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은 어떤 곳으로든 작가가 원하는 장소로 우리를 데려갈 수 있다. 작가가 셔터를 누르고 몇 분의1초 뒤, 2차원 이미지는 바로 그 순간을 담은 기록이 된다. 누구나 쓸 수 있는 똑같은 도구이지만, 그것을 작가가 어떻게 사용하는가에 따라 뛰어난 작품과 시시한 작품으로 갈린다. 이미지에 담긴 것이 전쟁의 파괴든 삶의 찬양이든 우리는 그것을 보고 상상의 나래를 펼친다. 그리고 궁금해진다. 작가가 이 이미지를 만든 그 순간은 어떠했을까? 또 우리 자신에게 묻는다. 우리가 살아온 경험은 우리가 이미지를 눈으로 받아들일 때 어떤 영향을 미칠까? 최고의 사진은 감정을 포착하고 그 장소로 우리를 데려감으로써 마음을 열어 주어, 우리 안의 창의력과 깊고 고요한 감각을 끌어낼 수 있다.
~시작하며 콘래드앵커
그랜드티턴 국립공원 오웬산 정상근처(미국 와이오밍주)
뒤로 그랜트티턴의 북벽
책에서 본 곳들은 내 안에서 일종의 경외감과 자기 신뢰를 일깨웠다. 세상이 내 발밑으로 떨어져 나가고 삶의 법칙이 단순해지는 곳에서 내 최고의 모습을 찾았으니, 그것은 투쟁을 받아들이고 도전하는 모습이었다. 요세미티에서 암벽을 타는 동안 나는 카메라를 챙겨 들고 내가 사랑에 빠진 장소와 내가 경험하는 장엄한 순간을 담기 시작했다. 사진은 그런 장소를 음미하고 그런 순간을 공유하기 위한 방편이 되어 주었다.
나는 자연 세계와 그 안에서 인간이 다다를 수 있는 영역에 대한 우리의 인식을 사진이 확장해 줄수있다고 믿는다. 그리고 시간이 가면서 나는 우리 지구의 아름다움과 그 안에서 우리가 차지하는 자리를 공유함으로써, 후대뿐 아니라 그 자체의 가치를 위해서도 그런 장소들을 보호하고 보존하고자 하는 우리의 책임감이 커지기를 바랐다.
그러는 사이에 세계에서 가장 거친 장소로 나아가 남들이 감히 도전하지 못한 것을 이루기 위해 일생을 바치는 ‘모험가’라는 또 하나의 가족을 찾아냈다. 이들 한사람 한사람이 나의 가장 소중한 친구이자 동반자, 멘토가 되었다. 에베레스트 정상에서 스키를 타고 내려가는 키트 델로리에Kit DesLauriers를 비롯하여 요세미티 공원의 엘캐피탄*과 그 너머까지 프리 솔로*로 등반하는 알렉스 호놀드Alex Honnold에 이르기까지, 이들 한 사람 한 사람이 이상과 명확한 목표를 가지고 어떤 일을 해낼 수 있는지를 지켜보는 경험은 놀라움의 연속이었다.
굉장한 성공과 참담한 실패를 직접 목격한 뒤로 나는 나 자신의 목표를 발견했다. 그것은 바로 나에게 경외심을 불러일으키는 이 사람들의 이야기를 공유하는 것이다. 내가 사진으로 담은 사람 모두가 오늘날의 내가 만들어지는 데 도움을 주었다. 그에 대해 나는 영원히 감사할 것이다. 이 책은 20년이라는 세월에 걸쳐 우리가 함께한 모험의 기록이자 우리를 하나로 묶어 준 곳들에 바치는 찬사이다.
향나무 타기아 모로코
요세미티국립공원 베이스점핑(ㅋ불법)
"산만하고 사소한 일상에서 벗어나 생존이라는 단순한 일에만 집중하는" 상황을 만들어내는 등반가들. 자주 등장하는 등반가 콘래드 앵커를 포함해 프리 솔로 등반가, 스노보드 등반가, 프리 스키 등반가 등 다양한 이들과 작업한 여정
내셔널 지오그래픽 영화 제작에 합류하게 되면서 영화 촬영 방법을 배운 2002년 티베트 창탕 고원. 지구에서 가장 높고 가장 외진 사막 고원에서의 촬영은 이후 내셔널 지오그래픽 사진작가로 활동하는 시발점이 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