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릿글
매물도를 당일치기로 다녀왔다.
전일에 거제 남파랑길 24~25번코스(28km)를 마치고
26번코스를 걸을 계획이었으나 계획을 바꾸어 매물도 섬 트레킹을 하기로 했다.
매물도는 통영시 한산면 매물도이지만
어제와 오늘 머물고 있는 거제시 저구항에서 30분이면 갈수 있는 섬이다.
마침 날씨도 좋았으며
어제 남파랑길을 두코스나 걸었더니 피로도가 심해서 쉬고 싶었고
이번 기회가 아니면 매물도 투어가 쉽지 않을것 같았다.
그래서 갑작스럽게 계획을 변경하고 매물도로 고고!
매물도 역사를 인터넷 검색했다.
매물도는 1810년에 최초로 주민이 정착하기 시작하였는데
1825년에 흉년과 괴질로 인하여 정착민 전원이 사망하였다고 한다.
매물도 선조들의 슬픈이야기이고 잠시 숙연해진다.
그후 1869년에 다시 2차 정착민이 생겨나기 시작였으며
1930년대에는 세대수가 30여호까지 늘어 났다.
1950년에 매물국민학교을 개교하였으며
중학생들은 통영으로 나가 자취나 하숙을 하였다고 한다.
1985년에 정기 여객선 돌핀호가 취항하여 현재에 이르고 있고
최근에는 낚시와 스쿠버다이빙,그리고 빽패킹과 등산하는 사람들이 찾는 여행지가 되었다.
(인터넷자료 참조)
숙소에서 일어나 저구항으로 이동중에 사진한컷!
해상국립공원 남해의 절해고도 매물도!
대매물도와 소매물도, 그리고 등대도를 일컬어 매물도라 한다.
매물도는 바람과 파도가 만만치 않은 먼 바다의 섬이다.
어느때부터인가 낚시와 백패킹 장소로 알려져 탐방객이 많아진것으로 알고 있다.
소매물도에서 등대섬은 물때에 따라 바닷길이 갈라지면 도보로 걸을수 있기도 하단다.
우리는 대매물도의 해품길 장군봉에 오르고 소매물도까지 다녀 올 계획이다.
8시30분 오늘의 첫배에 승선했다.
일요일데도 탐방객은 많지 않았다.
오후에 비 소식이 있어 예약취소가 많았다고 하는데
우리는 섬에 들어가기로 한것이다.
일기예보상 에약간의 비 소식은 있으나 바람이 잔잔하기에 괜찬을것 같았다.
유람선은 8시30분 10여명의 인원만 태우고 순조롭게 출발!
저구항을 벗어나는데 좌측에 멋진 해수욕장이 보인다.
지도를 보니 명사해변인데 휴가철이 지나서 그런지 사람들은 보이지 않는다.
우측에서 보이는 해안의 기암 절벽을 당겨서 찰칵!
항구를 벗어나 더 먼바다를 향하는데 작은 섬들이 연이어 보이고 멋진 절경이다.
다도해 해상 국립공원답다.
마주보는 섬들은 그들끼리 어떤 이야기를 나누는 친구 같기도 했다.
보일듯 말듯한 저 섬들은 물고기의 집이 되고 큰 태풍을 막아주는 나름의 순기능 역활도 있을 것이다.
30여분만에 대매물도에 도착한다.
섬은 여튼 안개에 가려있어 미지의 섬에 들어 온듯한 신비로운 느낌이다.
대매물도는 당금항구와 대항항구가 있는데
당금항에서 몇몇 낚시 여행객들이 내리기도 하고 오르기도 한다.
우리는 두번째 대항항에서 하선을 했다.
당금항구는 소형 요트 정박장이 있었고
대항항에서 하선하여 곧장 장군봉으로 오른다.
가파른 마을 골목을 따라 10여분 오르니 당금마을과 갈림길이 나오는데
잠시 숨을 고르고 장군봉으로 고고~
장군봉으로 가다 쉼터 바위에 앉아 쉬기도 하고~
장군봉(210m) 정상에 올랐다.
장군봉은 매물도의 정상이며 섬 모양이 장군이 군마를 타고 있는 형상이라는 설명이다.
장군봉 정상에 사람과 말의 조형물이 있는데 모양새가 영 맘에 들지 않는다.
나만 그렇게 보일까?
날씨가 맑은날 장군봉에서 대마도가 잘 보인다는 설명글이 있었으나
오늘은 전혀 보이지 않고~
대매물도 등산로는 해품길이라 부른다.
대항마을 선착장 방향으로 하산을 하려는데 갑자기 날씨가 거칠어지며
검은구름이 밀려오고 먼 하늘에서 뇌성 소리가 나기 시작했다.
서둘러 하산을 해야 했고 걸음은 빨라지고 있었다.
"멧돼지 출물 주의"현수막을 본다.
아이구야! 우찌이런 ~~
섬에 왠 멧돼지인고?
먼 바다 이곳까지 멧돼지가 건너 왔나보다.
나는 축산인(양돈농장 경영)이어서 멧돼지의 사연을 짐작 할수 있었다.
아프리카 돼지열병(ASF)은 돼지콜레라이며 1종 국제전염병이다.
아프리카에서 발병한 이 질병은 4~50년전 유럽 전지역을 휩쓸었고
아시아에서는 동남아를 거쳐 중국에 유입되어 중국내 양돈농가들에게 막대한 피해를 주었다.
세계적으로 아직까지 백신조차 개발되지 않았으며 참으로 난감한 바이러스이다.
2019년 코로나 시기와 유사한 시기에 북한을 거쳐
한국에서도 2019년 10월 경기도 연천군에서 최초 발생하여
지금도 지속적으로 피해를 주고 있는 질병이다.
한국 정부에서는 바이러스 보균 멧돼지 남하를 방지하기 위하여
경기도 서해에서 강원도 동해까지 휴전선처럼 멧돼지 남하 방지 철책을 세웠다.
그리고 유해조수로 지정하고 멧돼지 사냥에 나서 포상금으로 마리당 3만원에서 수십만원까지
지급하며 멧돼지 개체수를 줄이려고 노력했다
멧돼지의 생각과 언어로 상상을 해 본다.
갑자기 전국의 산야에 철책이 세워지고 각 지자체마다 멧돼지 사냥 포상금을 지급하니
포수는 사냥개를 풀어 사냥에 나서기 시작했다.
그래서 그들은 살려고 더 멀리 도망치기 시작했으며
전국의 멧돼지들은 그들의 언어로 소통하였고 비상상황이엇다.
그들은 백두대간을 타고 남으로 남으로 이동하였으며
마침내 남해안 바다에 이르러 헤엄을 쳐서 섬으로
이동하여 이곳 매물도에까지 이동하여 정착하게 된다.(나의 가설임)
소매물도 주민에게 내가 물었다.
"이곳 멧돼지는 언제부터 살기 시작했나요?" 라고
그랬더니 예전에는 없었으나
" 코로나 시기 이후에 간간히 흔적이 보였고 지금은 더 개체수가 많아진것 같습니다"
라고 답한다.
그러고 보면 멧돼지가 이 섬에 상륙한건 불과 5~6년전이고
육지의 멧돼지들이 살기 위해 이곳까지 해엄쳐 온것이다.
야생 동물의 질긴 생명력이다.
살기위해 죽음을 각오하고 바다를 건너는 멧돼지를 생각하며
사람도 살기 위해 죽음을 각오 해 봤는가?
라는 생각해 본다.(남춘 생각)
소매물도와 멀리 등대섬을 내려다 보며 걷는다.
11시40분 여객선을 타고 다시 저 섬에 가기 위해 부지런히 걷는데
한여름 소낙비가 쏟아지기 시작한다.
비옷은 준비를 하지 않았고 작은 양산에 의지한체 걸어 내려오는데
거친비에 온몸은 물론 팬티까지 젖고 말았다.
아이씨~ 소리가 절로 나오지만 내탓이고 원망을 할 대상도 없으니 그러려니 했다.
다행이 날씨가 춥지 않아서 저체온까지 걱정할 정도는 아니었다.
서둘러 하산을 하고 대항포구 식당에 들러 밥을 먹으며
체온도 올리고 젖은 옷은 입은체로 말렸다.
11시40분 대항항에서 유람선을 타고 소매물도로 건너왔다.
그러나 등대섬 방향으로는 시간상 다녀 올수가 없었다.
이곳에서 4시30분 배편으로 나갈 계획이어서 등대섬 앞까지 다녀오려 했는데
오늘은 2시30분배가 마지막 나가는 배라 한다.
유람선에서 스피커로 방송을 하고,핸드폰으로 문자도 오고,
유람선사에서 전화로 확인도 한다.
어쩔수 없이 소매물도 카페에 들러 커피와 유자차을 마시고
항구에서 2시간동안 어스렁거리며 놀았다.
매물도 여행은 소매물도와 등대섬이 백미일것이다.
소매물도에서 등대섬까지는 열목개라는 자갈길이 연결되어 있어
물때가 큰날이면 물길이 열려 걸어서 다녀 올수 있다고 한다.
또한 절벽의 굴속 바위에는 "서불과차" 라는 글귀가 있었는데
중국 진나라 진시왕의 신하 서불이 불로초을 구하러
동쪽으로 가던중 제주 서귀포에 들렀고, 남해 금산에도 들렀고,
이곳 소매물도에도 머물다 간 흔적이다.
전설처럼 전해 오는 서불의 이야기는 희대의 사기꾼이라는 해석도 있다.
뿔소라와 멍개를 안주로 소주도 한잔!
그렇게 갑작스럽게 진행한 매물도 여행은 만족스럽지는 않았지만
크게 실망스럽지도 않았고 나름 기억에 남을 만한 여행이었다.
갑작스런 여행!
이 정도면 훌륭하지 않은가?
2025년 8월 31일(일요일) 여행하고
9월 2일 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