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학독서클럽, 다섯 번째 시간>
『이반 일리치의 죽음』
<이반 일리치의 죽음>은 톨스토이의 대표적인 중편소설로서, 죽음이란 주제를 통해 삶의 의미를 찾는 톨스토이의 철학과 종교관을 잘 나타내는 작품이다.
이 작품은 크게 세 부분으로 나누어져 있다. 첫 부분에서는 이반 일리치의 장례식 풍경을 묘사하면서, 그가 병상에 눕기 전의 일상적이며 세속적인 생활을 세밀하게 드러낸다. 이어서 병상에 누워 육체적 정신적 고통을 통해 지난 삶의 무의미함에 절망하면서 죽음이라는 자연의 현상에 순응해 가는 과정이 사실적으로 전개되고, 결국 진정한 의미의 삶이란 자신만을 위한 것이 아닌 이웃(타인)을 위한 것이어야 함을 깨달으며 죽음을 맞이한다.
이반 일리치가 병상에 눕기 전까지의 살아온 방식은 삶의 진정한 의미를 의식하지 않고, 주어진 환경에 잘 적응하며, 그 사회의 세속적인 가치체계에 순응하는 것으로 현대인의 초상-60여 년을 살아온 나의 모습-을 투영하는 것 같다. 이반 일리치의 죽음을 맞이하는 지인이나 가족들의 내면과 가식은 오늘날 장례식장의 모습과 크게 다를 바 없어 결국 모든 죽음은 외로운 것임을 통감하게 된다.
예기치 못한 단순한 사고로 인해 죽음으로 내몰리면서 겪게 되는 이반 일리치의 육체적‧영적 변화를 통해 저자는 누구라도 피해 갈 수 없는 죽음을 간접 경험하게 하며, 이를 통해 우리 스스로 자신의 삶의 가치를 되돌아보게 하는 것 같다.
지난 삶의 무의미를 자각하고 죽음에 순응하게 되면서 이반 일리치의 죽음은 영적 재탄생(삶의 의미 자각)으로 변화하게 된다. 죽음을 눈앞에 둔 이반 일리치가 타인을 위해 한 첫 행동은 자신으로 인해 고통받는 가족들을 자신으로부터 자유롭게 놓아주는 것, 즉 자신의 죽음이었다.
<이반 일리치의 죽음>을 통해 세속적인 가치가 아닌, 진정한 삶의 의미를 파악하고 실천하기 위해 노력해야겠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리고 그런 열망이 이어져 우리 사회가 좀 더 풍성하고 사람다운 삶이 영위되는 세상이 되기를 기원한다.
/ 강호행 편집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