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임방, 「눈을 쓸며 옥소선을 엿보다」
■이해와 감상
이 작품은 임방(1640~1724)이 엮은 『천예록(天倪錄)』에 실려 있다. 야담과 소설의 성격을 동시에 갖고 있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 작품은 사대부 남성과 기녀 간의 사랑을 다룬다. 남녀 주인공들은 빼어난 재주와 자태를 가진 인물로서, 부모에 대한 효성과 입신양명이라는 당대적 가치를 중시하며, 당시의 신분 질서 또한 존중한다. 그러나 인간의 본성적 욕구인 사랑을 성취하는 과정에서는 이를 무시하기도 한다. 사랑이 성취된 후에는 다시 당대의 보편적 가치를 추구함으로써 남주인공은 입신양명을 이루고 여주인공은 사대부가의 정실이 되는 행복한 결말로 마무리된다.
■주제 신분을 뛰어넘는 남녀 간의 사랑
■전체 줄거리
어느 평안도 관찰사가 자신의 생일날 아들과 어린 기녀인 자란(옥소선)을 짝지어 춤을 추게 한다. 이를 인연으로 두 사람은 6년간 아주 친밀한 관계를 맺는다. 관찰사가 임기를 마치고 대사헌에 임명되면서 둘은 이별을 맞이하게 되는데, 아들은 매정하게 자란을 버리고 떠난다. 과거를 준비하기 위해 절에 가서 공부를 하던 중 그 아들(지문에서 ‘생’으로 지칭됨.)은 자란에 대한 간절한 그리움을 견디지 못하여 밤길을 나서 자란의 집을 찾아간다. 그러나 자란은 이미 새로 부임한 관찰사 아들의 사랑을 받고 있어서 만날 수가 없다. 아들은 자란이 기거하는 산정의 마당을 쓰는 인부로 들어가 눈을 치우는 척하면서 자란과 만나는 계기를 마련한다. 그 후 두 사람은 마을에서 도망쳐서 깊은 골짜기에 가서 살림을 차리고 정착을 한다. 자란은 관찰사의 아들에게 공부에 전념할 것을 권하고, 아들은 과거에 급제하여 벼슬길에 나서게 된다. 두 사람의 사연을 들은 왕은 혼인을 허락하고, 두 사람은 사랑하며 행복하게 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