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르메스주의의 믿음[편집]
신[편집]
헤르메스주의에서 절대자로서의 최고신 또는 최고 원리는 신(God) · 전체 존재(The All) · 하나인 존재(The One) 등의 여러 다양한 이름으로 불린다. 이 절대자는 헤르메스주의의 중심 초점인데, 전통적인 일신교나 다신교 종교의 신과 동일한 성격의 신이라고 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 헤르메스주의의 신은 선과 악을 포괄하는 전체 존재이면서 또한 동시에 모든 악에서 벗어나 있는 지고한 선(Supreme Good)이다. 이 지고한 선의 개념은 힌두교의 육파철학 중 하나인 삼키아 학파의 푸루샤의 개념과 비슷하다.
헤르메스주의의 신앙 체계는 신은 세계를 초월함과 동시에 세계 안에 있는 것이라는 만유내재신론의 신앙 체계와, 여러 신이 있음을 인정하지만 그 중 하나를 주신(主神)으로 섬기는 단일신교 또는 일신숭배의 신앙 체계를 둘 다 포괄하고 있다. 헤르메스주의 신앙 체계에서 가르치는 바에 따르면, 전체 존재, 즉, 하나의 원인(Cause)이 존재하며 인간과 우주 전체는 이 전체 존재 또는 하나의 원인의 일부를 이룬다. 또한 헤르메스주의는 복수의 하위신 · 복수의 천사 · 복수의 마스터(Master: 마그눔 오푸스를 성취한 사람) · 복수의 정령(精靈 · Elemental)이 전체 존재의 일부로서 우주 안에 존재하고 있다는 견해를 지지한다.
4대 원소[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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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기 · 물 · 불 · 흙의 고대의 4대 원소는 연금술에서 자주 언급되는데, 《코르푸스 헤르메티쿰》에서도 예닐곱 차례 암시적으로 언급되어 있다.
위에서와 같이 아래에서도[편집]
"위에서와 같이 아래에서도(As above, so below)"는 오컬트와 마법 분야에서 널리 쓰이는 금언이다. 이 금언은 헤르메스주의의 문헌으로부터 유래하였다. 이 금언에 담긴 개념이 최초로 언급된 곳은 헤르메스 트리스메기스투스의 《에메랄드 타블레트》이다. 《에메랄드 타블레트》에서 이 개념은 다음 문장으로 진술되어 있다: "아래에 있는 것은 위에 있는 것과 상응하고 위에 있는 것은 아래에 있는 것과 상응한다. 그리하여 하나인 존재의 기적이 이루어진다."[17]
실재의 복수의 계들, 즉 물질계 · 멘탈계 · 영계와 관련하여, 이 진술은 어느 계에서 발생한 것이건 간에 그것은 다른 계들에서도 발생한다는 것을 말하고 있다. 그러나 이 진술이 더 자주 사용되는 곳은 대우주와 소우주(Microcosm and Macrocosm)에 대해서이다. 헤르메스주의 전통에서는 대우주와 소우주에 대해서 흔히 다음과 같이 이야기 한다: "소우주는 우리 자신이고 대우주는 우주이다. 그렇지만, 또한 대우주는 소우주로서 존재하고 반대로 소우주는 대우주로서 존재한다. 대우주 안에는 소우주가 있고 소우주 안에는 대우주가 있다. 따라서, 이들 중 하나(대개 소우주)를 알게 되면 다른 하나를 (저절로) 알게 된다."[39]
윤회[편집]
헤르메스주의에는 어떤 상태로부터 자유로워지기 전에는 계속하여 윤회 또는 환생하게 된다는 언급이 있다. 헤르메스 트리스메기스투스는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오 아들아, 도대체 우리는 얼마나 많은 육신을 거쳐야, 얼마나 많은 악마의 무리를 겪어야, 얼마나 많은 별들의 반복과 주기들을 거쳐야, 하나인 존재에게로 가는 것을 서둘게 될까?[40]
선악과 도덕[편집]
《코르푸스 헤르메티쿰》의 제9권에서, 헤르메스 트리스메기스투스는 누스(Nous)가 선과 악 둘 다를 내보내는데, 인간은 신으로부터 영감을 받는가 아니면 악마로부터 추동력을 받는가에 따라 선 또는 악을 행하게 된다고 설명하고 있다. 헤르메스 트리스메기스투스의 진술에 따르면, 신은 선을 가져오고 악마는 악을 가져온다. 악마가 가져오는 것으로는 다음의 것들이 있다:
간통 · 살인 · 패륜 · 신성 모독 · 무신앙 · 교살 · 자살 그리고 이와 유사한 모든 악마적인 행위들[41]
이 진술에서 알 수 있는 바와 같이 헤르메스주의에서는 헤르메스주의를 따르는 사람이라면 반드시 도덕성을 지녀야 한다는 것을 분명히 하고 있다. 그런데 헤르메스주의의 윤리관에서 주의를 기울여야 할 사항은 "선"이라는 말이 오직 "지고의 선(Supreme Good)"의 의미로서의 신과 관련하여서만 사용된다는 것이다.[42] 헤르메스주의는, 완전히 악으로부터 벗어나 있으며 선하다고 여겨질 수 있는 존재는 오직 신뿐이며, 그리고 이 때의 신은 전체 존재(The All)의 의미로서의 신이 아니라 지고의 선(Supreme Good)의 의미로서의 신이라는 견해를 가지고 있다.
헤르메스주의에 따르면, 지고의 선에 대해 무지하며 또한 물질성에 자신의 전부를 소진하고 있는 인간은 선한 인간으로 변모할 수 있는 기회를 갖지 못한다.[43] 헤르메스주의는 최고의 악은 물질적인 삶에만 치중되어 있는 것이며 또한 이것이 신의 분노를 가져오는 유일한 요인이라는 견해를 가지고 있다. 이와 관련하여 헤르메스 트리스메기스투스는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저기 보이는 길의 행렬은 아무런 일도 하지 않으며 단지 다른 사람의 길을 막고 있을 뿐이다. 이와 같이, (물질성에 자신의 전부를 소진하고 있는) 이 사람들은 육체의 쾌락에 이끌려 그냥 흘러가는 대로 우주를 가고 있을 뿐이다.[44]
헤르메스주의에서는 "자식"을 갖지 못하는 것은 큰 잘못이라고 말한다. 이 진술에서의 "자식"은 물리적 · 생물학적 존재로서의 자녀를 의미하지 않으며 각 개인의 영적 창조물 또는 영적 성취를 의미한다. 이 진술 바로 앞에는 신을 "아버지"라고 부르는 이유는 신이 모든 만물을 창조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 있다. 지고의 선이 창조의 힘인 것과 마찬가지로 인간도 자신의 삶에서 긍정적인 것을 낳아야 한다고 헤르메스주의는 주장한다. 그리고 "자식"을 가지지 못하면 그 형벌로 남자("활동적")도 여자("사려 깊음")도 아닌 몸에 갇히게 되며, 이런 일이 심화되면 전혀 "자식"을 갖지 못하는 불임 상태에 이르게 된다고 은유적으로 말한다.[45]
우주발생론[편집]
《코르푸스 헤르메티쿰》 제1권에서는, 많은 명상이 있은 뒤에야 비로소, 전체 존재의 누스("지고한 누스")가 우주의 발생에 대한 이야기를 헤르메스 트리스메기스투스에게 전해 준다. 이 이야기는 전체 존재가 자신의 마음 깊은 곳에서 우주를 보고 그 자신의 원소들과 영혼들로부터 자신이 본 우주와 꼭 같은 우주를 자신의 마음 속에서 만들어 본 후에 실제로 원소들을 창조하는 것에서 시작된다.
남성(신성한 아버지)이자 여성(우주적인 어머니)인 전체 존재(또는 "지고한 누스")는 말씀("로고스")을 사용하여 그 자신의 원소들과 영혼들로부터 세상의 창조자인 두 번째 누스를 낳았다. 이 두 번째 누스는 일곱의 힘들, 즉 신들을 창조한 후, 이들로 하여금 원을 그리며 여행하면서 운명을 주재하게 하였다. (이 일곱의 신들은 종종 고대의 일곱 행성인 수성 · 금성 · 화성 · 목성 · 토성 · 태양 · 달인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그 후 두 번째 누스는 물질화를 일으키는 원소들로부터 말씀을 빼냈는데, 원소들을 비지성적인 상태로 변화시키기 위한 것이었다. 원소들이 비지성적인 상태가 되자 두 번째 누스는 일곱의 지배자들, 즉 일곱의 힘들을 회전시켰고, 이에 따라 이들의 물질로부터 말이 없는 창조물들이 발생하였다. 다음으로 흙이 물로부터 분리되었고 (인간을 제외한) 동물들이 흙으로부터 나왔다.
그 후 (두 번째 누스가 아니라) 지고한 누스는 자신의 모습을 따라 인간을 양성일체로 창조하였고, (두 번째 누스와 일곱의 힘들을 통해 대리적으로 창조된) 자신의 창조물들을 인간에게 넘겨주었다. 인간은 자신의 형제인 두 번째 누스의 창조물들을 주의 깊게 관찰하였다. 그리고 모든 창조물에 대한 두 번째 누스와 그의 아버지("지고한 누스" 또는 "전체 존재")의 권위를 넘겨 받았다.
그 후 인간은 창조물을 더 잘 보기 위해 천체들의 길 위로 높이 올라가서는 전체 존재의 형상("원형 · 이데아")을 자연("물질 우주")에게 보였다. 그러자 자연은 그 원형과 사랑에 빠졌다. 그 후 인간은 물 속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보고서는 자연과 사랑에 빠졌으며 그 안에 살기를 원하였다. 그러자 그 즉시 인간은 자연과 일체가 되어버렸고 그 결과 성("성욕")과 잠("수면욕")과 같은 자연의 한계들("육체의 자연 법칙적인 욕망")에 속박된 노예가 되었다. 이리하여 인간은 (말씀을 잃어버렸기 때문에 물질화를 일으키는 권능을 상실한) 말이 없는 존재가 되었고 육체로서는 필멸이면서 영으로서는 불멸한, 모든 창조물을 다스리는 권위를 가지지만 운명("두 번째 누스와 일곱의 힘들이 주재하는 운명 또는 법칙, 또한 이들이 창조한 물질 우주의 자연 법칙")에 지배당하는 이중적인 존재가 되었다.
이 이야기는 인간을 제외하고는 진화론을 특별히 반대하지 않는다. 오히려 대다수의 헤르메스주의자들은 진화론을 전적으로 수용하며 진화론이 기본 물질로부터 인간에 이르기까지 그 모두의 창조에 적용되는 확고한 원리인 것으로 본다.[46]
헤르메스주의 단체[편집]
헤르메스주의가 기독교 교회의 지지를 받지 못하는 상태가 되자 헤르메스주의는 지하로 숨었으며 그 후 많은 헤르메스주의 비밀 단체가 생겼다. 현재 서양의 밀교 전통은 헤르메스주의와 아주 관련이 깊다. 르네상스 시대에는 유대교의 카발라와 기독교 신비주의를 조화시키려고 했던 조반니 피코 델라 미란돌라와 같은 저술가들의 저작들이 있었는데 이 저작들은 르네상스 시대의 유럽인들이 헤르메스주의를 더 쉽게 이해할 수 있는 계기를 주었다.
두세 개의 주요한 헤르메스주의 오컬트 단체가 중세 후기와 르네상스 초기에 설립되었다. 헤르메스주의 마법은 19세기에 서유럽에서 부흥하였다.[47] 이 부흥기에 골든 돈(Hermetic Order of the Golden Dawn), 아우룸 솔리스(Aurum Solis), 라곤(Ragon), 케네스 매켄지(Kenneth M. Mackenzie), 엘리파스 레비, 프레더릭 호클리(Frederick Hockley), 윌리엄 버틀러 예이츠, 아서 매컨 등과 같은 개인과 단체가 헤르메스주의를 받아들여 실천하였다.[48] 현재, 많은 헤르메스주의 단체 또는 헤르메스주의의 영향을 받은 단체가 존재한다. 이들 중 대다수는 골든 돈, 장미십자회 또는 프리메이슨에서 유래한 단체들이다.
장미십자회[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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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든 돈의 내부 조직인 로사에 루바에(Rosae Rubae et Aureae Crucis)의 아데프트들이 착용한 장미십자가.
장미십자회는 헤르메스주의 및 기독교 밀교 운동 중 하나로, 성립 연대는 15세기이다. 장미십자회는 비밀한 내부 조직과 이 내부 조직의 지휘를 받는 외부 조직으로 구성되어 있다.
장미십자회 운동의 상징물은 십자가의 가운데에 장미가 놓여져 있는 장미십자가(Rosy Cross)인데, 장미는 영혼을 뜻하고 십자가는 사대 원소(四大元素)로 이루어진 육체를 뜻한다. 달리 말하자면, 장미십자회의 십자가는 물질계라는 십자가에 못박혀 있는 인간의 영혼을 나타낸다.
장미십자회에는 점차적인 계위 체계가 있다 (이 계위 체계는 프리메이슨의 계위 체계와 유사하다). 이 계위 체계에 따라, 장미십자회 회원은 높은 계위로 올라가면서 더 많은 지식을 획득하게 된다. 높은 계위로 올라가는데 비용이 소요되는 것은 아니며, 더 고급한 지식을 이해할 자격이 있다고 여겨지면 다음 계위로 상승하게 된다.
장미십자회의 영적인 길에는 세 단계가 있는데 이것은 철학 · 카발라 · 신성 마법이다. 또한 장미십자회는 다음 세 가지를 단체의 목표로 하고 있다: 1) 군주제의 폐지와 철학자들에 의한 통치의 수립, 2) 과학 · 철학 · 윤리의 개혁, 3) 파나케이아(Panacea)의 발견.
장미십자회의 성립 연대가 17세기라고 주장하는 견해도 있는데, 이 주장의 근거로 제시되는 원천 자료는 다음 세 권의 독일어 소책자이다: 《형제애에 대하여(Fama Fraternitatis)》·《신앙 공동체(Confessio Fraternitatis)》·《화학적 결혼(Chymical Wedding)》.[49] 어떤 학자들은 이 소책자들이 위서이며,[50] 17세기 이전에 존재했던 장미십자회가 모든 진정한 장미십자회 단체들의 최초의 단체라고 주장한다.
골든 돈[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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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든 돈의 공식 명칭은 "허메틱 오더 오브 더 골든 돈(Hermetic Order of the Golden Dawn)"이며, 번역하여 황금새벽단이라고도 한다. 공식 명칭의 문자 그대로의 뜻은 '"황금 새벽이라는 명칭을 가진 헤르메스주의적 단체"이다.
소시에타스 로시크루시아나(Societas Rosicruciana in Anglia)와는 달리 골든 돈에서는 남성과 여성 모두를 회원으로 받아들이며 양성을 평등하게 대우한다. 골든 돈은 특히 헤르메스주의 단체라고 할 수 있는데, 오컬트 과학의 원리와 함께 연금술 · 카발라 · 헤르메스 트리스메기스투스의 마법을 가르친다. 주요 인물이었던 이스라엘 리가디(Israel Regardie)는 골든 돈에서 유출된 마법을 자신의 것으로 삼은 많은 단체들이 있으며 그는 이들을 "탈퇴자 또는 배교자"로 본다고 주장하였다.
골든 돈은 비밀 누출 시 심중한 처벌을 받는 엄격한 비밀 엄수주의를 유지했다. 이러한 비밀 엄수주의는 대체로 잘 실행되어, 대중은 활동은 물론이고 이러한 단체가 있는지 조차도 몰랐다.[51] 골든 돈에서 가르치는 비밀 가르침이 최초로 누출된 것은 1905년에 알레이스터 크롤리에 의해 일어났다. 그리고 후에 1940년에 이스라엘 리가디 자신이 골든 돈의 가르침을 상세히 담은 책을 출판함으로써,[52] 골든 돈과 그 가르침은 대중적으로 알려지게 되었다.
기독교 밀교[편집]
헤르메스주의는 기독교 밀교(Esoteric Christianity)에도 영향을 끼쳤는데, 특히 마르티네주의(Martinism)에 많은 영향을 끼쳤다. 마르티네주의는 파스콸리 마르티네(Martinez de Pasqually: c.1727-1774)의 교의와 1886년에 설립된 단체로 그의 교의를 재조직한 마르티네단(Martinist Order)의 가르침을 통칭하는 낱말이다.
같이 보기[편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