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번째:김재현의 ＜닭고기가 식탁에 오르기까지＞:2016년 02월 06일:한흥수

[원진호]

책 익는 마을의 책 이야기:

<닭고기가 식탁에 오르기까지>를 다시 읽고

I. 닭고기는 어떻게 만들어질까?

 우리나라의 치킨사랑은 전 세계적으로 유명하다. 치맥이라는 단어까지 탄생할 정도로 치킨은 야식으로 각광을 받는다. 성인들의 술안주 뿐만 아니라 어린이용 간식으로도 인기가 많다. 많은 사람들은 치킨을 포장되어 나오는 과자 정도로 생각하고 아무런 죄의식 없이 쉽게 섭취한다. 과연 닭고기는 어떻게 만들어 질까?

 병아리는 좁은 사육장에서 30일 정도 사육되어 우리식탁에 올라온다. 병아리는 입실되면 한 번도 잠을 못 자고 먹이만 먹다가 하늘을 보는 날 생을 마감한다. 닭은 평균수명이 30년 정도 되니 사람으로 따지면 돌도 안 되어 죽는 것이다. 이것이 병아리가 식탁에 오르기까지의 삶이

다.

II. 문제는 농축산업의 대형화와 수직계열화

 이 책은 채식을 주장하는 것이 아니다. 병아리의 사육과정은 극히 일부고, 대부분 농축산업 의 대형화와 수직계열화의 문제점을 말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개방에 따른 농축산업의 경쟁 력을 미국과 같이 기계화, 대형화로 추진하고 있다. 그래서 현재 우리나라의 농축산업은 급격 하게 대형화되고 있다. 하림, 도드람, 팜스코, 목우촌, 이마트, 롯데마트까지.

 자동차 업체의 계열사처럼 축산업이 수직계열화 되고 있다. 수직계열화 되면 판로는 안정되 겠지만, 축산농가는 수입은 적어 지고 대형업체에 종속되어 갈 수 밖에 없다.

 축산업이 대형화 되므로 생산량은 늘어나고 가격은 저렴하게 된다. 그러나 단일품종을 좁은 사육장에서 키워 광우병, 조류독감에 쉽게 노출된다. 하여 식품 안정성이 떨어지고 치명적인 바이러스라도 발병하게 되면 순식간에 우리나라 축산업은 도산할 수 밖에 없다.

 가까운 미래에 농업도 축산업처럼 수직계열화 될 가능성이 크다. 쌀값이 폭락하고, 농사짓는 사람이 부족하면 아마 정부는 법을 개정하여 농업도 미국처럼 대형화 할 것이다.

 소비자와 정부는 식량을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어 문제될 것이 없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넓게 보면 식품의 안전성이 위협받고 농민과 축산업자는 실업자가 되어 우리나라 일자리는 더 좁아지고 빈부격차는 더욱 심해 질것이다.

 식량을 안정적으로 공급하더라도 대형화 되면 품종이 단일화 되어 바나나처럼 신종 바이러스 에 감염되면 "1845년 인구의 절반이 사망한 아일랜드의 감자 대기근"처럼 농축산업의 붕괴로 이어져 대기근이 올 수도 있다.

III. 소비자와 사람이 변해야 한다.

 건강한 먹거리와 농축산업을 살리기 위해서는 소비자가 변해야 한다. 유럽의 선진국처럼 생 협을 통해 로컬푸드를 섭취하여야 우리나라 농축산업을 지키고 농민들을 지킬 수 있다. 뿐만 아니라 가축복지도 저절로 해결 될 수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 정부의 정책흐름을 보거나 점차 소득이 줄어드는 소비자들을 만족시키기 위해 현 농축수산업의 대형화,수직계열화 흐름은 쉽게 바뀌지는 않을 것 같다.

 산업과 경제가 그런 식으로 흐른다면 우리가 사는 이 사회도 결국 인간 주체의 단독성은 사라지고,사람들은 대형화된 사회구조에 종속되어 기계처럼 살아갈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책 익는 마을 한 흥수

[복인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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