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성소다, 수산화나트륨
혹시 양잿물이란 말을 들어보신 적이 있습니까? 양잿물은 재를 태워서 물에 녹인 것인데, 옛말에 ‘공짜라면 양잿물도 마신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공짜라면 몸에 좋지 않은 것도 가지려고 하는 사람의 심리를 비유한 속담이라고 하겠습니다. 양잿물은 알카리성 용액인데, 가성소다(Caustic soda)가 바로 화학적으로 만든 알카리 물질입니다. 알카리 물질 중에서 성질이 가혹할 만큼 강한 것입니다. 가성소다의 가성(苛性)이라는 말은 가혹한 성질을 가졌다는 것을 뜻하는 것입니다. 즉 가성소다는 가혹한 성질을 가진 소다라는 뜻입니다.
★ 가성소다는 수산화나트륨이라고도 한다.
가성소다의 화학기호는 NaOH인데, 화학적 명칭은 수산화나트륨(Sodium hydroxide)이라고 부릅니다. 이 물질은 단백질을 변화시키는 특성을 가지고 있으며, 각종 화학공업과 식품공업에 중화제 및 표백제 등으로 이용되고 있습니다. 시중의 화공약품점에서 구입할 수 있는데, 병 속에, 편편한 판(플레이크라고 부릅니다, flake) 또는 다루기 쉽도록 알약의 형태로 보관 되어 있습니다.
★ 가성소다는 강알카리이다.
가성소다는 알카리 중에서도 강알카리에 속하는 것으로, 공기 중의 수분을 흡수하여 끈적거리게 되는데, 금속성 물질을 부식시키고, 단백질을 변화시키는 특성이 있습니다. 피부에 닿으면, 따금거리며 통증이 오고, 심한 경우에는 화상을 입게 됩니다. 따라서 취급에 세심한 주의를 하여야 합니다.
만약에 피부나 옷에 닿으면 산성물질로 중화를 시키도록 합니다. 우리 가정에서 흔히 가질 수 있는 산성물질로 대표적인 것은 식초입니다. 식초로 닦고 물로 잘 씻습니다.
★ 가혹한 것이 이롭게 되는 원리
여기서 흥미로운 것은, 가성소다라는 인체에 가혹한 물질이, 지방산을 만나, 지방산의 나트륨 염으로 변하면서, 우리 인간에 이로운 비누가 된다는 것입니다. 여기서 우리는 자연의 오묘한 섭리를 느낄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수제비누를 만들면서, 이러한 자연의 섭리를 느낀다면, 우리는 보다 경건하고 보람된 삶을 살 수 있지 않을까 생각되는군요.
★ 비누를 만드는 과정에서 가성소다의 역할
입문편의 ‘비누란 무엇인가?’에서 화학적으로 비누를 ‘지방산의 나트륨 염’이라 한다고 말한 적이 있습니다. 복습을 겸해서 지방산의 화학식을 회상해 봅시다.
위와 같이 RCOOH라고 적는데, 강알카리인 NaOH의 Na(나트륨, 또는 소듐이라고 합니다)가 지방산의 H 자리를 빼앗아, 자신이 대신 들어가 앉고, 빠져 나온 H는 NaOH의 OH와 결합하여, 우리가 잘 아는 물, 즉 H2O(H-O-H)가 됩니다. 이렇게 해서 RCOONa와 H2O의 두 물질이 생성되는 것입니다. 이렇게 물질이 변화하는 과정을 탐구하는 학문이 바로 화학인 것입니다.
그런데, 동식물의 유지에서, 지방산은 글리세롤(또는 글리세린이라고 합니다)과의 화합물인에스테르 화합물인 트리글리세라이드 형태로 존재한다고 했는데, 지방산이 가성소다와 결합하여 비누가 되면서, 글리세롤(또는 글리세린)이 빠져나오게 되어 결과적으로, 비누, 물, 글리세린 3가지 물질이 생기게 되는 것입니다.
이처럼 가성소다는 비누를 만드는 과정에서 없어서는 안될 물질입니다.
[참고] 가성소다의 보관법: 가성소다는 공기 중에 방치하면, 수분을 흡수하여 끈적끈적해집니다. 사용 후에는 즉시 뚜껑을 잘 닿고 건조한 곳에 보관하도록 합니다. 보관을 할 때에는 다른 사람이 조심하도록 주의 표시를 반드시 하여야 하며, 어린이나 애완동물이 함부로 건드리지 않도록, 손이 잘 닿지 않는 곳에 보관하도록 하여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