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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제주 여행의 2가지 주제는 '나 홀로'와 '최소 경비'.
저가 항공에서도 할인시간을 잘 맞추면 메이저 항공사의 절반 이하의 가격으로 다녀 올 수 있다.
숙소는 펜션보다는 게스트하우스가 매우 저렴하다.
첫 날은 일찍 출발해도 이리 저리 시간 보내다 보면 볼 거리, 먹을 거리에 시간 내기가 힘드니 오후 늦은 시간의 비행기를 타고 출발.
제주도 도착. 여기 오는 날은 늘 비가 온다.
'돌담에 꽃 머무는 집'(게스트하우스)로 가기 위해서 제주공항 건물을 나와서 제일 오른쪽 편에 중문단지로 가는 600번 리무진버스를 탄다.
T-머니 교통카드중에 제주도에서 사용이 가능한 것은 플러스 통합카드이니 미리 준비하는 것이 편리하며 시외-시내버스간 환승할때 약간의 비용절감도 된다,
중문단지입구(여미지 식물원)에서 하차해서 버스 오던 방향으로 200미터쯤 올라오면 4거리가 나오고 왼쪽으로 꺽어서 길 건너편에 있는 버스정류장에서 대평리 가는 120번 버스를 타고 종점에서 내리면 된다.
이곳 정류장에는 버스의 도착시간을 알려주는 모니터도 있고 도착시간도 거의 정확하지만 경험상 버스 번호도 잘 안보이고 정류장에 잠시 서는 듯하다가 타려고 손 흔드는 손님이 없으면 바로 출발하기때문에 처음부터 손 흔들고 버스기사에게 대평가느냐고 물어보는게 제일 좋다.
처음에는 대평리 가는 버스인지 적혀있는 노선을 보다가 버스를 두 대나 떠나보내고(40분 간격) 결국은 게스트하우스 주인장 돌담님께 전화로 픽업을 요청했다.
(처음부터 600번 하차하는 곳으로 픽업을 미리 요청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주인장께 강정마을 지나는 올레 7코스에 대해 물어보니 태풍때문이었던 것은 복구되었는데 주민들의 해군기지 반대를 핑계로 오픈하지 않는가 보다..고 말씀하신다.
어두워져 깜깜한 저녁에 숙소 입구의 '까페테라스 8.9'에 도착.
마침 저녁식사를 하고 계시던 꽃님들(게스트)과 함께 주인장의 배려로 우선 허기에 주린 배를 채웠다.
(꽃님 중 한 분이 직접 낚시로 잡은 물고기 매운탕 맛은 역시 일품이다. 이런 것이 바다 여행의 묘미 중 하나.)
(주변에 몇군데 식사 가능한 곳이 있으니 주인부부에게 물어보시면 된다. 참고로 회덥밥이 맛있단다.)
꿀맛 같던 저녁식사 후 숙소에 짐을 풀었다.
8인실 2층 침대 한 곳에 새하얗고 깨끗한 시트와 이불, 수건이 놓여 있고 그 옆에는 개인별 보관함이 있다.
보관함에 짐을 넣고 샤워를 한 후 뽀송뽀송한 옷으로 갈아입으니 혼자서 떠나온 여행이 실감난다.
대평포구가 지척이며 바다가 보이는 '까페테라스 8.9'에서 웰컴 드링크로 커피나 맥주 한잔의 여유로 휴식의 시작.
비 내리는 검은 바다에 붉은 빛이 커졌다 없어졌다 한다. 우리나라 최남단 마라도 등대라고 알려주시는 주인마님.
한치잡이배가 밝은 불을 밝히고 있고 그 옆으로 작은 불빛들이 꽃밭처럼 가지런히 줄지어 옆으로 펼쳐진 곳이 가파도란다. 가파도는 제일 높은 곳이 해발 20미터.
그 옆으로 보이는 검은 절벽의 실루엣이 박수기정.. 기정은 절벽을 뜻하는 제주의 말.
주인마님은 인근의 군산..에서의 일출과 일몰이 좋다고 하신다.
사려니 숲길은 산책하기 최고, 거문오름 제일 높은 곳에서 바라보는 제주 풍경도 일품이라란다.
9, 10, 11코스는 오르고 내리는 길이 많아 남성적이고 이전 코스는 여성적.. 호텔들을 끼고 걷는 해안길 등 여성들이 좋아하는.. 코스라고 한다.
9, 10코스를 하루에 걷는 여성들도 있단다.
제주의 경험에 대해서 얘기하시면서 한편으론 서울에서의 주민투표에 대해 참여율이 높을까 걱정도 하신다.
드라마 보시느냐고 물어보니 TV는 부부와 아들 각자 보고싶은 프로그램 하나씩 선정해서 함께 보신단다.
윤상현을 좋아해서 새롭게 시작하는 드라마를 보겠다신다. ㅎㅎ
한치잡이 배가 포구로 들어와서 구경하러 가는데 도착도 하기전에 이내 불이 꺼진다.
태풍과 장마로 인한 수온과 염도의 변화로 제철인 한지잡이가 잘 안되는 모양이다.
내일은 한치 사다가 회를 먹어볼 생각이다.
간혹 찾아오는 동네 토박이 청년들과 술 한잔 기울이며 이런 저런 얘기들을 나누는 것도 제주를 깊이 알고 이해하며 사랑하는 방법 중 하나이다.
미생물을 통한 음식쓰레기의 거름화 하는 일에 대한 식견이 높다. (사진 뒤쪽에 흐릿하게 보인다.)
현 마을 청년회장이 어릴때 '모랍'이라는 무화과 과의 거봉 비슷한 열매를 따먹던 얘기도 해준다.
어느 기정에 모랍이 맛있다하면 우루루 몰려가 기정에 올라 모랍을 따먹다가 더이상 올라가지도 못하고 내려오지도 못해 울며 매달렸었다는 얘기와
복분자 등 지천에 열린 여러가지 열매를 따먹고 도시락통에 하나가득 따오던 얘기 등.. 참 재미나게 얘기를 해준다.
시골 아이들이 많은 경험을 가지고 있어 더 창의적이며 어느 곳에서든 더 잘 적응해 나간다는 생각도 가지고 있다.
제주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관광상품을 개발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고, 마을의 굽은 길들을 넓혀 큰 길로 만드는 것이 옳지 않다고.. 그러면 관광객들이 지나만 가버리게 된다는 생각은 주인장과 같다.
술자리를 마치고 숙소에 누워 비내리는 포구를 바라본다.
왼쪽 밝은 불빛은 포구 등대고, 작은 불빛은 마라도 등대. 가지런히 밝히고 있는 가파도 불빛들.
둘째날,
간 밤의 비바람은 새벽부터 잦아들고 잔뜩 흐린 하늘의 포구는 아주 서서히 밝아온다
포구에서 바라본 '돌담에 꽃 머무는 집', 그 뒤로 군산이 보인다.
저 멀리 형제섬도 보이고...
박수기정의 위엄있는 풍채도 보인다.
혼자놀기의 진수 1.
혼자놀기의 진수 2.
일찍 일어나신 주인부부의 다정한 모습
'돌담에 꽃 머무는 집', '카페테라스 8.9' 앞의 연인을 찍어 본다.
노란 국화꽃의 아가씨는 연인의 얼굴을 보면서 행복한 표정을 그린다.
주변 정리를 하신 후 신문을 읽으시는 돌담님.
카페 정리하시는 주인마님을 배경으로 유리창에 포구의 전경을 담아본다.
나도 보인다. 혼자놀기의 진수 3.
담이를 어루만지시는 다정한 돌담님.
쉐프에게 작품을 강요(?)하시는 주인마님.
무엇이 그리 재미있을까요?
요거트, 계란 스크램블에 토마토 소스, 감자 스프, 커피 한 잔으로 간편하게 아침을 먹고 올레 9코스와 10코스 도전하기로 했다.
9코스의 시작 대평포구를 지나 박수기정에 오른다.
혼자놀기의 진수 4.
바람 시원한 골짜기에서 잠시 짐을 내려본다.
비바람 몰아치는 박수기정을 오르고 내랴오니 안덕계곡 지날때쯤 파란 하늘이 열린다.
주인장 말씀대로 점심식사로 하르방가든에서 푸짐한 정식을 먹고(5,000원) 물통을 채워 다시 출발.
혼자놀기의 진수 5.
작은 규모의 주상절리도 보이고...
검은 모래로 유명한 화순항과 해수욕장
산방산의 위엄.
10코스 시작하는 화순항, 해수욕장을 거쳐 산방연대에 도착하니 무더운 날씨에 지치고 시간도 너무 늦어 일주버스를 타고 중문으로 갔다가(1,000원) 시내좌석버스을 타고(1,000원) 숙소로 돌와왔다.
혼자놀기의 진수 6.
대평리 마을 입구의 입석을 보시면 버스에서 내리시면 됩니다.
마을 전경들...
포구 방향으로 오시다가 오른쪽으로 꺾으시면 '돌담에 꽃 머무는 집'이 보입니다.
첫댓글 긴 얘기, 좋은 사진...다시 한번 다녀온 듯...
재미 있게 읽었습니다
아, 소설 같군요,,,
이대로 여행책을 내시는게 어떠신지....
직접 가 본 돌담 보다 더 낭만적인 사진과 글......돌담의 전속 카피라이터인가요?
꾸벅형님 저정훈 아빠 입니다 동네청년 ㅋㅋㅋ 여행은잘하셔써요.... 그럼다행이구요 다음에는 관광으로 합보자구여 ㅋㅋㅋㅋㅋㅋㅋㅋㅋ행복한하루되세요
하하 안녕하세요? 잘 지내시죠? 이홍렬씨 옆에 선 거대한 체구 잘 봤습니다.
서울에서 한달음에 대평리로 달려가고 싶지만... 까페에서 눈팅만 하면서 마음을 달래봅니다.
조만간(언제가 될런지...) 또 휴가 받아 내려갈 생각이니 가서 뵐께요. 꾸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