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 봄학기에 <ROCK MUSIC CULTURE AND SOCIETY>를 가르쳐주셨던 이지훈 교수님의 인터뷰입니다.
벌써 개강이 다가왔습니다! 최근에 어떻게 지내셨는지요?
근황이라면 뭐 개강이다. 공교롭게 좀 이따 3시부터 첫 수업이 있다. 계절학기에 강의를 언홍영에서 하나 했고, 한 달 동안 쉬면서 재충전의 시간을 가졌다. 코로나 사태로 인해서 원치 않는 일종의 집캉스를 했다. 근데 신학기가 또 시작된다고 하니까 설레고, 새로운 마음가짐을 가지게 되었다.
이제 4학기째 비대면 수업이 진행되는데요, 비대면 수업에 대한 소감이나 생각이 궁금합니다.
처음 비대면 수업을 시행했던 작년에는, 다들 기억나겠지만, 무방비 상태에서 온라인 수업이 시작이 되었다. 내 언홍영 수업은 대형 강의인 관계로 아예 대면 수업 자체가 불가능했다. 처음에는 학생들의 편의를 최대한 봐주면서 필요할 때 무한시청이 가능한 동영상 컨텐츠 형태로 수업을 이어가다가, 지난 학기부터 서서히 대면 수업 형식에 재적응을 해야 할 필요를 느꼈고 모든 수업을 줌으로 진행하기 시작했다.
현재 비대면 수업은 건강과 안전을 위해 수강생 수와 관계없이 실습을 요하는 과목들을 제외하고는 필수불가결한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앞으로는 코로나19 종식과는 별개로 점점 온라인 수업의 의존도가 높아질 거라고 생각한다. 과목의 성격에 따라 비대면 수업에 최적화된 강의들이 있을 것이고 앞으로 연대에서도 온라인 수업의 커리큘럼, 수를 점점 늘려가면서 학생들의 수업 선택의 폭을 넓힐 필요가 있을 것이다.
락 음악과 관련된 수업을 해오시고 계신데, 락 음악의 역사에서 가장 중요한 아티스트가 누구라고 생각하시나요?
매 학기 수업에서도 이야기하지만 팝 음악, 락 음악 역사는 비틀즈라는 밴드 등장 이전과 이후로 나뉜다. 락을 단순히 음악 장르만이 아닌 종합 사회 문화 양식으로 우리가 이해를 할 수 있는데, 그런 면에 있어서 비틀즈가 10년 남짓의 활동 기간 동안 남겨놓은 족적, 업적은 형언할 수가 없을 정도라고 본다. 아티스트의 위대함을 평가하는 잣대가 상업적인 성공, 인기도라면 단연코 비틀즈는 20세기가 낳은 최고의 밴드이지만, 그걸 넘어서라도 예술가적 기질이나, 시대정신, 실험정신, 진취성, 트렌드 선도, 음악적인 영향력에 있어서 타의 추종을 불허했다. 비틀즈가 해산 50년이 지났음에도 아직까지 이렇게 자주 회자되는 데는 이유가 있을 것이다.
최근에 즐겨 들으시는 음악 장르나 곡, 가수를 소개해주세요!
연대에서만 언홍영에서 하나의 수업을, UIC에서 두 개의 수업을 하고 있다. 세 개의 수업을 하고 있는데, 외부 강의까지 하는 입장이기 때문에, 따로 시간을 내어 음악을 듣는다든가 하는 개인적인 시간이 많지 않다. 요즘 유튜브, SNS를 통해서 새로운 아티스트를 접할 기회도 많지만 결국에는 수업에서 다루는 아티스트들의 음악을 항상 달고 살다 보니 친숙하고 익숙한 음악만 계속 듣고 있는 것 같다.
비틀즈와 쌍벽을 이루던 영국 출신 락 밴드, 롤링스톤스(The Rolling Stones)라는 그룹이 있다. 드러머 찰리 워츠(Charles Robert Watts)라는 분이 며칠 전에 작고하셨는데 굉장히 큰 뉴스였기에 그들의 음악을 다시 재발견, 재평가하는 헌정의 시간을 개인적으로 가졌었다. 또 국내에서 비틀즈 못지않게 인기 있는 그룹인 아바(ABBA)가 약 40년 만에 재결성했다. 신곡이 내일 모래에 나온다. 당분간 아바의 새로운 음악에 빠져서 살 것 같고. 요새 음악은 솔직히 딱히 생각나는게 없다. 폄하하는 것이 아니라 나와는 거리가 있는 음악이 많더라. 구세대적인 발언이고 발상일 수 있지만 어쨌든 그렇다. 나는 수업에서 다루는 음악들을 계속 훑어보는 그런 시간들을 자주 갖는다.
음악을 사랑하시는 만큼 음악이라는 콘텐츠를 가르치시는 부분에서 ‘덕업일치’라는 말이 떠오르는데요! 실제로 덕업일치의 삶을 살고 계신다고 생각하시는지, 또 그러한 삶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궁금합니다.
내 삶은 절대로 그렇지 않다고 생각한다. 진짜 덕업일치를 했으면 나는 창작을 하는 뮤지션이 되지 않았을까. 창작은 좋아하는 것이긴 하지만 실력이 안되기 때문에 결국 뮤지션의 꿈은 접었지만. 좋아하는 일을 업으로 삼는 것이 꼭 행복하다고 말하기는 힘들 것 같다. 덕업일치가 사람들의 꿈이라고는 하지만, 초심이나 열정을 이어가기가 쉬운 일은 결코 아니라고 본다. 아무리 좋아하는 일을 하더라도 성과에 대한 엄청난 부담이나 압박감, 다른 사람들과의 갈등도 있고, 매너리즘에 빠진다거나 보수나 급여에 대한 불만 등 다 딜레마가 있을 것이다. 요새 ‘워라밸(‘Work와 Life의 Balance’의 준말)’이라는 말을 많이 하는데, 자기가 어떤 일을 하건 일과 삶의 균형을 맞추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일에만 치우치지 않고 일과 개인의 삶의 균형을 이루기 위한 가치를 찾는 것이 인생을 살아가는 지혜가 아닐까.
전공으로 선택하신 분야와 이유가 궁금합니다.
음악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전공은 아니다. 그러나 우리 언홍영은 콘텐츠와 깊은 관련이 있는 학과다. 나는 어렸을 때부터 태생적으로 음악과 영화를 즐겨 듣고 즐겨 보았다. 단순히 여흥의 도구로서 즐긴 것이 아니라 학문적으로 깊게 파고들고 싶었는데 기회가 닿아서 유학을 하게 되었고, 문화 강국인 미국에서 엔터테인먼트 스터디(Entertainment Studies)를 배우며 견문을 넓히고 결국엔 박사학위까지 취득을 했다. 정확한 전공은 매스커뮤니케이션(Mass Communication)이다. 그렇기 때문에 언홍영에서 강의를 하고 있는 것이다. 근데 세부적인 전공을 엔터테이먼트 스터디(Entertainment Studies)라고 할 수 있다. 아직 국내에서는 생소한 분야일 수 있을 것 같은데 대중문화를 생각하면 될 것이다. 요새 k-pop이라든지 한류의 인기로 인해 많은 학생들, 학자들이 많은 관심을 보이는 분야가 컬쳐(Culture), 엔터테인먼트 스터디(Entertainment Studies) 이쪽이 아닌가 싶다.
오랫동안 강의를 해오시면서 특별히 기억에 남았던 과목이나 강의, 또는 에피소드가 있을까요?
매 학기 모든 과목에 모든 수업이 기억에 많이 남는다. 강의도 교수와 학생 간의 인연의 끈이 연결되는 장이라고 생각한다. 모든 수업에 중요한 의미를 두고 열정적으로 강의를 하는게 인생 철학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2015년 2학기에 비뮤(THE MUSIC INDUSTRY IN THE VISUAL AGE) 수업의 수요가 엄청 증가했다. 그래서 연희관에서 가장 큰 강의실인 402호를 배정받았는데 첫날 대형 강의실에서 웅장한 사운드와 함께 120명의 학생을 두고 첫 강의를 했던 것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그리고 그 이후부터 1학기 락뮤(ROCK MUSIC, CULTURE AND SOCIETY) 수업, 비뮤(THE MUSIC INDUSTRY IN THE VISUAL AGE) 수업은 코로나 사태 이전까지는 계속 연희관 402호에서 개설해왔다. 다음 학기에는 꼭 연희관, 마음의 고향 402호로 컴백을 했으면 한다.
교수님의 수업을 듣는 학생들에게 특별히 바라시는 점이 있다면?
솔직히 나는 수강 신청 해준 것 만으로도 감사하다. 그래서 거창한 건 진짜 없다. 그냥 내 수업이 힘든 학업 생활에 소확행 같은 역할을 했으면 좋겠고, 내가 열정적으로 강의하는 만큼 진지하게 수업에 참여해 주었으면 좋겠다. 그렇다고 엄청난 초집중을 바라지는 않는다. 공부한다기 보다는 즐긴다는 생각으로 수업에 임해준다면 나는 더 바랄 게 없다. 항상 이야기하는 것이지만, 즐기다보면 성적은 따라 온다. ‘말도 안되는 소리하고 있네’ 생각할 수도 있지만, 내가 수업을 통해 목표하는 바가 바로 그런 것이다. 음악이라는 소재를 가지고 하니까, 큰 부담 없이 수업에 참여했으면 한다.
수업이 3시간 연속 강의이다. 나는 한 시간 두 시간 띄어서 강의하고 싶지 않다. 집중도도 떨어질 뿐더러 대면일 경우 120명의 학생 다 들어오는 것을 기다리고 하다 보면 1시간 수업이 있는 날에는 많은 얘기를 하지 못한다. 그런 이유 때문에 연속 강의를 하는 것인데, 학생들이 흥미를 가지고 몰입해서 수업을 듣지 않는다면 이런 장시간 수업이 굉장히 지겨운 수업이 될 수 있다. 그래서 나는 학생들에게 카르페디엠(Carpe Diem)이라고 말씀을 드리고 싶다. 공부한다기 보다는 말 그대로 힐링하고 즐기고 가는 시간으로 만들고 싶었고, 대면이 되더라도 이 분위기가 이어졌으면 좋겠다.
끝으로 이 인터뷰를 읽을 학생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으신가요?
다른 말은 없다. 1년 반 동안 계속되고 있는 펜데믹의 시대에 다들 고생이 많다. 그렇지 않아도 대학생 여러분들은 취업난, 재정난 등 여러 이유로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태에서 코로나 19까지 여러분을 힘들게 하고 있다. 어떤 말씀을 드려도 위로가 될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어려운 상황일수록 긍정의 힘을 믿었으면 좋겠다. 모든 일은 여러분의 마음먹기에 달린 것이기 때문에 매사에 밝고 긍정적인 마인드로 나선다면 머지않아서 좋은 일이 있을 거라고 말씀을 드리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