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자원 분과 김종경
암은 높은 사망률과 이환율(mortality and morbidity)로 인해 인류에게 가장 두려운 질병 중 하나로 꼽힌다. 암 조직은 암세포를 둘러싼 많은 수의 간질세포(암세포 주위에 정보 네트워크를 형성함)로 구성되어 있으며, 이 간질세포가 전체 암 조직의 약 30%를 차지한다. 간질세포가 많은 암은 악성도가 더 높다. 수술이 통상의 암 치료의 표준이지만, 모든 암세포를 완전히 제거하기 어렵기 때문에 재발 위험이 존재한다. 이러한 맥락에서 암세포를 완전히 파괴할 수 있는 치료법이 필요하며, BNCT (Boron Neutron Capture Therapy, 붕소-중성자 포획 반응 이용 치료)는 이를 목표로 한다.
BNCT 기술은, 중성자를 잘 흡수하면서 암세포에 선택적으로 모이는 붕소 화합물을 환자에게 투여한 후, 암 부위에 중성자를 조사하여 체내 핵반응을 유도하는 것이다.
붕소 동위원소에 열중성자가 흡수된 이후, <그림>에서 보는 바와 같이 B-10(n,α)Li-7 반응 중 94%는 1.47 MeV의 α 입자와 0.84 MeV의 Li 입자, 그리고 0.48 MeV의 감마선이 생성된다. 이 반응으로 생성되는 Li와 α입자는 총 2.33 MeV의 평균 운동에너지를 가지며 그 비정은 각각 5μm 와 9μm 정도이다. 일반적으로 세포의 지름이 약 10μm 정도이기 때문에 이들 운동에너지의 대부분은 붕소가 있는 암세포에 흡수되거나 일부는 바로 인접한 주변의 세포에 흡수된다. BNCT는 양성자 및 탄소 치료와 같은 입자 암 치료의 일종이지만, 치료용 2차 방사선 입자가 암세포 내의 체내에서 생성된다는 점이 다르다. 정상세포의 손상을 최소화하고 암세포만을 골라 선택적으로 사멸시키는 장점이 있다.
BNCT의 원리는 간단해 보이지만, 실제로 성공적인 치료를 위해 많은 조건이 필요하다. 암세포에만 선택적으로 축적되고 독성이 없는 이상적인 붕소 화합물을 개발하는 것이 가장 큰 도전이다. 또한, BNCT에 적합한 중성자 원을 안전하고 정밀하게 조사할 수 있어야 하며, 효과적인 치료 효과를 위해서는 한 세포당 최소 109개의 풍부한 B-10 원자와 109 [n/cm2/sec]의 중성자 선속(Flux)이 필요하다. 더욱이 치료 중 체내 선량 분석에 대한 실시간 정보를 얻는 측정 기술도 대단히 중요하다. 초기에는 중성자 원으로 주로 원자로를 사용했으나, 임상 적용에는 현실적인 어려움이 많아서 최근에는 양성자 가속기(전기정적형, 선형 라디오 주파수형, 사이클로트론형)를 설치하여 이용하고 있다. 발생시킨 양성자 빔을 베릴륨(Be) 또는 리튬(Li) 표적에 조사하여 중성자를 발생시킨 후 다시 열외 중성자로(4eV~40keV 정도) 감속시켜 환자 치료에 사용한다. 열외 중성자 빔의 선질을 향상시키고 최적화 설계를 수행하기 위해 IAEA에서는 최적의 중성자 빔의 선질 요건을 제시하고 있다(2001년, 2023년).
암 대상은 기존의 치료 방법으로 어려웠던 뇌암 중 GBM(Glioblastoma Multiforme) 및 AA(Anaplastic Astrocytoma), 두경부암에 대한 성공적인 BNCT 임상 치료 결과가 발표되어 BNCT의 우수한 치료 효과를 확인하였다. 흑색 뇌종양처럼 뇌 속 신경과 핏줄 따라 암세포가 퍼져있는 암 치료에는 현재로서는 BNCT 기술이 최선의 치료 방법이다. BNCT 치료 기술은 수 십분 이내의 단 1회 치료만으로도 환자의 생존율을 크게 높일 수 있다. 이미 7개의 BNCT 치료연구센터를 운영 중인 일본에 비해 우리나라는 2022년 12월 ~ 2024년 1월까지 1년여에 걸쳐 총 6명의 교모 세포종이 있는 뇌종양 환자 치료를 통한 제1상 임상시험을 마쳤고, 2024년 10월부터 제2상 임상시험이 진행 중으로 알려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