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릿글
3.1절 휴일이 토요일이여서
3월 3일(월)이 대체공휴일로 3일 연휴이다.
약간의 비 소식은 있었지만 1박 2일 일정으로
남파랑길 부산시 남은 4~5구간을 걷기위해
두번째 길을 떠났다.
- 걸었던 날 : 2025년 3월1일(토요일)
- 걸었던 길 : 남파랑길 부산 4코스(감천사거리-다대포항-다대포해변-몰운대-장림포구-신평동교차로)
- 걸었던 거리 :21.8km (약35,000보, 6시간)
-누계거리 : 74.6km
- 글을 쓴 날 : 2025년 3월 3일.
차량을 감천1동 행정 복지센터 공용주차장에 주차을 했다. 마침 토요 휴일이여서 주차장은 한가했고 주차요금 마져 휴일 무료였다.아니 이렇게 고마울 수가!
9시50분 트레킹을 시작한다.이번코스는 부산 감천1동에서 사하구 신평동교차로까지 21.8km 거리이다.시작점에서 감천동 남부발전소 담장아래 길을 따라 걷는데 담쟁이 담장이 이쁘다.그리고 겨울에서 봄기운으로 넘어오는 날씨이고 걷기에 적당했다.오늘도 무리없는 가벼운 트레킹이 될듯 하다.
남부발전소를 지나 해안으로 내려와 감천항 세관부두를 지나고 이어 일반부두로 이어지는 항구인데 폐선박이 여러척 정박해있다.수명을 다한 선박들이 운항을 멈추고 폐선되어 해체을 위해 기다리는 중인듯 하다.나는 저 녹슬고 허름한 선체가 위대해 보였다.수십년동안 너른 바다를 누비고 많은 고기를 잡아 올렸을것이며 선주와 선원들과 운명을 같이 했던 선체였기 때문이다.
감천항부두를 벗어나 변두리 골목 고물상이 즐비한 마을을 지나는데 낮은 야산 소나무위에 하얀새들이 무리를 지어 휴식중이다.목이 긴 모습으로 봐서 힌두루미인듯하나 전문가가 아니여서 자세히는 모르겠다.
해안가 공업지대를 우회하기 위해 길은 낮은 야산 임도로 올라가며 두송반도 해안를 지나고 있었고 산아래 바닷가 작은 조선소 도크에는 제법 큰 선체가 조립되어 가고 있는 모습을 보면서 임도를 걸었다.
다대포항에 도착했다.다대포항은 1983년 무장간첩선의 침투로 알려진 지역이기도 하다.그해는 나 역시 전방에서 군복무중이여서 당시의 뉴스 기억이 생생하기도 하다.그때 무장간첩은 모선에서 이탈하여 육지로 접근중에 근무중인 초병이 발견하여 생포하고 간첩선을 폭파시킨 것으로 알려졌으나 나중에 알려진바에 따르면 간첩의 침투 정보를 사전 입수한 당국에서 HID특수요원들이 매복하고 기다리고 있다가 10m 전방까지 접근하기를 기다려 5명의 특수대원이 2명의 간첩을 생포하였다고 한다.(인터넷자료 참고)
우리는 하나의 민족이면서 3년 전쟁을 했고 분단된 두 국가로 살면서 수십년 동안 대립하고 사상과 이념이 다르게 살아가고 있는 현실이 슬프다.
다대포항 어판장에 도착했다.시멘트 바닥에 온통 청어가 덤이덤이 널려 있고 수많은 사람들이 종이박스에 청어를 담는 작업중이다.아마도 지금이 청어잡이가 제철인가 보다.크기는 과메기를 만들기 딱맞는 크기로 보였다.
정오 12시무렵 몰운대 근처 다대포 해수욕장에 도착한다.해수욕장은 아담하고 고즈넉하다.해안이 육지 안쪽으로 깊게 들어와 파도가 크지 않을것 같고 잔잔한 해안이 편안해 보였다.점심을 해결하기 위해 간판을 보고 메뉴를 고르다가 해물 칼국수집에 들어가 칼국수 한그릇으로 점심을 해결했다.
해수욕장에서 더 나아가면 남쪽은 몰운대이다.몰운대는 16세기까지는 몰운도라는 섬이였으나 낙동강 하구의 모래가 밀려오고 바다의 모래가 쌓여 육지로 연결된 육지이다.몰운대는 안개에 가려 보일락 말락한다는 의미의 지명이고 낙동정맥의 최남단이다.한반도의 산맥은 하나의 대간과 하나의 정간,그리고 13개의 정맥으로 이루어졌다는 인식이 조선시대부터 이어져 오고 있다.백두산에서 지리산 천왕봉까지의 주산맥을 백두대간이라 하고,낙동정맥은 태백산 근처 구봉산에서 남쪽으로 빠져나와 매봉산에서 동해안의 산맥을 따라 내려오다 다대포 몰운대에서 소멸한다.나는 백두대간 산행 당시 태백산과 함백산을 넘어 북진하며 삼수령으로 가는길에 낙동정맥의 시작 표시석을 본적이 있다.그래서 나는 낙동정맥 시작점과 끝점에 섰다.등산 메니아중에 대간과 정간,그리고 13개의 정맥을 투어 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리고 정맥에는 더 작은 수많은 지맥이 있는데 그 지맥을 쫓는 사람들도 있으니 대동여지도를 그린 고산자 김정호의 후예들이기도 하다.
최근에 경험한 일이다.목포시 근교 오승우미술관에 들린적이 있다.한국예술원 회원이기도 한 오승우화백은 한국의 산 130개를 화폭에 담으셨다.산은 멀리서 보아야 윤곽을 알수있듯 오승우화백의 그림도 떨어져서 볼때 윤곽을 알수 있었고 가까이 가서 보면 나로서는 알수없는 유화였다.마치 숲속에서는 산의 크기를 알수 없는것 처럼 말이다.오승우화백은 수많은 한국의 산들을 오르시고 130여점의 그림을 그리신듯하다.
과거 몰운도에 다대포 동헌이 있었는데 조선후기 경상좌수영 산하 다대진 관아건물이다. 충무공과 당시 정운장군이 활약했던 이야기가 있는곳이며 그곳에 다대진 동헌 목조건물이 있었다.
그리고 몰운대 공원을 돌아 나오면 넓은 다대포 해수욕장이 나온다.해수욕장의 해안은 근린공원으로 잘 만들어져 있고 마침 많은 시민들이 걷고 휴식하고 있는 모습인데 빗방울이 심술이다.가져간 우산을 꺼냈다.
해상공원을 지나니 갈대숲길이다.갈대숲은 을숙도 아래 낙동강물과 바닷물이 만나 모래는 쌓이고 수많은 생명체들이 살아가는 생태계의 현장이다.갈대숲 사이로 고우니 생태길을 걷는다.
갈대 숲길을 벗어나면 남파랑길은 아미산 방향으로 올라야 하는데 빗길이라 산길이 미끄러울것 같았다.그래서 해안길을 따라 을숙도 방향으로 계속 걷기로 한다.
지정 등로를 벗어났지만 을숙도 주변의 경치를 가까이에서 보고 느끼며 걸었다.딸들이 초등학교 시절 철새를 관찰하러 왔던 기억도 났고 한반도 내륙의 여러도시와 산과 들을 졎시고 흘러내린 낙동강을 바라다 보며 걸었다.탐조대 망원경으로 새를 관찰하는 젊은 연인의 모습이 아름답다.
그리고 철새전망대인 부네치아 건물앞에서 남파랑길 부산 5코스를 마감하고 숙소를 예약하며 숙소로 이동했다.
2025년 3월 3일 저녁에 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