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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마귀 캡) 그래 어제는 잘 귀가했는가. 아무래도 술이 들어가면 비행에 조금 지장은 있었을테지. 방앗간 옆에 그냥 유하면 되지만 이곳도 들짐승들이 많아. 들개와 들고양이가 요즘 엄청 많아서 우리같은 자연적 조류들이 생명에 큰 위협을 받곤하지. 그래서 나무위에 올라가서 잠을 청하는데 알콜이 조금 들어가면 정상적인 수면이 이뤄지기 힘들어. 술이 취해 아래로 떨어져 큰 사고를 당하기도 해서 조심스러우이. 일요일이지만 우리들의 대화는 이어가야지.
까마귀 1) 요즘 우리 까마귀에 대해 이런 저런 말들이 나온다고 하네요. 특히 백로들 한테요.
까마귀 캡) 무슨 일인가.
까마귀1) 너희 까마귀가 뭐 할말이 있다고 대화방을 만들었느냐고요. 그들은 이렇게 말한답니다. 까마귀 노는 곳에 백로야 가지마라. 성난 까마귀 흰빛을 시샘하나니. 청강에 고히 씼은 몸 더럽힐까 하노라 라고 말이죠.
까마귀캡) 그래 뭐라했는가.
까마귀 1)저도 가만히 있지 않았죠. 백로야 남의 말 함부로 하지마라. 겉이 검다고 속조차 검을소냐. 겉 희고 속 검은 이는 너뿐인가 하노라라고 말이죠.
까마귀캡) 그래 잘했네. 하지만 우리 까마귀들은 세상 편견에 대표적인 희생양 아닌가. 조금 흰줄이 있는 까치는 그렇게 칭송하면서 우리 까마귀는 잡귀이니 불길함의 상징이니 그런 말도 안되는 소리를 하지 않는가. 세상 인심이 갑자기 바뀌겠는가. 그냥 생긴데로 살아가세. 하지만 우리가 보는 세상 풍자는 그대로 진행하도록 하시게.
까마귀1) 녭. 남극대륙 북쪽에 위치한 핼리만은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황제펭귄의 번식처입니다. 2016년부터 3년동안 거의 모든 황제펭귄 새끼들이 살아남지 못했다고 합니다. 최근들어 지구온난화로 그곳 얼음이 녹아내리면서 황제펭귄들이 번식을 못하고 있답니다. 이런 추세라면 멸종상황까지 이를 수 있다는 비관적인 소식이 들립니다. 화야산방도 그런 것 아닌지 저는 두렵습니다.
까마귀캡) 두렵지. 아주 두렵지. 하지만 우리 까마귀가 걱정한다고 해결될 상황은 아니지 않는가. 내일 걱정은 내일하고 오늘 걱정을 하도록 하지.
까마귀2) 서울의 한강다리 20곳에 SOS 생명의 전화가 설치돼 있다고 합니다. 어둠이 내려 앉고 인적이 드물어지면 극단적인 생각을 하면서 이 곳을 찾는 이른바 내마음 갈곳을 잃어하는 사람들이 하나둘씩 찾아온답니다. 계속 이어지는 그런 상황에서 마지막 선택을 할 경우 그래도 누군가에 손을 내밀 수 있는 장치로 만든 것이 생명의 전화이지요. 그 사람들이 마지막 상의하고 싶었던 다시 말해 이 세상에 건네고 싶었던 마지막 그 말들 가운데 대표적인 것이 친구와 이성교제, 직장 등 사회 적응에 어려움을 느낀 것이라고 합니다. 우리라고 그런 기분 없겠나요. 저는 매일 그런 마음이 드는데요. 하지만 하루 먹이 찾아 헤매다 움직이니 그런 마음이 사라지더라고요.
까마귀캡) 인간들의 세계는 우리 까마귀가 감내하지 못하는 숱한 경우가 존재할 것이야. 우리의 관점에서 인간을 재단하지 마시게.
까마귀3) 얼마전 이런 저런 이유로 낙마한 박순애 사회부총리겸 교육부장관과 관련된 이야기입니다. 박 전 장관은 만 5세 입학 논란 당시 맘 카페 댓글 홍보도 지시한 정황이 나타나 또 한번 물의를 빚는데요. 박 장관은 사퇴한 후 바로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직으로 복직한 일도 엄청 비난의 대상이 되고 있습니다. 불미스럽게 사퇴한 공직자가 바로 교단으로 돌아가는 것은 상식적으로 이해가 되지 않는다는 반응이지요. 오래전 조국 전 장관도 서울대 복직을 타진하는 과정에서 엄청난 반대에 직면한 것과 상당히 차이를 보이는데요. 당시 서울대학생들이 대자보를 붙이면서 절대 받아드릴 수 없다는 입장이었지 않습니까. 하지만 지금은 관악산 캠퍼스 어디에도 조국 당시 장관처럼 대자보는 보이지 않습니다.
까마귀캡) 지금 방학이니까 그런 것 아닌가. 학생들이 방학인데 움직이겠냐고.
까마귀3) 꼭 그렇게 볼 것만은 아니지요. 잣대가 다르다는 것입니다. 저는 잘 모르겠지만 관악산 까마귀들은 이런 잣대로 세상을 바라보면 한국의 미래가 어떻게 되겠냐며 우려하더이다. 관악산도 이제 그 세가 저물고 있다는 말도 나와요. 저희가 있는 화야산이 그래도 양반이라는 말도 있데요.
까마귀캡) 그러게. 언로가 막히면 모든 것이 막히는 것이지. 여기 화야산주변은 관악산에 비해 먹을 것은 없지만 그래도 할 말을 하지 않는가. 배가 조금 고픈게 낫지 할말 못하면 복장이 터져 미치는 것이지.
까마귀4) 주택 시장의 거래 절벽이 갈수록 심각해진다고 하지요. 서울 아파트 시장은 이미 올해들어 거래가 1000건을 밑돌며 지난 2006년 이래 가장 낮은 수준의 거래량을 보이고 있다는군요. 이른바 영끌족들의 패닉상태가 심각하다고 합니다. 이 나라 투기 심리가 된서리를 맞는 상황입니다. 이 나라의 고질적인 부동산 투기의 결말을 보는 것 같다는 분위기입니다.
까마귀캡) 나도 가끔 서울 등지를 다녀오지만 무슨 아파트가 하늘을 찌르더군. 그 아파트 유리창에 부딪혀 불상사를 겪는 새들도 급증하고 있다는 소식 들었지. 우리처럼 여기저기 얼기설기 집같지도 않은 것 만들어 애 낳고 살다 떠나면 되는 것을 왜 인간들은 그리 집에 집착하는가. 그리고 왜 그런 집을 이용해 벼락 부자가 되려하는지 참 모를 일이지. 영끌족들에게는 미안하지만 그것도 사필귀정 아닐까.
까마귀5) 문재인 전 대통령의 경남 양산 사저에 대한 경호를 강화하겠다는 대통령 경호처의 발표가 있었다고 합니다. 그동안 욕설시위로 밤잠을 설친 주민들이 대부분이지만 당국은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지요. 밤에도 마이크로 야단법석을 했다고 합니다. 문 전대통령은 자신이 겪는 불편함보다 자기 때문에 겪는 주민들의 고통에 더욱 심한 마음앓이를 했다고 하지요. 이런 것은 국회의장을 방문한 대통령에게 건의한 것으로 보이는데 이에 대해 여러 이야기가 나오지요. 민주당 대변인은 늦었지만 환영한다고 표했지만 참 웃기는 일이 아닌가 생각하는 주변인들이 많지요. 일개 시민도 집앞에서 이런 짓거리를 하면 가만히 있으면 안되는 것 아닙니까. 그런데 한 나라의 대통령을 지낸 사람집앞에 떼로 몰려와 이런 일을 저지르는데 그동안 가만히 있다가 대통령이 한마디 하니 이런 저런 대책을 내놓은 그런 시스템이 말이 되느냐 하는 소리가 양산 주변 까마귀들의 한결같은 지적입니다. 아마도 전세계 어디가도 이런 현상 보기 힘들 것입니다. 이게 나라이냐 하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입니다. 전 대통령이 잘 못을 저질렀으면 법을 통해 심판하면 되는 것인데 되지도 않은 인간들이 몰려와 아우성치며 동네가 잠못들게 하는 이런 것을 그동안 방치했다는 것이 말이 되느냐 하는 이야기지요. 게다가 국회의장이란 사람이 현 대통령에게 건의할 그런 사안입니까. 이것이요. 저는 까마귀지만 분통이 터져 견딜수가 없어요.
까마귀캡) 우리 까마귀가 사는 이 나라의 민도가 그런가 보이. 너무 흥분하지 말게나.
까마귀5) 윤 대통령과 이준석 전 국힘 대표간 갈등 상황에 대해 윤대통령이 이 전 대표를 포용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당내에서 나왔다고 하네요. 주호영 비대위 위원장은 대통령이 포용하면 해결될 것이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다고 했고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도 품어주는 아량이 있어야 한다고 했다지요. 이와관련해 주변에서는 무슨 부자관계인가. 연인관계인가. 품어주고 껴앉고 막장드라마도 이런 막장이 없다는 반응입니다. 얼마전 대선직전에도 서로 얼싸안고 인증샷하더니 또 그럴려고 하냐는 이야기지요. 국민들앞에 할 것이 있고 안할 것이 있지 무슨 장난도 이런 장난이 있는냐는 지적이 많습니다. 이 전 대표는 연일 언론에 출연해 날선 비판을 이어가는데 국힘 핵심 관계자가 중재하는 듯한 모습이 나타나자 그럼 그렇지 그속에 뭔가 말못할 사연이 있구나 하는 반응이 이어집니다. 국민 막장드라마를 촬영하려는 모양새로 보입니다.
까마귀5) 주호영 국힘 비대위원장은 전당대회와 관련해 12월쯤 전당대회가 시작될 것이라면서 이준석 전 대표가 제기한 가처분 신청을 두고는 기각될 것이다라는 확신을 가지고 있다고 발언했습니다. 이 발언을 두고 그렇다면 재판부에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는 것이냐는 지적이 일고 있습니다. 무슨 근거로 확신하느냐이지요. 확신이라는 표현은 정치인들이 잘 쓰지 않는 용어아닙니까. 아마도 모종의 썸싱이 있지 않느냐는 의견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까마귀5) 국힘과 관련한 또 다른 이야기입니다. 이준석 전 대표를 수년 전 수행했던 인사가 이 전대표에 대해 싸가지가 없다 인사도 잘 안하고 부모에게도 짜증낸다는 언급을 했다고하지요. 막가자는 이야기들인데요. 이 전대표는 나중에 감당 못할 이야기를 하는데 책임을 묻겠다고 반박했다고 합니다. 저도 이런 되먹지 않은 이야기들을 주절이 주절이 내놓고 싶지 않은데 인간들이 발간한 인터넷에서 떠도는 소리이니 그냥 해본 것입니다.
까마귀캡) 그럼 야당의 요즘 상황은 어떤가. 너무 여당 이야기만 하는 것이 아닌가.
까마귀5) 야당은 아직 우리 대화방에 등장할 수준이 아니라고 봅니다. 그냥 숙성하는 단계이니 다음에 이야기꺼리가 있을때하지요.
까마귀캡) 그러니까 백로들이 까마귀판이라고 뭐라 하지 않는가.
까마귀5) 그것은 우리의 관심사일때 가능한 것입니다. 이 대화방이 공영방송입니까. 방송심의위원회의 심의를 받는 상황아니잖아요. 우리끼리 우리의 관심부분에만 집중하면 되지요. 대화방에서 왜 그리합니까. 캡도 나이가 드니 걱정이 많아지는 것 아닌가요.
까마귀캡) 오케이 알았네. 여기가 공영방송 이런데는 아니지.우리끼리 잡담하는 자리이지. 예전 버릇 못버린 것을 이해하시게나. 할 이야기 계속하지.
까마귀 6) 인명진 새누리당 전 비대위원장이 윤대통령의 인사에 대해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해 좌지우지되고 있는 것 아닌가라며 국민들은 윤 대통령이 제대로 된 객관적 기준에 의해 사람을 쓰지 않는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답니다. 자신의 가까운 사람을 쓴다는 것은 과거 정권에도 있었던 일이지만 객관적 기준에 의해서 인사하는 것 같지 않다며 뭔가 께름직한 느낌이 든다고 말했습니다.
까마귀7) 주호영 국민의 힘 비대위원장은 대통령실을 향해 야당이 인사에 대해 비판하는 지적이 있지 않는냐며 검찰 출신들을 너무 많이 쓴다 그리고 아는 사람들 위주로 기용한다는 것도 한번 돌아봤으면 좋겠다고 말했답니다. 국힘 입장에서도 이건 아니다 하는 것이겠지요.
까마귀8) 북한이 아베 전 일본 총리 피격사망을 처음 언급하며 그의 사망에 조의를 표한 한국 대통령에 대해 구역질 나는 추태라고 비판했다고 합니다. 아베가 사망한지 상당히 오랜 시간이 흘렀는데 저격 사망소식을 이제 전한 것을 보면 북한이 자신들의 수령이 혹시 아베같은 상황을 맞지 않을까 노심초사하지 않았나 보여집니다. 일본에 관해 남한보다 훨씬 강도 높에 비판한 북한임을 감안하면 이제서야 이런 뉴스를 내보는 것이 참으로 가관입니다. 북한은 역시 중국과 베트남보다 더 훨씬 강도높게 언로를 막는 집단임에 틀림없어 보입니다.
까마귀9) 올해 후반기 한미 연합연습인 을지프리덤 실드가 내일(22일)부터 내달 1일까지 진행된다고 합니다. 한미는 본 연습에 앞서 지난 16일부터 나흘간 사전 훈련인 위기 관리연습을 진행했다고 합니다. 북한은 이와관련해 엄청난 비난을 쏟아내고 있습니다. 일각에서는 이번 훈련때 국지적인 도발을 일으켜 한미의 반응을 떠보는 것이 아니냐하는 관측도 나오고 있지요. 혹시 우리 까마귀들의 비행에 지장을 줄 수 있으니 각별히 조심하자고요.
까마귀10) 억대 연봉이라고 부러움을 받는 금융산업노조 즉 은행 등에 근무하는 사람들 조합이 파업을 선언했습니다. 임금 인상이 주요인입니다. 지난 2016년 9월이후 6년만에 다음달 16일 총파업에 나선다는데 바라보니 시선이 싸늘합니다. 경제는 바닥을 향해 내리막길을 가는데 나름 괜찮고 지갑도 두둑한 직종에서 파업에 나선다 그다지 와닿지 않습니다. 뭔가 사회가 어수선할 때 한몫 잡으려고 하는 것 아닌가 하는 시선인데요 물론 이유는 있겠지만 세상 돌아가는 물정 살피면서 행동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까마귀가 은행갈 일을 없지만요.
까마귀캡) 주적들의 동향도 궁금한데.
까마귀11) 중국이 일대일로 구축 프로젝트 전략에 대해 대대적인 수정을 가할 것으로 분석되고 있습니다. 이전에는 무차별 차관 제공을 통해 프로젝트 참여국들을 빚에 허덕이게 만들었지만 앞으로는 이들의 부채를 탕감해 주면서 위기를 벗어날 수 있도록 견인해 진정한 동반자 관계를 모색하겠다는 것이지요.
까마귀캡) 일대일로의 부작용을 이제 인식한 것인가.
까마귀 11) 그렇다고 볼 수 있습니다. 특히 스리랑카와 파키스탄의 경우 일대일로와 관련해 총리가 추출되는 극한 상황을 맞기도 했지요. 중국입장에서도 그동안 야심차게 추진했던 바로 그 일대일로 진행이 무리였다는 진단을 내린 듯 합니다. 시진핑이 이제 현실적으로 입장을 선회한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하지만 중국의 그 음흉한 마음보를 감안하면 시진핑 3연임을 앞두고 화해정책을 펴는 것이 아닌가 하는 비판적이 시각도 여전히 많은 것이 사실입니다.
까마귀캡) 오늘 일요일인데도 대화방에 참석해준 까마귀후배들에게 감사드리네. 후배들 아는가. 미국에서 오래전에 방영됐던 젊은이의 양지라는 영화말일세. 몽고메리 클리프트와 엘리자베스 테일러가 출연한 바로 그 영화말일세. 1951년 제작된 영화이지. 과연 우리생에 우리에게 양지라는 곳이 존재할까 생각해 보네. 배부르고 등 따뜻한 곳이 그냥 우리들의 양지인가. 결코 그렇지는 않겠지. 우리생에 아니 영원히 양지라는 곳은 신기루에 불과한 것인가. 하루 하루가 힘들고 괴로움의 연속이지만 그냥 그것이 우리 까마귀들의 생이라 생각하고 비가 내리면 비 맞고 눈내리면 눈길도 거닐며 살아가자고. 매들이 요즘 많이 설치는데 조심해서 귀가하시게. 가기 어려우면 누추하지만 화야산방에서 유가고 가도 좋네.
2022년 8월 21일 화야산방 까마귀 대화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