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맹교회(김동기 목사)
탐방취재/구성조 장로(선목교회)
Prologue
기자는 4월 9일 한맹교회를 찾아 남산 자락을 따라 올랐다. 봄꽃의 향기를 맡으며 오르는데 계단도 참 많았다.
혼자 말로 “이 곳에 한맹교인들은 어떻게 올라오나”하면서 올라 도착하니 찬양소리가 성전 밖으로 나온다. 마침 수요예배 중이었다.
세상의 빛은 볼 수 없으나 하나님의 빛을 보는 그들 앞에 기자는 낮아지기 시작했다.
찬양대는 지휘자가 없는데도 화음을 잘 도 낸다. 반주자도 악보 없이 반주한다. 앉은 자리에는 굉장히 두터운 찬송가가 비치되어있다.
예배 후에는 안내자 없이도 2층 식당으로 잘도 찾아간다. 공간 지각능력과 기억력이 정안인의 25배나 된단다.
기자도 식사를 함께 나누고 김동기 목사님과 목양실에서 궁금한 질문을 해 보았다.
Q1. 목사님께서는 정안이신데 어떻게 한맹교회에 부임 하시게 되셨나요?
(* 정안 : 앞을 볼 수 있는 사람)
제가 강남노회 세진교회에서 이양수 목사와 함께 협동목회를 하겠다고 2012년 1월에 전임전도사로서 사역을 하는 중이었습니다.
청년들을 양육하며 청년부를 세워 나가던 중, 한국맹인교회 청년부 담당 전도사님이 오셔서 여름 수련회를 함께 하자는 제의를 해
오셨습니다.
사연은 이렇습니다.
세진교회 이양수 목사가 전도사 시절 한맹교회에서 사역한 적이 있어 그 인연으로 연합 수련회를 제의했던 것입니다.
당황스러웠지만, 한맹교회에서 그렇게 요청하는 터라 수락하고 두렵고 떨리는 마음으로 여름 수련회를 함께 하게 되었습니다.
수련회 준비 기간 동안 연합 예배도 드리고 여러 가지 일을 하던 중, 한맹교회 전임 전도사님이셨던 이혜옥 전도사님이 한맹교회에는 아직 담임목사님이 안계시니, 전도사님이 오시면 참 좋겠다고 농담 섞인 말씀을 하셨는데 저는 절대 아니라고 했습니다.
그러나 마음 한 구석에 많은 부담이 있었고, 하나님의 음성처럼 들렸지만, 그럼에도 저는 계속 거부를 하고 있었습니다.
급기야 한맹교회 당회에서 저에게 설교 요청이 들어왔고, 청빙 조건이 아니라는 명목으로 몇 번 가서 설교했습니다.
설교한 것이 성도들과 당회원들의 마음에 들었는지 계속 청빙 요구가 있었습니다. 저는 맹인 사역이라든가 장애인 사역에 대한 비전도 없었고, 열정도 없었기에 2~3차례에 걸쳐서 고사했지만, 마음속에서는 많은 부담이 계속 남아있었습니다.
기도하고, 기도하고, 또 기도하고, 기도하던 중 ‘부름 받아 나선 이 몸’이라는 찬송가가 뇌리에서 떠나지 않았습니다. 계속 머리에서 맴돌았고 어디든지 가겠다던 초심이 목회자로서 이 순간 너무나 부끄러워 마음으로는 동의하지 않지만, 순종하는 마음으로
2013년 1월 27일에 부임하게 되었습니다. 부임 하는 날, 부담스러웠던 마음이 너무나 편안하여 하나님의 뜻이구나 하는 생각에
미련한 저의 모습이 한맹교회 성도들 앞에 부끄럽기 짝이 없었습니다.
Q2. 하나님이 이끄시는 데로 오셨군요. 하나님께 이끄시는 데로 움직이시면 문제가 없으리라 믿습니다.
목사님의 목회 철학과 꿈꾸는 교회 상은 무엇인지요?
정안인이 아니기 때문에 교육하는 것이 쉽지 않으실 텐데 양육과 성숙에 많은 시간을 드리는 특별한 이유가 있는지요?
저는 고등학교에서 학생들에게 국어를 가르치는 교사였습니다.
고등학교 교사를 그만두고 강남의 학원에서 언어. 논술 강사를 하던 중에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아 늦게 신학의 길로 들어서
2012년 11월 6일에 안수를 받았습니다. 돌이켜보면 너무나도 감사하게도 전도사 때 청빙을 받아, 부목사 시절 없이 바로 담임목회를 하게 되어서 목회철학이나, 목회가 무엇인지 모르는 목사 초년생이고, 목회도 초보였습니다.
하나님께 기도하기를 “제가 무엇을 할 수 있습니까?” 묻게 되었고, 하나님의 응답은 ‘네가 잘 하는 것을 열심히 하라’였습니다.
그래서 저는 가르치는 것을 좋아하고, 즐겨했습니다. 그래서인지 학원 강사 시절에는 ‘인기(?) 있는’ 강사이기도 하여서
‘설교’ 와 ‘양육’에 집중하는 목회를 오자마자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모든 성도는 ‘만인의 제사장’이기에 목사만이 말씀에 능한 자가 아니고, 성도들을 말씀에 능하고 말씀을 맡은 자로 세워 나가는 것이 양육이고, 그렇게 온전한 그리스도인들로 만드는 목회를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성숙한 그리스도인을 만들어 ‘하나님 나라’를 증언하는 한 사람, 한 사람으로 세워 나가는 훈련에 집중하였습니다.
저는 이 양육이 코스웍이 아니라, 앞으로 3년에서 7년까지 세워 나가야 한다고 봅니다. 그래서 1년 넘게 양육 했지만,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양육을 할 것입니다. 교재는 자체 교재를 만들어서 오직 성경을 텍스트로 한 양육을 진행 중에 있습니다.
저는 화요일부터 주일까지 총 7회의 양육 팀을 이끌고 있으며, 구역관리도 예배가 아니라 양육으로 체제를 완전히 전환했습니다.
지금 양육 받은 사람이 후에 또한 피 양육자를 양육해야하기에 성도들에게는 책임감 있는 교육 자세를 늘 요구했습니다.
저를 청빙하는데 매개역할을 했던 한맹교회 전임 전도사이신 이혜옥 전도사님이 현재 중도실명자들을 대상으로 30명 넘게 양육을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지속적으로 전도사님도 저에게 양육을 계속 받고 있는 상태입니다.
당회원들도 저를 잘 따라 주셔서 양육에 열심히 임하시고 계심에 대해 너무나 감사합니다.
저희 한맹교회는 출석이 200여명 조금 넘는데, 양육을 받는 사람은 청년들까지 합하여 100여명 가까이 되고 있습니다.
이들이 담임목사의 말에 늘 순종해 주셔서 너무나 감사하고 재미있는 목회를 하고 있습니다. 한맹교회의 모토는 ‘행복한 교회,
자랑스러운 성도’입니다. 지금, 장로님들도 그렇고 많은 성도들이 교회에 오면 행복하고 은혜롭다고 하시니 목회자인 저로서는
하나님께 늘 감사할 따름입니다. 또한 지금도 아버지처럼 이끌어주시는 유의웅 목사님, 같은 중부시찰이면서 사랑으로 저를
보살펴 주시는 한양교회 최루톤 목사님, 신대원 다닐 때 은사님이신 남대문 교회 손윤탁 목사님 등이 늘 제 목회에 위대한 스승이고, 멘토이십니다. 중부시찰에는 젊은 목사님들이 많이 계심으로 인해 목회와 선한 동역으로 많은 위로와 은혜가 되고 있습니다.
그러한 열정과 은혜를 하나님이 함께 해주셔서 처음 부임 했을 때, 144명 출석에서 지금은 220여명 정도 출석하고 있습니다.
이 또한 하나님의 능력이요 놀라운 도우심이라고 생각합니다.
Q3. 목사님께서 저에게 카톡으로 매일 5분 메시지를 보내주고 계시던데 교회 모든 성도들에게도 카톡으로 메시지를 전하시겠군요?
최근에는 ‘카톡 새벽기도’ ‘카톡 양육반’을 운영 중에 있습니다. 이젠 스마트한 시대인지라, 저희가 온라인 선교부가 있어서,
시각장애인 전용 홈페이지인 ‘넓은 마을’에 매주 설교가 올라가고 있고, 정안인 들을 위해 유튜브에 ‘한맹교회’치면, 담임목사가 하는 수, 금, 주일 예배 설교가 매주 올라가고 있습니다. 앞에서 언급한 것처럼, 최근에는 카톡에 5분 음성이 되어서 새벽예배 설교를
5분으로 정리해서 매일 성도님들에게 보내드리고 있습니다. 그래서 최근 성도님들이 스마트 폰으로 교체하고 있습니다.
5분 카톡 메시지가 젊은 청년들과 성도님들에게 많은 인기가 있습니다.
현재는 시각장애인 기독교 라디오 방송국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전파설교를 통해30만 시각 장애우들의 복음 선교에 일익을 담당하고자 합니다.
Q4. 아멘! 열정이 있으신 목사님께서 부임하시니
1년이 막 지난 지금 거의 100%가까운 성장을 하고 계시는군요.
맹인성도님들께서 평지도 아닌 이곳까지 오시기에 불편하실 것 같은데 ‘왜 하나님은 여기 남산자락에 교회를 세워주셨나...’하면서
보니까 본당 입구에 건축예정 투시도가 있던데...성전건축 계획이 있나봅니다. 완공은 언제쯤 되는지요?
제가 부임하기 전, 존경하는 유의웅 목사님께서 맹인들의 불편함을 아시고, 특별히 새로운 성전에 대한 비전을 품고, 건축을
작정하셔서 이미 성전 건축을 위한 기도와 헌금을 작정한 상태였습니다.
저는 목회 초년생이라, 아직 건축에 마음을 두지 않고, 성도들을 열심히 세우고 건축은 몇 년 후에나 하자라는 마음이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이 계속 유의웅 목사님을 통해 일하게 하시어, 결국 명성교회 김삼환 목사님의 결단과 유의웅 목사님의 기도로
올 7월부터 건축을 하게 되었습니다. 저희 한맹교회가 미미하지만 조금 보탰고, 나머지는 명성교회에서 지원하기로 하였습니다.
생각지도 못했던 성전건축의 은혜를 통해 한맹교회와 시각장애인의 세계, 그리고 지역 사회 복음전도와 선교에 한 축이 되는 귀한
성전 건축을 하게 되었습니다. 이것 또한 하나님이 부으시는 은혜가 아닐 수 없습니다.
Q5. 아름다운 성전 건축을 위해 기자도 기도로 함께하겠습니다.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선교의 부름에도 나서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선교와 장학 사역에 대해 말씀해 주십시오.
저희 교회는 거의 30여 년간 필리핀 선교지에 매달 200만원에서 300만 원정도의 선교 헌금을 하고 있었습니다.
지금은 220만원으로 줄어들긴 했지만... 이 건축 헌금은 실로 위대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지금은 필리핀에 8개의 교회와 14개의 사역을 감당하고 있습니다. 아직도 할 일이 많은 필리핀과 캄보디아 선교를 위해 최근에
[등불 장학회]라는 것을 설립 하였습니다. 필리핀, 캄보디아의 학생들에게 교육비를 지원하는 사업입니다.
교육만이 필리핀과 캄보디아라는 나라를 품을 수 있다는 생각에 기도와 후원자들을 열심히 찾고 있습니다.
이것 또한 하나님의 선한 일이기에 하나님께서 이루실 것을 믿습니다.
Q6. 아멘! 참으로 바쁘신 사역을 하고 계시는군요.
하나님께서 목사님을 잘 이끄시고 계신다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마무리 하면서 한 말씀해주세요.
한국맹인교회는 절대 장애인이라는 편견을 가진 약한 교회가 아닙니다. 42년간 하나님이 지키셨고, 30만 시각장애인들의 복음화와 세계 선교에 큰 축을 담당하고 있으며, 앞으로 잘 양육된 성도들이 많은 교회에 귀감이 될 것이며, 한국교회 위에 커다란 은혜의
발자취를 남길 것을 믿습니다. 감사합니다.
Epilogue
목사님! 계획하신 목회 꼭 이루시기를 바랍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한국맹인교회에서 함께 예배드리고 양육반 교육에도 참여하면서 은혜 받고 돌아갑니다.
목사님께서 꿈꾸고 계시는 성안과 맹인의 교인수가 5:5가 되는 날 까지 주님이 함께하시기를 기도합니다.
할렐루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