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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네랄 워터(mineral water)'라고도 이 물은 땅 속에서 솟아나는 샘물로서 가스상(狀) 또는 고형물질을 대량으로 함유하고 있다. 천원(泉源)에서 25℃ 이상을 온천, 이하를 냉천(冷泉)이라 하는데, 광천수는 보통 후자를 가리킨다. | |
‘대장금’을 보고 있으면, 무엇보다도 ‘임금’이란 존재가 부러워진다. 장금의 덕을 가장 많이 보는 ‘중종’은 그녀 덕분에 ‘원자’의 전신마비도 고치고, ‘공주’의 입맛도 돌려놓을 수 있었다. 그리고 임금 자신이 건강과 맛 모두를 충족시키는 음식을 먹을 수 있는 것도 장금을 포함한 수랏간 궁녀들 덕분이다.
게다가, 드라마 ‘대장금’의 후반부에 가면 ‘장금’을 사랑하게 된다고 하니, 이는 살아서는 다 갚지 못할 은혜로움이 아닐까?
대장금 9회를 보면, ‘임금’은 갑작스럽게 사냥을 나가자고 한다. 역시 그의 말 한마디면 모든 것이 차근히 이루어지는 법. 이에 수랏간 나인들도 사냥터에서 임금의 수라를 준비하게 된다. 이날의 메뉴는 냉면. 하지만, 몇몇 나인들의 실수로 육수에 소라독이 들어가게 되고, 이에 나인들에겐 한바탕 소동이 벌어진다. 수랏간의 대모인 한상궁 조차 소라독으로 인해 쓰러진 상태. 이 때 장금은 산자락을 뒤져 ‘광천수’를 떠와서는 동치미와 섞어 육수를 만드는 것으로 위기를 극복해 낸다.
“얕으면서도 청량하고 톡쏘는 맛”이라 평가했던 임금의 말처럼 광천수는 대체 어떤 물이길래 그의 입맛을 만족스럽게 할 수 있었던 것일까?
‘미네랄 워터(mineral water)'라고도 이 물은 땅 속에서 솟아나는 샘물로서 가스상(狀) 또는 고형물질을 대량으로 함유하고 있다. 천원(泉源)에서 25℃ 이상을 온천, 이하를 냉천(冷泉)이라 하는데, 광천수는 보통 후자를 가리킨다.
물을 많이 마시는 것이 건강에 좋다는 것은 이미 널리 알려진 사실. 목욕물처럼 끊인 물은 조직의 생기를 빼앗아 노화를 촉진하고 노폐물을 더욱 축척 시키는 죽은 물이라 할 수 있지만, 미네랄이 그대로 함유되어 있는 차가운 광천수는 그 자체가 명약이 된다.
흔히 약수라 불리는 수소탄산염천인 광천수는 칼슘, 마그네슘, 칼륨 등의 미네랄 성분을 함유하고 있어 위액의 분비를 촉진시키고, 콜레스테롤 함량을 낮추어 주며 물질대사 산물과 중독성 물질을 배출시키는 효능을 가지고 있다. 또한, 장점막과 임파순환을 돕고, 조혈과 기도 점막의 혈류를 활발히 해주며, 아울러 암의 예방과 치료에 도움이 된다고 하여 그 효능을 과학적으로 검증하는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고 한다.
그렇다면 광천수의 맛은 어떨까? ‘중종’이 묘사했듯이 모든 광천수가 ‘톡쏘는 맛’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다. ’탄산‘성분이 함유된 광천수만이 알싸한 맛을 내는데,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초정리 광천수’가 바로 그러한 물이다.
사이다를 제조할 때 쓰이는 이 물은 ‘초수(椒水)’라고도 불리며, 여기서 ‘초’는 ‘산초나무’를 뜻한다. 이 나무는 가루를 내어 추어탕에 넣어먹기도 하는 것으로 그 맛이 매우 맵기 때문에, 그 이름은 입안이 알싸한 물맛을 ‘매운 맛’으로 해석하여 붙여진 것이다. 흔히, ‘동치미’를 만들 때 ‘사이다’를 넣는 것도 이 맛 때문이다.
광천수가 들어간 알싸한 동치미에 어울리는 것은 무엇보다도 군고구마가 아닐까 싶다. 남편이 퇴근길에 사온 군고구마를 아내가 정성스럽게 담근 동치미와 곁들여 아이들과 함께 먹는다면 추운 겨울 밤, 더욱 따뜻한 시간을 보낼 수 있지 않을까?
알싸한 맛과 함께 집안의 냄새도 고소하게 피어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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