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백두산 폭발 6개월 후, 비가 온다. 또 비가 온다. 이 비로 인해 대지는 또 얼마나 황폐해질 것인 것. 산성비에 흙이, 그리고 생명이 매말라가고 있다. 언제 부턴가 비는 우리에게 두려운 존재가 됐다. 6개월 전, 재앙이 시작됐다. 그러나 그땐 미쳐 몰랐다. 수백 킬로미터 밖 우리에게도 재앙의 그림자가 드리울 거라는 것을~~
------한반도 대재앙! 백두산 천년 분노 폭발하다---(최종수정 2014.8.15.08:43 기사입력)----화산 폭발지수7에 해당하는 천년전 폭발과 맞먹을 것으로 예상, 전세계 비상---천지 2억톤의 물 양강도, 함경도 일대 모조리 휩쓸려---피해 사망자 속출, 계절풍 타고온 백두산 화산재로 서울 도심 이틀째 어둠 계속-------------------백두산 대폭발의 진실-----------
거대한 굉음과 함께 얼어붙은 천지를 뚫고 불기둥이 치솟는다. 백두산이 폭발한 것이다.
백두산 폭발 3시간 후—천지에 갇혀있던 물이 터져 나오면서 순식간에 함경도를 휩쓸어 버렸다.
송창근 연구원/국립환경과학원: 적게는 수 미터에서 많게는 수십 미터에 이르는 퇴적물들이 쌓일 것으로 예상~ ------------백두산 폭발 28시간 후------
폭발 하루 만에 화산재가 서울 상공을 뒤덮었다. 해도 사라졌다. 화산재만이 눈발처럼 휫날리고 있었다. 화산재가 태양빛을 차단해 낮에도 칠흑 같은 어둠이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정용승 소장/고려대기 환경연구소: 반경 수백 킬로미터의 주위는 정말 낮이 사라지고~
송창근: 인명피해라든지 농작물이라든지 그런 피해는 막대할 걸로~
정용승: 호흡기 질환, 건강에도 영향을 줄 수 있겠습니다. 며칠째 학교는 빗장을 걸어잠갔고 서울근교의 공장에서는 일제히 기계가 멈춰섰으며 공항도, 항만도 그 기능을 상실했다.
송창근: 반도체, 정밀도를 요하는 그런 산업에서는 상당히 큰 문제가 있으리라고~
그렇게 두달이 흘렀다 봄이 오지않는 4월, 우리는 아직 겨울 한 복판에 있다. 추위와 산성비에 초목은 잎을 피우지 못한채 말라간다. 어디를 가나 국내산 채소를 찾아볼 수 없다. 수입산 채소값도 연일 폭등하고 있다. 연구기관에서는 폭발과 함께 뿜어져 나온 화산재와 유해가스가 태양의 복사량을 차단했다고 발표했다. 그로 인해 지구의 기온이 2도 이상 감소했다고 한다.
정용승: 일년 내내 그 화산재가 지구를 빙빙 돌기 때문에 지구의 태양 복사, 입력하는 태양 복사를 차단해서~
------지금까지의 얘기는 가상 시나리오입니다. 하지만 전혀 근거 없는 얘기는 아닙니다. 백두산이 천년전 규모로 다시 폭발한다면 우리에게 닥칠 수 있는 최악의 재앙을 과학자들의 증언을 토대로 재구성한 것입니다.---천년전 과연 백두산에서는 무슨 일이 일어났던 것일까요? 지난(2019년) 6월 중국인들에게는 장백산이라고 불리는 그곳, 백두산을 찾았습니다. 무성하게 우거진 숲을 보아 짙은 녹음으로 단장한 나무들이 방문객을 반깁니다. 여름인가 싶더니 어느새 봄입니다. 여린 새싹들이 수줍게 얼굴을 내밀고 있습니다. 산정상을 향해 걸음을 내디딜수록 시간은 거꾸로 흐릅니다. 장백 폭포를 넘자 동장군이 기승을 부리는 겨울과 마주합니다. 백두산의 6월엔 세 개의 계절이 공존하고 있습니다. 예로부터 우리 조상들은 백두산을 단군신화의 무대로, 한민족의 발상지로 여겨왔습니다. 민족의 영산이라고 불릴 만큼 신비로운 경관을 지닌 백두산, 그 수려한 자태는 화산활동이 낳은 산물입니다.
장윤득 교수/경북대 지질학과: 백두산의 화산체를 보면 백두산은 굉장히 큰 화산입니다. 주변의 봉우리들을 보면 용암류의 방향이 천지 내부가 아니라 천지 바깥쪽으로 되어 있습니다. 용암류가 흐르는 방향을 추정해 볼 때, 과거에 백두산은 굉장히 큰 화산체였는데, 현재는 그 화산체가 보이지 않습니다.
천년전 백두산 대폭발과 함께 산 정상의 봉우리가 3분의 1 가량 사라졌을 것이라고 지질학자들은 추정하고 있습니다.
정윤득: 천년전 백두산 정상은 현재보다 최소한 1,000미터 이상 높지 않았을까--- 백두산 봉우리의 상당 부분이 날아가고 함몰됐겠죠. 미국의 세인트 헬렌스 화산의 경우, 엄청나게 큰 봉우리가 한 순간에 날아갔습니다. 그걸로 봐서 백두산도 분출말기에 엄청나게 큰 폭발과 함께 주봉이 날아가고 함몰되어 이와 같은 큰 천지가 형성된 것으로 생각됩니다.
그때의 폭발로 생겨난 것이 천지입니다. 둘레만도 13.1킬로미터, 면적은 9.82 평방 킬로미터에 달합니다. 천지는 세계에서 가장 큰 칼데라 중 하나입니다 (칼데라-강력한 화산 폭발과 함께 다량의 마그마가 분출해 함몰된 부분).
장윤득: 이것은 흑색 부분인데, 현무암질 마그마가 부석화된 것입니다. 부석은 마그마 내에 있는 휘발성 성분들이 밑으로 빠져 나가지 못하고 기포화되어 그 기포의 양이 굉장히 많아지고 물에 뜰 정도로 비중이 낮아진 물질을 부석이라고 합니다.
유리질 성분으로 이루어져 무게가 가볍고 또 기공이 많아 부서지기 쉬운 돌이 부석인데요 (부석-마그마가 대기 중에 방출될 때 휘발성 성분이 빠져나가면서 기공이 생긴 암석으로 물에 뜰 정도로 가볍다). 폭발성이 강한 화산에서 주로 발견됩니다. 천지를 둘러싸고 있는 16개의 봉우리에 피복된 부석의 양이 과거의 폭발위력을 말해주고 있습니다.
장윤득: 현재 청문봉에서 관측되는 부석층의 두께는 약 75미터 정도로 나타나고 있는데 75미터 두께로 시작해서 함경도에서 약 10미터, 동해에서 수십 센티미터, 일본 북해도에서 약 5센티미터 두께로 관측되고 있습니다.
일본 아오모리현 서쪽에 위치한 쿠로이시 지방, 이곳에서는 천년전 헤이안시대(794~1192)의 유적을 발굴해 내는 작업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헤이안 시대(794~1192)-일본 청황이 교토로 천도해 가마쿠라 막부를 건립할 때 까지의 시기). 헤이안 시대의 잠든 역사와 함께 오래전 머나먼 이국 땅에서 일어난 백두산 폭발의 역사도 깨어났습니다. 다니구치 교수는 십여년 전부터 백두산을 주목해 온 일본의 지질학자입니다.
다니구치 히로마치 교수/도호쿠대 지구과학과: 이거예요. 이런 식으로 반점이 되어 있는 것, 이것이 백두산 화산재입니다. 약간 노란색이죠. 손으로 만져보면 그런 느낌인데요. 가슬가슬해요. 알갱이가 조금 거칠고 반짝거리죠. 안에 얇은 판 모양의 유리가 있어서 그 유리에 햇빛이 비치면 반사되는 거예요. 전문가들은 이 반짝거림이 백두산 화산재의 특징이라고 설명합니다.
쿠로이시 지방 뿐 아니라 헤이안 시대의 대부분의 유적지에서 백두산 화산토는 광범위하게 발견되고 있습니다. 백두산이 폭발했을 당시 일본으로 얼마나 많은 화산재가 날아왔는지를 알 수 있게 해주는 대목입니다.
다니구치 히로미츠 교수: 홋카이도와 이곳 (아오모리 쿠로이시)을 거쳐 더 남쪽으로 화산재가 날아간 것을 보면 아마도 당시의 미세한 화산재가 하늘 전체를 넓게 덮어 빛을 차단했으리라고 봅니다.
백두산이 뿜어낸 화산재는 단숨에 성층권을 뚫어 바다 건너 일본에 까지 잘아간 것입니다. 이같은 증거를 토대로 천년전 백두산의 화산재가 이동했던 경로를 그려 봤습니다. (천년전 백두산 폭발 피해범위, 분화량:~100입방킬로미터, 백두산->10센티미터, 5센티미터, (규수)아키타, 아오모리, 도나코마이, 홋카이도). 당시 화산재는 편서풍을 타고 1500킬로미터 이상을 떨어진 곳까지 날아갔을 것이라는 결론에 도달하게 됩니다.
지난해 4월 유럽에 항공대란을 야기시켰던 아이슬란드, 에이야프얄라요클 화산(2010.4.14), 화산폭발이 유럽에게 안겨준 경제적 손실은 13억 5천만 달러에 달합니다. 100년만에 대폭발로 기록된 인도네시아 므라피 화산, 화산이 폭발하면서 389명이 목숨을 잃었고 삶의 터전을 잃은 사람들도 10만명에 육박합니다. 일반적으로 화산은 그 폭발강도에 따라 폭발지수(Volcano Explosivity Index, VEI)를 1에서 8까지 분류합니다. 므라피 화산과 에이야프얄라요클 화산이 토해낸 화산 세설유는 0.1입방킬로미터까지 퍼져 나갔습니다. 화산폭발지수 4에 해당하는 규모였습니다. 그러나 천년전 백두산 화산재의 영향권은 150 입방킬로미터에 달했고 폭발지수 또한 7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윤성효 교수/부산대 지구과학교육과: 그런 화산들의 분화에 대해서 백두산의 천년전 분화는 천배내지 천오백배의 폭발적인 분화로서 슈퍼 대폭발이었다 라고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다니구치 교수: 백두산은 과거 2천년 동안 폭발한 화산들과 그 위력 면에서 세계 1, 2위를 다툴 정도로 대규모 폭발을 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인류가 지구상에 존재하기 이전부터 화산은 불을 뿜어왔습니다. 그리고 인류가 탄생된 이후에도 화산활동은 이어져 왔습니다. 인간에게 자연의 경이로움과 무지막지한 재앙을 동시에 안겨준 화산, 화산은 우리가 사는 행성, 이곳 지구가 살아 있다는 것을 증명해주는 존재입니다.
에티오피아 북동부에 위치한 다나킬 평원은 세계에서 가장 뜨거운 땅입니다. 연평균 34도를 넘나들기에 죽음의 땅으로 불리기도 합니다. 끝없이 펼쳐진 평원 위에 나지막한 언덕이 모습을 드러냅니다. 에르타알레 화산입니다. 에르타알레 정상에는 섭씨 1200도에 달하는 용암이 끌어 오르고 있습니다.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용암호수죠. 용암이 지표면에 도달하는 순간, 잠시 온도가 식으면서 검은 크러스트를 만들어 냅니다 (크러스트-용암이 굳어서 생긴 표면). 때로는 용암이 분화구 밖으로 흘러 넘치기도 합니다. 그 용암이 서서히 굳어지면서 물결 모양의 검고, 광활한 대지를 만들어 내는 것입니다. 120만년 동안 시뻘건 용암이 끓고 있는 땅, 에르트알레는 아파르족의 말로 연기나는 산이란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벨레타 아크릴루 가이드/에티오피아: 아파르족 사람들은 이 용암 호수를 악마의 입이라고 부릅니다. 악마의 문이라고도 하죠. 아파르족 사람들은 이곳을 불구덩이가 있는 지옥이라고 믿고 있어요. 분화구 모양이 지옥으로 들어가는 문처럼 생겼다고 여기는 거죠.
어둠이 깔린 에르타알레,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 용암 호수의 움직임은 더욱 격렬해지고 화려해지고 왜 아파르족이 이곳을 지옥의 문이라고 칭했는지 알 것 같습니다. 그러나 지질학자들에게 에르타알레는 지옥의 문이 아니라 지구의 내부를 들어다 볼 수 있는 통로입니다.
데레제 알레 교수/아디스아바바대 지구과학과: 에르트알레 화산의 용암이 격렬하게 활동하고 있다는 것은 지구가 격렬하게 움직이고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지구 내부에서 마그마가 지속적으로 생성되고 있다는 얘기죠. 맨틀이 녹아서 마그마가 만들어지고 지표면의 균열을 통해 마그마가 올라오게 됩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 지구의 가장 깊숙한 곳에는 밀도가 아주 높은 핵이라는 층이 존재합니다. 맨틀이라는 뜨거운 암석층이 핵을 둘러싸고 있으며 그 맨틀 층을 덮고 있는 것이 지구의 표면에 해당하는 지각입니다. 지구의 외피에 해당하는 지각은 10여개의 판으로 이루어져 있는데요. 그 판은 인간이 거의 느끼지 못할 정도의 느린 속도로 매년 몇 센티미터씩 천천히 이동하고 있습니다. 지구에서 활동해온 화산의 95%가 그 판의 경계에 위치해 있습니다. 이유가 뭘까요? 두개의 판이 움직이면서 충돌하게 되는 밀도가 큰 해양판이 또 다른 판 아래로 밀려들어 가게 됩니다. 해양판이 해구를 통하여 맨틀 속으로 침강하게 되면은 온도와 압력이 증가하게 되고 해양지각으로부터 물이 방출되면서 상부의 맨틀암석이 녹아 마그마가 생성됩니다. 충분한 양의 마그마가 축적이 되면 지표면으로 분출하게 되는데요. 이것이 곧 화산입니다. 세계 최대의 화산국 인도네시아는 세 개의 판이 서로 부딪치는 환태평양 지진대에 속해 있습니다. 22개의 활화산이 불을 뿜어대는 캄차카 반도도 역시 북아메리카판과 태평양판의 경계에 자리잡고 있죠. 네개의 암석권이 만나는 판의 중심에 있는 일본은 해마다 화산과 지진으로 인한 피해가 끝나질 않고 있습니다. 크고 작은 판이 밀집되어 있는 과테말라도 마찬가지 입니다. 이렇듯 판의 경계에 있는 나라들은 화산과 지진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습니다. 일찌기 조선팔경 중 제6경으로 불릴만큼 천혜의 비경을 자랑해온 주왕산, 기기묘묘한 암벽을 헤집고 흘러내리는 청명한 폭포는 오고 가는 이의 발길을 붙잡기에 부족함이 없습니다. 주왕산은 예부터 웅장한 산세가 돌로 병풍을 친 것 같다하여 석병산으로도 불립니다. 능선 사이로 죽순처럼 솟아오른 암석들은 오래전 이 땅을 흔들었던 화산활동의 산물입니다 (주왕산 부석응회암층-약 7천만년전 주왕산에서 화산분출이 일어났음을 보여준다).
황상구 교수/안동대 지구과학과: 지금 바위와 절벽들은 화산재입니다. 이 응암층의 두께가 350미터 이상인데 그렇게 두껍게 쌓였다는 것은 화산폭발이 심하게 일어났고 또 지속적으로 일어났다는 것을 의미하고 있습니다 (응회암-화산폭발로 방출된 화산분출물이 오랜 시간 쌓인 뒤 굳어져 만들어진 암석).
7천만년전 화산이 폭발하면서 엄청난 양의 마그마가 산을 뒤덮었습니다. 마그마가 화산재의 형태로 굳어지기를 반복하면서 오늘날 기암괴석의 형태를 남기게 된 것입니다. 주왕산은 험준한 산세의 위용을 통해 후세에게 얘기하고 있습니다. 7천만년전 지상에서 그 어떤 곳보다 뜨거운 땅이 이곳 한반도였다고 말입니다. 백악기 시절 화산활동의 중심무대는 남부지방이었습니다. 하지만 일부 내륙지방에서도 화산활동의 흔적이 발견되고 있습니다. 한반도 전체가 화산지대였던 셈입니다.
황상구: 우리나라 백악기에 일어났던 화산활동은 유라시아판이라고 하는 대륙 지각 아래로 태평양의 해양지각이 밀려들어가는 그런 습입대 지역이었습니다. 그래서 그 습입대면서 습입지역에서 마그마가 생성돼서 그 위에 화산활동이 심하게 일어난 시기였습니다.
1100만년과 2100만년 사이 유라시아판으로부터 태평양판이 벌어지기 시작합니다. 그로 인해 동해가 생겨났고 한반도는 판의 경계로부터 멀어지게 된 것입니다. 백두산은 여섯번의 화산활동을 통해 탄생된 산입니다. 천만년과 260만년 사이, 백두산이 처음 폭발했을 것으로 지질학자들은 추정하고 있습니다. 당시 한반도는 판의 내부에 속해 있었습니다. 화산활동이 잠잠 했던 시기입니다. 그런데 왜 백두산만이 끊임없이 달아오르고 있는 것일까요.
조문섭 교수/서울대 지구환경과학과: 우리나라 같은 경우는 최근에 일본 열도 밑으로 들어가는 해양판이 들어가 밑으로 쭉 내려가는게 아니고 약 7킬로미터 하부에서 정체되어 있으면서 열을 차단하는 효과를 내고 있다고 발표된 바가 있습니다. 그 말은 무엇인가 하면은 소위 맨틀열이 다른 데로 도망가지 못하고 쌓여있다가 결국은 어디론가 분출구를 찾아서 나오게 되는데 그게 바로 백두산이다 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판의 중심이지만 화산을 통해 일어나는 것도 있습니다. 일반적인 맨틀물질보다 더 뜨거운 물체인 맨틀기둥이 지표로 올라오는 것을 열점이라고 합니다. 판의 중앙에 위치한 화산은 대개가 열점화산입니다. 열점 화산은 일반적인 화산에 비해 폭발력이 큽니다. 응축되어 있던 마그마강의 에너지가 한꺼번에 분출되기 때문이죠. 지난 98년 중국 지질연구소에서는 백두산 아래에 네개의 마그마 강이 존재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이 네 개의 마그마 강이 지난 수천년 동안 백두산에 에너지를 공급해 온 것입니다. 고려사, 정종원년의 기록을 보면, 천년전 백두산의 폭발을 연상시키는 구절이 등장합니다.—“이 해에 하늘의 북이 울려 대사령을 내렸다.”(고려사, 정종 원년 946년). 같은해 일본의 역사서엔 흥복사의 연대기에도 백두산 폭발로 추정되는 기록이 남아 있습니다. “전경 밤에 하얀 화산재가 눈과 같이 내렸다.” 조선 시대의 사서에도 화산분화를 암시하는 기록들은 지속적으로 등장합니다. 태종실록에는 “동북면에 재가 비처럼 내리다.” (태종실록, 태종 3년 1403년) 라고 기록되어 있고, 선조 실록에는 “포를 쏘는 소리가 들렸다.” (선조실록, 선조 30년 1597년), 현종실록에는, “함경도 명천 지역에 화산재가 비처럼 내렸다.” (현종실록, 현종 14년 1673년) 라는 기록이 나와 있습니다. 과거 문헌을 통해 백두산이 일, 이백년 간격으로 분화를 해왔음을 추정해 볼 수 있습니다.
윤성효: 백두산은 천년전에 폭발적인 대분화를 한 이후에도 백년에 한번 정도는 소규모 내지 중규모의 분화 사건이 있었고, 백두산의 마지막 분화가 1903년에 있었다는 것이 청나라의 역사기록에 남아 있기 때문에 1903년으로부터 현재 100년이 지난 시기이고, 또 천년전에 폭발적인 대분화를 한 것으로부터 1100년이 지난 시기이기 때문에 두 주기가 겹치는 가까운 장래에 백두산이 분화 가능성이 있다라고 평가하는 것입니다.
지난 3월 북한측에서는 사상 유래가 없었던 백두산 공동연구를 제의해 왔습니다. 그것이 정치적인 이유에서였는지 아니면 백두산 폭발이 임박했기 때문인지는 아직 알려진 게 없습니다. 그러나 확실한 건 세계의 지질학자들이 지금 백두산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백두산은 인류 역사상 가장 큰 폭발의 역사를 지닌 화산입니다. 또한 백두산의 지질학적 특성상 과거의 재앙이 다시 한번 반복될 가능성이 다분합니다. 전세계가 백두산을 주목할 수 밖에 없는 이유입니다.
장윤득: 만약 화산활동에 의해서 호수 자체가 붕괴된다면은 20억톤의 물이 유출되면서 사면에 다양한 쇄설물들이 한꺼번에 흘러내리기 때문에 엄청난 양의 라하르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화산 쇄설물-화산의 폭발로 지표로 방출된 크고 작은 암석의 조각).
재앙은 천지에서부터 시작됩니다. 천지를 채우고 있는 20억 톤의 물이 순식간에 범람하면서 백두산의 경사면을 따라 쏟아져 나올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예측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백두산에 쌓여있는 화산재 퇴적물들입니다. 백두산의 퇴적물들은 손을 대면 부서질 정도로 약한 상태, 천지의 물이 그 퇴적물들을 내려오게 하면 사상 초유의 라하르, 즉 토석류가 발생하게 됩니다 (라하르-화산이 분출된 후 퇴적된 화산암괴나 화산재가 흐르는 물에 섞여서 홍수처럼 쓸려내려 가는 현상).
장윤득: 백두산 같은 경우에는 거의 4, 50도 경사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그 4, 50도의 물이 내려온다면 시속 거의 100킬로미터에 가까운 속도로 내려오기 때문에 거의 피할 수 없습니다. 아마 마을이라든지, 건축물이라든지, 농경지 라든지, 이런 것들이 일순간에 아마 유실될 것입니다.
지난(2019년) 3월, 일본 동북지방 근해에서 리히터 규모 9에 육박하는 대지진이 발생하며 쓰나미가 몰려왔습니다. 동북 해안 6개 현을 삼켜버린 대재앙, 세계는 경악했습니다. 3개월의 시간이 흐른 지난 6월, 쓰나미가 휩쓸고 간 미야기현을 다시 찾았습니다 (일본 미야기현 센다이시). 아름답고 평화로웠던 어촌 마을은 이제 어디에도 없습니다. 대지진과 쓰나미가 할키고 간 상처는 참으로 참혹했습니다. 다니구치 교수는 백두산이 폭발하게 되면은 백두산 주변 마을 역시 이와 비슷한 비극을 겪게 될 것이라고 예견합니다.
다니구치: 뒤를 보면 잘 알 수 있듯이 파괴력이 굉장히 강한데요. 단순히 해수가 서로 부딪힌게 아니에요. 해수와 진흙이 섞이면 굉장히 밀도가 큰 물질로 바뀝니다. 이 물질들이 서로 부딪혀서 이렇게 엄청난 파괴력을 가지게 됐다고 볼 수 있습니다. 지금 이곳 쓰나미 피해와 유사한 현상이 백두산 폭발 시에도 일어날 거예요.
백두산의 북쪽 비탈에는 이도백하(중국 지린성) 라는 마을이 들어서 있습니다. 이 마을 사람들은 백두산을 찾는 관광객들을 대상으로 장사를 하고 농사를 지으며 살아갑니다. 만일 백두산이 천년전 규모로 폭발하게 되면 그들 역시 미야기현 사람들과 같은 운명에 처하게 될 지도 모릅니다. 백두산의 폭발은 대기에도 영향을 미칩니다 (고려대기 환경연구소, 충청북도 청원군). 백두산 폭발에 대한 시뮬레이션을 운영해 본 결과, 겨울에 분화할 경우 한반도에 가장 큰 피해가 예상된다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정용승: 백두산이 폭발한 날 특히 북풍기류가 있었다면 한반도는 북에서 남까지 1000킬로미터인데 이동영향은 한반도 전역을 덮고 주택, 농산물, 도로, 토지 등 모든 지역에 화산재가 몇 센티미터, 몇 밀리미터 두께가 덮히게 되고요.
백두산 화산재가 대기권을 뚫고 성층권에 머물게 되면 문제는 더 심각해집니다. 전 세계의 기온이 일년 내내 최고 2도까지 떨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정용승: 일년 내내 2도가 감소한다 또는 증가한다는 것에 문제가 있습니다. 식량의 감소, 또는 조류, 새, 또는 물고기의 이상적인 이동, 식물, 농산물의 재배현상 등등의 영향도 있고 의학적으로 박테리아 바이러스 등등의 증가 또는 감소 등에도 영향을 크게 줄 수 있습니다.
1783년 아이슬란드 라키 화산이 폭발하면서 유럽 대륙에는 전례없는 혹한이 몰아쳤고, 오랜 기근에 시달린 시민들은 왕권에 봉기를 들게 됩니다. 1789년 프랑스 혁명이 일어난 것입니다 (英 가디언지 2010년 4월 15일자). 인도네시아에서 탐보라 화산이 폭발했던 1815년 역시 여름이 없는 해로 기록되고 있습니다. 연평균 기온이 4도 가까이 떨어졌기 때문입니다 (英 사이언스 데일리 2009년 2월 26일자). 백두산 천지 안에 백년이 넘도록 침묵하고 있던 마그마가 지금 세상을 뒤흔들 준비를 하고 있는 걸까요?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가능성일 뿐입니다. 이곳은 북한과 중국의 땅(天池), 지질학적 조사가 철저히 봉쇄된 곳입니다. 그러나 작은 실마리라도 찾아보기로 했습니다.
장윤득: 천지의 물은 대체로 70%가 강수로 들어오고 있고, 30% 정도가 지하수로 들어오고 있는데, 그 지하수에서 유입되는 것 중에서 마그마활동에 의해서 마그마 기운의 물이 들어온다고 한다면 그 마그마의 흔적이 동위원소에 남아 있습니다.
마그마의 활동이 활발해지고 있다면 천지의 물에서 측정되는 수소와 탄소의 동위 원소비가 일반지표수와는 차이가 날 것이라는 게 장현득 교수의 설명입니다 (동위 원소비-원자번호는 같지만 질량이 다른 원소의 비율). 천지의 물에 함유된 수소와 산소의 동위원소비를 측정해 보았습니다. 하지만 마그마의 활동이 할발해지고 있다는 증거를 얻을 수는 없었습니다.
장윤득: 수소와 산소의 동위원소비가 마그마성에 가까운 그런 특징이 나타날 것으로 저희들이 예측을 하였었는데 실제로 분석을 해보니까 거의 지표수에 가까운 그런 특성을 보였습니다.
뿐만 아니라 지난 수년간, 백두산에서 빈번히 일어나던 화산성 지진 역시 감소하고 있는 것이 추세라고 합니다. 그러나 안심할 수 없다는 것이 학계의 입장입니다.
장윤득: 온천의 온도라 할까 그리고 온천수에 대한 동위원소비를 지속적으로 측정을 해서 온도의 상승이라든지 아니면 동위원소비의 변화라든지 그런 걸 주기적으로 모니터링 한다면은 지하에 있는 마그마의 활동에 대한 지표를 저희들이 얻을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다니구치: 중국의 보고로는 약 10년 주기로 백두산에서 지진활동이 활발해지고 있다고 합니다. 이를 근거로 최근 한국에서 2014년, 2015년 백두산 폭발설이 화제가 된 것 같애요. 어쩌면 그 시기에 지진활동이 다시 활발해질 가능성도 있어요.
언론을 통해 백두산 분화의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숱한 논란이 이어져 왔습니다. 분명한 건 백두산은 언젠가 폭발할 수 있는 활화산입니다. 화산은 인간의 기억 속에 잊혀질 무렵 다시 분화한다는 사실입니다. 지금 우리는 분화의 가능성을 확률로 확인하고자 합니다. 일본의 한 화산학자는 자연의 거대한 위력 앞에 확률이 무슨 의미가 있느냐고 반문합니다.
마쓰시다 다케시 박사/큐슈대 지진화산 관측연구소: 백두산이 천년전과 같은 폭발을 일으킬 확률을 예측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문제입니다. 그러나 이번에 일어날 확률이 매우 낮다고 생각했던 진도 9의 대지진이 일본에서 일어났어요. 그로 인해 원전폭발과 같은 심각한 문제까지 일어났고요. 확룰이 낮다고 해서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것 매우 위험한 생각이죠.
지난 1월, 일본 큐슈에서 신모에다케 화산이 폭발했습니다. 50년만에 분화했습니다. 그로부터 2개월 후 신모에다케 화산 부근의 마을, 다카하루를 찾았습니다.
주민1: 언제 였지? 28일에 재가 내렸었지, 6시인가, 7시인가?
주민2: 1월에?
주민1: 응, 1월에, 재가 내릴 때 찍은 사진이에요.
재가 어느 정도 쌓였는지 보여줘야 나중에 보조금을 받을 수 있어요.
질문: 재가 이건가요?
답변: 화산재는 이거예요.
질문: 몇 센치미터 정도 쌓였습니까?
답변: 이건 1 센치 미터가 안돼요. 5 밀리미터에서 7 밀리미터 정도 되겠네요.
희미하게 쌓여있던 화산재 마저 이젠 자취를 감춰가고 있습니다. 3개월 후면 예정대로 수확을 하게 되겠지요. 분화가 크지 않아 다행입니다. 덕분에 마을은 오래지 않아 평온을 되찾았고 주민들도 다시 일상으로 돌아올 수 있었습니다. 이들이 사는 기간 동안 시모에다케 화산이 또 다시 분화하게 될지는 아직 알 수 없습니다. 그러나 언젠가 또 다시 화산재를 토해낼 거라는 건 확실합니다. BTV는 큐슈의 지역방송사(일본 미야자키현)입니다. 큐슈가 화산지대다 보니 일반방송채널과 긴급방송채널을 함께 운영하고 있습니다.
방송 직원: 이것 (신모에다케 화산의 상태)을 항상 카메라로 찍고 있습니다.국토교통성(일본의 행정기관) 카메라도 작동하고 있고요.
방송 아나운서: 신모에다케 실시간 감시카메라를 보니, 현재는 분화가 없습니다. 폭발적인 분화가 없으니 안심하세요.
지역 방송사와 국토교통성이 긴밀히 협력하고 있는 것입니다.
요시하라 카즈오 상무/BTV 방송사: 모든 방면과 연계를 해서 항상 철저하게 위기에 대처하고 있습니다. 언제든 화산폭발이 일어날 때보다 큰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고 있죠. 항상 안전을 유지할 수 있다는 긍정적인 마음으로 대비책을 세워두는 것이 우리의 사명입니다.
지역관청(다카하루 관청, 미야자키현)에서는 보다 적극적으로 화산분화에 대비하고 있습니다. 과거의 경험을 거울 삼아 비상체제를 구축해 둔 것입니다.
요코하마 야스히로 과장/다카하루 관청 총무과: 주로 분화 패턴에 대한 연구를 합니다. 쌓여있는 화산재 위에 비가 내릴 때 발생하는 토석류 패턴도 연구하고 있습니다.
피해가 예상되는 지역 주민들을 위해 관청에서도 역시 분화 상황을 방송합니다. 그리고 가정에는 방송을 들을 수 있는 무전수신기가 지급됐습니다.
요코하마: 무전 수신기입니다. 사무소에서 화산 상태에 관해 방송하면 각 가정에서 전파를 수신하여 들을 수 있습니다.
화산과 함께 수천년을 살아오면서 그들은 알게 된 것입니다. 일년후, 이년후가 아니더라도 언젠가 화산이 다시 폭발 할 것이라는~그래서 그들은 지금 이 순간에도 준비하고 있습니다. 50년후, 아니 100년후에 찾아올지 모를 재앙, 그들은 대비해 나가고 있는 것입니다. 몇세대가 지나면서 과거 천지를 뒤흔들었던 백두산의 분노도 함께 잊혀져 갔습니다. 오랜 세월 숨죽여 왔던 백두산, 그런데 서서히 신호를 보내오고 있습니다. 내가 오랜 잠에서 깨어나고 있다. 우리는 깨어나는 백두산을 어떻게 맞이 해야 할까요.
윤성효: 북한과의 공동연구를 통해서 정확하게 백두산 지하의 어느 위치에 어느 정도의 마그마가 어떠한 방향을 향해서 어떠한 속도로 상승하고 있는가~
마쓰시다: 많은 기기를 장치하고 관측해서 백두산의 변화를 실시간으로 파악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다니구치: 국가와 국가 간에 백두산에 대해 협의 할 수 있는 상황을 만들어야 합니다. 그래서 백두산에 대해 정상적으로 공동연구를 하는 것이 지금 중요해요.
뜨거운 화쇄류의 융단 폭격, 쓰나미 처럼 몰려오는 라하르, 거대한 자연의 위력은 인간의 힘으로 막을 길은 없습니다. 하지만 재앙을 무방비로 받아들이느냐, 재앙을 예측하며 대비하느냐 그 차이가 비극의 결말을 바꿀 수도 있습니다. 백두산이 천년전 규모로 폭발했을 때 우리가 쓸 수 있는 최선의 시나리오는 무엇일까요? 끝. (KBS 다큐프라임 1259회 2부 백두산 대폭발의 진실에서 정리).
①우리나라 애국가에 나오는 백두산(해발 2744미터)이 지금으로부터 1000년전에 대폭발을 하여 그 때 화산활동을 하였다. 그 흔적이 백두산 정상에 부석층이 약 75미터 정도 두께로 시작해서, 함경도에서 약 10미터, 동해에서 수십 센티미터, 그리고 일본 북해도에서 약 5센티미터 두께로 관측되었다. 백두산은 화산활동이 낳은 산물이다.
② 일본 아오모리현 서쪽에 위치한 쿠로이시 지방, 이곳에서 천년전 헤이안시대(794~1192)의 유적 발굴작업이 진행되고 있는데 유적지에서 백두산 화산토가 광범위하게 발견되고 있다. 백두산이 폭발했을 당시 얼마나 많은 화산재가 일본으로 날아왔는지를 알 수 있다.
③ 지질학자들은 천만년과 260만년 사이, 백두산이 처음 폭발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백두산은 여섯번의 화산활동을 통해 탄생된 산이라고 한다. 당시 한반도는 판의 내부에 속해 있었고, 화산활동이 잠잠 했던 시기였다.
④1998년 중국 지질연구소는 백두산 아래에 네개의 마그마 강이 존재한다고 발표했다. 이 네 개의 마그마 강이 지난 수천년 동안 백두산에 에너지를 공급해 온 것이다. 고려사, 정종원년의 기록(946년)과 같은해 일본의 역사서 흥복사 연대기에도 백두산 폭발로 추정되는 기록이 남아 있다. 태종실록(1403년)과 선조 실록(1597년)과 현종실록(1673년)에는 화산재가 내렸다 라는 기록이 있다. 과거 문헌을 통해 백두산이 일, 이백년 간격으로 분화 해왔음을 추정해 볼 수 있다.
⑤ 백두산은 대분화 이후 백년에 한번 정도는 소규모 내지 중규모로 분화하였다, 백두산의 마지막 분화가 1903년이라고 할 때 현재 100년이 지난 시기이다. 천년전에 폭발적인 대분화를 한 것으로부터 1100년이 지난 시기이고 두 주기가 겹치는 가까운 장래에 백두산이 분화 가능성이 있다라고 평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