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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설제목 : 신혜성은 두 번 울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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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가닉넴 : 베르사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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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가메일 : hohoya83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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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설출처 : 다음 카페 블루하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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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편 집 자 : 라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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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 ......... "
" ....... "
" .....왜요? "
" .......-_-;;........."
그가 또 저런 표정을 한다...
항상 그와 나는 한밤중에
저렇게 눈만 껌뻑이며 가만히 있다가........
사실 가만히 있는 건 내 쪽이다......
그는 가만히 있는게 아니라 내 대답을 기다리는 거다.......
그렇게 내가 한참을 뜸들이다 ..........왜요? 라고 내뱉으면....
그는 저런........절망적인 표정을한다...
그리곤.........
".....휴우~ ...."
하고 80먹은 노인네가 신세한탄하는 듯한 한숨을 내쉰다...
" 지금 또 말하면 27번째 말해드리는 거예요........ "
"........그래두 말해주세요.......
....................................왜요? "
".............운. 명.............이시라니깐요......
그게 신혜성 님의 운명이예요..........."
운 명.........
내 저렇게 말할 줄 알았지........
운 명 ........
그 길지도 않은 딱 두 글자........
삼류 멜로물에서 여주인공이 - 당신은 나의 운명이예요.....
따위로 내뱉어 버리곤 하는 그 유치한 한 단어........
그것 때문에..........
겨우 그걸로...........
새파란 내가..........
창창한 앞날이............사실...........창창할지........
꾸리꾸리 할지............장담은 못한다만...........
어쨋거나............
이렇게 신체 건강하고
밥 잘먹고 살아가고 있는 내가............
죽어야 한단............말야?.........
왜..............
도대체 왜.................
내 머릿속에는 수없이.........
왜...........라는 단어만 떠오르고........
그의 입에선 수없이........
운명............이라는 말만 나온다...........
가만히 책상위에 앉아.........
사실 앉아 있진 않다......
앉아있는 자세를 취하고 있지만 그의 엉덩이는
뭐랄까.........공중에 붕 떠있다고나 할까........
어쨋거나 또 책상위에서 또 가만히
날 내려다 보구있다.........
내 입에서...............
나올 딱 네 개의 대답을 듣기위해.............
네............
예.............
yes...........
ok..............
.....중에 하나를...........
".............."
".............."
".......오늘도 대답을 안 주실 껀가요? "
" ...........대답하는 사람이........있기는 한가여?
당신은 며칠 후에 죽어야 하는데.......
무조건 죽어야 하는데...........동의하십니까? 라고
묻는데...........네! 그럼요~.......라고 대답하는 사림이........
있기는 해요? "
"........무조건이 아닙니다.......
운. 명. 이라고......말씀드렸자나요......... "
또 저놈의 운명타령..........
난 그럼 또.........왜요? 라고 물을까?
아니............좀 더 다르게 물어볼까?
".............그게....................왜........
..............................................내 운명이예요? "
" 휴우~.......그게 왜 혜성님의 운명인지는 저도 모르죠...
그건 하늘 만이 알고 계시니까요.....저는 단지 심부름꾼일뿐이랍니다...
오늘도 대답..........안주실꺼예요?
.............자꾸 이렇게 거부하시면.......
전 제 임무를 강제로........이행하는 수밖에 없어요........
그건 혜성님 스스로 하시는 것 보다 훨씬 비참하고 괴로울꺼예요......."
" ........이봐요......천사.....아니.......선호님........."
내가 맨처음.......그를 만났을 때........
아니 만났다는 표현은 좀 웃기고.......
그가 첨으로 내 방에 공중에 붕붕 뜨며
나타나...........날 따라오세요........할 때.........
난 첨에는 기절초풍할뻔하다가........
나중엔 천국인지 어딘지
안 갈려고 울고불고 갖은 작전 다 써댈 때..........
괜히 친한 척 할려고 그의 이름을 물어봤었지...........
인간이었을 때..........이름이 이선호........였다나?
17살 때 죽었다고 했다........
뇌종양이었다나.......?
지금 보여주는게.......살아있을 때 모습이란다.........
아....내가 지금 떠들려는건 그의 프로필이 아니고.......
어. 쨋. 든........
" 이봐요.....선호님...."
".........네...."
".......내 스케줄 좀 다시 말해봐요......"
-_-;;............
스......케줄?
당신은 정말 재밌는 사람이군요..........
고집도 엄청 세구요...........
" 혜성님의 스케줄은......-_-;;.............
지금으로부터 32일 6시간 안에는 반. 드. 시...............
돌아가시게 되어있어요......... "
돌아....가다....?
이 돌아가다........라는 말에는 엄청 많은 뜻이있지.........
영수야... 어머니 기다리시겠다......늦기전에 돌아가야지..........
라는 뜻도있고..........
이대리.....일이 도데체 어떻게 돌아가는거야............
라고 할 때 뜻도 있고.............
또.......또.........할아버님이 돌아가셨어요.......
하는........죽다의...........높임말인........뜻도있지.........
죽다의..........
.........
뻔히 알지만........
뻔히 알지만...........
난...........다른 뜻으로..........못알아 듣는 척 해볼까..........
" 돌아가다니요? 어디로요........? "
".........-_-;;............"
"............."
"..............저기.......저기로요......."
하면서........그가 집게손가락을 치켜들고.....
천장으로 톡톡 찌르는 시늉을 한다.......
나랑 말싸움 대적이 되는 사람은 처음........
아니.........천사는 처음 본다.......
아니다.....
천사라는 것 자체를 처음 보는구나.......
"............사인(死因)은요?.........
뭘로 죽는데요............"
".....-_-;;..............그것도 저번에 말씀 드렸자나요......
.....자. 살. 이라구요......... "
허!........
자 살?
" 내가 젤 증오하는 인간이 어떤인간인 줄 알아요? "
" -_-;;.............성적 떨어졌다고 자살하는 여학생이요? "
" 내가 말했었나요? "
".......네....."
" 바로 그거예요.....정작 49등 50등 하는 애들은 죽을 생각
눈꼽만치도 안해요.......
좀 한다 하는 것들이 그런 한심한 짓거리들 하는거지......
암튼지간에.....성적을 비관하던 뭐던.....
난 자살하는 인간 젤 증오해요....... "
".......곧 하시게 되면.........그 분들을 이해하게 될꺼예요......."
" .........이해......죽어도 못해요.....난 죽어도 자살 안해요........
그리고......자살은 뭐 살인죄인가 그걸로 들어가서 지옥가지 않나요?
자살도 죄악이라메요........"
".......그건 인간들이 꾸며낸 예기구요........
......혜성님은 영화를 많이 보시나 봐요......."
"......-_-;;........도무지 말이 안통하는군요........"
"........그건 제가 드리고 싶은 말씀입니다..........."
" 더 말하고 싶지 않아요..........낼 얘기해요....."
".........또여? ...........대답 주시긴 주실꺼예요? "
".........안줘요........주기 싫어요....... "
혜성이 팩하고 침대에 돌아누우며 퉁명스럽게 내뱉는다.....
" 그냥........이쯤에서........저한테 말씀하시는게 좋을꺼예요.....
저를 자꾸 거부하시면.........사자님이 직접 내려오실텐데.........
그럼 일이 것잡을 수 없게 커져요.........."
저놈의 또 사자타령............
도대체 사자가 누구길래 맨날 저렇게 벌벌 떨어?
" 사자 별로 안 무서워하니깐 호랑이를 내려보내요...... "
"...-_-;;........"
뒤 안돌아봐도 안다.....
분명 벌레씹은 얼굴을 하고 있겠지........
그리고 어느새.........
혜성이 슬그머니 고갤돌려 책상위를 바라본다........
사라졌겠지............
" 야!! 귀 먹었어? 아님 듣고도 씹는거냐? "
갑자기 내 뒷통수를 후려갈기는......
이 무지막지한 손........
널 줄 알았어.......
" ..........?? 요즘 우리 신여사 피부가 왜 이렇게
푸석푸석 하시나.......? 밤에 잠을 못 주무시나.......? "
".......그래 못잔다........."
"......왜??......."
"......손님이 오셔서.........."
"................?? "
죽으면...........
박충재 네 놈의 말 못알아먹을 때
나오는 그 잠자리 눈 같은(?) 표정도 못보겠지.......?
"..........야.........너 자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해......? "
" 아침부터 재수없게 웬 자살........?
몰 어떻게 생각해....... 너나 나나 자살혐오론자 아니냐....... "
"......그렇지..........? 그렇담...........내가 자살할 확률은.......
..............얼마나...........될껏 같냐? "
".........100 퍼센트......."
".........?? "
"......마이너스.........
..............마이너스 100퍼센트지........... "
" 마이너스 백퍼센트도 있냐?
이 무식한 놈아.........."
"그 만큼 너같이 독한 놈이 자살할 가능성은 없다는거지...
왜 그런걸 묻냐? 자살하고 싶냐? "
"...................미쳤냐........
내가 그런......
근데...............난 그럴 맘 추호도 없는데.........
.............해야한다네...........해야한다니....안할수도 없고....
하기실지만.....할 수밖에 없다고 하니
나는.....해야 할 수밖에.........
하지만...내가 어쩌면 그 운명을 뿌리칠....중얼중얼......"
"................??? "
하고는 넋이 나간사람처럼 혼자 중얼 거리더니
앞으로 저벅저벅 혼자 걸어가 버리는 혜성을.......
그런 혜성을 가만히 바라보던 충재가.........
"............저게 미쳤나.."
" 지금 올라오는 거야? "
" 응..........피곤해 죽겠어.........오늘도 새벽까지
그 사람이랑 말싸움 했어........"
" 그래서............온데? "
.....................도리도리.................
"너가 너무 부드럽게 대해서 그래............
내가 내려가 볼까........... "
하면서 손 마디 뼈를 뚜드득 뚜드득 정리하는 그...
" 동완이 형...........
형은 언제 올라왔다고 했지........? "
" 내가..........열 여덜 때..........
절름발이 아버지 대신 애들한테 두두려 맞다가
머리를 잘못 맞아서 올라왔다니깐.........."
하며...........남의 얘기 하듯 말하는동완........
세월은..........상처를 더디게 만들지........참........
" 그럼 형은 말 그대로......비명횡사(非命橫死)한거네......."
" 그랬지........순식간에 뒷통수가 뜨겁다 했더니........
눈 떠 보니깐...........여기더라구............"
" 그럼 형은 몰라.........내가 곧 죽겠구나........
죽기 시러......죽기 싫타.....살고싶다.......하는 그 심정을 몰라....
난........그 심정알어...........뇌종양이라고 했을 때.........
그 사형선고 받아놓고.....난 맨날 그런생각해서.....그 기분 알어.....
그래서..........그 사람 기분두 알아........
그래서 차마...다그칠 수가 없어.........."
"..........."
내가 겪어보지 않았다고 해서.....나도 모르는게 아니야...
나도 알아.....
나도...
그래서.........
그런 네 기분을 알아서..........
그를 빨리 데려오지않는다고
사자님께 매일 불호령을 받으면서도...........
나또한 차마.....널 다그칠 수가.........없어.......
" 그만 가............"
" 너 들어가는 거 보구.......... "
" 다 왔는데 뭘...........가 빨리........."
" 응.. 그래 알았어..........."
너 도대체 왜 집에 안가니.......
나 집에 다 오고도 남아서 벌써 20분이나 지났다......
저게 왜 주머니에다가 손을 넣고
뭘 저렇게 조물닥조물닥 거리는 걸까..........
" 혜.....혜성아......... "
" 할 말 있음 빨리 해.......그만 집에 좀 들어가자.....
안 춥니? 민우야........."
" 아..알았어........자.........이..거........."
".....???...."
하고 그가 주머니에 꺼낸 하얗고 기다란 뭔가를
내게 건낸다........
"...........??
....... 푸후훗....."
".......-////////-......왜 웃어...."
난 그걸 받아들고........웃고 말았다.......
웃을 수 밖에 없었다.........
그건..........십자수 핸드폰 줄...........
앞에는 분홍색 꽃 세 개랑...........
하늘 색의 h.s 라는...........내 이니셜..............
" 설마.........이걸 네가 했어.......? "
"........-////////-....... 어....... "
지금 내 느낌은.........
스모 선수가.......꽃꽂이 하는거 보는 느낌........?
씨름 선수들이 실뜨기 하며 노는 거 보는 느낌.........?
야쿠자가 이마에 기스내고 정성스레 십자수 하는거 보는 느낌.......?
암튼 언발란스 그 자체........
그래서 견딜수 없는 이 귀여움...
절대 이런거 할 애가 아닌데.....
이 녀석은 말은 없는데 가끔씩
이런 식으로 귀여움을 떨어서 날 감동시킨다...
내가 이 맛에 이 넘이랑 사겨주는 거지.......
".........너 꺼는........? "
"......내 것두 있지~ ^^ M.W..........
M 꺼꾸루 쓰면 W 된다.....? ^^ "
" ......^^...........조켔다......
M 거꾸루 쓰면 W 돼서......... "
하고 내가 그를 보며 한껏 웃어주었다....
너의 웃는 얼굴............
내가 젤 좋아한다는 거..........알지........?
집에 가면..........또 그가........방안에서 붕붕 떠다니면서
날 기다리고 있겠지...........
미치겠네 진짜.........
나.........정말.............
...........................................죽어야해...........?
.....................
.....................!!!
난 엘리베이터 버튼을 누루다 말고.............
밖으로 뛰쳐나갔다........
아직...........안갔을 텐데........
막 놀이터를 돌아서는 그의 뒷 모습이 보인다........
"........이 민우...........!!! "
그가 돌아본다........
"..........왜 불ㄹ............!!! "
돌아보는 그에게 다짜고짜 달려 들어
키스를 했다..........
상당히 당황한 듯 눈을 동그렇게 뜨고 그대로 얼어있는 그...........
" 하아.....시....신혜성........
너 상당히.........저돌적여졌다? "
"........이......이렇게 귀여운 널 두고.......
내가......어떻게........갈 수가 있겠어...........
말도 안돼지.......그치? 그치않아?
좋아.........큰 맘 먹구...........널 위해 살겠어........
나 끝까지 싸울꺼야.........
운. 명. 에 맞써서...........!! "
".........??...........
.............담부턴 양주 맥이지 말아야 겠다............"
" 혜성님.........저기.........
안 주무시는거 다 아는데............. "
".......-_-++..............."
슬그머니 일어나 앉는 혜성........
" 머리맡에........앞 집에서 빌려다가 성격책도 놓구...
목 간지러워 죽겠는데 십자가 목걸이도 하구...
냄새 나 죽겠는데 마늘도 한뭉태기나 갔다 놨는데........
어떻게 또 나타난거죠.......? "
".........-_-;;......."
제가............무슨 드라큘라입니까..........
".......제가 언제 님 피 빨아먹은 적있나요? "
" 피는 안빨아먹어두 내 소중한 밤 잠과 인생을 좀먹고 있자나요......."
" .........!! 조...좀 먹다니요.......어떻게 그런 심한 말씀을........
전 님을...........아름다운 곳으로 인도(引導)하려는 거예요........"
" 아름답긴 개뿔.........죽으면 다끝이예요........
나한테는 살아서 숨쉬는 여기 내집이 젤 아름다운 천국이예요...."
" 그건 아직 천국을 보지 못하셨기 때문에 하시는 말씀이세요....^^
저희 천국은 편안하고 안란한 숙박시설과 각종 레포츠와 문화생활
즐기실 수 있는 최첨단 시설을 갖추고 있다구요........!! "
"........-_-;;..........대단하네요......
그 대단한거 님이나 실컷 즐기시라구요......."
"........정말...........이러실 겁니까?
예쓰.......라는 대답한마디만 하세요.......
그럼 님은 정말 편안히 눈을 감으실 수 있어요........"
편안히.......눈을 감아........?
내가 무슨 중병든 노친네야?
몰 편안히 눈을 감아...........
".........편안히........눈감고 싶어요........"
"......네?? 그....그럼 님 허락을............"
하면서 환해지는 선호의 표정..
" 편안히..........눈감고 잠 좀 자고 싶어요.............
제발............오지 좀 말아요...........허공에다가 데고
혼자 지껄이는거 같아 영 기분 더럽다구요!! "
" 님..............심정은 이해가 가지만.......
이렇게 저한테 짜증 내신다고 운명이 바뀌진 않아요......
그만 순순히 받아들이세요.......
날짜는 다가오고...........혜성님은 꼭 선택을 하셔야 해요........."
" 선택이요? 언제 나한테 선택할 기회줬어여?
운명이라메여? 무조건 죽어야 한다메여?
나한테 언제....기회를......줬냔ㅁ......."
제기랄...
순간 기분이 울컥한다 싶더니만..
목구멍이 왜 이렇게 꽉 막히는거야....
하고 눈가를 쓱쓱 훔치는 나를 그가
안타까운듯한 표정으로 잠시 응시한다.
울지............말아요.....
내 탓이...........아닌데........
꼭.............내가 혜성님을 울린 것 같잖아요...........
가슴 아파요............
울지 말아요..................
내가 어떻게 해야.............
당신의 눈에서.........눈물이 안 떨어지는거죠.................
"..........천사 눈물.......본 적 있어요........? "
"....내가 그런 걸.......흑흑......어디서 봐여.......
댁도 첨 보는데........... "
" 그럼...........지금 볼래여?...........
당신 때문에...........너무 속상해서........
내가........내가..........."
.............????
그.......그가....... 운다......
갑자기...............
그가............
......
그의 눈에서........똥그랗고 희뿌연 것이........
순간 반짝 했다가..........똑 떨어진다...
떨어진다 보담도........짧게 낙하하다가.........사라진다......
그 찰라의 눈부심을............내게.......보이고.........
와.............
저런게.............천사의 눈물이구나.........
저게.........저렇게..........사라지지 않고.........
그대로........떨어져 굳어버린다면...............
................다이아몬드가........되는 걸까?
아니야............
저 눈물이...........
그깟 다이아몬드 밖에 못되려구...........
저렇게 아름다운데........
그깟........
....................
왜 울어...........
정작 울고 싶은 건난데............
울지 말라고 말하고 싶은데............
미안하고... 쑥스러워서 말 못하겠다................
" 흑흑......왜 말 못해요.........
당신 땜에 우는건데..............
혜성님 때문에.........내가 우눈 거잖아요..........."
아.............미.......미안해요...........
"..............정말요? "
.........네.............
......................?
.......................................!!!!!!!!!!!!!!!!!!
" 훗.......그렇게 놀라 거 없어요.........
혜성님 마음 읽는 것 따위는 일도 아니니까....... "
-_-;;..............
내 마음 읽는 것...........따..따위?
"그런거 처음봐요.....너무 예뻐요...."
"아아...이거요? 어때요? 예쁘죠..제가 만든거예요...^-^ "
마...만들어.....?
언제 죽었는지 몰라도...어법이 엉망인걸?...
그런건 흘렸다고 하는건데....
"훗.......제가....혜성님을 속인거예요...
그건.....눈물이 아니예요...."
..............???
그럼........방금 그건 뭔데....?
"신기루........제가 만든 신기루일 뿐이예요...
천사는........눈물을 흘리지 않아요..."
아니.....눈물이...나오지 않아요...
울고 싶어도...울 지 못해요.......
".........나 꼭 죽어야 되요? "
갑자기 혜성에 재다짐 받듯이....
동정심 어린 눈동자로 묻는다...
" ......... "
".......마...만약에.......선호님이 말해준 날짜를 넘기면요?
그 날을 무사하게 넘기면.......나 살려 줄래요? "
"..........그럴 일은.........절. 대. 없어요........
운명은 아무도 거스를 수 없어요........
혜성님은 반드시.........죽어요.......님께서 끝까지 순응하지
않으시고 이렇게 거부하시면............그래도........
반드시.........죽되...........더 고통스럽게 돌아가실 꺼예요........"
" 어째서요.....?
......내가 내손으로 자살 안하고 뻐팅기면 그만 아니예요? "
" 그럼...........저희가..........혜성님을 죽일꺼예요.....
어쨋거나 현세(現世) 에서는 님은 자살로......보여지겠죠........
저희에게 죽음을 당하시면..........하늘의 뜻을 어긴 인간이 되어....
지옥의 나락(奈落)으로 떨어지실꺼예요.....
그냥.........혜성님 스스로 목숨을 끊으세요...."
".............."
스스로 목숨을 끈치 않으시면....
" 그렇치 않으면................ "
" 그렇치 않으면..........? "
" 저희가............죽일거예요..."
".........."
".........."
교차하는 시선에 팽팽한 긴장감이 흐른다..
..........
"..........엄청난 독설이군요......
......천사는 예쁜말만 하는 줄 알았더니........."
"..........."
".............그럼 나 어떻게요........
아직..........장가도 못가보고.........애도 못나보고.........
해외여행도 한 번 ....해외가 모야......제주도도 한 번 못가보고.....
해본건........죽어라 없는데........
적어도 1년전에는 말해줬어야 하는거 아니예요? "
" 1년전에 말했어도.......
아마 똑같았을 꺼예요.......안 믿었을테니까.........
그리고 만 12개월 전에.......죽음이건 사고건........
그런 걸 미리 통보했다간
천기누설(天紀漏泄)로 징계 먹어요......"
"............."
까짓 징계 좀 먹으면 어때...
난 고등학교때 맨날 징계 먹었어도 잘만 살고 있는데....
소심한 천사 같으니라구....
"....-_-++ "
날 힘껏 야리는게 내가 속으로 한 말을 들은 모양이다..
".........그럼 나 어떻케요........이제........."
" 하나씩..........현세를.........정리하세요.......
싸웠던 분과 화해 하시거나.........
친구분께 그 동안 못했던 우정어린 말 한마디를 전하거나........
사랑한다고 말하거나..............."
".......간지러워서 못들어주겠네........그냥 죽고말지..........."
"......-_-;;...........그럼 왜 물어보셨어요........."
"........누가 그런 천사적인(?) 대답해줄줄 알았나.........
화해? 우정어린 말 한마디?.........하하하........
사랑이요?........사랑은 무슨.......사라ㅇ............."
사랑한다고.........말하다........
사랑한다고...........
그러고 보니...........
난 그 애한테............
단 한 번도...........사랑한다고.......말해주지 않았어............
.................
.....................!!
" 나........할 일 생각났어요.......
현세를 정리해야한다면.......제일 먼처 해야 할 일이요....."
꼭 그래야 한다면.....
나 제일 먼저.......
".........무슨 일이죠? "
말 할래요..........그 애한테............
..............
........................................헤어지자구요...............
" .............무슨 일이야?
니가 먼처 날 다 보자구 하구......안 바뻐?.....^^ "
".......별루........"
그렇게 웃지마........
" 뭘로 드릴까요? "
" 혜성아 너 뭐 마실래? "
"...........커피......"
" 떽! 커피먹으면 머리 나빠져! 주스마셔.......
주스 두 잔 주세요........"
" 네. "
".........우리 색시 머리 나빠지면 내가 안 델꾸 가지 아마? *^^* "
그런 장난두 치지 말구.........
"................"
".............표정이 별로 안좋네.........
어디.......아파.........? "
하며 그가 내 이마에 손을 얹는다.........
그렇게 다정하게두 굴지마.............
탁!!
내가 그의 손을 매몰차게 쳐낸다.......
그가 당황한 듯하다........
아니..........무안한건가.........
그런 표정하지마...........
" 왜그래.........무슨 일있구나......? 그치? "
제발..........그만해...........
그런...........웃음도 보여주지 말구.........
그런 표정도 제발 하지마.........
내 걱정 하는 척도 하지말구.................
내가............
너무...............힘들잖아............
그런 네게...............
어떻게.......................
이별을 말해...........................
"............."
"............."
"............민우야......"
".........응? *^^* "
"........그만하자......"
".......몰? "
" 여기서 관두자....................우리......."
"............"
"............"
".........관두다니.........몰 말야........"
그의목소리가......
작게 떨려온다...
" 여기서.......관두자고.........우리........그만하자........
.............너랑 나랑............끈내자고........"
".........."
지금 해야되......
그를.......
"........무슨 말인지 못 알아들어?! 관두자고..
끈내자구 여기서.. "
"........왜...."
"............"
"........이유가......모야......"
".......사람 싫어지는데.......이유있냐?
그냥 지겨워........너두 그렇고........너랑 이런 생활도......
나한테 그동안 잘해준건 고마운데.......그래...그건 고맙다....."
".........."
그의 저 무겁게 내려앉은 눈빛에...
가슴이 갈기갈기 찢길듯이 아프다...
난........그래도...이 고통스런 혼자만의 연극을...
계속해야해....
아무 죄 없는 그를....
나중에...괜히 더 큰..상처를 줄 순 없잖아..
"...............왜? 억울해.......?
훗..............너두 그렇게 밑진건 아니자나...
내가 너한테 해다 바친게 얼만데.........안그래? "
"..........."
그런..........그런 표정하지마.......
날 때려.......
차라리 내 뺨이라도 때려.......
그리고 욕해...........나쁜 놈이라고......나쁜 새끼라고........
그렇게 처다보지말고.......
내게 욕이라도 퍼부어...........
죽어버리라고 저주라도 퍼부으란말야........
그렇게......
쳐다보지 말고.............
그렇게........사람 아프게.......
상처받은....모습으로......날 보지 말아줘......
" 흑흑...흑흑......."
"그만 우세요....혜성님....그만 우세요..."
"흑흑....그 애에게.....정말....미안해요...
해준것도 없으면서......이렇게.......상처준게.....
흑흑......난 지옥으로 떨어질꺼예요....흑흑....흑흑...."
난 그 애에게 이별을 고하고 돌아온 날 부터...
다음 날 아침까지.....계속 울었다....
죽으면......
천사가 되면....울 수도 없다고 하니.....
두 번 다시 울지 않아도....아쉬움이 남지 않도록 하려구........
그 애를 보내며...그 애를 그리며....그 애를 위해.....
지쳐 쓰러져 잠들 때까지 울었다...
난 그렇게...........
내 죽음을 받아........들이기로 했다..
그와 나는 요즘 항상 죽음.......그 자살이라는 것에 대해 연구한다..
그는 무슨 보험설계사가 보험종류 설명하는거먀냥
이 방법도 괜찮고.......저 방법은 뒤처리가 깔끔하고........
하며 아무렇지 않게......나의 죽음에 대해 내뱉는다..
그는 - 위에 올라가시면요..... - 님이랑 제가 돌아 갈때는요...
와 같은 말로........내 죽음을 아주 가볍게...........얘기한다......
그래서...........나는......
그렇게 가볍게 말하는
그에게..........화가나서.........
.....................소리치거나.................하는 건 아니고....
그냥....나도 서서히..........
그 죽음이라는 거에 대해........
.......별거 아닌걸로.......생각하게 되었다...
" 스으읍........제 생각엔.......
음독(飮毒)이 가장........간편한거 같네요......."
".......음독(飮毒)이요?
"네.......그게.......가장......확실하고.........
고통두 없구 편안하실 꺼 같아요...."
"뭐.......쥐약이나........농약 마시는거여.......? "
".......그.게 언제 쩍건데요....완전 7,80년대 말씀을 하고 계시네...
요즘은 그냥 수면제라는게 있잖아요........"
하고는 주방으로 걸어가.......아니 날아가........
어떻게 알았는지 싱크대 맨 마지막 서랍에서
수면제 한 통을 꺼내들고 온다..
내가..........수능 보기 전날 밤
하두 떨려 잠이 안와가지고 먹으려고 사놓은게...........
이렇게 쓰일 줄이야..........
"..........얼마나 먹어야 돼죠? "
".......한 30알?! "
"......그렇게나 많이요?! "
".......그럼.......20알? "
".......그냥 10만 먹죠........."
"......안돼요........너무 약하잖아요......"
".........그냥 .........10만 먹죠......"
".......그러지말구......혹시 또 모르니까 그냥 20알 드세요......"
".........그럼......15알!.......15알로 하죠......."
"........."
"아.......몰 고민해요.....그럼 15알로 합시다!........"
........
.........하하...참나...
정말 한심하다......
누가.....
너 지금 모하는거야?
라고 믈으면 ........
천사랑 죽을 때 먹을 약갯수 흥정하는 중이야............
라고......말하면......핫........디게......웃기겠다........
탁.
그가 내 앞에 웬 흰 종이 하나를 던진다..
".......모예요? "
".....유서 쓰셔야죠........."
" 유서.......요? "
" 보아하니..........생전에 뭐 별로 은덕을 쌓으시며 산거
같지는 않은데......원한 산 분이라도 계시면 괜히 그분한테 ......
타살가능성 남겨서 애꿎은 살인범 하나 만드시지 마시고.......
깨끗이 본인 필체로 유서하나 쓰세요........"
.........
해도해도 너무한다...
어쩜 저렇게.....사람 죽는 일을...무슨 결재서류에 사인 하나
하는 것처럼........쉽게 말하는 걸까...
".......어떻게......그런 말을 그렇게 쉽게 하죠? "
" 우리.......이제 그만.......
이 현실에 적응 할 때 되지않았나요? "
" 씨발...........차라리 확........차가 치어서 죽여버리던가........
아님 그 때 빈라덴 불살랐던 비행기에 날 태웠던가.........
나도 모르게......쥐도새도 모르게.......순식간에 죽일것이지.........
자.........죽는데는 이런 이런 방법이 있다...........
하나 골라서 죽어라...........이게 뭐하는 짓이죠?
..........세상에 이런 법이 어딨죠? "
".........."
혜성님은 환생체((還生體).......세요.........
올라가면........다 말씀 드릴테니깐.......
제발.......
절 좀 그만 힘들게 하시고..........
이제 그만....
".........그래서......유서 안쓰실꺼예요? "
"......할말이 있어야 쓰죠.......뭐 누구한테 남길 재산이 있나...
아니......재산이있다쳐도 남겨줄 사람이 있나......
죽는 이유를.....천사님께서 수면제 15알만 먹고 죽으라고 하셔서 죽어..
라고 써놓을 순 없잖아요........... "
"....휴우~...."
" 김동완....... "
".......!! 사자님....."
잠시 앉아 생각에 잠겼던 동완이 화들짝 놀라........
몸을 일으킨다.......
" .........선호는.......아직 인가..? "
".......저..그게.... "
" 인간하나에 몰 그리 쩔쩔 매는거지?
평상시 그 아이 답지 않구나............ "
"........."
선호야.......
빨리 데려와.........
사자님이............곧.........내려가실꺼같아......
쾅!!
갑자기 식탁을 내려치는 그의 주먹에 선호가 화들짝 놀란다..
".........?? "
".........오늘...........새벽에 합시다..... "
"......모...몰?........ 아아~~!!!
마음 굳히셨군요!! *^^*
잘 생각하셨어요.....시간 끌어봤자 미련만 더 남죠 뭐.....^^
그럼요~한번 천계(天界)에 가시면.......절대 후회 안하실꺼예요....^^ "
후우......
그래.......이왕가는거
.................빨리가자.......
내가 안 죽으면 날 죽여버리겠다니...
이러나 저러나 죽는건 마찬가진데....
그냥 깨끗이 내 손으로 죽는게 낫겠지...........
" 근데........거기 가면.........
핸드폰.......가져갈 수 있나요? "
"....-_-;;.........해...핸드폰이여?
그게..........무슨 의미가 있을까요? "
".......그럼 핸드폰.......줄 만이라도........ "
"............??
무슨 말씀이신지 잘 모르겠지만........
그 유명한........공수래 공수거(公水來公水去)도 모르십니까? "
"..........반지......목걸이.......
그딴건 다 포기할테니까.........
핸드폰 줄 하나만.........가져가게 해줘요......
별로 무겁지도 않은데........"
그 애가...........만들어...........준건데.........
" 가져가신다는........의미가.......뭔 지는 모르겠지만........
위 에 올라가서두........볼 수는 있게 해드릴게요........
하지만...........만질 수는 없어요........"
" 그럼 그게 무슨 소용이예요...........
쪼그만거 하나에 디게 치사하게 구네....."
"....저흰...그런 물리적으로 설명되는...것을 훨씬 초월한..."
" 아 됐어요...핸드폰 줄 하나도 못 가져가게 하고...참나...."
"......그걸 꼭 간직하고 싶으시다면....방법이 하나 있긴 한데....."
".....뭔데요? "
".......사자님이...되시는거예요.....저희같은 천사가 모시는 직책인데.
저희랑은 비교도 안될정도의 능력을 소유하실 수 있어요....
현세에서 통하는...물리적인...어떤 행동도...가능하죠...."
"아아~ 그래서 맨날 사자사자~ 하면서 벌벌 떨었구나...
그럼 그거는 어떻게 하면 될수 있는데요? "
"우선....천계에서...한...인간세계의 시간으로...
2천년정도를 보내시고...
세월만 채운다고 되는 건 아니고 거기다가 그만큼의 실력을........"
이......이천년??
.............
앓느니 죽지....앓느니 죽어!!
" 아 됐어요!! 내가 말을 말아야지 진짜....어후~ !! "
" 어디 가세요? "
" 편의점에 가여!!! 그런거 까지 보고해야 해요?! "
".............."
쾅!!
" 성격........진짜 더럽다.........너무 힘들어.......이 생활도.... "
하며 선호가 잠시 멍하게 있을 때....
쿵쿵쿵쿵쿵........
".......왜 다시 올라오지? "
얼마 안있다가 그가 다시 집안으로
뛰어들어온다......
" ........왜 다시........."
".......아...씹.. .........저 바보같은게..... "
그가 베란다로 가더니
버티칼 하나를 살짝 비틀어 밖을 내다본다....
"............??? "
선호가 내다보자.......
놀이터에.......벤츠에 한 남자가 걸터앉아........
이 위를 올려다보고 있다.........
아아...........
저 사람이.........
" ...........연인이신가요? "
" 저게......왜 저렇게 청승을 떨고있는거야.....
정말 짜증나 죽겠어.........아......짜증나........ "
입으로 그렇게 말하면서..........
그의 눈은........촉촉히 젖여 눈물이 떨어질것만 같다.........
그리고 계속.......계속........그를 바라본다......
그동안 보고싶었어서?............혹은..........
기억해............두려고.......? 혹은............
둘 다 이겠지........
보고싶었고........또........기억해 두고싶을테니까......
" 쟨 언제 죽어요? "
그가 뜬금없이 그런 질문을 한다..
" 그건 말씀드릴 수 없어요..........그건 천ㄱ..........."
" 천기 누설이라구요? 쳇...내 그렇게 말할 줄 알았어...."
"....-_-;;......아시면서 그럼 왜 물어보셨어요..."
"그럼...........부디부디.......
오래살게 해줘요.........아님........만약에 저 아이도
나처럼 이렇게 빨리 죽는 운명이면.......내 다음생이 있다면........
그걸............저 아이에게..........주세요..........."
"..........!!! "
그런...........말을........한 사람은
당신이.........처음이예요......
".....상당히 위험한 발언을 하시는군요......
그건 하늘만이 정하시는 거예여.....
누가 주고 받고 할수 있는게 아닙니다.... "
많이.............야위었네...........
" 님두..........요새 많이 야위었어요....... "
나........보고싶어서.......온건가.......?
" 님두 무척 보고싶어하셨었잖아요....... "
나.............아직도........좋아할까............
" 님도 아직..............저 분을 사랑하고 계시잖아요......"
내 생각 좀 그만 읽어요...........
그럼.........내가 저 애가 계속 사랑할수 있게 해줄건가요?
".............."
...........이제야 좀............ 조용하군요........
.....................
" 에잇! 됐어요....오늘 새벽에........예정데로 합시다!! "
그가 버티칼을 탁 하고 쳐버리더니
팔등으로 눈물을 쓱쓱 훔치곤 그런다.......
".......탁월한 선택이세요.....후회안하실꺼예요........"
".......후회할꺼예요......."
후회할꺼예요......
저 애를 혼자두고 가서..........
정말......후회할꺼예요....
저 애에게 사랑한다 말해주지 않아서......
저 애를.............
.....................사랑해서.............
혜성아............
나 지금..........널 본거같아.......
너두 나 봤니..........
사 실.........
니가 날 본건지.........안 본건지.........잘 몰라.....
하지만........그랬다구..........믿고싶어.........
그래도...........다행이잖아.......
난......네 눈이라고 믿고 싶은 작은 빛 만 보았지만........
넌 그 위에서........
내 모든 걸 보았을 테니까...........
너도 날....보았다고....보고싶어했다고....
난 혼자 믿고 있어....
널 원망안해.........
네게...........내가 뭔가 부족했겠지.........
날 반성중이야.......
네게......다시 돌아오라고...하지 않을꺼야..........
네게 어떤것도.....부탁하거나...애원하지 않을게...
너도 네 나름대로.....힘든 일이있을꺼라고 생각해....
그냥.....
...........난 기다릴래.............
그냥...........여기서.............이렇게...........
......................기다릴게.....
그 날 새 벽..........
" 자!! 합시다........."
"........네? 네........."
그렇게 안갈려고 난리 치다가.........
갑자기 저렇게 적극적으로 나오니까......
어째 느낌이........이상하다.......
그는.............하얀 수면제 한 통과................
그 옆에.......1.5L 짜리 물 병 3병을 놓고.......
그 앞에 무릎을 꿇고 경건한 모습으로......앉아있다........
" 정말........유서 안 남기실꺼예요? "
"......아 글쎄 쓸 말이 없데두....... "
".......?? 근데.......이 물병은 다 모예요? "
물 한 컵만 있음 되는걸.......
몰 이렇게 요란 스럽게......
".......내가 말 하지 않았나요? "
" 몰 요?? "
"........나 알약 한 꺼번에 못 먹어요....... "
".........???
.....................네? "
" 목구멍이 꽉 막히는 거 같아서......
약 한 꺼번에 못 삼킨다구요......"
(왜....학교다니다보면.....그런 애들꼭있다...감기약 싸와서....
약 한꺼번에 못먹는다고......약 한 알 씩 먹으면서
물 한 통 다 먹는 친구들....)
".....-_-;;...........
휴우~ 그럼 뭐............천천히 하죠......."
그가 물을 한 컵 따른다.........
그리고.......약.........한 알! 딱 한알........삼킨다.......
물 한 컵 더 따른다........
그리도 두 번째..........약 한알! 딱 한알........또 삼킨다........
.............
얼마나 했을까?
"....못 먹겠어요......."
"......예?? 무슨 말씀이세요.....이제 겨우 7알 드셔놓구......."
" 아.......물배가 차서 못 먹겠단말이예요...배불러요....."
아이고.......머리야...........
" 조금만 더 드세요.......약속한 양의 절반도 안드셨잖아요......"
" 아 배불러요.........좀 있다 먹죠뭐........
지금도 슬슬...........잠이 오는데요 뭐................."
하더니..........벌렁 누워버린다...........
그러더니........
이네 눈을 감긴하는데.........
제발........
저 눈이 다시..........떠지지 않기를.........
제발 좀........이제 그만 나랑 갑시다.........네?
" 으으..........."
.............???
눈을 뜨니까...........
아지랑이 같은.........하얀 것이......
눈 앞으로...........퍼진다..........
나..........드디어 죽은건가...........?
..............!!!
깜짝이야......
눈 앞으로.........익숙한 눈동자가 껌뻑껌뻑 구른다.......
저 건...........
저건................???
" 이제 좀 정신이 드냐......이 씨발놈아........"
나의 두 눈이 초점이 맞춰지면서........
난........내 자살시도가.........실패라는 걸 알았다.......
저 저질스런 욕을 내뱉는 넘은 내 친구 충재녀석이고......
눈 앞으로 희뿌옇게 흐려지는건........가습기에서 나오는 김이고......
내가 누워있는건............병원침실이었다........
천사가 또.......날 잡아먹으려 들겠구나.....
" 너 자살혐오협회 회장 박탈이야.......이 개새끼야........"
훗.......미친놈아....
그래봤자 회원은 너랑 나랑 둘인데......
그래두 난 부회장이다 ...
"위세척하는데 미친놈...............물만 나오더라........ "
위세척??
윽........나 그거 끔찍하게 싫은데..........
내가 그런 험한걸..........감당하다니........
" 미친새끼야...........
듣기로 차기는 니가 찼다고 하던데 왜 니가 죽을려구
이 지랄이야........
그렇게 힘들어.......? 그럼 왜 그런 병신짓을 했어.......
이렇게 힘들어서 지랄할꺼면서........"
그 애랑 헤어져서........자살하려던게 아니라.......
자살헤야되서............그 애 랑 헤어진거야........
알지도 못하면서 나불대기는..............
"입원비 내고 올테니까........기다려...
나중에 갚어~!! 안갚으면.......죽어~
몇십원까지.......갚어.......이 개새끼야......"
갚는다 갚어.....
치사한 새끼........왜 자꾸 욕지거리야.....
머리두 무거워 죽겠는데........
훗............화.......많이 났나부다.......저 새끼.........
많이 놀랬겠지......?
미안하다.............친구야...............
그가 나가자........
" 거봐요......내가 마져 다 먹으라니깐........"
시끄러워요...... 뭐? 음독이 젤 확실해?
개뿔 확실은 무슨.............
" 이제........시간도 얼마 안 남았는데...이번엔 몰로 해볼까요?...
투신.....투신어때요? 장소는 멋진데로 물색해 볼께요.........."
.......나 아직 몸두 다 안 추수렸는데......
또 그예기예요?
정말.............천사 맞아?
"............."
젠장할.........머리도 아프고......속도 아프고.......
그래도 기운도 없어 죽겠는데.......입 안열어두 돼서 좋네......
나도 그 사람 속 읽는 능력 좀 가르쳐 줘요....
"..........."
...........왜 갑자기 아무말도 안해요?
".....6 층...."
................??
"....8 층...."
..........??
" .........오고 있네요....."
뭐가요.........
".............당신...........연인이요......"
...........!!
........민.....우가?
".....!!!!!!
앗.......다...당신 연인이.......아니예요......
그...그분은...............!!! "
쾅!!
순간...........병실문이 거칠게 열리고........
"............"
이.........민우.......??
...........??
이상하다.......제가 저런 스타일..........별로 안좋하는데.....
항상.........캐주얼 차림에........
편안한 옷을 좋아하는 그.......아이......
그런데........
자기가 무슨........city of angel 의 니콜라스 케이지 인줄아나?
지가 무슨 매트릭스에 키아누 리브스야?
검은색 와이셔츠에.......검은색 바지.........검은색 롱코트........
검은색 머리............
니가 무슨..............까마귀냐구............
쳇.........
............
...................
그래두............
...........보니깐..........좋다..........
아니야........아니야......
이러면 안돼...........
연기....해야지............
신혜성 너 어렸을 때 영화배우 되고 싶었었잖아.........
나 연기 꾀 한 단 소리 들었었는데.............
"......모야........ 왜........그렇게 쳐다봐......."
".........."
..........??
순간........나는 하마터면 깜짝 놀란 표정을 지을뻔했다...
그 애가 한 쪽 입꼬리를 쓰윽 올려 나를 비웃는다......
한 번도 그애에게서 저런 표정은 본 적이 없다...
그리고.........그의 눈이......순간....붉은색이라고....느껴졌다......
아무튼.........
난........내 연기를 계속해야해.......
그 앨 위한 연기........
" 모야........비웃어? 너가 지금 날?? 너 설마 뭐 내가 너 때메
죽으려 했다는 둥 그딴 생각하는거 아니지?
혹시라도 그런 말도 안돼는 생각은 하지 마라....착각하지마........
너 여긴 왜 왔어? 짜증나게........"
하며 고개를 돌리는 나를.........
어느 새 다가온 그가......
그의 손으로 내 얼굴을 잡아 고개를
돌리게 하곤............마주본다..........
"........훗.........그것도 연기라고.........."
...........??
누......눈이 붉게 보였던게 아니라.......
이 아이의 눈동자는 정말로.............붉은색을 하고 있다........
".......모야? ................이 어설픈 연기는?
네 연인가슴에 대못을 밖게 될까봐.......
.......저 세상 가는 네 마지막 배려인가........?
훗........인간들이란...........참으로 재미있는 종류야........... "
얘...얘가........왜이래..........
두 대체 무슨 말을 하는거야...........
" 무슨 말 하긴 뭘 무슨 말 하는거야...........
상황파악이 그렇게 안돼........? "
............??
" 내가 아직도...............
.........................이 민 우 로 보이나? "
...............!!!!
" 하하하하하!!! 재밌는 표정이군....... "
뭐 야.........
도대체.......뭐야......
너무 혼란서러워........
천사..........선호님...........이게 뭐야........
설명 좀 해줘..............
" 그 분은..............혜성님의 연인이 아니라.......
....................사자님이세요........ "
어느새 나타난 선호가.......떨리은 목소리로.......
그렇게 말한다.....
내 연인이 아니라.........사자.......?
그럼.........민우는.........
이건 민우인데.......
눈 앞에 있는건 민우의 모습인데...........
그럼............우리 민우는 어딨어.......
" 민우 어딨어??? 민우 어딨냐구!!! "
난 다짜고짜 그의 멱살을 움켜 잡았다...
온 몸에 손가락 하나도 움직이지 못할만큼...
기운이 하나도 없었는데.........
갑자기........
피가 솟구칠 듯한...........그런.......고통이......분노가....
뿜어져 나오는 거 같았다......
" 이 앤 건들지마.......나 하나면 됐지.......
왜.....왜........이 애한테까지.......
우리 민우 어딨어!! 어서 돌려놔!! 어서 돌려놓으란말야!! "
" 훗..........이거.....환자가 이렇게 흥분하면 쓰나...
절대안정하셔야지......그러니까........죽으랄 때 빨리 죽었어야지.....
여러사람 안다치게......."
그런 표정으로.......쳐다보지 마..........
그렇게......사람.......밑바닥까지 떨어뜨를 듯한.....
그 멸시하고 조롱하는 듯한........그런 표정으로.......
그 애의 얼굴로......그렇게......쳐다보지마.....
그 앤 내 앞에서 웃기밖에 못해........
그런 표정.......그 아이의 얼굴로.........하지마........
그 아이의 눈으로.........
날 그렇게 쳐다보지마.............
" 민우...........민우를 어떻게 한거야......? "
" 훗......몰 어떻게 해........이렇게 네 눈앞에 있잖아......
뭐.........육신 뿐이지만..........."
".........."
"아~ 그 아이의 영혼말이야.........? 훗........
내. 가. 찢. 어 . 버. 렸. 어..........."
".............!!!!!!!!! "
" 훗..........놀라는 표정......정말 이쁜데......? "
" 죽여버릴꺼야.........
그 애.........다시 돌려놔.......민우.........다시.......
다시.......흑흑.........돌려놓으란말이야!! "
내가 그의 멱살을 쥐고 마구 흔들고......
그의 빰을 세게 후려쳐도 그는 그져 웃을 뿐이다.....
세상에서 젤............차가운 웃음......
" 니가 그래봤자.......네 연인......육신을
때리는 것 뿐이야......"
"으흑흑.....돌려놔.......들려....놓ㅇ........."
" 혜성님..........지..진정하세요!! 아니예요!!
그의 영혼은..........그의 안에..........있어요......"
..............???
눈물범벅이 된 내가......눈을 동그랗게 뜨고 그를 바라보았다...
" 민우님의........영혼은........민우님 안에 계세요........
다만..........사자님에게............지배당하셨을 뿐이예여......"
..............
그의 안에........?
내가 천천히 고갤 돌려 민우를.......
아니......그 사자를 바라보자....
그가 또 날 조롱하는 듯한 비소를 보인다...
"........훗............기간을 주지.......
3일안에..........죽어버려..........그 때까지.......안 죽으면.......
이 애 몸은..........내가 가진다.........
그 때는 정말...........이 애 영혼이 갈기갈기 찢기는 걸......
네 눈 앞에 보일꺼야........... "
".........!! "
혜성이.............
쓰러질듯.........휘청이는 몸을........겨우 곧게 세운다.......
그리곤...울컥 쏟아지는 울음을...삼키며....
한가득 분노를 담은 눈으로 그를 바라본다...
" 죽어주겠어............
죽어줄꺼야..........당신네들 소원데로..........
그 대신.....그 애 한테..........손 끝하나라도 대면.............
그 땐 널 죽여버릴꺼야.......... "
" 훗.........이거..너무 무서운걸?
너 따위가? 마음데로 해봐........
근데......미안하지만........난 이미 죽은 목숨이라.........."
하고.......그가 또 날 비웃는듯한 표정을 하곤.......
이내 병실문을 열고 나간다....
"............"
그리고 한껏 온몸을 뻣뻣하게 감싸고 있던 긴장이
순식간에 풀리면서...나는 침대위로 풀썩 쓰러졌다...
그런 나를 바라보던....천사..
" 거봐요............일을 빨리 끝냈어야 했는데.........
일이.......이렇게 커졌잖아요..........
사자님까지 내려오셨으니.....휴우...
어쨋든.........이따가 집에가서 만나요.......... "
당신들은..................
".............??? "
막 돌아서려던 선호가.........살짝 뒤를 돌아본다......
............악마예요...........
" 인간도 모두....................악마예요...."
..................
난 하루만에......충재 놈에게 욕을 바가지로 먹으며
억지로.......태원을 했다....
....3일안에.........죽어야 하기 때문이다....
의사가 -왜 벌써 태원하려고 해요?
라고 물었을 때......- 집에가서 빨리 죽어야 해요.....
라고 말했더니......그 의사 표정이란.........
아니.......난 봤지.......
진찰일지에다 - 정신과 상담 요망 이라고 적는거........
훗........그래........차라리.......내가 미친거였으면조켔다..........
이게 현실이 아니라면 좋겠어.....
.........
어쨋거나.......
그 앨 살리려면...........
내가 죽어야되..........
차라리 잘 됐어........
지금은 차라리..........
그 앨 위해 죽는 다는........명분이라도 있잖아........
그래..........난 그앨 위해 죽는거야.........그 앨 위해..........
" ..............잔인하세요......정혁님......."
" ...................그. 래. 서? "
" ..........그가 사랑하는 사람의 영혼으로.....
그를 협박하다니........그와 거래를 하다니.......너무해요........ "
"......너야말로 이게 뭐하는 짓이야?
네게 실망이다.........일처리를 뭐 이딴식으로 하는거지?
너 답지 않게 말이야..........."
"...........죄송합니다....."
" ........죄송하면 빨리 끈내........"
하고는 어둠속으로 사라져버리는 그를....
아랫입술을 꼬옥 깨물고있던 선호가..
물끄러미 바라본다...
정혁님도...........
한 때 인간이셨잖아요.....
그런데........어떻게 그렇게.........잔인 하실 수가 있죠.......
".............몸은 좀 괜찮아요? "
........그냥 우리 빨리 죽죠........
"...........그 분이......원래 그런 분이 아닌데요.....
제가일을잘 못해서......."
그 사람...........이름이 모죠?
"..............사자님........."
이름이 모냐구요.........
"..........정 혁...."
정.........혁.........
내가..........죽으면.......
꼭...........꼭............
그를 지옥으로 떨어트려 버릴꺼예요.....
"...........몇천년이 흘러도.........그건 불가능해요......"
.........죽어보면......알겠죠..........
빨리............죽어요.........우리........다시........해요......
"........오늘은......그만 쉬세요......내일하죠...."
그는 오늘 꼭 죽겠다는 나를 어르고 달르고 해서.......
침대에 눕히곤.........이내 사라져버렸다...
언제는 난 안죽겠다고 난리고......그는 내게 죽으라고
그렇게 귀찮게 굴더니..............
이젠........죽겠다는 나를 그가 말린다.....
이제 죽음이라는 것도.......내겐 두렵지도 않고....
슬프지도 않고.........아무것도 아니다.........
아니 지금은 빨리 죽고싶다.......
빨리 죽어서.......
정혁인지 뭔지하는 그.........사자라는 작자를.......
지옥으로 떨어뜨리고 싶은 생각뿐이다..........
감히 민우에게...........
민우에게..........
민우에게..............
민 우.......
그 이름 두 글자를 작게 입 밖으로 내 보래보려 하는데......
목이 메여.......밖으로 나오지 못하고......
입 안에서만 맴돈다.......
민우....
민우.....
민우야..........
미안해..........
네게............이런 고통을 안겨서..............
난 네가 세상 누구보다 날 사랑했다는 거 알아.......
네가 날 얼마나 사랑해줬는지...........난 알아......
고마워........
그리고 미안해.......
나도 세상에서........널 제일 사랑했다는거.........
넌 모르잖아.......
네게 한 번도 내가 말하지 않았으니까.........
네가 궁금해하고......확인하고 싶어할 때마다........
내가 대답 안해줘서.........
넌 항상........모르겠다고...........날 모르겠다고 했잖아.........
그 때 말 할 걸 그랬어........
나도 널 사랑한다고.........
민우야.........
나도...........널.......사랑했었어...........
세상에서 제일.............그 누구보다.........
아니.............널 사랑해..........
사랑해...........
민우야...........
"윽........!!! "
갑자기............정혁이..........
가슴을 움켜쥐고.......쓰려질 듯 한 몸을
다시 세우며......세면기을 양손으로 꼭 쥐고...........
거울을 바라본다........
거울엔.........그의 모습이 비췬다......
정혁이 아닌 그..............
환생체(還生體)의 연인..............의 모습...
정혁이 입꼬리를 살짝 말아올려 거울에 비친......
그를............비웃는다...
".............네가 그런건가.......? "
순 간.........
온몸으로 퍼졌었던 고통......
머리가 깨질 듯이 아프고.......
심장이 터져버릴 듯 했던 그 고통........
그것은............몸부림...........
.......................그의 영혼의 몸부림...........
그의 육신을 지배하고 있는 정혁에 대한
............자아(自我)의 공격............
하마터면.........
........무방비 상태로 있던 정혁이 그의 몸에서 빠져 나올뻔 했다.....
흥미롭군..........
그는 그져 흥미로울 뿐이다.....
단 한 번도.........단 한 번도 그에게 그런 일은 없었다...
한 번 지배당한 영혼은 그의 육신에 대한 아무런 자각도 하지 못한채....
정혁의 강한 힘에 의해... 산산히 흩어져버리곤 했다...
그런 그에게.....지배당한 영혼이 그 안에 그대로...........
어디엔가..잠 든 듯 남아........
정혁의 혼과 공존(共存)하는 일도 처음이고.........
그 영혼이 정혁을 밀어내려 공격하는 일도 처음있는 일이었다..........
이 민 우...............
이민우 라.............
흥미로운 힘을 가졌군..........
난 또.............
궁금한 못 참는 성격이라...........
순 간.......
민우의 머리위로........
붉은 원 모양의 작은 기류가 빠져나오는가 싶더니.......
그의 몸이 그대로 욕실 바닥에 쓰러져 버린다......
" 야! 현관문 좀 잠그고 살아라......
강도들아 내 집으로 오라! 하고 광고하ㄴ............
미...........민우야!!!! "
" 여보세요........ "
새벽 4 시.........
끝까지 울려데는 전화벨 소리에.......
혜성이 받기싫은 전화를 억지로 받는다......
눈은 퉁퉁 부어있고........목소리는 잠겨있다.....
밤새 울다가......잠든지 얼마나 됐을까............
- .......이 개새끼....씨발놈....죽어버려...이 병신같은 새끼........
............널줄 알았어......
니가 안그래도 죽어버릴꺼다.......이 씹새야........
" 왜 새벽부터 남에 집에 전화해서 욕지거리야....짜증나게....... "
-....여기 병원이야........민우.........지금 병원에 있어.......
"...........!!! 미...민우가 왜?? 왜?? "
- 허...........걱정은 되나부지? 너 이 새끼.......
이게 모하는 짓꺼리야......니 깟게 몬데........
할래면 너희 둘이 죽던말던 지지고 복고 할 것이지.....
왜 나한테 송장 두 개씩아나 치울 뻔 하게 만들어...........
>......충재아.......하지마.........그만해.........
"..............!......"
전화기 너머로 들려오는 그의 목소리.......
난 수화기의 아랫부분을 손으로 꽉 막고.......
갑자기 식도를 찢을 듯이 넘어오는......울음을 삼켜야만했다..
".........왜........왜 병원에 간건데......"
- 몰라........이 새끼 집에 가니까 욕실에 드러누워있더라고...
너처럼 약 처먹은 것도 아니고.......손목 그은것도 아니고.......
몸은 멀쩡한데.......이게 바닥에 널부러져 있었다니깐...........
>........충재야! 그게.......그게......무슨소리야?
혜성이가 약을 먹다니.......무슨 소리야?
그가......
..........빠져나갔나봐.........
하느님..........감사합니다........
.............!
아니야.......그 사악한........악마를..........
의심하지 않으면 안돼.......
"......미.민우한테..."
-.......?.....한테 모....
" 우리가...........처음 만났던 곳이 어디냐구 물어봐......."
-........별 짓을 다 시키네.......진짜......
> 야! 얘가 너보구.............
...............
- 너 알바하던 카페래........너가 민우 바지에다 커피
쏟았을 때.........니가 지한테 이미 반 넘어온 상태였나뭐라나........
쿡...맞아....그랬었지............
난 웃는데......
......왜 눈에선 눈물이 나지......?
맞아.....내가.......그 애 바지에.......커필 쏟았었어...
"........나한테.....처음.....고백한 날이 언제냐구 물어봐......"
- 아니 이것들이 지금 나 가운데다 두고 모하는거야.......
얘 뇌진탕아니야.......머리 멀쩡해.....
" 빨리 물어봐........."
- ............혼자 청승은 다 떨고 있네.... 진짜......
>야.......얘가 니가 지한테 첨 고백........
............
- 제작년 겨울 11월 17일 이란다.........
"......흑흑.......그 때.....내 대답이 뭐였냐구 물어봐....."
-.........하...참나........진짜 놀구들 있네.........
..........? ....우.......냐?.......
...............
> 야.......그 때 자기 대답이 모였ㄴ.........
...............
-...........추워죽겠는데 겨우 그 말이였어? 였단다....
"........하하.......맞아.......그 말 이었........."
말을 다 마치지도 못했는데........
목이 또 꽉 메어버린다.........
민우구나............
돌아왔어...........하느님...........
나를 데려가시려는 하느님.......
.........정말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민우야.......
.....고마워............고마워.........정말..........
그리고..............사랑해.....
..............정말.................사랑해........민우야.......
혜성이 우는 걸 눈치 챘는지.........
수화기 너머의 그도.........그져........가만히 있는다........
-.................
>....뭐?......
"............"
난 수화기 밑을 또 손바닥으로 틀어막고.......
숨이 넘어갈 듯 터져오는 울음을 혼자 삼켰다...
-...........한데........
".........?? "
- 자기도..........너.......사랑한데......
이민우도...........너 사랑한데............
"..........."
-............
".........흑흑......"
난 말 그대로........참았던 울음을....
......목놓아...........울어버렸다........
진이에게 들리던 말던.........
끝까지 지켜야할 그 옹졸한 자존심도 잊은 채.......
미친듯이..........목 놓아 울었다............
-...........울지...마라........
>..............응? 잠깐만.........알았어........
".......흑흑...흑흑......"
-민우가.......잠깐만........통화 하자는ㄷ...........
툭.
난 수화기를 그대로 내려놨다.....
그리고 그대로 침대에 엎드려 버렸다.....
그리고............미친듯이........목 놓아 울었다........
그만해........
그만해............
네 목소리를 들었다간.......
난 미쳐버리고 말아...........
네 목소리 들었다간.....
네가 보고싶어서.......난 미쳐버리고 말꺼야........
" 어? 벌써 올라오십니까? "
"........뭐 좀 알아보려구........"
" ........무엇을........? "
하며 인계(人界)에 내려갔던 정혁이 예상보다 빨리...
그것도 혼자 올라오자 동완이 의아해 하며 묻는다..
" 이민우......"
".....예? "
" 이민우에 대해 좀 알아봐라......"
" 그가 누구입니까? "
" 환생체의 연인이다....... "
" 겨우 그 정도 인간을 뭐 따로 알아볼 거나...... "
하며 두꺼운 책자를 뒤적이는 동완....
" 별거 없는데요....... 처음에는 검객(劍客)이었네요....
47명의 인간을 살인하고 그 다음 생에 그 죄로
고아로 태어나 12세에 어린 나이에 아사(餓死)했구요....
그 다음 생에 일본인으로 태어나........평범하게 살다가.......
가슴앓이? 화병 비슷한 걸로 합병증으로 인해 44세에 사망했습니다...
그리고 그 다음 생엔..........
장님으로 태어났네요.......20세에 자살했습니다..
그리고..........7월 28일생........
지금 생이 다섯 번 째 윤회(輪回)입니다..."
".......그래..? 신혜성.........신혜성것도 읋어봐......."
"으음.........신혜성은..........신기하게도.....전부 여자였는데요?
처음엔........요부(妖婦)였네요......."
"........요부......? "
" 옛날에........그런거 있잖습니까.......기녀(妓女).........
그녀가 직접적으로 살해한 건 아니자만
그녀로 인해 8명의 젊은 남자가 죽었어요...
서양은 마녀사냥이라하는데.......동양은 여우사냥이라 하나부죠? ^^
그 일로 그녀는 처형당햇네요..... 물론 죄가 무거워 다음생에
8살에 나이에......심한 매질을 당하다 죽었어요....."
".......누구에게?........"
" 그의 의부에게요.... "
" 그리고 다음 생엔.......이런 또 여자인데요.....?
정말........불행하다 불행하다...
이렇게 불행한 윤회가 계속되는 운명은 처음보네요......
일본인으로 태어났는데.....20세의 나이에....미혼모가 되었네요.......
그러다.........얼마 안있어
남자의 정실부인의 아랫 사람들에게
농락당한후.......살해당했어요......"
"........정말 박복(薄福)한 운명이군......."
" 그리고......그 다음 해에도 사생아로 태어나.......
고아원으로 들어갔다가......
수녀가 되어.............또 20세에...........자살했네요......
왜 자살했지? 봉사활동도 열심히 하고 신앙생활도 충실했었는데........
그리고........11월 27일 지금의 신혜성으로 태어나........
7일안에........자살로 사망하게 되어있습니다......"
" .......역시.그렇군......."
하며 고개를 끄덕이는 정혁.....
".........?? 무슨 문제라도......."
" 닮지 않았는가........."
"........... 뭐가 말씀이십니까......."
" 이 둘 말이야........
훗.......검객(劍客)? 그리고 기녀(妓女).........
12살에 굶어죽은 소년과.....8살에 매질로 죽은 소녀라......
가슴앓이.....라고 했던가?
그걸로 죽은 일본인 남자와......일본인 미혼모(未婚母)......
그리고.............수녀(修女)와...........봉사활동........
...그리고 장님........그리고......동. 반. 자. 살.......
내가 알기로.........수녀는 결혼을 할 수 없다하지 아마?........"
기녀와 검객이라.....
....충실하지 못한........가벼운 정(情)놀음짓을 하던 부류이지
굵어죽은 소년과........맞아죽은 소녀라..
....가엾은 불우한 어린 영혼들이고.......
정실부인에게........살해당한 미혼모와....
....그 후에 가슴앓이로 죽은 일본인 남자라........
결혼을 할 수 없는 수녀와.....
.......장님...........이........함께.......자살을........
...........?
..............!!
"............!!!
그.........그렇다면? "
갑자기 동완의 얼굴이 굳어비리고.........
정혁이 작게 웃는다.....
" 맞아........
그 둘의 운명이.........함께 윤회(輪回)하고 있는거야.......
같은 운명으로.......계속........같이.......돌고 있는거라구......"
어떻게......
어떻게.......
그럴수가..............
길에서 옷깃 한 번 스칠 인연도......
전생에 6만번의 만남이 있어야 하는것인데...
(유.불.도가 다 섞이는 군요..^^;)
어떻게........
사랑하고......
다음생에..... 다시 사랑하고.......
다시............사랑할 수 있는거지?
어떻게...........
" 난 63빌딩에서 하고 싶어요.. "
".....-_-;;........불가능해요......"
" 왜요? 죽는 마당에 젤 높은데서 죽을래요....
그럼 신문에도 날텐데......"
"...-_-::..........안돼요...
거기 옥상은 그런 옥상이 아니예요...
다른 데로 하세요........ 그냥 산 낭떠러지에서 조촐하게......"
" 싫어요!!
쪽팔리게......발 헛디뎌서 죽은걸로 하기는실탄말이예요!! "
"....-_-;;......아아......머리야......"
"...........! 아! 나 그럼 거기서 할래요...!!
영화 번지점프를 하다에서 이병헌하고 그 남자애가
그냥 뛰어내린데 있잖아요!! 거기요!!
나도 그들처럼.......떨어지고나서 숲사이를 날을까요? "
하며........상상을 하는 듯 눈을 감고
두 손을 꼭 마주잡은 혜성...
"............거긴 뉴질랜드예요.....
언제 수속 밟아서 비행기타고 거기까지 가요? "
"그..그래요?"
"........그냥 뒷산에서........"
" 시러요....!! 나 그럼 투신(投身)안 할래요......"
휴우.......하고 천정을 올려다보던 선호가 아! 하고
손벽을 탁 친다..
" 그럼........목 메실래요? "
" 목.......이요? "
" 네.. 집에서 간편하게 하실 수도 있고...."
" .........."
"..........."
곰곰히 생각하는 혜성의 얼굴을
간절한 표정으로 바라보는 선호..
"..........시러요......목에 자국 남자나요..."
"....-_-;;........"
" 뭐 하나 물어봐두 되요? "
".........물어보세요......."
이젠 포기했는지 허공을 바라보며 손바닥으로 부채질을
하고있는 선호에게 뭔가를 묻는 혜성..
"......사람마다.....일일이 죽을 때 이렇게 가르쳐 주나요? 도와주고.."
"........아니요!! 절대요! 전 그럼 몸이 백개라도 모자랄거예요...
사람들은.........때가 되면..........병마(病魔)가 오거나......
때가 되면........사고나 나거나........
때가 되면......스스로의 고통으로.......
병으로 죽거나......급변사를 하거나........
자살을 하거나........사고나 살해를 당하거나......
....때가되면...죽게되있어요...."
때가 되면.....?
대체 그 때는 누가 정하는건데?
아아~........전지전능하신 하늘께서?
" 님두 이 맘때 즈음 어떤 원인으로 심한 우울증증세 끝에
목숨을 끈케 되있는데........."
".......하! 하! 하! .........우울증이요? 내가요? "
"......-_-;;......그러니까요......그래서 내가 내려온거 아니예요...
어떠한 계기로.........심병(心病)으로......자결하게 되어있는데......
이렇게.......날짜가 다가와도........
천하태평....아무렇치도 않으니......."
".............사람 잘못찾아온거 아니예요?
정말...........나 맞아요? 내가 이 새파란 나이에......정말 죽어요? "
"......-_-::.......재가 몇 번이나 말씀드렸잖아요........
현실을 직시(直視)......."
"....직시(直視)가 안된다니깐요..........."
"......-_-;;......우리 계속 같은 말로 입씨름 하지 맙ㅅ............"
쾅!! 쾅!! 쾅!!
갑자기 혜성의 현관문을 강하게 두드려 되는 소리...
"......누가 왔나본데요? "
".....-_-;;........박충재 이노무쉐이......또 와서
지랄해델려구........"
하며 어느새 선호가 사라지고.....
혜성은 귀찮아 죽겠는듯한 표정으로.......
현관문을 열다가...........
...........현관문을............열다가........
"........신혜성......."
................그대로.........굳어버린다.............
이......민우.......
네 얼굴을 보고도........
네 이름은...........입 밖으로............나오지 않아..........
부르다가 죽어도 좋을............네 이름이........
민우.......
민우......
현관문에 기대서서 날 바라보고 있는 그의
몸이 비틀비틀 하다.......
그리고 알싸하게 풍겨오는 술냄새.........
방황하지마......
나같은 인간때문에.........네가........무너지지마.....
나는 두 눈을 꼭 감아버린다.......
그의 앞에서서 두 눈을 감고.......
이를 악문다.....
그리고 나는 다시 눈을 뜨고......
그에게 독설을 내뿜으며......
세상에서 제일 나쁜 악녀(惡女)를 연기 해아한다.....
그런데........
이를 아무리 악물어도......
코 끝이 너무 아려서......
또 망할... 목구멍이 찢어질 듯이 아파와서........
도저히..........눈을 뜰 수가 없다.......
화 악!!
갑자기 내 몸이 심하게 기우는 것 같더니.....
등뒤로 차가운 느낌이 난다...
눈을 뜨자........차가운 거실바닥에 눕혀진 나와.......
두 팔로 나를 가두고 있는 그의 모습이 보인다.......
".......왜.......눈 앞에 있는 내가.......꿈이었음 조켔어?....... "
아 니.........
이 모든게.........꿈이었음 조켔어.........
"........이게........모하는 짓이야.........."
".....네가 하는건.......네가 하는건 무슨 짓인데.......?
사람하나 반 병신 만드는 일?
이민우...........라는 인간........하나.......죽이는 일? "
무슨 말이야.........
널 살리려구 죽는거야.......
내가 죽어........널 살릴려구.............
사실...그건 억지지만....나 때문에 내가...다칠 뻔 한거지만..
그렇게라도 생각하지 않으면 미쳐버릴꺼 같아서....
난...그 생각으로.....내가 죽으면 널 살릴 수 있다는...억지스런
그 일념 하나로.....내 자신을 겨우겨우 버티고 있어....
.............
다시 감은 눈을 떠야되는데........
그를 못보겠어.......
그를 보면........
나........
메달릴것같아..........죽기싫타고.........
너랑 함께 있고 싶다고...........
툭.
혜성의 볼로.........뜨거운 몬가가......작게 떨어졌다.........
"............! "
순간 눈을 감고 있는 그에게로..........
그의 입술로........허겁지겁 찾아드는.........입술.......
-.....웁! 야.......이민우......!!
- 훗......왜?
- 내놔 만 원...
- 웬만원?
-내가 담배피고 나서 키스하면 만원...
술먹고 하면 2만원이라고 했자나.......
제발 담배 좀 끊어......술도 좀 작작 마시고.....
- 아....또 저 잔소리........
-시끄러워 돈내놔.........
-아~ 지금 돈 없어.....한번만 봐주라
담부턴 진짜 안그럴게^^.....진짜......
담부턴............안그럴게.....
안그럴게........
안그럴게..........
안그러기로.....했잖아............
왜 그래.....
나 너무 아프게.........
왜........
" 혜성아.........."
그가........말할 때마다 살짝살짝 내 입술에 그의
입술이 닿는다............그의 내뱉는 숨결이
그대로 내 얼굴로 닿을정도의 거리에서........내 이름을 부른다....
내 이름 부르지마..........
" 혜성아..........."
부르지마..
" 제발.........눈 떠봐............날 봐........"
그가 말할때마다........그의 입술이 내 입술 끝에
살짝살짝 와닿는다......
내 입술이.........내 심장이.......아프게.....
녹아내리는 듯하다.....
그가 내 볼을 두손으로 감싸고 내 눈에 입을 맞췄다...
거짓말처럼 그의 입맞춤에
내 눈에서는.........물이.........흘러내렸다...
눈물이 아니다......
내가 흘린게 아니다......
그냥......차가운 뭔가가........흘러내린다......
"........으흑........흑흑........흑흑......."
그리고.......내가 아니다.....
내가 우는게 아닌데........
내 입술이.......또 울음을 토해낸다......
".......흑흑........제발.........제발........이러지마......제발...."
내 입술이......
내가.......
그에게 애원한다.........제발.........
"..........니가 날 사랑하지 않는다고 해도......좋아........"
이미 난 널 사랑해.......
".......내가 사랑하는걸.......몰라줘도.......괜찮아......"
알 아..........
그래서.....아파.............
" 날........사랑해달라구.......하지 않을게......"
이미................난 널 사랑해.......
" 그냥.......이렇게 곁에서.........널.....
....그냥 보기만 하는 것도........안돼겠니......? "
지금이 지나면........
넌.........상처받고.....
....나란 인간을...........가슴에 묻고 아파해야해.........
".........응? 제발.........널 재촉하지도 않을게
........날 사랑하라고......애원하지도 안을꺼야...."
"............"
".......그냥........내게 욕을해.....
차리리 날 미워해........제발........제발........"
이렇게 빌게........제발.......
"..........왜.......데체.......왜........."
"............"
또 내 볼 위로.....내 이마로......
뜨거운 무언가가 툭 툭 떨어진다...
울지마.........
가슴이 타들어가...........죽어버릴것만 같아.......
제발 울지마........
".......울지마...."
그가 내게 말한다 울지 말라고......
네가 울고 있자나.......
난 안 울어.........난 안 울어...........
" 민우야.........다음에..........다음에.........우리........."
다음에.........우리 그 때.......다시......사랑해.........
" 네가............."
".........."
"......내 바지에 커피 쏟았을 때.........
그 때 네게 화내는 거였는데.............
화내고........그냥..........나가버렸어야 하는거였는데........."
훗........
그 때........그랬지.......
네가 나한테 반해놓구.........
충재녀석한테......반대로 말해놓구.......
".......비 오는 날...네 학교앞에서.....너 안기다리는 거였는데.....
비를 맞던 말던...........
나 혼자 우산 쓰고 가버렸어야.......했어야 하는건데......
너희집에서.........니가 준 커피......안마시는 거였는데........"
쿡.... 맞아........
내가 깜빡하고 설탕을 안 넣은 커피를.........
넌 맛있다며...........마셨잖아............바보같이........
그 빗속에서......날 3시간이나 기다렸었잖아.......바보같이.....
".........."
".........."
그가 끄집어낸.....
두 연인의 머리속으로 주마등처럼 스치는..
그 아름다운 추억들.....
이렇게 두 연인을 아프게 할 줄 몰랐던
그 예쁜 일화들의.....잔상(殘像)에....
두 연인은 목이 메여...차마 입을 열지 못한다..
" 널..........사랑해도.......
네게........사랑하다고 말하지 않는건데.........
이렇게 내게 상처줄..........널.........
아예 사랑하지 않는거였는데........"
".........."
그래도..........날 사랑한 시간을........후회하진말아........
내가 가져갈건...........그거밖에 없어............
내가 가져갈건..........그 시간밖에...........없어..............
제발 그것만은.......후회하지 말아.....
" 울지마.........."
그가 또 그런다.......
난 울지 않는데..........
난 울지 않아............
제발............
"...........널 위해서야............"
" 날 위해서라면........넌 날 이렇게 버리면 안돼...."
"...........살아가면서..........사랑은 얼마든지 할 수 있어........."
" 훗............그래.........살아가면서.........
사랑은 얼마든지 할 수 있어...........
넌 그럼...........나를...........
그 살아가면서 얼마든지 할 수 있는 수많은 사랑중에 하나로.........
그냥 묻고 살 수 있어?
그렇게 나를......스쳐지나간 기억처럼.........묻고 살아갈 수 있어? "
아 니...........
그렇게.........못해................
난........못해.................
" ......아 니.....
...................기억조차........하지 않을꺼야.........
어젯 밤 꾼 꿈처럼............그렇게 널 잊을꺼야..........
기억속에서................지울꺼야..........."
" ........... "
나의 손목을 누르고 있던 그의 팔에서............
힘이 빠져 나간다........
도무지........그의 얼굴을 볼 수 없어서.........
난 또 두 눈을 꼭 감고 있다........
" ..............그래.....넌........날 지워...........
난...............널 묻고...........살아갈게........"
"............."
........................................
정적(靜寂)............
그가............
그렇게 떠났다............
그리고...........
난 또...........미친듯이.............울겠지........
왜...내게 말 하지 않았어...
나 지금..........
그렇게 보고싶었던........
너를.........진짜 너를..........봤는데........
왜 내게.......네 눈을 보고 말하라고........소리치지 않은거야.......
우리가 보며 웃어데던 그 유치한 멜로영화에서처럼......
그들의 이별장면에서처럼........
네 눈을 보고 말하라고 하지.......않았어.......
그랬다면........
난 네 눈을 보고.......
거짓을 연기하지 못했을텐데.........
울어도.........
네 품에서 울텐데.............
네게 기대............
미친듯이...........울텐데........
내가 이렇게.........
혼자 울고 있자나............
" 잘 하셨어요.......그에게 매달렸다면............
그애게 행여 비밀을 털어놓으셨다간.................
그도 다칠테니까요..........잘........참으셨어요......."
아무말도.......하지 말아요......
얘기 하고 싶지 않으니까...........
" 그만 울어요............"
울다가.........죽었으면 조켔어요...........
많이 울으면 죽을 수도 있었으면 조켔어요.........
"........그만 울어요.......잠깐 이나마......
영문은 모르겠지만...
왜 정혁님이 그의 몸에서 나오신건지 모르지만..........
그 분은 한다면 하시는 분이시니까.........
다시 그의 몸으로 들어가실 거예요......아마도..........."
혜성님이.....죽기 전까지는요.....
그래요.........
어서.........죽어요...........
나도.........더 이상은 못 견디겠어요...........
태어나서 처음으로.............죽고싶어요..............
살기 싫어요..........
죽어버리고.............싶어.............
........아 니.........
...................기억조차........하지 않을꺼야.........
어젯 밤 꾼 꿈처럼............그렇게 널 잊을꺼야..........
기억속에서................지울꺼야...........
그래...........
네 기억속에서........내가 잊혀진다고 해도........
네가 날 지워도.........
난..........널 가슴에 안고.........
너란 아이를......영원히.....기억하고........사랑하며 살꺼야.......
네 갑작스런.........헤어지잔.......말에도......
날 사랑하지 않는단 말에도........
내가 이렇게 널 사랑하며.........사는건...........
언젠간 돌아올거란 기대 때문도 아니고........
네 사랑을 애원해서도 아니야...........
..................내가..................널 사랑해서야.............
단지............내가..............널 사랑해서야...........
외투도 벗지 않은 채 힘없이 벽에 기대서서
그대로 미끄러져 앉은 민우의 눈동자가 차갑게 가라앉는다..
그리고.........그의 맞은 편에 선......
한 검은 그림자가........
그를 주시한다........
그에 눈에는 보이지 않는 또다른...........
훗.............온 집안이..........
슬픔으로 가득하군.....
온 집안이 슬픔과 고통으로 가득해..........
그 아이가.......그렇게 특별한 존재란 말인가.......
너에게........
사랑이.............
사랑이...........그런 거란 말이지.........
그렇게.........다음 생에서 다시.........
그리고 다시........
그리고 다시........
갈구하는.........끝내 이루지도 못하면서 말야........
인간은 참으로 어리석어..........
사랑이라는 부질없는 것에 영원이라는 믿음을
씌워...........그게 깨져버리면........
저렇게 상처받고 죽을 듯이 아파하지..........
참으로.......어리석어..............
어쨌든..........그 아이를 또 겁을 주려면.........
네 몸을 잠시 빌려야겠다...
이번엔.........아예 너의 영혼을 부셔버릴까?
훗........그 아이한테는 죽지 않으면 그러겠다고 했지만......
감히 네가 날 밀어내려 하다니.......영 괘씸해서 말이야........
.............
난 분명 천사(天使)이다.........
하지만..........하늘이 내게 선물로.........앗아간 것이 있지.......
죄의식(罪意識)............
난 인간들이 흔히 말하는....
그 타.락.천.사(墮落天使)이거든...
그가 또 세상에서 젤 차가운 조소(嘲笑)를 머금고.......
상심하고 절망한......그의 영혼에게........천천히 다가간다....
천천히........
쾅! 쾅! 쾅!
" 야!! 이민우!! 문 열어!!
아~ 문 열라구!! ........나 또 아부지한테 쫒겨났어...
빨리 문 열어줘.......
야아~ 어? 어라? 열려있었구나........... "
불청객(不請客)의 출현.............
훗...........
꼭 이러지...........
인간들에겐.........꼭 이런 우연(偶然)이 존재해..........
천사들에겐............절대 없는 저런 변수들 말이야..........
정혁은 다시 창가에 비시듬히 물러나 서있는다.....
" 넌 또 왜 바닥에 퍼져있냐? "
하며 주방으로 걸어거 캔맥주 하나를 따서는 벌컥벌컥 마신다.
" 나 아부지 한테 또 쫒겨났다..........
내가 저번에 사겼던.........미숙인지 콩숙인지 하는 애가.....
웬 애를 업고 와서 내 애라는 거있지?
참나~!! 어처구니가 없어서......."
하더니 꾀나 목이 타는지.....아님......속이 타는지.......
맥주를 또 단숨에 들이키고....
"난 맹세코 걔랑 잔 적이 없걸랑
내가 또 술 취해도 필름 오케이~ 완벽하게 기억하잖냐......
내가 그래서......막 유전자인지 몬지 그런거 확인하자고...그랬더니...
슬쩍 꼬랑지를 내리는게.........
뭐 아부지도 그렇게 믿으시는거 같진 않아서
다행이지만...........행실을 어떻게 하구 다녔냐는 둥......
또 죽도로..........두들겨 패데는데........
아우~ 진짜................!!!!!! "
툭..........
하면서 민우가 바닥에 앉아있는 방으로 들어서던
그가 놀란 눈을 하고.......마시던 캔맥주를 바닥에
떨어뜨린 채..........그대로........굳어있다.
"............!!!! "
.........????
자신 쪽을 바라보며 굳어있는 그를 본......
정혁은.........잠시 당황한다.....
그의 눈에............내가......?
"........다...당신.........누...누구야!!! "
똑바로.......
정혁을 바라보며....소리치는 충재....
".........?...........내가.........보이나........? "
" 그..그럼 보이지 않보여? 당신모야?
미..민우야.....너 아는 사람이야?
저 사람 너 아는 사람이냐구.........."
민우의 옷을 잡고 마구 흔들며
허공을 가르치며 소리치는 충재를 한 번
올려다 본 민우가 고개를 돌려버린다..
" 충재야.......그만해라.......
나 지금 네 장난 받아줄 기분아니야....... "
" 장난이라니........저....저 사람..........안 보여? "
정 말.......
흥미로운 인간들 투성이군.......
" 내가........네 눈에 보인단 말이지.......? "
" 그럼 뭐 댁이 투명인간인줄 아슈?
당신 어떻게 들어왔어? 이거 무단 가택 침입죄 인거 몰라?
당장 나가.............!!! "
순간 당황해서 아무 말도 못하는 그..
정혁이 공중으로 작게 떠올라 그애게 다가온다...
두 발이 허공에 떠있다는 건......
이미 익숙한 혜성이 외엔.......다 기절할 광경일테니깐..
" 재미있군............네 눈에.......내가 어떻게 보이지........?
너도 죽을 때가 다 된 인간인가.........? "
하며 덜덜 떨고 있는 그의 턱선을 스윽 훑던
정혁의 시선이...........어디엔가 멈추더니.......
표정이.........그데로 굳어버린다........
...........?
그의 목과 쇠골 사이에........작은 초승달 모양의......상처...
"........몇 월 몇 일 생이지........? "
"............"
" 내가 묻고 있다.........몇월 몇일생이지.......? "
"......파..팔월.....십구일.....이요....."
8월........19일........
"..........진 아......."
.........진아........
널 다시.............
보게됐구나.........
언젠간............
꼭 다시 만날꺼라는............
네 약속을........
지키려는 건가............
널.......다시............
"..........미...민우야.......빨리.......일어나봐.......
우리 여기서 빨리 나가야 해............
빠..빨리......... "
하며 민우의 팔을 잡아 당기는 그의..........
정혁을 바라보는 두려움 가득한 눈.......
두려움..........가득한........눈......
날..........기억하지 못하는 건가.......
그래........
네가 바라던..........인간이....되어..........
넌........
"............행복한가....."
행복.........해.......?
넌 인간이 돼서.......
행복한거니.........
" .........? "
" 행복하냐고......물었다....... "
" 예.........행복해요.........나 무지무지 행복해요......
그니까.......우..우리.......잡아가지 말아요.....악마님......"
하며 애원하는.......
죽음을 두려워하는 전형적인 인간의 모습.......
그래.......
고맙다.......
행복해줘서........
날 기억하지 못해서.........
고마워.........
하지만........
그런 눈으로.......
너마저 내게........악마라고 하진 말아줘..........
".......훗.....겁이 많은 인간이군........걱정마라....
너흴 지옥으로 데려가진 않을테니깐....."
" 그..그럼 빨리 사라져줘요!!
아..아냐!! 아니야!! 내가 헛게 보이는건가........
설마.....내가 맥주 반 캔 먹고 취할 리가 없는데........"
" 야......박충재.........너 몰 그렇게 자꾸 혼자 중얼거리는거야...
장난치지마......
나 그럴 기분 아니라고 했자나......"
하고 한껏 짜증을 내는 민우.....
짜증나 죽겠는건 나야.....이 넘아...
왜 니 눈엔 안보이는 저 거무티티한 게
내 눈엔 보이냔 말이야.......
나.......미...미친거 아냐.....?
아부지한테..머리를 잘못 맞았나....?
" 좋은 친구를 두었군.......... "
하고 정혁이 민우를 바라보며
작게 또 그 차가운 웃음을 짓는다...
" 옆에서 잘 보살펴 주도록......."
" ...........?? "
" 내 밑에 있는 천사들이...곧 그의 연인을 데려갈꺼거든.......훗...."
하고는 방안 검은 그늘로 스윽 사라져 버린다.....
순간 멍해진 얼굴로......그대로 굳어있던...그가...
-그의 연인을 데려갈 꺼거든...
" ...........그의 연인을 데려가.........??
뭔말이............
...................................!!!!
시...신혜성?! "
왜 계속 눈물이 나는 지 모르겠다..
정말..
난 아무렇치도 않은데..........
혜성이 욕실에 들어간지도 벌써 2시간이 넘었다...
그는 계속.........세수를 한다.......
배수구로 세면대 가득 담긴 물을.........자신의 눈물과 섞여
다시 내보내고........
또 울고.......
다시 물을 채우고.......그의 눈가를 닦아내고.......
다시 울고.........
를..........하다가........
" ........!!!! "
뒤를 돌아보자.....
한 남자가 팔짱을 끼고 자신을 노려보고 있다...
처음엔 그를 보고 놀랐지만.......
발이 공중에 떠있는 걸 보고는 별로 놀라지 않는다..
사실......그 부분에 기절할 듯 놀라야하는게 당연지사지만..
선호와 한달 가까이 동거한(?) 그에게 그건 별로........
".........네가 신혜성이냐.....? "
한참을 노려본 그가 묻는다...
...........반말......?
"......그래........어쩔래........"
".......죽으라면 곱게 죽을것이지
왜 뻐팅겨갔구 우리 선호 힘들게 해 엉? "
"......우리선호? 허......넌 또 모야.........
너두 천사야?......별 개다 천사가 되는구나 요즘은..."
"....너.두. 천. 사. 야? 허!
어디 감히 미개한 인간 따위가........... "
혜성은 별로 대수롭지 않은 듯 그를 사악
무시하고 지나쳐 욕실문을 연다...
" 선호님.....당신 조수가 왔나봐요!......."
조.....조수........-_-;;............
동완의 볼이 작게 경련이 일아나고...
"....네? 조수...........라니요.....?
전 그런거 없는..............!!!
도......동완이 형~ "
" 선호야~ 잘 있었어 ? 보고싶었다~~~~~ "
하더니 둘이 반갑다고 얼싸안고 공중에서 붕붕 돌고 있다...
....-_-;........진짜 돌겠는건 난데........
아......
그 도는 거 하고.......이 도는 거하고는 틀린건가......
망할놈의 한국말은 뜻도 드럽게 많어....
" 네에? 망할놈의......한국말이라뇨!
모국어를 사랑하는게 애국의 첫 걸음인 거 모르세요? "
하며........얼싸안고 돌아데던 천사가......
또 저런 천사같은 말을 한다........
-_-;;.........
" 야.......이 어리석은 인간아.......
너 왜 안죽니......? 응? 제발 좀 죽어라........"
" 야.......너 이름이 모냐? "
-_-++ 저건 또.........모야....?
"........김동완이다.........왜? "
" ............너 같은 것두 천사가 될 수 있냐? "
".........너같은........것?! 어째 어감이 좀 더럽다?
이 미개한 인간이 어디다가 함부로........... "
저 애는 아까부터 자꾸 나보러 미개한 인간이란다..
지는 모 인간 아니었나.....
" 혀...형이 좀 참아........
신경이 좀 날카로운 편이라서 그렇지
본성은 착한 인간이야.....^^; "
" 이 인간이......불행의 수레바퀴에서 좀 구제해 줄까 했더니만.......
영 싸가지가 바가지구만........."
" ...........니 싸가지는 모 된싸가지(?)인 줄 알아? "
" 이.........미개한 인간 나부랭이가 어따데구........"
퍽!
동완이 혜성의 머리에다 데고 뭔가를 던진다..
정통으로 옆이마를 얻어맞은 혜성이 거의 발악을 한다..
"......악!! 왜 때려! 왜 때려! 왜 때리냐구!!
너가 천사야? 깡패지!! 이게 모...........?? "
순간 혜성은 자신의 머리를 가격하고 바닥에 굴러
떨어진 물건을 집어든다..
그리곤 요리조리 돌려본다...
아주아주 자그마한 병...
갑자기.......민우가 생각난다...
난 향수 모으는 걸 좋아했고.....
그 아이는 이렇게 조그마한.........
이렇게 작은 병에 담긴 술을........모았다....
이렇게......작은 병으로 된.......
어느나라것이진도 모르는 양주의 미니어쳐를 모아서........
몇 개를 내 향수병 사이에 숨겨두고...
무의식 중에 내가 손목에 그 술을 뿌릴 뻔 한 적도 있었지....
훗....
그런 적도........있었지.........
저 깡패같은 천사가 내게 던진 것도.....
꼭 그아이가 좋아할 만한.......
.................
".......이게 모야? "
혜성이 눈앞에 그것을 쳐켜들고 요리조리 돌려보자.......
안에 담긴 붉은 색의 액체가......흔들거린다.......
" ...........말 그대로.........먹고 죽으라구........."
"........응?? "
" 그거 먹고......떨어지라구....!!
이건 알약이 아니니깐 한 개씩 궁상떨면서 삼킬 것두 없구.......
한모금.......아니 니 혀 끝에
조금만 닿아도.......넌 바로............즉사(卽死)이니깐......
눈 딱 감고 삼켜라...... 힘들게 구한거니까........"
" 형......그러며 안돼........그 스스로 목숨을 끈케 해야되..."
" 그래.......내가 입에 맥인게 아니잖아......난 전해줬을 뿐이지..
그가 그 손으로.......그의 입에 넣고........죽으면......그게.......
자살아냐? "
" ............. "
" 몰 보구 서있어!! 빨리 먹어!! "
" 그래요.....그럼 지금 드세요...... "
" 우리 지금 올라갑시다......."
" ........... "
" 난.......죽으면......어떻게 되?
영화에서 처럼 다시 환생(還生)하는거야? "
" ..............그러고 싶어? "
"......아 니...."
이젠........사는게.....무서워....
" 잘 됐네........아니....나도 도저히....
도저히 믿을 수가 없지만 네 영혼이 맑아서.......
우리처럼 천사가 된다지 아마?
허........지금 생각해도 또 기가막히네......
넌 내밑으로만 들어와봐.....
군기를 확. 실. 히. 잡아 줄테니깐........!! "
니.......밑?
"............그럼 나 그냥 환생할래......."
" 아니 저 인간이 진짜......끝까지.........
그만 쫑알거리고 빨리 마셔!! "
" 그래요....이왕 이렇게 된거 오늘 밤에 올라가죠...^^ "
........그래.........까짓........
" 나 천사되면 그 정혁인지 뭔지 하는 걔하고.....
한 판 붙는다......"
" 하! 하! 하! 진짜 가증스러워서...... 그래~
실컷 붙어라......붙어......"
나는 그들의 환영(?)을 받으며......
그가 내게 준.........병에 든 그 붉은 액체를.......
잠시 바라보았다.......
부 디......
이제그만
날...........잠들게 해줘..........
하고 막 그 약을 마시려는 순간.....
" 안돼에에에에--------!!!!! "
하는 절규와 함께 현관문을 박차고.........
...........바........박충재 넘이 들어온다........
-_-;;............아이구 아부지..............
제발............저 인간부터 구원하소서.........
그러더니 갑자기 선호와 동완에다가 데고
마구 물을 뿌리더니 십자가를 드리민다.....
" 썩 사라져 버려!! 이 사탄!! 이 악마들아!!
어? 왜 성수를 맞고도 아무렇지 않지?!
이..이럴 리가 없는데.........."
-_-;;..............당연히 아무렇지 않지.......
그 사람들은 천사들인데........
자..............잠깐..........!!!
" 추...충재야.......너.........보이니? "
" 응...........나 보여......눈 앞에.......
곱상하게 생긴거랑.......... 돌쇠같이 생긴게
널 유혹해 지옥으로 데려가려는게 보인다구....
쟤네 대빵이 와서 다 불었어,
걱정마.........신혜성........
나만 믿어........내가 구해주마........."
하더니 처억하고 내 앞을 막아서며
지가 좋아하는 무협영화의 포즈를 취한다......
얘가 이럴땐...............
정말 쪽팔리다............
".......-_-;;........곱상? "
" .......-_-;;........돌쇠? "
하고 그들도 진이 말에 살짝 인상을 찌프린다...
내가 정말 못살아......
".......이건 또 모야? 어쩜 넌 친구도 꼭 너같은 것만
사귀냐..........."
"........!!! 너 방금 그 말 취소해!! 당장!! "
" 몰? 틀린 말 했어? 몰취소해? "
" 너같은.......것만........사겨?
내가 도데체 어디가 쟤 같아?
제랑 나랑 같은데는 죽어도 눈꼽만치도 없어!!
당장 취소해......!! 기분나빠!! 당장!! "
" 야!! 내가 어디가 어때서!!
이게 지를 구해주려니까는........"
" 그만......그만! 그만들 하세요....."
하고 ...........유치하기 짝이없는 다툼을 벌이고있는
그 셋을 진정시키는 선호..
" ............저희가.......보이시나요? "
" 또 저 말하네?
당신들은 무슨 투명인간추종협회 광신도라도 되나본데....
내 눈에는 다 보여~!! "
"............."
" 그럴 리가 없는데...........신비한 분이시군요.......
아니면.........혜성님처럼 얼마 안있다 올라오실 분이거나........."
" 무, 무슨 말이예요!! 얘는 또 왜요!! "
혜성이 놀란 눈으로 선호를 바라본다..
" 말씀드렸지만......우리는 인간들에게
보이는 존재가 아니예요...
혜성님 같은 특별한 경우라 아니라면.........."
" 말도 안되는 소리 하지말아요.....
얜 아니예요...데려가지 말아요.....
별로 사회에 도움이 되는 애는 아니지만......
그렇게 사회에 해를 끼치는 애도 아니예요......그냥 둬요......"
"....-_-^.........."
작게 표정이 일그러지는 진이.......
저게......
날 위해 하는 말 같기는 한데........
기분이 은근히 나쁜게.......화를 내야 되......말아야 되......
하고 생각하는 중이다...
" .......글세요........그건.......잘 모르.............!! "
갑자기 그가 말을 멈추고 충재를 뚫어질 듯 빤히 쳐다본다..
"..........도....동완이 형.......저....저사람......어깨에....."
"........응?? 쟤 어깨가 뭐..............?
................!!!!! "
그러더니 그 옆에 떡대도 얼어버린다...
왜 들 저러지?
떡대랑 선호천사가..........충재에게 천천히 다가간다..
충재가 뒤로....움찔해서 한 발 물러선다..
ㅋㅋㅋ.......
겁 먹어갔구.......녀석.......
근데 저 둘은 왜 그러지.......
결국엔 충재를 벽까지 밀어붙인 그들이
그의 셔츠 사이로 나온 그의 목과 쇠골사이를...........
유심히 바라보더니.....선호가 그의 어깨를 손가락 끝으로 쓰윽 훑는다..
" ......이 흉터........언제 생기신건가요? "
" ......이거요?.......몰라요?
다친 기억은 없는데 엄마가 애기때부터 원래있었데요... "
".........아!........"
하고..........선호와 동완이..........놀란 눈을 하고.........
뒤로 물러선다.......
............?? 정말 왜들 저러는 거야?
내가 그 애에게로 다가가자.......
정말 이 녀석 어깨에 조그마한........상처같은게 하나 있다...
꼭 초승달 모양같은......그런 흉터가.........
근데...........이게 뭐 어쩟다구..............
"............왜요? 왜들 그래요? 이 애 몸에
악마라도 있어요? "
" 뭔소리야!! 악마는 저들이고 난 너의 구원자래두!! "
" ....저분이....어떻게........우릴 볼 수 있으신지....알았어요....."
" .........세상에.........여기서........만나뵙게 되다니........."
".......?? "
충재 놈은 아무리 집에 가래두 나를 지킨다나 하면서
우리 집에서 뒹굴 거리더니........
........방금 잠이 들었다.........
-_-;;.............난 너의 정신세계가 무서워..........충재야.......
그리고 우리는..........
테이블에 앉아 두런두런 얘기를 나눈다...
" .........미안해요......친구가.......조금.......
엉뚱한 면이 있어서.......저렇게 소란을 폈내요...."
"........조금 엉뚱?........
저건 완전 정신병자 수준 아니냐? "
"...........너말구......누가 너한테 말했어?......."
하고 동완에게 톡 쏴대는 혜성..
" 그건 그렇고...........어쩌다가..........저렇게 환생(還生)하셨지?
답답하다 답답해..."
" 그러게..........우릴 못알아보시는 걸 보니.......
아직.......자각(自刻)하시지는 못한거 같아.......
정말........여기서 이렇게 뵙게 되다니.............."
"............뵙다니요? 누구요...........?? "
아까부터 통 알아들을 수 없는 얘기...
" ...............저 친구분이요..............
저희가 모시던.........사자님의........환상체....세요....."
"........??"
" 그래서........그래서........우리가 보이신 걸꺼예요....... "
".............걔가요?? 설마요... 쟨 절대 그런게 아닐거예요...
애 상태 봤잖아요.........전에 그런거 였을 리가 없어요....."
" .........아니예요..........어깨부분의 그 상처...........
현생에선.......그게 흉터지만...........
저희에겐........표식(標識)이죠........
그 분이라는 표식이요.........."
...........충재가....................??
아직도 도무지 믿을 수 없는 혜성.....
".....허!......참 오래살고.........볼 일이네요..........."
".....혜성님은 이제 겨우 20여 년 사셨어요........"
충재가......? 마..말도 안돼.....
" 저희 천계(天界)는 철저한 관료조직이예요.... "
" 피라드식......? "
" 뭐 일종에......그런 식으로 이해하셔두 되겠네요...."
" 으음...."
" 우리같이 그냥 말 그데로 발로 뛰는 천사들도 있고...
사자님은.......우리의 직속상관이랄까?
천계의 중요 업무를 관할하고 계시지........"
" 저 박충재가.......그럼 그런거였단 말야?
...........세상에.......... "
".........나야말로.......세상에........다........
그 총명하시고..........모든 천계인들로
부터 총망받던 분이.............
어쩌다.........저리.......되셨는지............. "
" ............근데 왜..........그 대단한 자가........
인간이 된거야.......? "
" 그 분이...........선택하셨어.........
인간의 삶을...........
모든걸 포기하시고 말이야......
아직도............난 이해 할 수가 없어......
왜........무한한 영생과 힘을.......가지신 분이........
그런 선택을 하셨는지............"
" 그렇긴 해......... 정혁님의 만류를 끈내 뿌리치시고........
인계(人界)로 왜 몸을 던지셨을까? "
".........정혁님......? 그 피도 눈물도 없는 인간이...아니.....
악마가 말려?.....왜? 그가 그를 말렸던건데? "
" ..............정혁님하고.......진이님은...........
너희 인간들 하는 말로........환상의 커플이었드랬지......... "
,,,,,....환상의 커플?
" 정말?? 그 냉혈한(冷血漢)하고 환상의 커플을
하는 사람도 있다니......"
" 정혁님께서 진이님을 많이 아끼셨었지......... "
..........아끼다.........?...........아껴............??
"........사 랑? "
" 우리한텐.......사랑이라는 뭐 그런 거 없어..
사랑같은거....우린 그런거 안 해. "
안하는게 아니라 못하는 거지?
천사는 눈물을 흘리지 못하는 것처럼........
울고 싶어도 울 수 없는 것처럼...
하고싶어도 할 수가 없는거지?
" ...........왜 그가.........사람이 되려고 했는지......알겠다......
금기(禁忌)............금기를 어겼기 때문이지......? "
"............"
사랑같은건.........안해야 되는데..........
한거지........?
그래서........상대방을 위해...........
자길 인간으로 희생하다.......
희생.......?
" 하지만............인간이 된게........꼭 희생은 아니야..... "
" ........그게 어째서 희생이 아니냐? "
" 떡대 너두 그렇구........선호님도 은근히.......
인간을 무시하고 깔보는데......
꼭 내가 흑인이 돼서 인종차별주의자들이랑
말싸움하는거 같은 아주 기분이 뭣같았는데 말이야......"
" 인간은 미개해..........."
동완이 흥미없다는 듯이 딱 잘라 말한다..
" 그래.......네 눈엔 미개하겠지.......하지만 그게 다가 아니야......
너.........베를린 천사의 시........라는 영화 알아? "
".........."
" 야.......너네들 얘긴데 인간적으로 ......아니.....천사적으루다가
한 번 보지 그랬니........선호님도 못 보셨나요? "
................
" 거기선.......천사 다미엘이 ....... 서커스 단원인
그네타는 소녀 마리온이라는 한 소녀를 좋아해......
그래서 그녀를 위해.......인간이 되지........
그 진이란 천사도........인간이 된것처럼......
다른게 있다면......영화속의 천사는 인간을 사랑해서 인간이 되었지만
그는 천사를 사랑해서 인간이 된거겠지?...... "
" 근데 그게 모.........? "
" 사실........그 영화는........글세......별 재미는 없어.....
천사가 세상을 회색으로 바라보는 .....
그 흑백 영상만 꽉 찼다가........
천사 다미엘이 읊는 시와.....독백이 영화의 거의 다니까............"
" 근데 그게 모 어쨌다구.........? "
"그런데 영화를 보다보면......다미엘이 이런 말을해........."
............
하고...혜성이 잠시.....영화의 한 장면을 회상해낸다...
굳이 입 밖으로 말하지 않아도...
그들은 혜성이 마음속으로 하는 말을....들을 테니까.....
-영원히 살면서 천사로 순수하게 산다는 건 참 멋진 일이야.
하지만........ 가끔 싫증을 느끼지.
영원한 시간 속에 떠다니느니, 나의 중요함을 느끼고 싶어
내 무게를 느끼고 현재를 느끼고 싶어.
부는 바람을 느끼며 '지금'이란 말을 하고 싶어..
'지금', '지금'........이란 말 말이야.........
더 이상 '영원'이란 말은 싫어
카페의 빈 자리에 앉아 사람들에게 인사 받고 싶어.
지금까지 모든 것은 그저 환상일 뿐이었어.
싸움, 술, 음식, 먹는 것. 난 그러고 싶어.
힘든 일과 후 집에 와서 고양이에게 먹이를 주고 싶어.
아파봤으면 좋겠어..........
손때가 묻게 신문을 읽고 싶어.
때론 거짓말도 해보고,.... 걸을 때 움직이는 뼈를 느끼고 싶어.
사과를.............. 손에 쥐고 싶어."
" ............... "
" ............... "
" ......미쳤구나........그 긴걸 외우도 다니게......... "
아무 말없이 그의 마음 속 말을 듣고 있던 동완이
그에게 핀잔을 준다.
" ......훗.........그러게.........
하지만...........넌 사실......
솔직히 다미엘에게 공감이 가지......? "
"........."
"너두.........아프고 싶지?
네 무게를 느끼고 싶지?
손끝을 스치는 바람을 만지고 싶지?
걸을때마다 움직이는 뼈를 느끼고 싶지않아?
너두............사과를 쥐고 싶지......? "
너두.............
사과를 쥐고 싶지...............
".........."
그렇게 알 수 없는 말들만 내뱉어논 그가...
말없이 등을 돌려 자기의 친구가 잠들어있는 방으로 들어가버린다..
그래........
우린...........영원(永遠)하면서........지금(只今)을 꿈꿔........
우린 무한(無限)하면서.......유한(有限)을 그리워해....
우리는 영원이란 시간에 갇혀서 찰라를 그리워해..........
사랑 할 수 없으면서............사랑을 꿈꿔.........
우린 인간을 증오하면서...............
그들을 부러워 해.........................
그들을 멸시하면서............
그 삶을 갈구해................................
우린.............
그들을 구원하면서.........
우리의 영속(永續)으로부터.......구원받기를 원해.......
그래.........
난...............사과를......쥐고싶어........
....베를린 천사의 시.......난 그 영화를 수십번도 더 보았어...
선호도 그랬겠지만......
내가....................곧 다미엘 이니까..........
방에 들어선 혜성이 자고 있는 그를 가만히 내려다본다..
새근새근 숨소리르 내며 자고있는 모습이 너무 사랑스럽다...
그의 손을 꼭 잡은 혜성이 침대맡에 무릎을 꿇고 앉아......
가만히 눈을 감는다......
" 야........박충재.......
너 바깥에서 우리가 하는 얘기 들었냐?
하하.......니가 전생에 천사였단다.......
니가 들어도 웃기지...........너가.........천사였대........
.......근데.........이렇게........자고 있는 네 모습보니까........
그럴꺼 같기도......해........자는 모습은 ....정말 천사같거든....
충재야...............민우를.........부탁해.........
네가 옆에서........꼭 그 아이를...........지켜줬음 조켔어.......
나도.......죽기 싫지만.........난........죽을 운명이래......
그게 내 운명이라서.......내가 아무리 발악을 해도........
벗어날수가 없대......................
................................"
또 눈물이 쏟아질것같다........
목이 탁 메여버리는게.......
요즘 내가 왜 이렇게 잘 우는지 모르겠다...
쿡.....죽을 때가 다 되서 그러나......?
" 내가 이런 부탁 할 사람 너밖에 없잖아........
넌 천사래..........넌 천사니깐..........
그 애를 꼭 지켜줘........부탁이야........
그리고.........충재야........나........
너 진짜진짜........많이 좋아해.........
정말루......... 고마워........그동안 정말 고마웠어.........
그리고..........미안해...........친구야............"
하고 혜성이 그의 이마에 살짝 입을 맞춘다..
그리고.....혜성이 보지 못한 그의 눈가에서 눈물 한방울이
또르르 흘러 베게를 적신다.
탁.
막 방문을 나서려는 혜성의 팔목을 잡는...
"...........? 아....안잤어? "
" .......죽지마........."
" ........... "
" 죽지마.......혜성아..........흑흑........
응? 죽지마.........죽지마...........흑흑........ "
왜 울어.........
넌..........엄마아빠 돌아가셨을때만 울꺼라며......
그게 사나이라면서......그렇게 말한거 기억안나?
" 왜 울어........울지마......"
" 그러니까..........흑흑.........죽지마.....
이 무책임한 놈아.......흑흑......
이민우 그새끼는........너 없음 죽어......
죽지마.........응? 나두........너 죽는 거 싫어......
나두 계속 너가 있었음 조켔어........
나랑 민우랑 그냥 계속 같이 살아.........응?
내게 밖에 있는 쟤네들 다 무찔러 줄게........
흑흑.........나만 믿어......
알았지?........흑흑...........그니까 죽지마........죽지마........"
- 야! 신혜성....너 왜 울고있냐?
- 5학년 형아들이 나 기집애라면서
내 바지에다가 막 이상한 걸 집어넣구.....흑흑.......
- 씨이.......어떤 놈들이야....
야! 신혜성 걱정하지마....내가 그 넘들 다 무찔러줄게......
나만 믿어......
나만 믿어!.....
어렸을 때부터 넌 항상 그랬어.......
맨날 나만 믿으라고........
다 무찔러 준다는 말을 입에 달고 다녔지.....
그러고선 꼭 자기 얼굴이 여기저기 터져서 돌아오면서 말이야....
그 때..... 네게...........진작..........
고맙다고 말할걸...........
그럼 네게...........이렇게 미안하진 않을텐데.......
이렇게 죽는게..........
아프진 않을텐데..........
" 닭이 울기 전에........마셔라...
새벽이 음기와 양기가 만나는 시간이니까...
육체도 잘 보존 될꺼다........ "
" ............바보아냐?
서울 한 복판에 닭이 어딨어? "
".....-_-;;..........상징적으로 그렇단 의미입니다..^^;
흥분하지 마세요..... 진이님.......아니.....충재님...
혜성님...이 분은 왜 데려 오셨나요? ^^; "
" 데려온게 아니라.......지가 따라나왔데두요....
너 왜 따라나와- 방에 가서 자라구......... "
" 시러!! 못 가!! 못 간데두!! "
하며 혜성의 허리를 붙잡고 소리를 질러데는 충재..
" ..............시간이 얼마나 남았죠? "
" ......... 오늘 오후......4시까지는........"
반드시 저희와 돌아가셔야 합니다..
" 야. 박충재........내가 안죽으면..........
이 사람들이 날 죽인데.............
너 그냥 내 손으로 깨끗이 죽는게 낫지......
이 사람들에게 온몸이 난도질 돼서 죽는다고 상상해봐........"
".........."
나..난도질.....? -_-;;......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우리가 천사인데....
설마 난도질을......
" 끔찍하지? 그치? 엄청나게 큰 기관총으로
배에 구멍이 뚫려서 죽는다고 생각해봐....."
" 소...소름끼쳐......"
배....배에 구멍.......-_-;;.......
아니.........저것이......우리가 무슨 살인마야?
선호와 동완이 약간 못마땅한 표정을 보인다..
" 그치.......? 그니까.............
우리............그냥 나 보내자.............."
"............"
훗....
말해놓고.......좀 웃기다.....
우리........그냥 나 보내자.........라....
나 보내자...........라..........
그래......
날............이제 그만.......보내야 겠다.........
어느 새 내 허리를 꽉 붙들고 있던
이 녀석의 팔이 스르륵 풀린다....
그게 꼭.......
그래..........그만 죽어..........
하는 말같아.....
이 애한테가 아니라........
뭔가 모를 서운함과............슬픔이 또 밀려오려구 한다......
" 니들......내가 얼굴 똑똑히 기억해 놨다가.......
천국가면 다 조져버릴꺼야!! "
하고 충재녀석이 그 두 천사에게 소리친다..
...-_-;;............이 겁도 없는 녀석........
" 누가.....그래? 너가 천국간다고....?
너가...........천국으로 갈것같니? "
하면서 그 동완이라는 게 씨익 웃으며 충재놈을 갈군다..
저 귀얋은 놈이 또 바로 얼지...저러면....
" 나....처....천국에........못 가...........요? "
-_-; 내 저렇게 바로 꼬리 내릴 줄 알았지...
" 애 그만 놀리구............흐음..........
.............이제..........할까요...........? "
" 혜.혜성아......."
이게 또 손목을 잡고 징얼거린다..
그러게 이 넘아......
있을 때 잘하지......있을 때........
" .............민우한테........알리자........."
".......몰........"
" 나 얘들 대마왕이 지들 부하가 너죽인다는 말에
너무 정신없이 달려와서 깜빡했는데.......
걔 바닥에 널부러져서 눈은 다 풀려가지고.......
완전 반 폐인이야.........."
" 모라고......알려.........."
대체........
모라구 하냔말야............
" 너가.......죽으면.......걔가 뭐 너 죽은거 모를거 같아?
어짜피 나중에 다 알게되..........
그래.....나 차버린 새끼......잘 죽었다........
걔가 그럴꺼 같아? 걔가 그럴꺼 같냐구.......? "
차라리......
그랬음 조켔다........
제발........
그래...나 차버린 새끼.......잘 죽었다......
하고........부디 날 잊었음 조켔어.....
" 민우한테..........
혹시라도.......
내가 어디갔냐고 그 애가 물으면.....그냥....이민갔다고 해줘.....
나라두 모르구 언제 돌아올지도 모르구.......
암튼........멀리.........멀리..........가버렸다고 해.............."
".............시러.....! 흑흑..........죽었다고 할거야...........
흑흑.........죽어버렸다구 할꺼야............흑흑......."
이 새끼.......
이렇게 잘 우는 놈이 아닌데........
찰 칵..
.........? 충재 녀식 들어오고 나서 잠근거 같은데......?
현관문 문고리가 차가운 마찰음을 내며......
천천히..........돌아간다..
분명히 잠궈놨었던 문이......
" 훗...........보기 좋군........눈물의 송별식(送別式)이라........ "
..............!!
미...민우?.......
아...아니..........
아니야.......
어느새 나타난........민우의 모습을 한...........그.....
악마보다 더 사악한 천사.........
천사........
그에게...........천사란 말이 어울릴까........
나의 연인의 몸을 볼모 삼아.....
내가 죽음을 종용하는 당신을.........
당신이...........과연 천사일까........
- 훗 ........천사요?
제가 말씀드렸잖아요....이미지.....이미지를 탈피(脫皮)하시라구요...
제가 사람들이 알고있는것처럼.....등에 흰 날개가 달렸나요?
제 머리위에 반짝이는 링이 돌고있나요?
훗....정말 저승사자가 검을 두루마기에 갓을쓰고
보라색 입술을 하고있을까요?
인간들은......자신들이 생각해논 틀에.....모두가....맞추길 바라죠....
내가 천국에서 왔다면.........천사지만.....
당신에게......자살하라고.....그러지 않으면 죽이겠다고 하는 난.....
악마같지않나요?
이 세상엔...........절대선도.........절대악도........없답니다....
절대선...........도....
절대악도..........없다......?
그런데.......선호님..........
제 눈에 이 자는........
왜 절대악으로 보이는거죠?
" 왜 또........그 아이에게 들어간거야? "
" 말했잖아.........죽지 않으면.......
이 아이의 영혼을 네 앞에서.........."
"......그만.....그만해.........."
" 야! 이민우!! 잘 왔어....
넌 모르겠지만..........훌쩍........니가 모르는 몬가가 있는데......
내눈에도 보이고 혜성이 눈에도 보이는데.....흑흑.......
그것들이 얘를 데려간데서......흑흑......."
하면서 울면서 뭐라뭐라 중얼거리는 저 녀석......
내가 항상 말했잖아........
넌 말하는게 두서가 없어서..........들어도 들으나 마나라구.........
그리고....그도 다 알아..........
그는.......네친구인.........내....민우가 아니거든....
그가 민우인줄알고 한참을 훌쩍거리며
말하는 충재녀석을.......
어......?
날 볼때와는 틀린.......뭔가..........귀여워 하는것 같기도 하고.....
슬퍼보이는 듯한 눈빛으로 쳐다보는.......정혁이란.......천사......
저런 눈빛도 할 줄 안다니..........
저런 눈빛을 하니까..........약간 천사인거 같기도........
.......?
왜........충재를 보고...........저렇게 안타까운 표정을.......
하는 걸까.............
".......응 그러니까.........흑흑...........민우야.......
니가 좀 말려봐.........넌 무슨 말인지......훌쩍...
하나도 모르겠지만..........내가 나중에 다 설명ㅎ............. "
갑자기 민우가......아니 그가........충재의 얼굴을 잡더니
손끝으로 턱 선을 스윽 훓는다....
그리고 아까의 그런 안타까운 듯 했던 표정은 온데간데 없이
사라지고..........살짝 비웃어보인다....
"..............이미 알고있어....."
",..............?? 응? 알아? 알아? 너...
민우야...흑흑...........좀 말려봐.......응? .......
우리......어떻게든 해쳐나가 보자.............응? "
하며 충재가 민우에게........아니.......
그에게 매달린다...
충재야........
그만해.........
민우가 아닌 그가.......널 비웃을 뿐이야......
네 눈앞에 있는건 민우지만 민우가 아니야....
민우의 껍데기 일뿐이야.....
그의 안엔......민우의 영혼을 지배한......
정혁이란 자가 있어........
민우가.....아니야....
" 야.......아까 니가 나한테.........던졌던......그 약.....줘......."
혜성도 더 이상은 지쳤다...
어서 이 아수라에서 벗어나고싶은 맘 뿐이다.........
"............자.......빨리 끈내자.......지겨워......."
동완이 그에게 약을 내민다........
그 옆에 가만히 서있는 선호의 시선이.......
가만히....... 자신이 민우인줄 알고 애원하고 있는
진이를 바라보는 정혁에게 향한다.....
혹시.........
몰라보시는건가요........
훗......
그럴리 없죠........
저희가 알아봤는데........
정혁님이 못알아보실 리가 없어요...........
외면하시는 건가요........
진이님이 정혁님을 알아보지 못해서.........
정혁님도.........외면하시는 건가요...........
그를...........외면하시는 건가요.........
아니면..........
상관없는 건가요.........
그가 누구건.........게이치 않는건가요...........
정혁님이 사랑하셨던...........
.................상관하지 않으시는 건가요..........
저도 가끔은.............궁금해져요.........
정혁님이............
정말...........천사이신지..............
혜성이 약의 코크를 열었다.........
그리고 그 안에 흔들리는 검붉은 액체를 가만히 바라본다..
달콤했음 조켔어.......
네가..........
민우의 입술처럼...........
달콤했으면 조켔어........
마지막까지........
네 입술을 느꼈으면 조켔어..........
하면서 또르륵 눈물을 흘린 혜성이
막 그것을 마시려고 한다.....
" 악.......혜성아! 잠깐만..........
흑흑.....먹지마.....그거 먹지마......!! 흑흑.......
혜성아.......그거 먹지마........!! 혜성아........
이거 놔......!! 이거 놓지 못해?? 너 이민우 이 개자식!!
너가 정말 저 앨 사랑했어? 이거 노라구......!! "
충재야........
저건 민우가 아냐........
민우한테 욕하지마......
그러지마...
가슴아파.....
" 아악!! 시...신혜성!! 마시지마!! 응?
흑흑.........마시지마..........."
민우가........아니......정혁이 오열하는
충재의 팔을 강하게 잡고 그를 놓아주지 않는다.....
울며불며 소리치던 충재녀석은 그새
탈진한 듯 그에게 기대 축 늘어진다..
충재야.....
그러지마.......제발....
가슴아파.........
" 흑흑...........흑흑............."
그에게 기대.........계속 눈물을 흘리던 충재 녀석의
입에서........뜻밖에 말이..........튀어나왔다.........
".....하나두........변하지 않았어........"
"............??? "
충재가 한 말이었다...
초점없는 눈으로.........눈물에 섞인 음성으로 그렇게 말했다...
"............하나두........변하지 않으셨어요......
여전히.......차갑고......여전히........잔인하시군요....."
"............! "
난...........그를 본 이후로......
정혁이란 그의 얼굴에서 처음........당황함을 보았다...
그리고.........갑자기.......
그런 말을 하는 충재를 보며 덜컥 겁이 났다..
"...충재야...........왜...그래...... 응? "
너마저.....
민우처럼.......되면........안돼.......
".......무슨 말을 하는 거지........"
아무렇지 않은듯........애써 노력하지만......
그의 목소리는.....
그 아이를 안은 채 미세하게 떨리고 있었다..
"........그러지 말아요..........다른 사람들이 오해한다고.....
자꾸 그러면.........사자님의 본마음을 볼 수 없다구......
제가......그렇게.......말씀드렸잖아요....... "
그 아이의 눈동자가........눈동자가.......
"...추..충재야!! 왜그래!! 왜 그런말해~
흑흑....그러지마.......너마저 없어지지마......
충재야!! 내 말 들리면.......흑흑.........그러지마....... "
나는 바닥에 주저앉아 큰소리로 녀석의 이름을 부르며.....
울었다........
당신들은........당신이보고 싶었던 그를 보게되서 좋아?
진이..인가 하는 그를 봐서 당신들은....좋아?
그럼......내 친구는.....그 아이는.....?
난........내 친구를..........돌려줘........돌려줘.......제발........
하느님........
죽을게요..........
저 죽을게요..........
죽을테니까.......
제발.........제가 사랑하는 사람들을.......
그만 괴롭혀 주세요.......
죽을게요......
죽을게요........
"................"
".........?? 이제 좀 정신이 들어요? "
..............뭐가........어떻게 된거예요......
" 혼절했었어요.......친구분께 잠시
진이님의 영이.....나타났었거든요..."
" 울지말아요.........당신의 친구는 아무렇지 않아요......"
충재가.........아니...........
낯설은 누군가가.............진이? 라고 말했던 그사람일까...
그가..........내게..........말했다....
자기도 울면서........
내게 울지 말라고.......
뭐가 아무렇지도 않아.......
내 친구의 얼굴을 하고서........
그 애가.......아닌........다른 이면서..............
그 애가 아니면서......
"나와요.....그 속에서 나와요.......내 친구한테 있지말고...
나와요.........나 죽을테니까......제발.....그만해요...."
"걱정말아요.....난 곧......소멸(消滅)할꺼예요....
난 그를 다치게 하지 않아요........"
"그러니까 빨리 죽으란 말이야....너 하나 때문에 이 많은
인간과 천인(天人)들이....이렇게 시간을 낭비해야겠나....."
정혁이.....날 보며.....말했다....
"............."
그가 날 보고있고......난 민우의 눈동자를 보고있다..
".......민우야....."
"............."
".......민우야......."
"......훗.......안타까워서 이를 어쩌지.......
....그래봤자.....소용없어...."
육신뿐일지라도...
네가 듣지 못할지라도....
나같이 형편없는 인간 때문에.....
나같은 인간 때문에 무참히 그 악마같은 천사에게
볼모가 되어....영혼을 지배당한....
가엽은 내 연인.....
가엽은 내 연인의 이름을.....
혼자 메아리치는 부름을.......
목이 메는 걸 간신히 참으며......
그의 이름을 불렀다...
어쨋거나....내 앞에......그가......
그의 눈이........날 보고 있으니까.........
" 민우야.........흑흑........
잘 해 주지 못해서...........미안해......
네게.......사랑한다고 말해주지 못해서.......미안해.......흑흑.....
흑흑........널 이렇게 두고 가서 미안해........흑흑.......
미안해...........흑흑............미안해...........
........................................사랑해............."
사랑해...........
사랑해.....................
이미 정혁에게 지배당한 연인을 향한.....
듣지못할 그의 절규섞인 고백.......
아무소용없이.......담담한 비소만 띄고있는
민우의 육체앞에.......허물어지는...그의 고백.....
선호와 동완.........충재가.......아니.........진이....
안타까움에.......고갤 돌려버린다...
"...........!! "
................!
"저....정혁님......."
"...........저..정혁.....! "
갑자기 그 들의 놀란 표정으로 민우를 아니...
정혁을 바라본다...
갑자기 민우의 볼위로......눈물 한방울이 또르르
떨어진다..
...........!!
"서..설마......."
"흑흑....흑흑......나 죽을테니까.......이거 마실테니까...
제발 그 안에서 나와......나오란 말이야.......!! "
민우의 얼굴을 바라보지 않은채 바닥에 엎드려
흐느끼는 혜성이 소리친다....
"혜성아........"
"그 애 괴롭히자마! 괴롭히지 말라구......괴롭히지 마......"
".........잘해주지 않아도 상관없어.......
내게 사랑한다고 말해주지 않아도 괜찮아........
내 곁에만 있어주면 돼.........
가지말아........
그냥......내 곁에만.....있어주면 돼........... "
".........!! "
혜성이 천천히 고갤 들었다...
그의 앞에....
하염없이 눈물을 떨구고 있는..민우의 얼굴이 보인다...
민우.......
민우.........
".......너.........민우..........맞아?
흑흑..........너.........민우.......맞니......."
"가지마.......혜성아.........다음은.......
다음에 다시 사랑하는건...........너무 멀어.......
다음은...........너무..........멀ㅇ..........! "
혜성이 민우의 품으로 와락 안겨들었다...
두 연인의 슬픈 울음소리가.....방엔에 계속 메아리쳤다.
" 아.......! "
믿.믿을 수 없어........
선호가 떨리는 손을 입가에 가져갔다..
그 옆에 서 있던 동완이.....무너질듯한 표정으로 말했다..
"그의 영혼이.........정혁님을 잠식(蠶食)시켰어......"
그 안에 있던....정혁님을......
그가.....잠식시켜버렸어..........
그가...............
"어떻게.....어떻게 이런일이....."
"..........다섯번의.........같은 윤회(輪回)는....
....그냥 만들어 지는게 아니니깐....
난 이래서 .......인간이 무서워......."
"........저..정혁님.....!! "
민우의 몸에서 밀려나와......
저만치에서.......심한 통증이 느껴지는지 한 쪽 머리를
잡고 있는 정혁의 모습이 희미하게 보이기 시작한다..
결국엔......그의 몸에서 밀려져 나왔다...
그에게.........졌다....
평범하기 짝이 없는 인간.....
그저 신혜성을 사랑하는거 외에는....아무런 힘도 갖지 않은....
그에게.....절대적인 힘을 가진 정혁이....지고말았다..
사랑...... 보잘것없다며 조롱하던....그 사랑에....지고야 말았다...
".......좀.....화가 나는 걸......."
그의 눈에.........날카로운 적빛이 섬뜩하게 감돌았다...
"........!! "
정작 두려움에 떠는 건 동완과 선호......그리고 진이였다..
두 연인은......그 오랜 포옹과 함께 하염없이 눈물만 흘리느라
정신이 없었고.......
"..........!!! 저...정혁님......무..무슨.....!! "
갑자기 정혁이 바닥에 떨어져있던 약이 든 병을 집더니...
자신의 입에 모두 털어넣었다...
그가........선택한 최후의 방법..
".........!! "
갑자기 혜성의 팔목을 강하게 잡아 끌어
민우에게서 떼어놓더니.......
"..........웁!! "
혜성에게 거칠게 입을 맞췄다...
............!!!
"저..정혁님!! "
"..........정혁!!!! "
날 화나게 한 댓가야.......
네게 최후를 맞이할 기회를 줬는데......넌 그 기회를 버렸어...
네 연인앞에서 다른 이와 입을 맞추는 장면을 보여주는 최후는...
훗........너무 잔인하지 않아......?
혜성의 머릿속으로........눈앞에 마주한 그의 붉은 눈동자가....
내뱉은 거침없는 독설....
그래........
내가 생각한...........죽음보다.......훨씬 비참해.......
훨씬.........
혜성의 눈에서 또르륵....
안타까운 눈물 한방울이 힘없이 흐르고..
정혁이 놓아버린 그의 몸이 바닥에
힘없이 무너져 내릴 때.............
드디어........
혜성님이.............
선호와 동완이 안타까움에 조용히 눈을 감을 때............
"...........!!! "
"무슨 짓이야!!!! "
모든 것이 끝이라고 생학했던 그 때...
동완의 비명과 함께....
바닥에 쓰러진 혜성을 안아들고...그에게
입을 맞추는 민우의 영상이.....
선호의 눈 앞에 들어왔다...
혜성님......당신의 사랑은 도대체 어디까지인가요...
안돼요........부디.........부디......
혼자 가세요.......
민우가 혜성의 얼굴에 한없이 눈물을 떨구며...
그의 입술에 정성스레 키스를 퍼붓는다...
이미 힘을 잃고 툭 떨어진 혜성의 팔이....
이미 핏기없이.....하얗게 질린 그의 눈가에서도...
눈물이 한 방울 흘러내린다...
- 이게 몬데...
- 먹고 죽으란 말이야...
혀 끝에 조금만 닿아도.......넌 바로........즉사(卽死)이니깐......
부디 .....
내 혀 끝에 닿은 이 독이......그의 혀에 닿지 않게 해주세요...
내 혀 끝에 닿은 그의 입술이........아무것도 모르게 해주세요...
그가 어리석은 짓을........하지 않게 해주세요....
아니면....제게 조금의 힘을 주시어.....바보같이 제게 입을 맞추고있는
그를.......뿌리칠 수 있게 해주세요.......
그는.....제발 데려가지 말아주세요...
-로미오와 줄리엣? 유치하게 뭐 이런걸 보구있어..
-뭐가 유치해....디카프리오 멋있지 않아?
-쳇! 내가 쟤 보다는 백배 낫지않아?
-착각은 자유......어? 줄리엣도 죽는다...현대판에선 총으로 죽네....
옛날꺼에서는 칼로 죽었잖아...
-어떻게 죽든 말도 안되기는 마찬가지야.....바보같애 뭐하러 따라죽어?
-뭐가 바보같아? 저게 진정한 사랑 아니야?
넌 그럼 만약에 내가 죽어도 넌 안따라죽을꺼야?
-미쳤냐.....내가 왜....?
-내가 죽어도 너 안따라 죽을꺼야?
-그래.......안 죽을꺼야......
-정말?
-그래.....
-정말이지?
-하하........정말이래두.......내가 왜.......
내가 왜.......
.......
네가 왜..........
네가 왜.............
.......
..............................
"...........둘 다 ......죽었어요....."
둘 다..............
천사는.........눈물을 흘리지 않아.....
......난 본 적 있어...
천사의 눈물...........
난 보았는 걸............
그런데.....난 할 수가 없어......
난 ....울 수가 없는 걸....
눈물이 나질 않아.......
...
천사는.......울지 않아.........
내가.......천사가......된 걸까?
"충재씨!! "
"..........."
"......안자는거 다 알아 오빠!! "
".....에잇!! 씨발....잠도 못 자게.......왜 또왔어!! "
"섭섭하게 왜 이래~ 우리 안보구 싶었어? "
"어젯밤에도 봐놓구 몰 보고싶어!! "
"에이~ 어제랑 오늘은 다르지~ "
"왜!! 도대체 왜!! 허구헌날 내방 천장에서
둘이 빙빙 돌고 있는거야!! 왜!!! 누구 미치는 꼴 보고싶어? "
"쳇! 밤마다........흑흑....보고싶어 혜성아.....민우야....
왜 나혼자 두고 간거야.......흑흑.....보고싶어......
하면서 울 땐 또 언제고!! 내가....하늘에서 보고있다가
가슴이 메어져서 좀 내려와 줬더니만........!! "
"이제 필요없으니깐 그만 내려오란 말이야!!
으이구~ 으이구~ 미쳐미쳐!! 방에다가 부적을 붙이던가 해야지...."
"부적?? 우리가 강시야? 이게~
영적인 존재와 교감할 수 있는 기회가...흔한 줄 알아??
이게....... 영광인 줄도 모르고......."
"쳇~ 영광같은 소리하고있네~~ "
혜성과 옥신각신 싸우고 있는 진이를 말없이 보고있던 민우가
갑자기 씨익 웃는다...
"진아..........나 방금.......
이교수님 교수실 가서....낼 시험문제 보고왔는데....."
"저....정말?? 민우형~~!!!
웬일이니...웬일이야....내려오느라 함들지 않았어? ^^* "
-_-;;.............저 가증스런 인간 같으니라구.....
나의 죽음......4개월 째......
난.............천사(天使)가 되었다.....
천사(天使).........
내가 생각했던거 보다는..... 행복한 생활이다....
내가 알고있던 어떠한 개념.. 상식....을 초월한 그 영적인 존재..
어떠한 고통도...슬픔도 없는........영생을 약속받은 존재....
처음에는 내 연인도........천사가 되었다는 사실에....
그가.....나와 함께 죽었다는 사실에...
가슴이 메어지는 거 같았다.........
그가 선택한.......선택받은 것이 아니라....선택한.........
그 무모한 죽음에......난.......
슬픔에 다시 한 번 죽을 것 만 같았다....
그러니까.... 그 때....
선호님이 내게........이런 말을 했다...
"슬퍼하실거 없어요...."
"어떻게......안 슬퍼해요.....내 연인이.....
나 때문에 죽었는데요.......안 말리고 모했어요!
그 애가 그럴동안 왜 가만히 보고있었냐구요.......!! "
".......저번에 말씀드렸잖아요....제가 감히 어떻게
할 수 있는 게 아니라구요.....
운명....은......하늘만이 아시는거니까요...."
"........"
"민우님의 생이...거기서 끈날게 아니었다면..
그분은 약을 드셨다해도 사셨을꺼예요....
그 분의 생이 거기까지 였기 때문에...
민우님이.....혜성님처럼 이렇게 돌아가신거일 겁니다....."
그러면서 그가 자신도 얼마전에 알게 되었다며 들려준 얘기는......
그가 말해준....우리의 운명은...
이미 알고 있었듯이 내가 우울증으로 자살하게 되있었고....
그 우울증의 원인은 바로.........
민우의 사고사(事故死)였다고 한다..
민우가 먼저 죽고.....내가 그 슬픔으로....
우울증으로 인한 자살을 하게 되있었다고....
거기서부터 우리의 운명이 뒤틀렸다고 한다..
그러니까.........민우에게 예전에 얼핏 들었던...그의 가족사....
지금 살고 있는 어머니는 친어머니가 아니고......
자신을 낳아준.......말을 못하는 생모가 따로 있었다는....
초등학교 2학년 때.......생모가 죽고.......
지금의 어머니와 살게됬다고 들은 적이 있다..
그 죽은 생모가........
천계에서 환생을 며칠 앞둔 어느 날...
민우의 죽음이 임박해져 올 때 .........
우연히 자기 아들이 곧 죽을 거라는 걸 알고...
천계(天界)에서 인간의 운명사를 기록관현하는.....자와....
은밀한 계약을 맺고......그녀의 다음 생을 팔아....
자신의 아들에게....자신이 환생할 생을 주었다고....
그리고 그 댓가로....기록관의 불치병에 걸린 아픈 딸에게
그 반을 넘겼다는 것이다...
그 무서운 모성애가....자신의 환생을 포기하고....대신
그녀의 아들을 살렸다는 것이다....
그렇게 해서......그 모종의 계약은 성립되었고....
기록관은 그녀의 다음 생을 나누워.....
민우에게.....그리고 불치병에 걸련 자신의 딸에게 주었다고...
그렇게 해서.......민우의 죽음이 없으니.....
당연히 나의 자살도 잃어나지 않았던 것이고....
거기서부터 우리의 운명이 뒤틀렸었다고.....
그러다가 결국은........그것이 발각되어.......
그 기록관은........그 죄로 지옥으로 떨어졌고...
그녀는 예정대로....지금쯤 어느 집의 여아로 태어났을 꺼라고.......
그리고 우리또한.....시간만 조금 늦춰진 것일뿐....
예정대로 하늘에 오게된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은 아무도 하늘이 정하신 운명은 바꿀 순 없다..며....
그는 말을 마쳤다...
그러니까.....
그 애와 내가......천사가 되는 것도....운명에 정해져 있는 것이니...
자책감을 갖지 말라고....
그리고 그 가 들려준 또 뜻밖의 이야기는...
그 애와 내가 계속 같은 윤회를 해왔다고....
하지만....이루어 질 순없다고....아무리 반복된다해도
그애와 나는 이승에서는 이루워 질 수 없는 사랑이라고 했다.....
-그럼 우린 어떻해요....
-사실 천계는 조금 따분해요....^-^
가끔은......스릴이 필요하죠......이를테면...금기를 어긴다던가...
-........? 금기를........어기.....?
그가 내 귀에다가 대고 작게 말했다.....
- '사랑을 하는 천사가 되는거예요.....아무도 눈치못채게요....*^^*...'
사랑을 하는 천사....
우리는 금기를 어긴 사랑을 하는 천사가 되었다....
훗.....이러다가.......선호님이 무서워하는....
징계를 먹을 지도 모르지만.....
그럼.......벌 받고......또 사랑하지 뭐.......
그런데.......
내가 살아 있을 때부터.....지금까지 항상 내게 힘을 주던...
선호님....
그가.........훗..........
한동안 보이지 않는다........
대체 어디로 간건지...............
그는......아마.........
"후아암~~ 안녕하세요....아줌마!! ^^ "
"어머!! 옆집총각이네~ ^^ 아침부터 웬 하품을 그렇게 해? "
"밤에 잠을 잘 못자서요..."
"아니 왜? "
".....손님이 오시거든요...^^ "
".......응? "
" 하늘이....오늘 예쁜 옷 입었네~~
산책하시는거예요? "
"응.....집에만 있기 답답해 하는 거 같아서...."
"하하.....요 쪼끄만 하늘이가요?
아줌마가 혼자 있기 심심한건 아니구? ^^ "
하면서 유모차에 앉아서 생글생글 웃고 있는
아기의 볼을 톡톡 건들이며 그가 함박 웃음을 짓는다...
하얀 얼굴에 두 볼이 동그랗게 빨간....
작게 옹알 거리는 입술이........
꼭......
꼭..........
누굴 닮은 거 같은데.........
"아줌마...하늘이 정말 남자 맞아요?
왜 이렇게 예쁘게 생겼어요? 완전 여자애 같이 생긴걸요~"
"그러엄~.아들맞지~.남의 집 귀한 아들을!! ^^ 아기라서그렇지 뭐....."
"어머~ 하늘이 엄마!!"
"어? 안녕하세요....^^ "
"충재총각......아직 학교 안갔나봐? "
"이제 가려구요.....^^ "
하며 충재가 슈펏집 아주머니가 끌고 오는
유모차 안을 가만히 들여다 본다..
우와.....저 눈매 하며....우람한 체격...
우량아네...우량아야....
하면서 쪼르르 달려가 도저히 아기가 지어낼 수 없는
표정으로 약간 인상을 쓰고있는 아기를 꼼꼼히 쳐다본다..
"~ 슈펏집 아줌마 아들내미....장군감이다.....
아줌마 든든하시겠어요? ^^ "
"......추..충재총각! 자..장군감이라니!! 아들래미라니!!
어딜봐서 우리 바다가 남자애로 보여? 이렇게 예쁜 딸래미를!! "
"......예에?......예..예쁜....딸래미요.......? "
따........딸......??
"........에이...아줌마 농담하는 거죠? 딸은무슨~ 에이~ 아들이면서~~ "
"충재총각이야말로 농담하는거지?? 우리 딸..바다 얼굴을 봐...
이렇게 예쁜 공주님한테.....그게 무슨 소리야..."
"아하하!! 공주님? 아줌마~ 아무리 아줌마 자식이지만~
현실을 직시하셔야지~ 유도시키면 딱 좋겠네~~"
"어머어머!! 뭔소리야!! 충재총각!!!
우리바다는 미스코리아 시킬꺼야~ 미스코리야!"
"에이....미스터코리아 시키는게 더빠를걸요? "
"충재총각!!!"
"아하하하........농담이예요 아줌마....^^ "
"훗............바꿨어..."
"글세.......잼있겠는 걸...."
동네 아주머니들과...신나게 수다를 떨고 있는 충재녀석...
그것보다....
그 유치한 어른들의 말싸움 속에서....
아무것도 모르는 눈망울로....
우리를 빤히 바라고보 있는 아기들.....
"선호님이.........남자로 태어난 것도 놀랄 일이지만......."
"........김동완......그가.......하하.......여자로 태어나다니....."
"........충격 그 자체인걸......^^......."
"그래도...........어쨋든........둘은 사랑할텐데 뭐..........."
"........하늘과 바다라.............예쁘다........"
하늘과 바다......
그 끝은 항상 이어져있다지 아마..........
........언젠가는..........둘은 만나고야 말아.....
그리고........만나지 못한다 해도........
항상.............마주보고 있잖아..........
그렇담...........영원히...........사랑 할 수 있어.....
그는.........하늘이 되었고........
그는.............바다가 되었다............
천계를 버렸고.........
영원을 버렸다..............
그가 미개하다 혐오하던.........
그러나 누구보다 갈구했던........
인간이 되었다.................
살다가 가끔은.......감기도 걸리고.....
넘어져서.....발을 접지르기도 하고......
음식을 먹다가 체하기도 하면서.......
아프겠지? 몸이 몹시......아프기도 하겠지....
가끔은 학교에...직장에......늦잠을 자가다....
늦을 때면.......있는 힘껏 달리기도 할꺼야...
그럴때면 문득... 손끝을 스치는 바람을
만지기도 하겠지......
걸을때마다 움직이는 뼈를 느낄테고........
카페의 빈 자리에 앉아 사람들에게 인사를 나누기도 하고....
싸움도 하고.... 술도 마시고... 음식도 먹을 꺼야...
힘든 일과 후 집에 와서 고양이에게 먹이를 주기도 하겠지....
손때가 묻게 신문을 읽기도 하고....
때론 거짓말도 하고........
그리고 언젠간............
사과를.............한 번..........꼭 쥐어보겠지........
빨갛게.......잘 익은..........혹은.......파란 풋사과를.........
한 번........손에.........꼭 쥐어보겠지........
"네 손은.........이렇게 내가......쥐고 말이야......"
"............"
그러면서 가만히 내 손을 꼭 잡아주는 민우에게
나는 말없이 웃어보였다...
그래.......
내 손은......네가 이렇게........꼭 쥐어줘....
언제까지나.........
네가........
우리도.........하늘과 바다가 되자.......
내가 항상 파랗게 넘실거리는 파도같은...
순수하고 아름다운.....사랑을 줄테니...
넌 끝없이 날 감싸주는 내 하늘이 되어줘.........
내 하늘이 되어줘........
내가 네 바다가 될테니.........
우리도.......
하늘과....바다가 되자.........
울지 못해서가 아니라........
슬프지 않아서........
행복해서.........
울지 않는.........네 바다가 될게...........
우리도.......
하늘과....바다가 되자.........
......
- THE END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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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옴-완결]
신혜성은 두 번 울지 않는다.
카리쓰마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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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06.06 1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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