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54)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딸 조모씨가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 입학 전형에 제출한 것으로 알려진 자기소개서의 상당 부분이 허위 사실이거나 부풀려진 내용인 것으로 22일 확인됐다. ‘자소설’이라 불리는 거짓투성이 소개서가 통과할 수 있었던 건 증빙 서류를 첨부 필요가 없는 전형 방식 때문이었다.
조씨가 한 유료 논문 판매 사이트에 올린 부산대 합격 자기소개서에는 ”고등학교 재학 당시 학생회장으로 활동했다”는 대목이 등장한다. 그러나 2007년~2009년 조씨와 함께 한영외고에 다녔던 졸업생들과 학교 측 설명에 따르면 사실과 다르다. 학교 측은 “원칙상 학생회장에는 1,3학년이 출마할 수 없고, 2학년 학생들만이 선거에 나올 수 있는데, (조씨가 2학년이었던) 2008년 당시에는 남학생이 학생회장이었다”고 해명했다.
자기소개서에 등장하는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학부생 연구 프로그램 참여 경력 또한 부풀려진 것으로 드러났다. KIST 측 설명에 따르면 2011년 당시 분자인식연구센터 연구 프로그램에 참여한 조씨는 7월 18일부터 22일까지 약 닷새가량만 출근한 후 더는 연구실에 나오지 않았다. “3주간 인턴으로 근무하면서 성인병 관련 약물 실험을 준비했다”는 자소서 내용과 완전히 상반되는 대목이다.
한 대학병원 국제진료센터와 응급실에서 통역 및 의료 보조봉사를 수행했다는 내용의 경력도 허위 가능성이 높다. 조씨가 해당 봉사활동을 한 것으로 알려진 A대학교 병원 측은 "의대생이 아닌 타단과대 학생이 의료 관련 봉사를 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일축했다. 다만 관계자는 "국제의료센터의 경우, 워낙 외국인 환자들이 많기 때문에 사무실 내에서 통역을 돕는 봉사자는 두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조씨의 자소서 내용이 사실과 크게 달랐지만 부산대 입학처가 경력 증빙 서류를 따로 요구하지 않아 조씨는 전형을 통과할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부산대 측은 “따로 제출받는 서류는 어학 점수와 학부 성적, 수상 실적 정도다”며 “자기소개서는 일종의 ‘정성’평가 영역이기 때문에 모든 경력에 대한 증빙 자료를 받지는 않는다”고 밝혔다.
조씨가 고려대에 제출한 자기소개서에서도 세계보건기구(WHO)와 국제백신연구소(IVI) 등 국제기구 인턴 경험을 부풀렸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WHO의 경우, 홈페이지에서 인턴 규정을 찾아보면 △대학원 학위과정 △20세 이상 등의 지원 요건이 확인되는데, 당시 고등학생이었던 조씨는 아예 지원자격을 갖추지 못했다. IVI와 관련해서는 자유한국당 이은재 의원 측이 “2008년과 2009년에 IVI가 중고생 대상 리더십 프로그램을 만든 적은 있었지만 5박 6일짜리 탐방 프로그램이어서 사전 직무훈련 격인 인턴십과는 거리가 멀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인사청문회 준비단은 “후보자의 딸은 2008년 9월 1일부터 5일까지 ‘LG-IVI Science Leadership Program’에 실제 참여하고 이듬해 수료증을 교부받았다”고 해명했다.
박지윤 기자 luce_jyun@hankookilbo.com
안하늘 기자 ahn708@hankookilbo.com
나의 생각 : 이 기사를 보면서 어제 처음으로 자소서를 써보았던게 생각이 났다. 아무리 생각해보아도 적을 내용이 없어서 쓰다가 포기했었는데 허위로 자소서를 쓰고도 전형을 통과한 것을 보고 많이 화가났다. 학생회장을 적도 없고 3주간 인턴으로 근무 했던적 또한 없었는데 증빙자료 조차 확인하지 않고 통과시킨 부산대 측의 입장도 이해가 되지 않았으며 내가 그리고 다른 학생들이 열심히 노력하고 있는 이유를 모르겠다는 생각을 했다. 이번 일 외에도 부정입학과 관련된 여러 문제가 있었는데 자신이 노력한 만큼 능력이 있는 만큼 보상받는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다. 더 자세한 조사를 통해 진실을 정확하게 밝혀내고 조국과 그 딸에게 정당한 책임을 물었으면 좋겠다.
첫댓글 기득권층이 그들의 권세를 이용해 일반인들이 잡기 힘든 기회를 독점하듯이 이용하는 건 바람직하지 못하다. 학종 등의 지금의 교육시스템이 큰 부작용을 낳고 있다는 것을 방증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