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발이라는 말은 언제나 우리를 설레게 한다. 그 말은 새로운 시작, 잘 될 것이라는 희망, 미지의 세계에 대한 호기심, 성취했을 때의 만족감 등이 한꺼번에 연상되기 때문이 아닐까? 그 것은 새 해 첫 날일 수도 있고, 상급 학교로의 진학일 수도 있고, 내가 취업한 회사의 첫 출근 일 수도 있으며 여행 목적지를 향한 출발일 수도 있다. 나는 지금 수필쓰기에 입문하는 출발단계에 있다.
초등학교(당시 국민학교)에 입학한 이후 중학교, 고등학교를 거치면서 선생님께서 한결같이 말씀하신 것 중 하나가 일기를 쓰면 여러가지로 좋다는 말씀이었다. 일기를 쓰면, 글쓰기 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고, 생각하는 힘을 기를 수 있고, 반성의 시간도 가질수 있어서 바른생활을 유도하며, 내가 모르던 나의 모습을 발견하면서 인생의 목표의식 등 나의 삶을 바꿀 수 있고, 훗날 좋은 추억이 될 수 있다. 등등 일기의 장점을 일일히 열거하면서 말이다.
하지만, 방학숙제 중 하나였던 일기쓰기는 서툴지만 첫째 날, 둘째 날. 셋째 날까지는 그럭저럭 쓰다가 작심 3일에 그치기 일쑤였고, 결국 개학 2~3일을 남겨놓고 한꺼번에 몰아쓰기를 했던 기억이 있다. 결국 시작은 좋았으나 경과와 마무리는 엉터리가 되고 말았다.
이제 수필이라는 학문적 영역에 발을 들여놓았으니 제대로 하긴 해야겠는데~. . 가끔 여러사람 앞에서 강의했던 경험을 있으나 그것도 진리탐구에 가까운 공학에 관한 내용들이어서 이공계 출신으로서 평생 공학에 몸 담아왔던 나에게 글 쓰기는 그리 쉬운 일은 아닌 것 같다.
수필을 잘 쓰려면 많이 읽고, 많이 생각하는 과정이 선행되어야 한다는데, 책은 평소에 잘 읽지도 않았고 생각 또한, 직장생활에 쫒겨서 바쁘게 살다보니 진지하게 사색하고 생각할 겨를 없이 살아온 나로서는 지금 처한 조건부터가 난관이다.
불현듯 수필가로 문학계에 등단한지 30여년이 되어가는 옛 직장동료 한 분이 생각났고, 평소에 친분을 나누며 지내지 못한 아쉬움이 남는다. "내가 아쉬우니까 이제서?" 내가 생각해도 씁쓸하다. 당시로 돌아가보면, 그 분은 성격이 온화하여 대인관계가 원만했으며 맡은 업무에도 충살했던 분으로 기억된다. 개인적으로 존경했던 분이다. 생각이 난 김에 그 분과 연락하여 곡차라도 함께 나누며 한 수 배워볼까 하는 생각도 해 본다.
우리가 쓰는 속담 중에 "천리 길도 한 걸음부터" 또는, "시작이 반이다" 라는 말이 있어서 조금 느긋한 마음도 생기지만, 사실은 제대로 된 시작이라야 반이라고 한다. "Well begun is half done" 그런데 지금 나는 제대로 된 시작이 무엇인지도 모르고 첫 걸음을 내딛고 있다.
일기쓰기를 제대로 하지 않았던 그 실패의 맛, 작심3일의 공허함을 다시 경험하지 않기를 스스로 다짐해 본다. 또, 혹시 아는가? 열심히 하다 보면 어느날 내가 훌륭한 수필가가 되어있을지. . . ^^ 끝. |
첫댓글 가입 인사에 올린 글을 여기로 옮겼습니다. 지금부터 하셔도 절대로 늦지 않습니다. 열심히 하시기 바랍니다.
글 쓰시느라 애쓰셨습니다.
훌륭한 수필가로 발전하시길 기원드립니다~~
김선직선생님(초막골서생), 카페 가입을 환영합니다. 위 글은 김선직선생님의 글입니다. 교수님께서 여기 게시판으로 옮겨주셨습니다.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