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화그림은 조선시대 최고의 대중 미술이었다.
민화는 인간의 보편적 욕망을 담은 그림이자 당대 최고의 대중미술 이었다. 민화의 조형성과 미학은 생명력이 풍부한 이상세계를 추구하는 도교, 유교, 불교속에 내재되어 있는 길상이나 벽사의 내용으로서 부귀영화, 무병장수, 출세, 다산 등으로, 궁중에서 부터 일반백성들까지 다 함께 추구한 생명사상의 종합예술이다. 모든 예술은 인간의 삶을 표현한 것으로 그 속에는 삶을 영위하는 가상공간과 시간이 들어있다.
다시점, 초점으로 바라본 민화
민화그림은 다시점 구도로서 여러갈래로 시점이 흐트러져 한 공간에 봄, 여름, 가을, 겨울이 동시에 표현되는 시간의 오류가 화면에 자연스럽게 표현되어 있다. 때로는 과거와 현재, 미래의 사건들을 동시에 펼쳐지기도 하고. 낮과 밤을 뜻하는 해와 달을 한 화면에 그려지는가 하면, 한 사람의 유년기, 청년기, 노년기를 동시적으로 펼쳐 표현하기도 하고. 공중을 부양하듯 하늘을 자유롭게 떠다니는 듯 한 인물들이 등장하기도 한다. 마치 아동미술에서 보는 것처럼 단순 유치하게 보일 수 도 있지만. 이러한 화면은 초현실주의 미술에서나 볼 수 있는 다시점 구도로서 역원근법의 조형원리에 따른 것 이다. 미술에서 원근법이나 여러 시점을 동시에 표현하는 다시점은 모두 시간과 공간을 인식하고 표현하는 방법이다.
서양화론의 원근법.
서양화론의 원근법은 한사람의 시각에서 바라보는 풍경이나 사물을 표현하는 방법으로 한 사람의 시점, 즉 보는 사람이 바뀌면 시각 공간도 달라진다. 한사람이 같은 시간에 다른 공간을 동시에 볼 수 없다. 또한 같은 시간대에 다른 공간에 있을 수 도 없다.
우리그림에서 표현하는 다시점 안에는 여러 사람의 시점, 혹은 한 사람이 여러 시점에 동시에 들어가 있다. 그래서 서로 다른 공간을 같은 시간대에 표현하기도 하고 다른 시간을 한 공간에 드러내기도 한다. 하나의 공간속에 사계절이 공존하고 과거와 미래, 현재가 공존할 수 있는 것이다. 이것은 서양화법의 관점에서는 역원근법 이라고 한다. 역(逆)은 거스르다, 어기다, 라는 뜻으로 원근법의 반대개념으로 본다.
민화그림은 천상의 세계와 인간세계가 함께 그려진다.(요지연도)
민화 속에는 오방사상을 나타내는 것으로서 동, 서, 남, 북,과 중앙을 말하며, 오악사상에서 볼 수 있듯이 산 이름이나 사신도, 등에서 나타날 수 있지만 근본적으로는 우주를 운행하거나 하늘나라에서 본 인간세상의 의미를 가지고 있다. 현실세계를 기반으로 관념세계가 만들어 지고 관념의 세계는 현실세계를 창조 한다. 다시점의 역원근법 원리로서 과거와 현재, 미래가 겹쳐져 뒤엉켜 있다. 천상의 세계와 인간세계가 동시에 그려지기도 한다.
민화는 생활공간을 아름답게 꾸미는 장식적인 미술이다.
궁중의 화려한 병풍에서 허름한 민가의 벽 장식그림으로 폭 넓게 자리 잡은 미술로서 생활공간을 아름답게 꾸미는 장식적 기능으로, 도자기, 의복,등 여러 장식품에 널리 활용해온 민화그림은 우리민족의 오랜 역사의 소박한 정서와 미의식이 형성된 미술로서 토착종교인 무속신앙과 민간종교가 결합된 그림으로 실용적인 동시에 장식적인 면을 동시에 갖춘 미술로서, 궁중에서부터 일반 기층민들이 다함께 사용하는 대중예술 이었다.
구복사상에 비쳐진 종교의 개념.
민화의 종류는 여러 가지 소재나 주제가 혼합되어 나타나는 것이 많기 때문에 자세히 분류하려면 일반회화를 분류하는 것과 같이 수많은 항목으로 구분 된다. 민화는 여러 연구자들의 조금씩 분류기준이 다르기 때문에 본 연구에서는 여러 사람의 분류기준을 취합하여 유사한 분류방법을 선택 했다.
민화의 내용상으로 보면 무속巫俗, 도교道敎, 불교佛敎, 유교儒敎,계통과 장식용 민화로 구분된다. 무속과 도교계통의 그림은 장생도 종류로, 십장생도, 해학반도도, 군학도, 송학도, 천리반송도, 군록도, 일월오봉도, 등이 있다. 방위신 으로는 사신도, 등이 있고 십이지신상은 12가지의 띠 그림들로 벽사진경을 위한 민속에 얽힌 그림들이다.
벽사진경에 나타난 그림.
벽사의 상징인 호랑이 그림으로는 호작도, 호피도,등과 산신도에도 호랑이를 거느리고 있으며, 단군신화에도 호랑이그림이 나타난다.
문배도
그밖에도 문배도 그림으로는, 닭, 개, 해태, 사자(계,견 사,호)그림,등 광문이나 벽장문에 붙이던, 그림으로 벽사진경의 뜻을 지니고 있으며, 용왕도는 기린, 봉황과 함께 성서로움을 기원하는 그림이며, 칠성, 별성, 오방신장, 등 무속과 관계가 있다. 불교 계통으로는 산신각, 칠성각, 등에 있는 탱화, 심우도, 등이 있다.
유교계통의 그림으로는 문자도, 평생도, 효자도, 행실도, 백자도, 등의 그림이 있다.
전통채색화의 장식적 민화
장식용 민화로서는 산수화를 비롯해서 화홰도, 영모도, 초충도, 어해도, 풍속화, 책거리(문방사우) 기명절지도 같은 정물화등 민화의 종류는 매우 다양하다.
여러가지 소재나 주제가 혼합되어 그려진 민화.
민화는 우리 민족문화의 여러 모습을 폭넓게 묘사했으며, 생활철학과 생활상을 그림속에 구체화 시키면서 대중생활 속에 정착, 존속 해 왔다. 따라서 민화는 우리민족의 창의성과 시대상을 엿 볼 수 있으며, 그 시대의 생활성과 미의식을 느낄 수 있다. 민화그림은 대체로 창의성보다 실용성이 강조되고 되풀이하여 그리는 그림이며, 생활공간에 실용성과 장식을 목적으로 하는 기능을 지니고 있다.
끝맺음
민화는 우리민족의 정서와 감정이 순수하게 표현, 누구에게나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지는 부드러움이 특징으로서 선과 묵의 농담과 화려한 오방의 채색을 통해 이상향이나 정신세계를 표현 하였으며, 서양미술은 색채와 조형미를 중요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