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그동안 베드로회에서 여름에 진행했던 야유회를 없애고 성지순례를 가기로 한 날입니다. 본당의 방침인 한여름 모임을 자제한다는 측면과 그저 먹고 마시는 일 보다는, 성지순례를 통하여 주님께 다가가기 위한 신심을 고양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믿음으로 추진하고자 하는 일입니다. 베드로회에서는 처음으로 성지순례를 진행하기에 우려와 걱정이 많기는 하였지만 주님의 일이라는 믿음으로 쉽게 진행할 수 있었습니다.
7시30분에 본당을 출발한 버스는 예상했던대로 서평택에서 부터 밀리기 시작합니다. 이렇게 밀리다 보면 예정한 시각에 솔뫼성지에 도착할 수 있을지 염려가 됩니다. 다행히 묵주기도 5단이 끝나면서 버스도 제 속도를 내기 시작합니다. 솔뫼성지에 도착하여 "십자가의 길"을 올리고 나서 바로, 11시에 예정된 미사에 참석하였습니다.
잘 아시다시피 솔뫼성지는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님의 생가터를 기억하기 위하여 조성된 성지입니다. 2014년에 프란치스코 교황님이 다녀간 이후로 국내는 물론 해외순례자들도 찾는 순례의 명소가 되었습니다.
주임신부님의 미사강론은 자연스럽게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님의 생애를 돌이켜 보면서 당시의 신앙을 지키기 위한 선조들의 피와 땀을 되새겨 보는 강론이었습니다.
김대건 신부님은 15살에 신학생으로 선발되어 마카오에서 신학을 공부하고, 1845년에 상하이에서 사제서품을 받음으로서 첫번째 사제가 되신 후 국내에 들어와 이듬해인 1846년에 순교하십니다. 불과 1년 남짓한 시간 동안이지만 그가 지나야 했던 그토록 간절했던 신앙은 그렇게 끝이 나고 말았습니다. 그렇지만 그가 남겨 놓은 높디 높은 신앙의 유산을 오늘날 우리가 이어가고 있는 것입니다.
감동어린 미사를 참례하고 나니 배꼽시계가 여지없이 요동칩니다. 식당에는 이미 각종 맛있는 반찬을 곁들인 정성 가득한 점심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맛있게 점심을 먹고 성지를 둘러봅니다. 김대건 신부님의 생가에는 프라치스코 교황님의 동상이 만들어져 있어서 교황님과 함께 사진도 찍어 봅니다. 잠깐의 휴식과 구경을 뒤로 하고 추사 김정희 고택으로 향합니다.
조선 최고의 명필로 일컬어지는 최고의 서예가이자 다재다능한 예술가였던 김정희의 삶과 죽음에 이르는 과정을 해설사의 진솔한 목소리를 통해서 되짚어 보는 시간이었습니다. 추사 기념관을 비롯하여 김정희가 태어난 고택과, 그 가문의 사람들이 잠 들어 있는 무덤들이 조화를 이루는 곳이었습니다. 기품있는 집은 당대 양반의 권위를, 김정희의 묘소는 장엄함을 느끼기에 충분한 곳 이었습니다. 시간의 아쉬움을 달래면서 합덕성당으로 달려갑니다.
합덕성당에는 이미 많은 순례자들과 관광객들이 도착해 있었습니다.
우리는 모든 것을 뒤로한 채 미리 봐 두었던 성당 뒤쪽의 정자에 자리를 잡았습니다.
날씨도 우리를 도와주느라 구름은 햇빛을 가리고 있습니다. 준비해 간 음식을 먹으면서 잠깐이나마 휴식을 갖습니다.
합덕성당은 처음에는 한옥으로 지었다가 1929년에 현재의 성당으로 지어진 100년이 넘는 성당입니다.
100년의 시간이 말해주듯이 고딕양식의 건물은 우리나라에 몇채 없는 소중한 건물입니다.
합덕성당의 정취를 만끽하고 나니 이제 집으로 돌아갈 시간입니다. 돌아오는 길은 간식을 과하게 먹은 탓인지 버스 안이 시끌시끌합니다. 길도 막히니까 노래도 한곡씩 불러봅니다. 다들 수준급의 노래를 불러대니 100점이 쏟아집니다. 그렇게 6만원을 걷었고 김한주(테렌시오) 형님께서 시간이 모자라서 노래를 못했는데 당신은 틀림없이 100점일거라고 생각하신다면서 1만원을 보태 주셨습니다.
그렇게 해서 7만원으로 뒷풀이를 간단하게 하려고 했으나... 결과는 항상 예상을 빗나가서 지출이 조금 많아졌습니다. 그렇지만 즐거운 시간으로 보상을 받았으니 괜찮다는 기분이 듭니다.
4번에 걸친 박해를 거치면서 대다수의 신자들이 순교를 해야만 했던 목숨으로 지켜낸 신앙을 솔뫼성지에서 강론을 통해 들었습니다.
우리의 역사를 돌이켜 보면서 선조들의 신앙생활과 오늘날 우리들의 신앙생활을 비교해 보면서 내가 그 현장에 있었다면 주님을 향해 기꺼이 목숨을 내 놓을수 있었을까라는 생각을 해 봅니다.
선조들의 깊은 신앙을 돌이켜 보면서 우리 회원님들께서도 은혜받고 축복받는 성지순례가 되었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결산]
<물품찬조>
1) 김영래(돈보스꼬) 부회장님: 과일(방울토마토, 바나나) 2) 김종범(안젤모): 맥주 3) 김수응(베네딕도): 음료수
4) 최순복(스테파노): 과일(수박) 5) 이명희(헬레나): 조식 (백설기 40개)
<현금찬조>
1)본당: 45만 2)여선구 사목회장님: 10만 3)이대복(다마소): 10만 4)유흥열(세례자요한): 10만 5)윤기락(원선시오): 7만
6)김종범(안셀모): 7만 7)김한주(테렌시오): 5만 현금찬조 합계: 490,000
※ 본당을 비롯하여 물품, 현금 찬조를 해 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의 인사를 올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