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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신명기1장1~18절
제목 : 방향을 돌려
신명기는 모세가 자신의 죽음 직전에 이스라엘 백성의 요단강 도하를 눈앞에 두고 ‘선포한 말씀’입니다.
물론 이 “말씀”은 하나님이 모세를 중재자로 해서 선포하시는 말씀입니다.
이것이 모세를 통해 선포된 하나님의 말씀이기 때문에 신명기는 ‘예언적 성격’를 지닙니다.
신명기는 이 말씀이 선포된 역사적 정황(즉 장소와 시기)과 배경을 독자들에게 구체적으로 알리면서 시작됩니다.
모세는 약속의 땅을 목전에 둔 이스라엘 백성에게 시내 산에서 받은 율법을 다시 선언합니다.
먼저 율법을 주신 배경을 설명하고 지난 여정을 돌아봅니다.
1. 신명기 반포의 개괄적인 역사적 배경(1~4절).
1) 신명기가 반포된 장소(1~2절)
(1) 모세가 요다 아라바 광야에서 선포한 말씀입니다(1절).
“[1] 이는 모세가 요단 저쪽 숩 맞은편의 아라바 광야 곧 바란과 도벨과 라반과 하세롯과 디사합 사이에서 이스라엘 무리에게 선포한 말씀이니라”
① 모세가 선포한 말씀입니다.
민 36:13에도 나오는 표현으로 그 문헌(文獻)의 저자 및 수신자, 주제 등을 밝히는 부분입니다.
*민36:13 “이는 여리고 맞은편 요단 가 모압 평지에서 여호와께서 모세를 통하여 이스라엘 자손에게 명령하신 계명과 규례니라”
본서에서의 '이는'(엘레)은 지나온 광야 40년의 발자취를 돌아보면서 모세가 이스라엘 세 세대에게 들려준 그의 고별 설교를 뜻하기 때문입니다.
모세의 설교는 첫 번째 (1:1~4:43), 두 번쩨(4:44~26장), 세 번째(27~31장)로 나눌 수 있습니다.
② 선포한 장소는 요단 저편 요단강 동편의 모압 평지입니다.
요단 저쪽. – 요단강 동편의 모압 평지, 곧 트랜스 요르단을 가리킵니다. 여기서 '저쪽'(other side)에 해당하는 히브리어 '에베르'는 '이쪽'(this side)을 가리킬 때도 사용되는 말입니다.
따라서 화자(話者)인 모세의 현 위치에서 볼 때 이 말은 '요단 강 이쪽'이라고 번역함이 더 타당합니다.
여하튼 '이쪽'과 '저쪽'을 막론하고 성경에서 '요단 (강) 이쪽(저쪽)에' (베에베르 하야르덴)라고 할 때는 통상 '요단 동편'(Trans Jordan)을 가리킵니다(민32:19).
숩 맞은편. - '숩'은 홍해를 가리키는 히브리어 '얌 숩'(40절)의 준말입니다. 그런데 성경에서 이 '얌 숩'이란 명칭은 주로 홍해(Red Sea, 紅海)의 수에즈 만(the Gulf of Suez)을 가리킬 때 적용되고 있으나(출 13:18;15:4), 때로 아카바 만(灣)을 가리킬 때도 적용되었습니다(민 14:25;21:4).
여기서도 '아카마 만'을 가리킵니다.
따라서 모세의 고별 설교 장소는 홍해 건너편의 평지임을 알 수 있습니다.
아라바 광야. – 본래는 요단 강 상류(헤르몬 산)로부터 갈릴리 호수, 사해 넘어 아카바 만까지 이르는 광범위한 지역을 가리키지만, 여기서는 좁은 의미로 그 남단 지대를 뜻합니다.
바란. – 이스라엘 광야 생활의 실제적인 출발점(민 12:16;13:26)으로 시내 반도 중앙의 동편에 위치한 넓은 사막 지대(왕상11:18)를 가리킵니다.(민 10:12).
도벨. – 성경의 다른 곳에는 전혀 언급이 없기 때문에 그 정확한 위치는 의문시 되지만, 학자들은 이곳을 오늘날의 투파일라(Tufailah) 혹은 엣타필레(et-Tafileh) 지역과 동일 시 합니다.
이 지역들은 사해 남동쪽 약 20-25km지점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라반 – 여리고 동편의 '엘 리벤'으로 추정됩니다.
하세롯 – 이 지명의 뜻은 '울타리' 또는 '마을'입니다.
광야 행진시 이스라엘 백성들이 기브롯 핫다아와(Kibroth-Hattaavah) 다음에 진 친 곳입니다(민 33:17).
이곳에서 미리암과 아론이 모세를 비방한 사건이 일어났습니다(민 12:1, 16).
오늘날 이곳은 시내산 북동쪽의 '아인 카드라'(Ain Khadra)와 동일 지역으로 추정되는데(W.M.F. Petrie), 아카바만(the Gulf of Aqaba)으로 가는 길목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디사합 - '황금'이란 뜻인데 아라바 동쪽, 시내 산 주변 지역으로 추정될 뿐 그 정확한 위치는 알 수 없습니다.
이스라엘 자손에게. – 가데스에서 가나안 땅을 주시겠다는 하나님의 약속을 불신하고 반항했던 출애굽 1세대는 전멸하고(민 14:26-35), 여호수아와 갈렙 및 당시 (출애굽 제2년 2월 1일, 민 1:1) 20세 이하였던 자들과 광야에서 새로 태어난 자손들로만 재구성된 가나안 입성의 주역들입니다.
(2) 시내산(호렙산)에서 세일 산을 지나 가데스까지 거리가 열 하룻 길이라고 합니다(2절)
“[2] 호렙 산에서 세일 산을 지나 가데스 바네아까지 열 하룻길이었더라”
호렙 산. – 시내 반도 최남단에 위치한 해발 2,291m의 '예벨 무사'(Jebel-Musa). 일명 '모세의 산'이라고도 하는데, 모세가 하나님께로부터 율법을 받은 시내 산과 동일 시 됩니다(출 3:1).
세일 산을 지나. – 정확한 뜻은 '세일 산을 지나는 길을 따라'(공동번역)입니다.
한편 세일 산(Mt. Seir)은 사해 남쪽, 에돔의 산악 지대에 길게 자리잡고 있는 일군(一群)의 산맥입니다.
가데스 바네아. – 일명 '가데스'라고도 하는데 원래 명칭은 '엔미스밧'(창 14:7)입니다.
'가데스'(Kadesh)란 명칭은 고대의 성읍들 중 성전이 있는 지역에 흔히 붙여진 명칭입니다. 따라서 이러한 명칭은 곳곳에서 발견됩니다.
그러므로 출애굽 여정 중 주요 사건이 일어난 '가데스'를 특별히 구별짓기 위해 '가데스'란 명칭 뒤에 '바네아'(Barnea)란 말을 덧붙인 것 같습니다.
한편 이곳은 신(zin)광야에 위치한 오아시스 지역으로서(민 27:14), 출애굽 중 모세가 제 1차 정탐꾼을 파견한 곳이자(민 13:26), 또한 반석을 쳐서 물을 낸 곳입니다(민 20:1-13).
열 하룻길이었더라. – 여자와 어린이 몇 가축까지 딸린 사실을 감안하여 하룻길을 약 24km(약 60리)로 잡을 때, 호렙 산(시내 산)으로부터 광야를 통과하여 약속의 땅 가나안의 남쪽 경계선인 가데스 바네아까지 통상 걸리는 여행길입니다.
그러나 여기서 이 말은 그러한 단편적인 사실만을 가르쳐 주려는 구절이 결코 아닙니다.
오히려 백성들이 하나님께 순종하였으면 11일 만에 도착하였을 거리를 불순종한 결과 40년이나 소요했음을 상기시킴으로써 하나님께 불순종하는 것이 얼마나 무서운 죄악인지를 실증적으로 똑똑히 일깨워 주려는 데 본절의 의의가 있습니다.
2) 신명기가 반포된 날짜(3~4절)
(1) 출애굽한 해를 원년으로 제40년 11월 1일로 모세의 죽음 직전입니다(3절).
“[3] 마흔째 해 열한째 달 그 달 첫째 날에 모세가 이스라엘 자손에게 여호와께서 그들을 위하여 자기에게 주신 명령을 다 알렸으나”
마흔째 해 열한째 달. – 모세는 80세 되던 해에 출애굽 원년을 맞이했고(출7:7;행7:23, 30), 120세에 운명하였으니(34:7), 이때(출애굽 40년 11월 1일)는 이스라엘의 40년간 광야 유랑 생활이 마감될 무렵인 동시에 모세의 죽음이 임박한 때였음을 알 수 있습니다.
여호와께서 그들을 위하여 자기에게 주신 명령을 다 알렸으나. – 모세의 고별 설교로 구성된 본서는 과거에 이스라엘에게 주어졌던 하나님의 모든 율법과 계명을 재해석, 재정리하여 가나안 입성의 세 세대에게 전달한 것입니다.
이처럼 지루할 정도로 하나님의 율법과 법도들이 거듭거듭 선포되어진 것은 그것들을 이스라엘 백성들의 심령 속에 깊이 새기기 위함이었으며, 그리하여 그 말씀을 통해 생명의 삶을 길이 누리도록 하기 위함이었습니다.
(2) 그 때는 모세가 아모리 왕 시혼과 바산 왕 옥을 쳐죽인 후입니다(4절)
“[4] 그 때는 모세가 헤스본에 거주하는 아모리 왕 시혼을 쳐죽이고 에드레이에서 아스다롯에 거주하는 바산 왕 옥을 쳐죽인 후라”
헤스본 – 아모리 남 왕국의 수도로서 요단 동편 약 29km 지점에 위치하고 있습니다.(민 21:26).
아모리 왕 시혼...바산 왕 옥. – 이 두 왕은 이스라엘의 가나안 진군을 방해하다 패망한 자들입니다(민 21:21-35).
그런데 모세가 설교를 시작하기에 앞서 새삼 이들의 패망사건을 언급하고 있는 까닭은 가나안 입성을 목전에 둔 백성들에게 하나님의 언약의 신실성을 강조하기 위함이었습니다.
즉 아브라함과 이삭과 야곱에게 세운 언약(창 13:14-17;26:3;28:10-15)을 기억하사, 이스라엘을 약속의 땅으로 인도하고 계시는 하나님의 역사(출 2:24, 25) 앞에서도 그 어떤 강력한 적대 세력도 꺽이 울 수 밖에 없음을 시사하기 위함이었습니다.
에드레이에서 아스다롯에 거주하는 – 당시 바산 왕국의 수도가 에드레이와 아스다롯, 두 곳이었다는 점에 근거(수 13:12), 공동 번역은 이를 '아스다롯과 에드레이에 사는'으로 번역하였습니다.
그러나 민 21:33에 의하면 이 말은 때마침 아스다롯(Ashtaroth)에 거하고 있던 바산왕을 에드레이(Edrei)에서 격파하였다는 뜻임을 분명히 알 수 있습니다.
2. 여정의 시작(5~8절)
1) 모세가 율법을 설명하기 시작하였습니다(5절).
“[5] 모세가 요단 저쪽 모압 땅에서 이 율법을 설명하기 시작하였더라 일렀으되”
요단 저편 모압 땅. – 1절에서 다소 산만하게 설명하였던 위치를 한 마디로 요약하여 언급한 것입니다.
민 22:1에 의하면, 이곳은 여리고 맞은편의 모압 평지 입니다.(민33:1-49).
한편 오늘날 이곳은 '크락'(Kerak)지역으로 추정됩니다.
이 율법 – 본서 5:1 이후부터 나오는 직접적인 계명과 규례만이 아니라, 1:6 이후부터 언급되고 있는 하나님의 모든 말씀을 뜻합니다.
설명하기(바아르). - 원뜻은 '깊이 파다'란 의미입니다.
여기서는 자세하게 해설하거나 강해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따라서 모세는 전혀 새로운 율법을 반포한 것이 아니라, 이미 출애굽기, 레위기, 민수기 등에서 주어졌던 하나님의 율법을 종합 정리하여 백성들에게 새롭게 풀이해 줌으로써, 그들이 하나님의 뜻을 이해하고 그 뜻에 순종하도록 계도(啓導)하였음을 알 수 있습니다.
한편 이러한 율법의 재해석 및 정리가 필요했던 것은 지금 모세의 설교를 듣고 있는 자들은 출애굽 제 2세대들로서 새롭게 구성된 백성들이기 때문입니다.
즉 시내 산 율법 수여 사건을 직접 체험한 세대는 가데스 바네아의 거역 사건으로 말미암아 광야에서 멸절당하고(민 14:26-35), 실제로 가나안 땅에 들어가 하나님의 말씀을 구현시킬 자들은 당시 율법을 이해하지 못할 나이였거나, 혹은 태어나지도 않았었기 때문에 모세는 자신의 죽음 직전, 이들에게 반드시 율법을 다시 선포할 필요가 있었던 것입니다(Grotius).
2) 모세의 직접적인 연설이 인용됩니다(6~8절)
(1) 모세는 역사적 회상과 더불어 연설을 시작합니다(6절)
“[6] 우리 하나님 여호와께서 호렙 산에서 우리에게 말씀하여 이르시기를 너희가 이 산에 거주한 지 오래니”
하나님 여호와. – 하나님의 절대성 및 권능을 강조하는 명칭인 '엘로힘'<창1:1>과 언약과 구속의 하나님을 강조하는 명칭인 '여호와'<출3:15;6:2,3>가 합쳐진 말입니다.
모세가 여기서 이러한 칭호를 사용한 것은 과거 이스라엘 구 세대에게 주어졌던 하나님의 율법이 지금 자신의 설교를 듣고 있는 새세대에게도 여전히 유효하다는 사실을 깨우쳐 주기 위함이었습니다.
호렙 산. – 이곳은 출애굽한 이스라엘 백성들이 하나님과 공식 계약을 맺음으로써 신정 국가(神政國家)로서 출범한 곳입니다(출 19:3-24:18).
즉 하나님께서 친히 강림하사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신정 국가의 헌법격인 십계명과, 각종 법규격인 기타 율례들을 계시하신 곳입니다.
이런 의미에서 이곳은 '하나님의 산'이란 명칭을 갖게 되었습니다.
이 산에 거한지 오래니. – 출애굽한 이스라엘이 호렙 산에 도착, 다시금 가나안 여정의 길을 떠나기까지인 그해 3월부터(출 19:1) 그 다음해 2월 20일까지(민 10:11) 약1년간 그곳에 머문 사실을 가리킵니다.
이 기간 동안 이스라엘은 이곳 호렙(Horeb) 산에서 하나님께로부터 십계명과 각종 규례와 성막 제도 및 제사 제도에 관한 지시(출20-23, 25-30장)를 받았고, 아울러 성막 계시에 따라 성막을 건축하였습니다(출 36-40장).
(2) 방향을 돌려 행진하여 큰 강 유브라데까지 가라 합니다(7절)
“[7] 방향을 돌려 행진하여 아모리 족속의 산지로 가고 그 근방 곳곳으로 가고 아라바와 산지와 평지와 네겝과 해변과 가나안 족속의 땅과 레바논과 큰 강 유브라데까지 가라”
방향을 돌려 진행하여. – 직역하면 '이제 길을 떠나 행군을 계속하라'(공동 번역)는 뜻입니다.
아모리 족속의 산지. – 훗날 유다와 에브라임 지파의 영토가 된 요단 강 서편의 산악 지대를 가리킵니다(수 15:48-60;16:1-10).
한편 아모리 족속은 함의 아들인 가나안의 후예(창 10:15, 16)로서, 요단 강 동편 뿐 아니라 서편의 산악 지대에도 흩어져 살았는데<3:1> 가나안 땅의 여러 족속 중 가장 강력한 집단을 형성하고 있었으므로, 아모리 족속은 곧 가나안 진 족속을 대표하는 자들로 종종 사용되었습니다.
아라바의...큰 강 유브라데까지. – 일찍이 하나님께서 아브라함에게 그의 후손 이스라엘 백성에게 주시겠다고 약속하신 가나안 땅의 개략적인 전체 지경(地境)입니다<창15-18-21;민 34:1-12>. (민 34:1-29).
해변. – 가나안 땅의 서편 경계가 되는 지중해 연안의 좁고 길다란 땅을 의미합니다. 사론(Sharon) 평야가 이에 속합니다.
레바논. – 팔레스틴 북방 경계가 되는 유명한 산지인데 정상에는 일년 내내 눈이 덮여 있습니다.
'하얀 산'이란 뜻의 '레바논'도 바로 이러한 사실에서 연유된 명칭입니다.
한편 그곳에서 나는 백향목은 솔로몬 성전 건축(왕상 5:6-12)에 사용될 정도로 향기와 재질이 뛰어납니다.
유브라데. – 가나안 땅의 동편 경계가 되는 큰 강입니다.
에덴 동산 (창2:10-14)과 터어키의 아르메니아 계곡에서 발원하여 페르시아 만으로 흘러 들어가는 총 길이 2,850km의 동양 최대 강입니다.
이 강은 그 유명도로 인해 성경에서는 단지 '하수'란 말로 나타나고 있습니다(출23:31;사8:7;렘2:18).
(3) 약속한 땅이 너희 앞에 있으니 그 땅을 찾이하라고 합니다(8절)
“[8] 내가 너희의 조상 아브라함과 이삭과 야곱에게 맹세하여 그들과 그들의 후손에게 주리라 한 땅이 너희 앞에 있으니 들어가서 그 땅을 차지할지니라”
여호와께서...아브라함과 이삭과 야곱에게 맹세하사. – 여기서 아브라함과 이삭과 야곱은 선민(選民) 이스라엘을 대표하여 삼위일체(三位一體)되신 여호와 하나님과 언약을 맺은 이스라엘의 3대 족장들입니다.
그러므로 이 사실에 근거하여 이스라엘은 여호와께 긍휼과 도움을 호소했으며(출 32:13;신 9:27;왕상 18:36;대상 29:18), 또한 하나님 역시 이 사실에 근거하여 이스라엘 백성에게 당신의 은총과 보호 및 신실하심을 나타내었습니다(레 26:42;신 9:5;왕하 13:23).
주리라 하신 땅이 너희 앞에 있으니 그 땅을 차지할지니라. '가서 정복하라' 또는 '쟁취하라' 하지 않고, '얻으라'(possess)한 것은 '그 땅은 이미 너희에게 주어진 것이니 이제 가서 너희의 소유로 삼아 이용하라'는 의미입니다.
이처럼 하나님의 언약은 구체적으로 실현될 때가 필요할 뿐, 그 언약 자체 내에 이미 성취를 전제하고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오늘날 성도들에게도 하늘 가나안 곧 천국은 이미 약속으로 주어졌으며(마 5:10). 다만 그리스도 재림 때라는 구체적인 성취 시기만이 남아 있을 뿐입니다(요 14:1-3).
3. 지도자 선출(9~18절)
1) 체제 정비와 지도자들의 임명(9~15절)
(1) 모세는 그 때에 “홀로 너희의 짐을 질 수 없다”고 말합니다(9절).
“[9] ○그 때에 내가 너희에게 말하여 이르기를 나는 홀로 너희의 짐을 질 수 없도다”
그 때에. – 호렙 산을 떠나 다시금 광야 유랑길로 나선 때(민 10:11, 12)가 아니라, 여전히 호렙 산 앞에 진치고 있던 때입니다(출 18:5).
그러므로 여기서 '그 때에'(바에트 하히우)는 연대기적 서술에 의한 때(time)가 아니라, 어느 사건의 기억의 때를 의미합니다(Keil).
내가 너희에게 말하여 이르기를. – 이 말은 평행 구절인 출 18:13-27과는 일견 모순되는 듯한 절입니다.
왜냐하면 그곳에는 이스라엘 행정제도의 주창가가 모세의 장인 이드로(Jethro)인 것으로 언급되어 있는데, 여기서는 모세인 것으로 나와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난점은 본문이 출애굽기와는 각도를 달리한 설명으로, 곧 이드로의 제의를 받아들인 모세가 이를 시행하시기에 앞서 백성들의 동의를 구한 장면(14절)을 기록한 것으로 이해하면 쉽게 해결됩니다.
홀로 너희의 짐을 질 수 없도다. – 당시(출애굽 제 1년 3월 경) 모세는 사건의 대소(大小)를 막론하고 모든 이스라엘 백성들의 소송 문제를 거의 혼자 처리하고 있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출 18:13-18 부분의 주석을 참조하라.
(2) 이스라엘 백성은 하나님의 축복으로 번성하여 졌기 때문입니다(10절)
“[10] 너희의 하나님 여호와께서 너희를 번성하게 하셨으므로 너희가 오늘날 하늘의 별 같이 많거니와”
하늘의 별같이 많거니와 – 일찍이 하나님께서 아브라함에게 주신 언약(창13:16;15:5)의 성취입니다.
요셉의 초청으로 애굽에 내려간 야곱 일행은 고작 70명에 불과하였는데(창 46:27), 출애굽할 때의 수는 성인 남자의 수만 60만 가량(출12:37)이었으니, 별같이 많게 되었다는 표현은 전혀 어색하지가 않습니다.
혹자는 사람이 하늘의 별을 셀 수 있는 숫자가 고작 3,000여개 정도 밖에 되지 않으므로, 이 표현은 고대인의 개념상 오히려 부족한 감이 없지 않다고 합니다(Pulpit Commentary).
그러나 이 표현은 '바닷가의 모래'라는 표현과 같이(창 22:17;32:12), 셀 수 없을 정도의 많은 수를 문학적으로 표현한 것이라 하겠습니다.
(3) 현재보다 천 배나 많게 하셨습니다(11절)
“[11] 너희 조상의 하나님 여호와께서 너희를 현재보다 천 배나 많게 하시며 너희에게 허락하신 것과 같이 너희에게 복 주시기를 원하노라”
현재보다 천 배나 많게. – 지도자로서 자신의 능력이 따르지 못하는 것을 염려하면서도(12절), 자신이 책임져야 할 짐이 늘어나는 것은 전혀 개의치 않은 채 도리어 백성의 흥왕(興王)을 소원하는 모습입니다.
허락하신 것과 같이. - '허락하다'에 해당하는 원어 '다바르'는 '선언하다', '약속하다', '말하다'는 뜻입니다.
그러므로 공동번역이나 KJV, RSV 등은 '그가 약속하신 대로'(as he hath promised)로 번역하고 있습니다.
(4) 그런즉 홀로 어찌 일을 담당할 수 있겠느냐고 말합니다(12절).
“[12] 그런즉 나 홀로 어찌 능히 너희의 괴로운 일과 너희의 힘겨운 일과 너희의 다투는 일을 담당할 수 있으랴”
괴로운 일(토라흐) - '타라흐'(과도하게 싣다)에서 파생된 말로, 곧 무겁게 누르는 '고역'이나 그로 인해 '지친 상태' 또는 '낙망한 심리(心理) 상태'(욥 17: 11)를 의미합니다.
다투는 일. – 원어 '리브'는 '루브'(논쟁 하다)에서 유래한 말로, 사소한 말다툼 뿐 아니라 법정 소송까지 뜻합니다(출 23:2;사 1:23).
(5) 지혜와 지식 있는 자를 택하여 수령으로 삼으라 하십니다(13절)
“[13] 너희의 각 지파에서 지혜와 지식이 있는 인정 받는 자들을 택하라 내가 그들을 세워 너희 수령을 삼으리라 한즉”
지혜. – 원어 '하캄'은 생득적(生得的)인 영특함을 뜻하는 말이 아니라, 하나님을 온전히 경외하는 신앙심과 도덕적으로 선한 성품을 의미합니다.
지식. – 원뜻은 '인지하다'(빈)로 인간 지성에 근거한 이해력, 분별력, 통찰력 등의 종합적 사고력을 의미합니다.
인정 받는 자. - 이는 거짓이 없는 진실된 언행으로 널리 사람들에게 인정받는 자를 가리킵니다.
택하라. – 출 18:21에서는 모세를 보필하여 백성들의 여러 문제를 판결해 줄 수 있는 자에 대한 그 택함의 3대 조건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즉 그것은 ① 하나님을 경외하는 자,
② 거짓됨이 없는 진실한 자,
③ 재물에 청렴 결백한 자입니다.(출 18:21).
너희 수령을 삼으리라 – 여기서 '수령'(로쉬)으로 번역된 말은 출 18:25에서는 '두목'이란 말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그리고 보다 구체적으로는 천부장과 백부장과 오십부장과 십부장으로 나타납니다. 따라서 이러한 행정 체계는 평상시에는 재판관으로서의 역할을 감당하다가, 전시(戰時)에는 군사 우두머리로서의 역할을 감당하는 준 군사 조직 체계로 구성된 것임을 알 수 있습니다.
(6) 백성들의 전적인 동의로 이루어 졌습니다14절)
“[14] 너희가 내게 대답하여 이르기를 당신의 말씀대로 하는 것이 좋다 하기에”
좋다 하기에 – 이스라엘의 행정 체제 정비는 이드로의 현명한 충언, 모세의 과감한 결단, 백성들의 전적 동의가 어우러져 이루어졌음을 알 수 있습니다. 특별히 백성들의 문제를 직접 다룰 판관 제도를 세움에 있어서 모세가 백성들의 뜻을 물어 시행한 것은 백성을 다스리되 독단적으로 하지 않고 그들의 협조를 얻어 행한 모범적인 통치 자세입니다.
물론 다수의 뜻이 항상 선하거나 옳은 것은 아니지만, 대개는 백성의 뜻이 곧 하늘의 뜻과 일치되는 것임을 기억할 때 이러한 모세의 자세는 비단 위정자(爲政者)뿐 아니라 목회자도 본받아야 할 점입니다.
(7) 각 지파를 따라 천부장과 백부장과 오십부장과 십부장과 조장을 삼습니다(15절).
“[15] 내가 너희 지파의 수령으로 지혜가 있고 인정 받는 자들을 취하여 너희의 수령을 삼되 곧 각 지파를 따라 천부장과 백부장과 오십부장과 십부장과 조장을 삼고”
2) 지도자들의 재판 임무와 원칙(16~18절)
(1) 송사를 들을 때에 쌍방 간에 공정히 판결할 것(16절)
“[16] 내가 그 때에 너희의 재판장들에게 명하여 이르기를 너희가 너희의 형제 중에서 송사를 들을 때에 쌍방간에 공정히 판결할 것이며 그들 중에 있는 타국인에게도 그리 할 것이라”
여기에 나타난 재판의 기본 판결 원리는 인도주의적 평등 정신과 신본주의적 공의 사상입니다.
고대 사회의 법들이 대개 빈부의 차이나 신분의 귀천, 자국인(自國人)과 타국인의 구별에 따라 현저히 차등 적용되었던 점에 비추어 볼 때 실로 여기에서 모세 율법의 탁월성과 고귀성이 단적으로 드러냅니다<레 19:9-18 강해, 모세 율법의 독특성>.
쌍방간에 공정히. – 재판의 제 1원리는 '공정성'(公正性)입니다.
따라서 어떠한 이유로든지 간에 이 공정성의 원리가 무너질 때 그 판결은 왜곡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하나님께서는 부사와 권력자라고 하여 그들을 두둔하는 것은 물론, 가난하고 비천하다고하여 그들을 두호(斗護)하는 것 역시 엄격히 금지시키셨습니다(레 19:15).
재판은 오직 하나님의 공의(公義)의 성품을 따라 공정하게 시행되어져야 했습니다.
이러한 재판 율례에 대한 보다 자세한 내용은 출 23:1-9 부분의 주석을 참조.
(2) 재판은 하나님께 속한 것이므로 하나님의 공의로 판단 할것(17절).
“[17] 재판은 하나님께 속한 것인즉 너희는 재판할 때에 외모를 보지 말고 귀천을 차별 없이 듣고 사람의 낯을 두려워하지 말 것이며 스스로 결단하기 어려운 일이 있거든 내게로 돌리라 내가 들으리라 하였고”
재판은 하나님께 속한 것. – 모든 일에 있어서 최종 판결 자 되시는 하나님의 주권(렘 32:27)을 시사하는 말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근본 의미는 율법 자체가 하나님의 의로우심과 신실하심에 근거하고 있으므로, 그 율법을 다루는 재판관 역시 모든 일을 공정하게 판결해야 한다는 것입니다(출 23:6-9).
스스로 결단하기 어려운 일. – 인간적인 정황만으로는 섣불리 판결할 수 없고, 하나님의 뜻을 물어 처리해야 할 신중하고도 중대한 성격의 소송건을 의미합니다(출 18:26).
(3) 하나님의 명령을 들으라(18절)
“[18] 내가 너희의 행할 모든 일을 그 때에 너희에게 다 명령하였느니라”
백성의 대표자이자 중재자인 모세 자신이 직접 하나님께 물어 최종 판결하겠다는 뜻입니다(출32:30-35).
말씀을 맺겠습니다.
호렙 산에서 ‘11일’면 갈 수 있는 약속의 땅까지 ‘40년’이나 걸렸습니다.
하나님의 무능이나 변덕이 아니라 이스라엘의 불신과 불순종 때문입니다.
하나님을 불신하고 말씀을 외면할 때 ‘방황의 시간’은 길어지고, ‘약속의 땅’은 더 멀어질 것입니다.
길이 멀다고 불평하기 전에 첩경을 허락할 수 없는 불신앙은 없는지 돌아봐야 합니다.
가나안 땅에 들어가기 전에 이미 이스라엘 백성은 아모리 왕과 바산 왕을 물리치고 그들의 땅을 차지하는 승리를 경험했습니다.
그런데 모세는 승리의 경험에 들떴을 이들에게 40년 전에 시내 산에서 전해준 언약의 말씀을 다시 선포합니다.
체험은 가장 되기 쉽고 잊히기 쉽습니다.
변함이 없는 말씀을 의지해 나갈 때 광야보다 더 광야 같은 가나안에서 진정한 승리를 누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애굽을 나온 이스라엘 백성에게 호렙 산에서 머무르지 말고 가나안 땅을 차지하기 위해 나아가라고 명하셨습니다.
우리에게 주신 사명을 향해 우리는 나가야 합니다.
‘홀로’직무와 책임의 중한 심을 져야 했던 모세는 백성에게 그가 갖고 있는 어려움을 토로하며 문제 해결을 위해 함께 의논합니다.
혼자가 아니라 같이 함께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함께 하되 같은 말, 같은 마음, 같은 뜻으로 온전히 하나 되는 것이 중요합니다.
약속의 땅을 얻는 데 필요한 것은 믿음이고, 그 것은 말씀을 순종을 의미합니다.
오늘 믿음으로 말씀을 순종하므로 복을 받으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복합니다.
하나님은 어떤 분입니까?
1) ‘우리’(6절)와 ‘너희’(10절)와 ‘너희 조상’(11절)의 하나님이십니다.
하나님은 세상을 초월하여 계시지않고, 역사의 현장에서 언약을 맺은 사람들과 함께하십니다.
‘백성을 위해’(3절)‘백성에게’(6절) 말씀하시며, 복을 주시고 정의롭게 다스리십니다.
나는 말씀하시는 하나님의 숨결을 매일 느낍니까?
세상을 조화롭게 다스리시는 주님의 손길을 날마다 경험합니까?
2) 하나님의 산에 오래 머물며 하나님과의 관계를 굳게 맺은 백성에게 삶의 자리를 향해 출발하라고 하십니다.
철저하게 은혜의 선물이지만, 순종하여 들어가야 하고 믿음으로 싸워야만 얻을 수 있는 땅입니다.
우리도 하나님의 산에만 머물지 말고, 주리라 약속하시고, 차치하라고 명령하신 땅으로 “방향을 돌려”나아갑시다.
나와 우리 공동체에 주신 ‘그 땅’은 어디입니까?
나(우리)에게 주시는 교훈은 무엇입니까?
1) 모세는 자신이 말이 아니라 하나님께 ‘받은 말씀’을 전합니다(1,3,5절).
자기말로 자신을 높이지 않고, 하나님의 말씀을 전해 ‘하나님이 어떤 분인지’알게 합니다(10,11절).
그리고 옛 역사를 회고하며, 삶의 승리와(4절) 실패(2,3절)가 전적으로 말씀을 순종하는 데 달려 있음을 깨닫게 합니다.
전하는 자 못지않게 듣는 자도 선포된 말씀을 사람의 말이 아닌 하나님의 말씀으로 들어야 합니다.
또 말씀을 들을 때 전하는 사람을 평가할 것이 아니라 하나님을 알아가야 합니다.
2) 모세는 능력 있고 인정받는 사람들을 지도자로 세웁니다(9~18절).
정직하지만 무능력해서 바른 판단을 할 수 없는 사람, 반대로 능력은 있지만 사람들의 신뢰를 얻지 못한 사람은 지도자가 될 수 없습니다.
지도자는 하나님의 대리인으로서 사람의 낯을 두려워하지 않고, 신분과 빈부와 출산에 따라 차별하지 않고, 공평하고 바르게 판결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우리 사회와 공동체에 정직하고 능력을 갖춘 지도자들을 주시도록 기도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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