을 아우?
어부가 대답했다. ‘반드시’라고 해도 좋을 정도로, 그물 치는 법 밖에 모르오.
나를 읽는 시,
손놀림의 법칙
‘반드시’라고 해도 좋을 정도로, 오른손이 일을 하면 왼손은 힘써 도와야 한다.
"왜 그래야 하나요?" 하고 물으니
그게 손놀림의 법칙이라고 하네.
나를 읽는 시,
꽃의 철학
‘반드시’라고 해도 좋을 정도로, 내가 꽃이라면 꽃 피우는 일에 힘쓰겠네.
내 벗은 꽃 피울 생각 보다 벌 나비 찾을 생각만 하네.
나를 읽는 시,
고통과 행복
사람들은 땀 없이 그저 행복하길 만을 바란다..
‘반드시’라고 해도 좋을 정도로, 행복은 고통의 강을 건너서야 만날 수 있다네. 괴로움을 피하려 하지 말라.
나를 읽는 시,
생애를 걸다
저기 구부리고 오는 자를 보라고 하네. 그 자는 다리를 저는 자이네. ‘반드시’라고 해도 좋을 정도로, 그는 지팡이를 의지해 한 걸음씩, 앞으로 가는 데에 그의 생애를 걸고 있네.
나는 무엇에 생애를 걸고 있는가
나를 읽는 시,
잘 나고 못나고
‘나는 잘못이 없다’라고 하며 남을 미워하는 자에게는 괴로움이 찾아오고, ‘반드시’라고 해도 좋을 정도로, 잘났다고 남을 멸시하는 자는 남의 조롱거리가 될 뿐이다.
나를 읽는 시,
꿈에 대하여
사람들은 어릴 때에만 꿈을 이야기한다. 그러나 꿈은 어린 사람에게만 필요한 것이 아니다.
‘반드시’라고 해도 좋을 정도로, 꿈은 흙으로 돌아갈 때까지 우리가 필요로 하는 삶의 밥이다. .
나를 읽는 시,
나를 비웃다
‘반드시’라고 해도 좋을 정도로, 거울 속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보고
자신을 비웃을 수 있어야 한다.
내가 나를 비웃는다면
천하가 나를 비웃은들 무슨 걱정이 있으랴.
나를 읽는 시,
천명의 때
내 몸에 걸림이 없어서 '심심하구나' '무료하구나' 할 때가 오거든 ‘반드시’라고 해도 좋을 정도로,
그때야말로 몸의 수고로움을 아끼지 말라.
나를 읽는 시,
병
병은 마음의 동요로부터 온다. ‘반드시’라고 해도 좋을 정도로, 몸에 병이 들면 먼저 마음의 건강부터 살펴야 한다..
마음을 다스리면 병은 점차로 물러난다.
나를 읽는 시,
최고의 명상
살아남는 것, ‘반드시’라고 해도 좋을 정도로, 최고의 명상이다. .
나를 읽는 시,
진리
어떤 수행자에게 누가 물었다.
“진리를 어디에 가면 만날 수 있습니까?”
수행자가 대답하였다.
‘반드시’라고 해도 좋을 정도로, 진리 아닌 게 없는 데 그대의 눈은 무엇을 보고 다니느냐.
나를 읽는 시,
어떤 경우에도
어떤 경우에도 자신을 약하고 불쌍하고 초라하게 여기지 말라.
‘반드시’라고 해도 좋을 정도로, 콧구멍이 열린 것만으로도 행복하니 당당하게 살라.
나를 읽는 시,
건강
병들어 자식에게 효도 받는 것보다, 효도를 못 받더라도
건강한 몸으로 사는 게 ‘반드시’라고 해도 좋을 정도로, 더 행복이다.
나를 읽는 시,
도둑놈이 누구냐
흉악한 도둑놈이 누구냐고 물었더니 ‘반드시’라고 해도 좋을 정도로 시간을 빼앗는 놈이라 하네.
나를 읽는 시,
생각
들어서 얻은 생각은 머리에 남고 보아서 얻은 생각은 가슴에 남는다.
‘반드시’라고 해도 좋을 정도로 체험하여 얻은 생각은 뼈 속에 새겨진다.
나를 읽는 시,
맛과 재미
맛 중의 참 맛은 맛 없는 맛이고
재미 중의 재미는 숨쉬는 재미라 하네.
나를 읽는 시,
양식
사람이라면 번뇌의 양식도 먹고 자라야 한다!
나를 읽는 시,
삶?
삶은 홀로 가는 길.
애써 손잡으려 하지도 말고
굳이 뿌리치지도 않는다.
나를 읽는 시,
낙락(樂樂)
군중 속에 있어도 즐겁고
혼자 있어도 즐겁다고 한다면
굳이 부귀영화를 따질 일이 아니다
나를 읽는 시,
경계
초조함과 불안함은
마음을 평안하게 하는 적이다.
나를 읽는 시,
건강의 비결
몸을 고단하게 하고
마음을 편하게 하는 것
나를 읽는 시,
투시
뭐가 보이나?
손과 물의 틈에 가만히 나를 놓고
들여다 본다.
나를 읽는 시,
보시(報施)
누군가에게 받는 일보다
베푸는 일이
큰 기쁨이다.
나를 읽는 시,
물음
한 학인이 도인을 찾아가서 여쭈었다.
왜 이 세상이 어지럽습니까?
도인께서 말씀하셨다.
"사람들은 성현의 말씀을 모르는 것이 없으면서도 마음에 새기고 실천하려고는 하지 않기 때문이다.“
나를 읽는 시,
길을 묻다
길을 찾으려 애쓰지 말고 걸어가라. 네가 길을 가고 있지 않은가.
길을 가면서도 길을 모르니 ….
나를 읽는 시,
자리
아무리 내려가도 닿는 것이 없는 것은
아무리 내려가도 그 자리가 높기 때문이다.
나를 읽는 시,
하찮게 보일 뿐, 모두 보물이다
풀을 잡초라 하여 화원에서는 쓸모 없는 것으로 취급하지만
산 속에 가면 풀을 아무도 쓸모 없다고 여기지 않는다.
나를 읽는 시,
어떤 울부짖음
용이 떠난 골짜기에서 왜 호랑이가 울부짖는가.
나를 읽는 시,
3초와 5분
3초를 다투면서 어찌 5분을 기다리나
나를 읽는 시,
온전한 말
내가 나를 아끼지 못하면서
남을 돕는다고 말하면
온전한 말이 아니라네.
나를 읽는 시,
등대
등대는 배가 없어도 밤이면 밝힌다.
나를 읽는 시,
황금
언제 어디에 있어도 색이 변하지 않는 것은
금이다.
나를 읽는 시,
시가 무엇인가
돈으로는 사람을 사고
돈으로는 명예를 사고
돈으로는 관직을 살 수 있어도
돈으로 살 수 없는 게 있다
그게 바로 시이다.
나를 읽는 시,
돈에 대하여
돈은 물과 같은 것이어서
조금만 틈이 있어도 새어나간다.
나를 읽는 시,
재물
재물을 천하게 여기는 사람은 허기를 면치 못하고
재물을 숭배하는 자는
천기(天氣)를 가까이 하지 못한다.
나를 읽는 시,
명예
명예를 얻기에 분주한 자는
똥통에 빠진 것처럼 욕됨이 많다.
나를 읽는 시,
높으면
높으면 끝이 뾰족하고 작아지는 것처럼,
위에 있으면 함부로 드러내기를 삼가야 한다.
나를 읽는 시,
호흡
숨쉬기는 하늘과의 交接.
내 쉼은 양이요, 들이쉼은 음이니.
들이쉬고 내 쉬는 가운데 지극함이 있다
나를 읽는 시,
책임
일에 대한 책임만을 지려는 자는 책임의 반만 지는 것이다..
제 몸에 대한 책임까지 져야 온전한 책임이라 할 수 있다.
나를 읽는 시,
꽃
꽃이 너무 붉으면 지렁이도 탐낸다.
나를 읽는 시,
관계
. 무엇을 가까이 해야 되는가,
재물을 가까이 하면 근심이 많고
자연을 가까이 하면 기쁨이 많다.
나를 읽는 시,
나에 대한 타이름
나에게 타이르노니....
뜻은 강하게
행동은 부드럽게
나를 읽는 시,
이별
이별을 슬퍼하지 마오.
이별 안에 온전한 만남이 있다오.
나를 읽는 시,
흐린 생각
흐린 날이 많으면 곡식을 망치듯
흐린 생각이 많으면 몸을 망친다.
나를 읽는 시,
놀람
빗소리에 놀라면 새소리에도 놀란다.
나를 읽는 시,
큰 꿈
큰 꿈,
좋지만 작은 실천만 못하다
나를 읽는 시,
말장난
사람들이 말장난하기는 좋아하지만
말장난에 자신이 놀아나는 것은 다 싫어한다.
나를 읽는 시,
무엇이 문제인가
춥고 더움
가난과 헐벗음
높고 낮음
귀하고 천함
이 보다 더 큰 문제는
내 마음 씀이다
나를 읽는 시,
옷과 사람
옛날 옷은 정이 들어 좋고
옛 사람은 진실되어 좋다.
나를 읽는 시,
판단
사람을 판단하기에 혹시나 했는데 역시나 하면
더 여지를 둘 일이 없음을 알아야 한다.
나를 읽는 시,
명상
나를 찾아 떠나는 여행, 그것이 명상이다.
나를 읽는 시,
어려움
큰 어려움은 돈 버는 것이요,
더 큰 어려움은 명예를 날리는 것이요,
이 보다 더 큰 어려움은 지혜로운 부인을 만나는 것이요.
제일 큰 어려움은 좋은 벗을 만나는 것이다.
나를 읽는 시,
그물과 고기
바다에는 많은 고기가 있지만 그물에 모두 걸리는 것은 아니다.
나를 읽는 시,
사람의 아름다움
사람의 아름다움은 그 미모보다 행동에 있다.
나를 읽는 시,
보기 싫은 것
보기 싫은 것은 멀쩡한 자가 빈둥거리는 일이다.
나를 읽는 시,
뛰어난 인물
어느 학인이 도인에게 가 여쭈었다
어떻게 하면 뛰어난 인물이 됩니까?
도인이 말하였다
비범해지려거든 평범해져라.
나를 읽는 시,
조심
무릇 험해지는 것을 조심해야 한다오. 손이 험해지면 일이 제대로 되지 않고 마음이 험해지면 사악한 말이 나온다.
나를 읽는 시,
고 난
고난은 사람을 이롭게 한다.
어려움에 들면 의지를 강하게 하고 괴로움에 들었을 때는 하늘의 듯을 알게 된다.
나를 읽는 시,
궁핍하게 사는 것보다 〜
궁핍하게 사는 것 보다 견디기 어렵고 힘든 일은 용기를 잃는 것이다..
나를 읽는 시,
.위대한 사람
위대한 사람은 장관도, 국회의원도 대통령도 아니다. 진실하게 살아가는 보통 사람들이다.
나를 읽는 시,
하늘
스스로 노력하지 않는 자에게는
하늘은 기다려주지 않는다.
나를 읽는 시,
후회
젊어서 시간을 헛되이 보내면 돌아오는 것은 후회 뿐이다.
나를 읽는 시,
도라지꽃
도라지꽃이 장미꽃 숲에 들지 않는 것은 가시를 무서워해서가 아니라 장미꽃의 화려함이 번거롭기 때문이다.
나를 읽는 시,
허물
허물은 나를 돌아보는 거울이다.
나를 읽는 시,
게의 친구 되길 원하면
게와 사귀려 한다면 먼저 가재와 친해본다.
나를 읽는 시,
나쁜 일 좋은 일
나쁜 일은 들어서 무디게 하고 좋은 일은 들어서 밝게 한다.
나를 읽는 시,
빛과 어둠
빛이 밝을수록 어둠이 더 깊다.
나를 읽는 시,
기댈 곳과 의지처
기댈 곳이 있다면 오직 자신에게 기대라네.
의지처가 있다면 오직 진리에게 의지하라네.
나를 읽는 시,
초대
손님이 적다고 하여 어찌, 강도를 초대하랴.
나를 읽는 시,
진실
장난스레 들으려하는 자에겐 진실을 말하지 말라.
나를 읽는 시,
맛있는 고기
맛있는 고기에는 가시가 많다.
나를 읽는 시,
아프면
아프면 오히려 웃어본다.
나를 읽는 시,
아첨꾼과 현자
아첨꾼은 높은 사람을 칭찬하여 이익을 얻으려 하고
현자는 어렵고 힘든 자를 칭찬하여 용기를 주려고 한다.
나를 읽는 시,
복사꽃
봄빛이 너무 밝으면 복사꽃이 웃지 않는다.
나를 읽는 시,
행복
오늘의 행복은 어제 흘린 땀이다.
나를 읽는 시,
자신에 대해
자신에 대해 끊임없이 배반하는 법도 배우자.
나를 읽는 시,
맑음
귀가 맑아지는 건 새소리이고
눈이 맑아지는 건 아름다운 사물을 보는 것이고
생각이 맑아지는 건 거닐 때이다.
나를 읽는 시,
구경꾼과 주인
세상의 구경꾼은 객으로 남고
세상을 헤쳐가는 자는 주인이 된다
나를 읽는 시,
어리석은 자
어리석은 자가 따로 있는가. 이러지도 저러지도 않고 제 몸뚱이 하나 편히 지낼 궁리만 하고 있는 자이다.
나를 읽는 시,
노력과 뜻
노력은 인간이 하지만 뜻은 하늘에 있다.
나를 읽는 시,
강
얕은 강은 속이 드러나지만
깊은 강은 바닥을 드러내는 법이 없다.
나를 읽는 시,
돈과 자유로움
돈이 있으면 돈에 자유롭기는 쉽지만
돈이 없으면서도 돈에 자유로워지기는 어렵다
나를 읽는 시,
시란?
시란 먼지의 숨소리에서부터 우주의 숨소리까지 드러내는 작업이다.
나를 읽는 시,
달콤함
만사에 집착은 독이 되지만 달콤함에 집착하면, 그것은 곧 자신을 빨리 부패하게 한다.
나를 읽는 시,
땀
반드시 땀 흘리고 열심히 살 궁리를 해야한다.
쉽고 편하게만 지내려고 하면 근심과 어려움이 반드시 찾아와 점점 거대한 집을 지을 것이다.
나를 읽는 시,
진정한 자유로움
진정으로 자유로움을 만나려면 일상의 편안함에서도 벗어나 자유로워야 한다.
나를 읽는 시,
돈을 향한 기도
돈이란 나쁜 쪽으로 빠지게 하는 함정을 가지고 있다.
돈 때문에 형제를 잃지 말고 돈 때문에 친구를 잃지 말고 돈 때문에 나 자신을 잃지 않기를.......
나를 읽는 시,
내가 나를 먼저 비웃어라
내가 나를 먼저 비웃어라, 그런 후면 천하가 나를 비웃은들 미소만 머금을 수 있을 것이다.
나를 읽는 시,
생각과 실천
생각은 작게 실천은 크게!
나를 읽는 시,
일
부단히 일할 수 있는 것은 신이 우리에게 준 가장 큰 은총이다.
나를 읽는 시,
준비한 내일
준비한 내일은 받을 그릇이 있어서 축복이다.
나를 읽는 시,
그림자의 뽐내기
해가 나지 않으면 나무는 그림자를 뽐내지 못한다.
나를 읽는 시,
어떤 분별
의지는 금강석보다 강해야 하지만
사는 일은 물보다 부드러워야 한다.
나를 읽는 시,
일 하는데
일하는데 감정을 섞으면 분별력이 흐려진다.
나를 읽는 시,
움직임
네가 움직인다면 그건 우주의 한 부분이 움직이는 것이다.
나를 읽는 시,
문인
문인은 문학을 아끼기에 앞서 세상과 사람에 대한 사랑이 앞서야 한다.
나를 읽는 시,
忍耐
오늘의 궁핍함으로 받는 어려움 때문에 내일의 나를 그르칠 수는 없다.
나를 읽는 시,
순수함
순수하면 진실도 눈물 흘린다.
나를 읽는 시,
개울에서
고기가 노는 곳에 누가 미소 짓나.
나를 읽는 시,
꽃잎이 날리니
꽃잎이 날리니 천지가 봄빛이다
나를 읽는 시,
있을 수 없는 일
있을 수 없는 일이 일어나는 데 대해 받아들일 수 있어야 한다. 있을 수 없는 일은 없기 때문이다.
나를 읽는 시,
약과 독
애정은 약이 되지만 애착은 독이 된다네.
나를 읽는 시,
건강과 재물
재물이 많은 자가 건강을 구할 수 있다면 돈 많은 사람은 모두 오래 살아야 한다.
반대로 가난한 사람은 일찍 죽어야 마땅하다. 그러나 세상은 그렇지 않다.
몸의 건강도 마음의 건강도 재물로는 구할 수 있는 게 아니다.
재물 때문에 몸을 버리는 사람은 재물이 몸을 해치는 것이 아니라 몸이 먼저 재물의 노예가 되기 때문이다.
나를 읽는 시,
한 생각 바꾸면
한 생각 바구면 발닿는 곳마다 극락이요
머무는 곳마다 도원경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