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천지역을 여러 번 갔었는데, 고려 말 충신으로 3隱 중 한 분인 목은 이색의 묘소를 답사를 못하다가 2005년1월 초에 갔었는데, 그 때는 이미 어두워서 자세히 살펴보지 못해 아쉬웠었다.
다행스럽게도 지난 일요일 서천에 가는 길에 목은의 묘소를 답사할 수 있었다.
(목은과 그의 3남 묘소가 아래 위로 있다. 위가 목은 묘소)
목은 이색은 고려 말 친명파와 친원파로 대립되었을 때 이성계와 같이 친명파였는데, 위화도 회군이후 이성계와 결별하고 모시로 유명한 향리인 한산으로 낙향하였다.
그러나 태조 이성계는 당대 석학으로 많은 사람들의 신망을 받던 목은을 회유하고자 무학대사를 보냈고, 무학대사는 그 곳 한산에서 상당 기간 머물며 산소자리도 잡아주면서 회유하고자 하였으나 끝내 목은 이색은 고려왕조에 충절을 지켰다.
이처럼 목은의 묘소는 무학대사가 잡아준 자리로 천하 명당이라고 전해지고 있다.
무학대사는 조선을 창업한 태조 이성계의 왕사로서의 역할 그리고 한양천도 등과 관련하여 전해지는 전설 같은 이야기들로 대단한 고승이고, 풍수지리에도 도통한 것으로 회자된다.
(아래에 있는 목은 3남 묘소)
과연 그럴까?
유감스럽게도 무학대사와 관련된 천하 명당이라고 전해지는 곳은 오히려 대단한 흉지였다.
사진에서 보듯이 아래위로 두기의 산소가 있는데, 위가 목은의 묘소이고 아래는 그의 3남의 묘이다.
두 산소 모두 대흉지로 여주에 있는 세종대왕의 영릉과 地氣가 똑 같은 흉지이다.(흉지 2급지 중급)
목은과 같은 충신이 흉지에서 영면하는 것이 못내 안타깝다.
현재의 음택 중에서 이와 똑 같은 묘소라면 동작동과 대전 현충원에 있는 전직 대통령 묘소이다.
풍수지리와 관련하여서는 신라 말 도선국사 이후 도선비기를 기점으로 합리적인 사고를 벗어나 신비로운 것으로 인식되고 있다.
이미 입적한지 오래된 도선국사와 도선비기를 이용하여 고려의 후삼국 통일이 天命에 따른 것이라는 정당성을 부여하였다면, 이성계에 의한 조선 창업의 정당성을 부여하는데 무학대사의 역할이 지대하였다고 하겠다.
풍수지리는 신비로운 것이 아니라 자연을 인간에게 유익하게 활용하려는 것으로 과학적이고 합리적인 것이라고 하겠다.
태조 이성계의 왕사로 유명하고 풍수지리에도 도통한 것으로 알려진 무학대사가 잡은 자리는 당연히 천하의 명당일 것이라는 명성과 권위에 대한 맹신은 곤란하지 않을까?
(목은의 묘소, 비석이 아애 산소보다 작다.)
무학대사와 관련된 곳을 답사하면서 느끼는 것이지만,
무학대사는 과연 고승이었을까?
그리고 무학대사는 풍수지리에 도통하였을까?
필자와 같은 범인이 무학대사를 평하는 것은 무리겠지만,
무학대사는 고려의 국사를 거부하고 태조 이성계의 왕사로서는 유명한 승려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자신이 불가의 승려로 있으면서 불교를 부정하고 배척하는 창업왕조의 왕사가 된 것을 어떻게 보아야 할까?
승려로서 고승이라고 말하기보다는 권력지향적인 그래서 대단히 유명해진 승려라고 보아야 하지 않을까?
또한 풍수지리 측면에서는 도선국사 시기쯤부터 흉지를 명당으로 잡는 우리나라 절대주류의 풍수사로서는 대가 반열에 놓아도 될듯하다.
그러나 무학대사는 풍수지리에서 가장 핵심인 地氣를 식별함에 있어 흉지를 명당으로 잡는 주류의 풍수사였다고 말하고 싶다.
풍수지리를 하면서 地氣를 정확히 식별할 수 있게 되고, 경주에 있는 고분들을 살펴본다면 도선비기류의 풍수지리는 의미가 없다는 것을 알게 될 텐데....
간략히 말하면 풍수지리는 명당에 양택을 짓고, 조상의 시신을 모시면 후손들이 발복하고 번창한다는 것을 근간으로 한다고 하겠다.
이것은 우리가 말하는 풍수지리를 알고 하였든 모르고 하였든 결과는 같다고 해야 할 것이다.
경주의 고분들을 보면 오늘날 우리가 당연한 듯이 말하는 청룡, 백호, 현무, 주작, 그리고 좌향 등이 있다고 할 수 있을까?
그리고 경주의 고분들을 보면 같은 지역인데도 밀집되어 있기도 하고 띄엄띄엄 하나씩 있기도 하며, 가까이에 붙어 있는 고분이 있는가 하면 상당한 거리를 두고 만들어진 곳도 있다.
풍수사들이라면 경주의 고분을 보고 신라가 천년왕국을 이룰 수 있었던 이유를 진지하게 생각하여 보면 어떨까?
오늘날도 전설처럼 전해 오는 신비로운 말들로 혹세무민하고 다니는 풍수사들이 대부분인 현실을 어떻게 보아야 할까?
안타깝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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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무학대사는 권력지향적인 승려라는 말에 공감이갑니다. 좋은 글 잘보았구요.
잘 읽어보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