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차 이도산행 날이다.
2주 간격으로 산행을 하다가 3주만에 이도산행을 가게 되니
엄청 오랜만인거 같아 더욱 반갑게 느껴진다.
하지만 함께 하신 분들은 오직 4분뿐.
개인사정들로 인해 모범생 멤버 3분이 빠지니 조촐한 산행이 예상된다.
조촐한 거야 문제가 없지만
산행 길잡이를 해주실 분도
생태이야기를 알려주실 분도 없으니
그것이 아쉽고 걱정이 된다.
분평동에서 카풀하고~ 고은사거리에서 또 카풀하고
미동산입구에서 모두 모인 4명~!
미동산에 계신 지인의 찬스를 이용해 오늘은 특별히 숲해설을 50분 듣기로 했다.
(원래는 10명이 넘어야 해주시는 숲해설 코스란다. ㅋㅋ 학연, 지연이 이럴 때 쓰이나보다~)
엄마 잃은 아기 새들처럼 막막했는데
미동산 입구에서 부터 열렬히(?) 반겨주시는 숲해설사님과 실습생 두분까지
이도산행 멤버보다 더 많은 분들이 반겨주시니 기분이 꽤 괜찮다. ^^
숲해설의 기본은 일단 단체사진부터 찍고 시작하는 거라고 알려주셔서
청주의 마스코트 '바르미 고드미' 앞에서 한장 남긴다.
숲해설은 시작도 안했는데 단체사진부터 남겨주시니 일단 좋다~~!!
미동산 숲해설가 안수연님의 숲해설이 드디어 시작되었다.
미동산에 대한 간략한 설명이 이어진다.
'"미동산이라는 이름은 왜 지어졌을까요?"
정답을 맞추고 싶어 대답을 던져보지만 '땡!!'
" 미원의 동쪽에 있는 산이라서~"
옆에서 민지샘이 대답을 하는데 정답이란다~
그동안 많은 숲해설을 하면서 퀴즈를 내봤지만 맞춘사람은 처음이란다.
오~~~
민지샘이 존경스러워 보인다~~ ㅎㅎ
예습을 해 온 덕에 알게 되었다고 한다.
정답자에게 주는 상품~
미동산에 있는 메타세콰이어 열매로 만든 머리핀이다~
시작부터 기분 좋은 선물로 우리 모두는 즐겁다.
간략한 안내후 산행전 준비운동까지 챙겨주신다
숲해설가님을 따라서 하나둘하나둘 준비운동을 한다.
손도 탈탈 털고 ~~
발목도 뱅글뱅글 돌리고~~
이렇게 이렇게~~~
은정샘이 실습샘한테 부탁하여 얻게된 동영상~~ ㅎㅎ
영상을 보니 기억이 새록새록 더 즐겁다..
드뎌 첫발을 떼고 숲으로 들어간다.
제일 먼저 울타리에 심어놓은 쥐똥나무를 보여준다.
작은 좁쌀만한 꽃을 피우고 있는 쥐똥나무를 보여주시더니 보물이 있다고 자꾸만 뒤적거린다.
대체 뭘 찾는거냐며 물었지만 대답은 않고 뒤적뒤적~
뭔지를 알아야 같이 찾을텐데...
한참을 뒤져보다 드디어 찾았다고 보여주신 그곳엔
새집이 있었다~~
정말 정교하게 잘 만들어진 새집!!
새집을 처음본 은정샘은 감탄을 감추지 못한다.
어쩜 저렇게 동그랗고 매끈하게 만들었을까하며....
나뭇가지를 헤쳐야 볼 수 있는 새집...
어떻게 이걸 찾아내셨어요? 하는 물음에..
나뭇잎이 없는 겨울에 발견했다고 한다.
새집을 가까이 보기 힘든 도시인들에겐 진귀한 경험일 것이다.
테두리에 둘러진 키가 아주 큰 나무들...
바람을 막아주고 내부의 수목들을 보호해주는 방풍림이라고 한다.
빨리 자라서 키가 커져야 제 기능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속성수를 심는다고 한다.
숲은 그저 아무렇게나 이루어지는게 아니구나 깨닫게 된다.
한정된 시간에 많은 것을 알려주려 발길을 재촉한다.
작은 공간에 정말 많은 수종이 있고 각자 나름의 생활 방식, 이름에 얽힌 이야기 등이 다양하다.
옛날 엄마들이 아기 젖을 뗄 때 젖꼭지에 발랐던 소태나무 잎사귀를 맛보여 주는데
손톱보다 작은 양이었지만 정말 쓴 맛이 났다.
맛은 쓰지만 위장을 보호하는 기능이 있다고 하니 일석이조다.
잎이 일곱개인 칠엽수,
찰피나무 씨앗은 프로펠러처럼 생긴 날개를 달고 날아간다고 한다.
멀리멀리 날아가 종족 번식을 하려는 속셈인게다.
우리가 여름에 먹는 노각과 관계가 있는건가 해서 물어본 노각나무....
전혀 상관이 없단다.
수피가 사슴뿔처럼 매끈해서 노각나무라는 이름이 붙은 것이란다. ㅎㅎ
겉과 속의 색이 달라서 다릅나무-나무 3년째부터 첫 나이테가 생긴다고 한다.
씨앗모양이 옛날 임금님 옆에 시녀가 들고 있는 부채모양을 닮았다 해서 미선나무
-세계 1종 1속이라서 우리나라에만 존재하는 귀한 나무이다.
괴산이 원산지인데 매년 4월 괴산에서는 '미선'이란 이름을 가진 사람에게 묘목을 나눠준단다~
전국의 미선들은 괴산으로 가면 귀한 나무를 얻을수 있겠다~
칠엽수 열매는 밤모양인데 말에게 먹이면 말을 기운차리게 한다고 해서 말밤이라고도 한다.
예전 괘종시계의 추로 매달려 있던 솔방울 두개, 바로 가문비나무의 열매이다.
그외에도 수피가 붉은 색인 주목, 속이 비어있는 빈도리 나무,
향이 좋은 수수꽃다리, 가지가 변해서 가시가 되는 주엽나무 등 숲과 나무에 관한 많은 이야기를 듣게되었다.
50분이라는 시간이 금새 지나가버렸고 숲해설을 재미있게 듣고 있던 우리는 아쉽기만 했다.
다음에 또 아이들과 와서 숲해설을 듣자고 다짐을 한다.
우리의 아쉬움을 알아차린듯 동그란 눈에 빵빵한 볼을 가진 다람쥐가 멋진 소나무에서 우리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한참을 부동자세로 있어서 우리도 한동안 다람쥐 구경하느라 자리를 뜨지 못했다.
우리가 다람쥐를 구경한 것일까?
다람쥐가 우리들을 구경한 것일까?
알 수 없다!!
메모까지 해가면서 알차게 숲해설을 듣고 나서 우리만의 산행이 시작된다.
산행코스를 나름대로 잡고서 길을 나선다.
일단 수목원을 가로질러 관람을 하다가 등산로로 들어서기로 한다.
나비 생태원을 지나니 단풍나무와 철쭉의 조화가 아름답다.
혜리씨와 민지샘의 조화도 만만치 않다~^^
수목원 산책길을 따라 걷다보니 메타세콰이어길이 나온다.
시원하게 쭉쭉 뻗은 나무가 보는 이의 마음마저 시원하게 해준다.
멋진 카메라 앞에 서계신 아저씨에게 단체사진을 부탁드렸다.
전문가시니 멋지게 찍어줄꺼라 확신을 하면서....ㅎㅎ
5 월의 메타세콰이어 길은 '젊음'을 떠올리게 한다.
산림환경생태관 앞에 키가 큰 오래된 소나무가 보인다.
실은 소나무를 타고 오르는 을목이 먼저 보였다.
첫 달 산행때 다른나무를 타고 오르며 옥죄는 을목이 좋지 않다고 판단해 버린 나의 글을
지적해준 몇몇 분들덕에 을목을 새롭게 바라보는 안목이 생겼다.
을목이 아니었다면 쳐다보지 않았을 오래된 소나무,
을목이 아니었다면 굳이 눈길이 가지 않았을 돌탑,
초록색 가득한 을목 덕분에 소나무도 바위색 돌탑도 생명력을 더하게 되었다.
세상엔 한없이 나쁘기만 한것도
한없이 좋기만 한것도 없다.
산행 횟수가 늘어갈수록 나의 배움도 늘어만 가는 듯하다.
그동안 미동산을 방문해도 이곳까지 올라오는 일은 거의 없었다.
그래서 우리는 산림환경생태관을 구경하고 가기로 한다.
이런....
안들어와봤으면 아쉬울 뻔했다.
숲에서 구할수 있는 재료들로 아주 멋진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었다.
어떤 재료로 만든것일까 상상하며 구경하는 재미가 있다.
습지원을 향해가는 도중 졸졸 흐르는 시냇물이 있어 내려가본다.
목적없이 내려갔는데 무언가 시선을 끈다.
뭘까????
뭘까????
올챙이가 엄청나게 많다.
개구리가 여기다 알을 낳았나보다.
왜 저렇게 모여있지 이야기를 나누다가
아직 작고 연약한 존재니까 모여서 '큰 것' 처럼 보이려는 삶의 전략이 아닐까 나름의 해석을 해본다.
믿거나 말거나지만 그럴듯 하지 않은가?
습지원으로 가는 오솔길도 아름답고 시원하다.
아까 민지샘이 선물받은 머리핀은 이 메타세콰이어 열매로 만든거라고 알려준다.
알지 못했으면 그냥 지나쳤을 재료들..
아는 만큼 보게 된다!!
이제 본격적인 산행 시작......인데
시간은 벌써 두시간이 지났다.
산길같지 않은 길이 나오니 재미도 없다고 이구동성 말한다.
흙길이 아닌 다듬어진 길이라 재미가 없다.
게다가 소나무가 많은 곳이라 송화가루가 노란 바람을 만들어 시야를 가린다.
노란 폭풍을 꿇고 오르니 재미난 구경거리가 나온다.
새집을 복습이라도 하듯 또 보게된다.
손도 없는 작은 새가 부리로만 이렇게 정교한 집을 지었다고 생각하니
대단하지 않을 수가 없다.
그리고 봄이라는 계절을 맞이해 짝짓기에 열중하고 있는 곤충들.
사람도 곤충도 봄이 되면 마음이 살랑살랑 해지나 보다~
정상에서 점심을 먹으려 했으니 길을 잘못 든 관계로 발길을 돌리는 수고를 한다.
미동산 쉼터에서 도시락을 푼다.
하루전 급 조성된 점심메뉴- 양푼비빔밥!!!
나는 양푼과 뒷마당의 쌈채소를 아침에 가방에 넣었다.
나물과 고추장, 김치, 계란후라이까지 모두모두 커다란 양푼에 쏟아붓고
나는 주걱! 은정샘은 두손으로 비벼비벼~~~~
흰 밥알보다 초록색이 더 많은 양푼비빔밥이다.
이 많은 밥을 누가 다 먹나 걱정했는데
기우였다.
너무너무 맛있다~^^
손맛이 더 해져서 였을지도 모르겠다.
배가 두둑하도록 채워넣고 올라온 미동산 정상!!
전망대에 올라 풍경을 감상하고 사진을 남긴다.
정상을 지났으니 한숨 돌리면서 산행을 한다.
하늘도 바라보고 송화가루로 인해 노란 줄무늬를 얻은 둥글레도 감상한다.
송화가루를 톡톡 털어내니 다른 잎사귀와 확연히 비교가 된다.
소나무의 종족 번식 전략은 이렇게 숲의 다른 생명체에게도 영향을 주고 있다.
정상이후 하산길 같지않은 힘든 길이 이어진다.
오르락 내리락......
것대산에 갔을 때 보았던 휘어진 나무가 미동산에도 있다.
쉬어갈 겸 앉아서 사진을 찍는다.
찍고보니 모두 동갑내기 친구들이네~ ㅎㅎ
함께 나란히 산행하는 우리들처럼
산에 핀 둥글레도 나란히 꽃을 피우고 있다.
뭐를 그리 잘못했기에 아래만 보고 있는지
짠한 마음에 고개를 들춰 바라보니
작은 연두색 별이 보인다.
앙증맞고 귀여운 별모양의 둥글레꽃.
이렇게 생겼었구나...
전체 숲의 풍경도 감상하고 작디작은 꽃들의 모습도 감상하고~
관심을 가지고 손길을 내미니 숲은 다양한 모습을 우리들에게 보여준다.
다시 이어진 오르막길에 모두의 탄식이 이어진다.
제법 더워진 날씨에 점점 지쳐가는 시점이다.
두발로 걷다가 힘들게 되니 호보법(호랑이처럼 걷는 법)이라며 은정샘이 알려준다.
네 발(?)로 걸으니 오르막길이 덜 힘들단다.. ㅎㅎ
숲해설을 들어서인지
길을 잘못 들어서 인지
우리의 이야기가 과해서인지
산행시간을 많이 초과해버렸다.
다음 산행때는 날씨가 점점 더워지니까 더 힘들겠구나~
물을 좀더 많이 싸와야 겠구나 하는 대화를 나누면서
미동산 산행을 마무리한다.
적은 인원의 산행이라 나름의 묘미가 있었던 듯 하다.
하지만 다음 산행때는 많은 분들과 함께 하고 싶다.
5월 28일 이도산행은 청남대 대통령길을 걸어봅시다~~
많은 분들과 함께요~~
첫댓글 ㅎㅎㅎㅎㅎ멋진 후기 아주아주 잘 읽었어요~
사진 한장 한장이 그날의 기억을 떠올리게 하네요
그리고 내가 직접 보지 못하는 산행때의 내모습을 이렇게 후기글에서 볼 수 있다는게 재미있는걸요!!
발로 밟고온 미동산을 손으로 한번 더 다녀온 느낌입니다~ 번거롭긴해도 후기를 남기면 더 기억에 오래 남는거 같아요~
호보법 재미있었어요~ㅎㅎ
사진으로 보니 같이 하지 못해 너무 아쉽네요.
사진도 너무 예쁘고 생생한 후기도 좋아요. Good!!
산 속의 양푼비빔밥이라... 최곱니다요~~
다음달에도 한번 더??^^
양푼비빔밥은 텃밭에 상추가 있는한 가능하지요~^^
담번엔 많은 분들 다 같이 가요~~♥
월석샘 덕분에 생전처음 숲해설도 듣고, 너무 유익했어요. 예전에는 산에 가도 나무, 풀 등에 아예 관심이 없었는데.. 전혀 몰라서 그랬나봐요. 이제 쬐끔(!) 배웠으니, 보이는게 다르네요. 저는 이번엔 특히 둥글레꽃이 인상적이었어요 ^^
저두 둥굴레꽃의 다양한 모습에 즐거웠어요~산행때마다 만나게되니 둥굴레꽃하구 친해지는 느낌이 들어요~ㅋ
산행도 하고 자연도 알고 일석이조 산행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