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역시 5월처럼 더운 날. 벚꽃이 절정입니다.
환기한 후 커피와 떡과 과자와 빵과 '윤유선의 가정음악'으로 아침을 열었습니다.
오늘은 장명희 샘, 이희자 샘, 백성예 샘, 저, 그리고 크리틱 할 타임에 건강 검진에 발목 잡혔다가 늦게 놓여 난 고인옥 샘이 합류...
먼저 일주일 동안 그린, 그린 그림들을 펼쳐서 구경하고 감탄했습니다. 위 사진 아래 쪽 그린 그림 세 가지 보이시죠? 명희 샘의 구성 작품과 북한산 인근입니다.
오늘도 역시 나이프와 강모 사선붓이 주인공이었습니다.
1. 매끈한 나무껍질
진득한 물감을 만들어 강모 사선붓으로 나무를 그린 후 나이프로 힘 조절을 하면서 긁어내 밝기를 조절합니다. 마르기 전에 빠르게 긁어내지 않으면 금새 말라버립니다. 늘 타이밍이 문제 입니다. 세피아로 하라고 해서 시도했는데 우리랑 다른 세피아인가 봅니다. 당황해서 우왕좌왕... ㅋㅋ
2. 거친 나무 껍질
역시 끈적일 정도의 물감으로 나무를 그린 후 나이프의 뒤 부분으로, 가죽에 칼을 갈 때처럼 오르락내리락하며 긁어내 거친 껍질을 표현합니다.
솔방울도 나이프의 뒤 부분으로 긁어내 밝은 부분을 표현합니다. 나뭇잎도 강모 사선붓의 붓모 끝을 사용해서 드라이 브러시로 채색합니다.
3. 나무 껍질을 글레이징 기법으로 표현하기
여기서 글레이징 기법이 어디에 해당하는지 모두 의아해 하다가 고심 끝에... 우리가 선택한 방식은 물로 나무를 그린 후 그 위에 옅게 물감을 입히고 다른 보색들을(노란색, 붉은색 계통)을 부분 부분 떨어뜨려서 그려 보았습니다. 풀이나 가지도 나이프로 그리라고 해서 끙끙거리며 나이프와 시귀었습니다.
그런데... 눈을 들어보니 명희 샘은 연습한 나무들로 숲을 그려 버리셨더라구요. 그리고 또 금방 남유럽의 삼나무 길과 소년을 그려 버렸더라구요. 와~~! 그 창의성에 감탄.
그래서 따라하다가 저는 그만 강모 사선붓에 적응하지 못해 망쳐 버리고 ㅠㅠ
4. 나무를 느낀 대로 표현하기
물을 바른 후 후경의 숲과 하늘을 표현하고 윤기가 사라질 즈음 마른 붓으로 지워내기 방식으로 전경의 나무를 환상적으로 표현합니다. 저는 여전히 나이프로 전경의 나무를 긁어버리는 바람에... 그래도 뭐 후경의 숲과 밑의 붐이 맘에 들어 오늘의 스터디에서 그나마 자족하기로...
명희 샘의 사례를 본 성예 샘, 글레이징 나무 곁에 느낀 대로 표현하기를 붙여 멋진 숲을 그려 내셨어요. 오늘의 수작으로 모두 박수를 보냈습니다.
명희 샘은 아크릴 붓대 끝으로 긁어 나무를 표현하셨는데... 이 결과를 본 후, 애란 샘께서 올려주신 대나무 숲 사진을 그린다면 이렇게 아크릴 붓대 끝으로 긁어내면 효과적이겠다, 희자 샘은 나뭇잎 대신 붐으로 표현하기를 멋지게 해 내셨는데... 민들레 홀씨를 표현할 때 이렇게 진한 배경에 붐을 이용하면 좋겠다... 아이디어를 나눴습니다.
오늘은 그림이 참 많네요.
다음 시간엔 물이 오른 김에 쇠뿔도 단숨에 빼랬다고 계속해서 나무를 그리기로 했어요. 102쪽~106쪽까지...
특별한 준비물은 아크릴 붓대입니다.
서오릉까지 드라이브 해서 맛있는 점심 ^ ^
오늘 그림을 대하는 우리의 태도에 대해서 잠시 이야기를 나누다... 한 마디로 결론.
능구(能久)! <중용>에 나오는 문구랍니다,
한 달 하다 좌절해도 좋다. 또 하면서 길게 끝까지 하는 거.... 거북이처럼 꾸준히 나아가기.
모두 능구하시는 화가들이 되시길... 이만 총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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