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학·화공·섬유 분과 · 이준웅
나노기술이 전자, 광학, 농업, 바이오, 의학 등 다양한 분야에 응용되면서 바이오 기반 나노물질 합성 기술이 주목받고 있다. 최근 식물 추출물을 이용한 나노입자들의 합성과 응용 기술이 활발하게 소개되고 있는데, 이 기술은 유기 용매와 금속 전구물질을 사용하는 기존의 합성 방식 대신 자연에 존재하는 다양한 식물 추출물을 원료로 사용하기 때문에 프로세스가 친환경적이고, 합성된 바이오 나노물질은 생체적합성이 우수하다. 나노미터 크기와 큰 표면적을 갖는 금 나노입자는 고유한 물리·화학적 특성과 높은 생체 안정성 및 바이오 적합성을 갖고 있어서 생명과학, 분석화학, 식품, 환경, 의약품, 질병 진단 및 치료 등 다양한 분야에 응용해 보려는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식물에서 추출되는 폴리페놀, 플라보노이드, 당, 폴리사카라이드, 알칼로이드, 아미노산, 비타민, 케톤, 페놀 및 단백질 등은 Au3+를 Au0로 환원시켜 금 나노입자를 합성하고 이의 표면을 피복하여 입자들이 응집되지 않도록 보호하고 바이오 기능성을 갖고 있어서 다양한 바이오 분야에 응용할 수 있다. 합성 방법으로는 단일 배치 수열 합성, 공동 침전, 마이크로 유체 합성 및 in vivo 합성 방법들이 이용되고 있다.
식물 기반 금 나노입자는 저비용으로 합성이 가능하고 안정성이 높을 뿐만 아니라 생체 작용 감도가 높고 재현성이 우수하여 항산화 및 항-박테리아 기능을 포함해서 신속한 진단과 치료, 바이오 영상 등 다양한 분야에 응용할 수 있는데, 예를 들면, 로다민 B 염료와 NaBH4 간 광합성 반응의 촉매 역할을 할 수 있다. 또한 효소, 아미노산, 단백질, DNA 등 다양한 바이오 분자들이 존재하는 사람의 체액은 나노입자들에 우호적인 환경을 제공하지 않는데, 아미노산, 단백질 등 바이오 분자로 코팅된 금 나노입자는 생체 적합성이 우수한 바이오센서가 될 수 있다.
식물 속에 존재하는 항산화 성분은 암세포의 생성, 성장 및 전이와 같은 다양한 형태의 암 발전 단계를 억제할 수 있다. 또한 식물 기반 기능성 금 나노입자는 박테리아의 세포 표면에서 세포 이입 과정을 통해 세포 안으로 들어간 후 금 나노입자 표면의 자유라디칼이 세포 내에 존재하는 박테리아를 사멸시킬 수 있다. 그 밖에도, 당뇨병, 비만, 백혈병 등의 치료 효과가 관찰되고 있다.
최근 진단 영상과 치료 효과를 동시에 얻을 수 있는 테라노스틱스(theranostics) 나노물질이 등장하였다. 식물 기반 AuNPs는 사용된 식물의 종류에 따라 전자적, 광학적 특성을 조절할 수 있고, 특히 형광 강도 조절이 가능한 형광 감응제(로즈뱅갈, rose bengal)와 조형제(로다민 B)를 결합시켜 항산화 기능과 형광 특성을 동시에 갖는 금 나노입자가 합성되었는데, 이러한 개념을 발전시키면 질병 치료에 응용할 수 있는 광-테라노스틱스(phototheranostic) 나노물질로 발전시킬 수 있다.
금 나노입자를 촉매, 영상 획득, 진단 및 치료 분야 응용에 실용화하기 위해서는 바이오 나노입자를 다량으로 생산해야 하지만, 현재는 주로 정성적인 합성 방법들이 개발되고 있어서 대량 생산이 불가능하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식물 추출물에 포함된 다양한 바이오 분자들의 환원 메커니즘을 정량적으로 규명해야 한다. 따라서 식물 기반 나노물질에 관심이 미미한 국내 연구진들은 이 분야 연구에 매진한다면 나노기술의 한 분야를 선도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나노물질을 이용한 진단과 치료 분야에 획기적으로 이바지할 기회가 주어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