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신해년(1971) 12월 2일
삼가 아룁니다. 사학의 일은 대명 천하에 반드시 숨길 수 없는 일이지만 구구하고 얕은 소견으로 끝내 여러 가지 우환이 될 것이라 생각됩니다. 이에 따라 믿을 만한 사람을 보내어 다방면으로 도내의 사학이 있는 곳을 정탐하게 하였는데 이제야 돌아왔습니다.
伏以邪學事, 大明之下必不掩翳, 而區區淺見, 終覺憂慮多端, 故別遺可信人, 多岐探察道內邪學所在處, 則今始還歸.
면천, 당진, 천안, 아산, 예산, 대흥 등의 고을은 감영과 고을에서 누차 엄하게 신칙하여 거의 잦아들었습니다. 천안의 이존창이 바로 그 괴수인데, 일단 감영에 잡아들인 뒤로는 원근이 징계되어 자못 두려워 그만둘 줄 압니다. 다만, 홍주와 덕산의 두 고을에서 호법하는 무리들은 여전히 그대로인데, 덕산 별라산에 사는 홍지영, 홍주 응정리에 사는 원백돌, 현내에 사는 양재와 김만득 등이 그들입니다.
以爲沔川, 唐津, 天安, 牙山, 禮山, 大興諸邑, 因營邑屢加嚴飭, 幾乎寢息, 而天安李存昌, 卽其魁首也. 一自營門推捉之後, 速近懲創, 頗知畏戢, 但洪州, 德山兩邑護法輩, 尙此自如, 德山別羅山居洪芝英, 洪州鷹井里居元白乭, 縣內居梁才, 金晩得等是也.
홍가는 원래 양반의 명색이 있는데, 함께 배우는 사람은 常賤과 親疎를 따지지 않고 번번이 내외가 상통하여 안방으로 맞아들입니다. 원백돌은 자기 집에 따로 天堂을 설치하였으니 가장 미혹된 자입니다. 이 무리들을 통렬히 다스리지 않고 이른바 천당을 헐어 없애지 않는다면 형세상 사학을 떠나 정도로 돌아오지 않을 것입니다. 그리고 어리석은 백성도 점차 미혹될 것이니 참으로 작은 걱정이 아닙니다.
洪哥則自有班名, 而同學之人, 則不計常賤親疎, 輒內外相通, 迎入內室, 元白乭則渠家 中別設天堂, 最爲蠱惑, 此輩若不痛加懲治, 所謂天堂, 不爲毁撤, 則顧其勢末由去邪歸正, 而蚩蚩之氓, 轉爲誑惑, 誠非細憂.
신의 어리석은 생각으로는 한번 붙잡아다가 엄하게 징치하고, 의리와 이해를 들어 여러 방면으로 타이른 뒤에야 그들의 마음을 두렵게 하고, 그들의 버릇을 고칠 수 있을 것입니다. 이어서 이존창 무리로 하여금 때때로 경계하고 거듭 권면하게 한다면 태평성대의 평민이 되어 사학의 종자가 영원히 끊어질 것입니다. 감히 이렇게 넌지시 아뢰고 삼가 처분을 기다립니다.
臣愚以爲一番捉來嚴加懲礪, 多般曉諭以義理與利害, 然後方可以惕厲其心, 悛改其習, 而仍令李存昌輩 時時誠責, 申申勸勉, 則庶可爲盛世平民, 而永絶其邪學種子矣. 敢此微稟, 恭俟處分焉.
이존창의 구두 공초는 형조의 關文이 도착하기를 기다렸다가 회답하는 글에서 낱낱이 거론할 생각입니다. 먼저 한 본을 어람하도록 올립니다. 청주의 閔哥와 면천의 여섯 놈은 이존창의 구두 공초에 의거해 같은 예로 거행하겠습니다.
李存昌口招, 待刑曹關來到, 回移中枚擧計料, 而先爲登覽一本矣. 淸州閔哥及沔川六漢, 亦當依李存昌口招, 一例而擧行之矣云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