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방은 커피매니아를 위한 장소로 포지셔닝 되어 있다. 그래서 나는 정통 커피 몇 개로 메뉴판을 채우고 싶다. 그러나 매니아도 때로는 커피 아닌 다른 음료를 마시고 싶을 때가 있고, 또 나이가 들면 카페인이 수면 장애를 일으키는 경우가 많아 부득이 몇 개의 비 커피메뉴를 추가하게 되었다.
우선 내가 마시는 녹차가 1 순위가 되었다. 2 순위는 녹차의 대칭에 있는, 찻잎을 발효시켜 만드는 홍차를 꼽았다. 보통 커피숍에는 '얼 그레이'라는 이름의 홍차를 판다. 발효된 찻잎에 베르가모트 향을 가미한 것이다. 우리 공방에서는 오직 찻잎으로만 만든, 다른 성분이 가미되지 않은 스트레이트 티를 제공하기로 했다.
커피숍에서 제공하는 얼 그레이 차는 보통 티백으로 제공된다. 찻 잎으로 우리는 번거로움을 줄이기 위한 것이다. 간편하기는 하지만 차를 마시는 멋과 분위기가 없다. 또 내가 보기에 티백에 담겨있는 1.5~2.0그램의 차는 혼자 마시기에는 양이 많다. 홍차 매니아가 아니라면 대략 1 그램 내외의 양이 적절하다고 생각한다.
이런 생각을 가지고 나는 지난 11월의 서울카페쇼에서 한국산 홍차를 찾아보았다. 한 곳에서 홍차를 발견했는데 아쉽게도 시음을 허락하지 않았다. 테스트 목적으로 약간의 홍차를 샀는데 어제 아마드티 블랜드의 인도 다질링 산 홍차과 비교 시음을 했다.
우선 우리기 전 차의 상태가 많이 다르다. 아마드티는 작은 조각으로 잘 부스러진다. ㅊ브랜드의 한국산 차는 마치 녹차처럼 말린 잎의 형태를 유지하고 있다. 95도의 물에 0.5그램을 넣어 5분을 우려보았다. 차의 색깔이 많이 다르다. 아마드티는 맑고 붉은 색이 많이 도는 데 ㅊ브랜드의 차는 탁하고 푸른 빛이 감돈다. 맛에서는 비교가 되지 않았다. 아마드티는 맑은 씁쓸함으로 입안이 개운했다. 단맛이 그 씁쓸함을 받쳐주어 하모니를 이루고 있었다. 반면 ㅊ브랜드의 차는 부드러운 강점이 있었으나 그저 밍밍했다.
인도 다질링산의 아마드티를 쓸 수 밖에 없다. 그러나 국산 홍차에 대한 탐색을 앞으로도 계속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