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벽 등반법 (Craig Luebben)
빙벽 등반법 (Craig Luebben)
원제: Ice Cimbing: Frozen moments - Once you get past the suffering,
there's nothing like it
필자: Craig Luebben
출처: Climbing 지
빙벽 등반을 처음으로 내가 하던 날이 내 마지막 날이 될뻔 했었다. 파트너 없이, 로프 없이,
아무런 빙벽 등반 교육도 받지 않은 채 했던 것이다. 불룩 나온 부분에 (bulge) 피크
두 개를 서로 가까이 박자 마자, 얼음이 부서지고, 내 아이스 툴이 (ice tool) 빠지고,
추락하곤 했다. 다행히 그 "루트"는 겨우 6 미터 정도의 높이였다. 발목을 삐고 겸허한
마음을 갖게 된 것은 나의 무모함에 대한 대가 치고는 차라리 약소한 것이었다.
그 처음 시절, 최악의 날씨에 록키 국립 공원 가는 것을 그 무엇 보다 좋아했었다. 영하의
기온이던, 어느 날, 이제는 고인이 된 뉴트 휘트리가 '딥 프리즈'라는 곳의 움푹 튀어나온
곳 주위에서 어렵게 나아가고 있을 때, 그를 내가 확보 보고 있었다. 그 루트 위 6 미터
지점에서, 뉴트가 장비를 만지작거리다가, 그의 입에 카라비너를 댔다. 나쁜 실수였다. 얼은
금속이 살에 달라 붙은 채로 그 크럭스에서 뉴트가 오도 가도 못하게 되었다. 결국 그
비너를 떼어내기는 했으나, 혀와 입술의 살점의 일부도 같이 떨어져 나오고 말았다. 그 다음
세 시간 동안 그는 피를 뱉어 냈고 나는 몸서리를 쳤다. 드디어 내가 등반을 시작했을 때,
손가락과 발가락에 온기가 다시 돌아오는 동안, 눈물을 참으려고 애쓰지 않을 수 없었다. 그 날
우리는 너무나 느리게 등반했고, 결국 녹슨 고정 핀(pin)에서 후퇴해야만 했고, 어둠 속을
터벅 터벅 걸어 나오게 되었다. 그 모든 고통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그 등반을 끝내지도
못했다.
극한적인 추위 속의 빌레이, 낙빙, 보잘 것 없는 확보물, 그리고 냄새나는 파트너를
좋아하는 사람은, 아마도 아이스 클라이머가 될 수 있는 자격을 갖추었다고 볼 수 있다. 그
어쩔 수 없는 고통을 감안할 때, 과연 내가 왜 얼음 등반을 하는지 때로는 이상하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나 한편, 잠시 머리 속에 떠오르는 종전의 멋진 순간을 생각하게 되고 -- 적당히
물렁한 얼음에서의 피크 박기, 무시 무시한 확보물 간의 거리를 지난 후의 든든한 스크루,
또는 등반 후에는 훨씬 덜 위협적으로 보이는 빙폭의 모습 -- 그 이유를 다시 상기하게
된다.
처음 시작 하기
얼음 등반은 힘든 학습 곡선을 갖고 있으며, 실수할 경우, 가혹한 벌을 받는다. 얼음 등반,
믹스 등반, 그리고 동계 산악 기술을 (winter-wilderness) 서서히 쌓아 나가야 한다. 이미
그런 경지에 이르고 우리가 실수를 범하지 않도록 도와줄 수 있는 지도 교사나 선배로부터
배운다. 교육에 드는 돈을 기꺼이 지불할 의사가 있다면, 전문적인 능력을 갖춘 가이드나
지도 교사로부터 얼음 교육 과정 혹은 세미나를 받음으로서 지식도 얻고, 테크닉도
향상시키고, 안전도를 높일 수 있다. 한번의 추말 교육 과정을 받는데 240 달러 내지 300
달러가 들 것이며; 개인 교습을 받으려면 500 달러 가까이 지불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이것은 건전한 투자다. 왜냐 하면 이러한 가이드나 지도 교사들이 응급실 의사들 보다 훨씬
적은 경비로 활동하기 때문이다.
비디오, 책, 그리고 이런 잡지 기사들이 지식을 얻을 수 있는 소스가 되기는 하나, 얼음
등반은 소파에서 하는 것과는 무관하다. 얼음 상태, 동작, 그리고 확보물에 관한 미세한
점들을 배우기 위하여, 선등하기에 앞서 반드시 톱로핑을 많이 해봐야만 한다. 선등에
나서게 되었을 때, 늘 톱로핑하던 곳 보다 훨씬 쉬운 곳에서부터 해봐야 한다. 그 루트 위로
뛰어 오르기 전에, 그 겉모습의 상태 그리고 기온을 살펴, 그 루트를 판단해야 한다. 얼음이
잘 부서지고 얇다면 가이드북에 표시된 등급은 아무 소용이 없다.
얼음 위에서의 움직임
아무렇게나 쾅쾅 찍어대며 얼음 등반을 하는 방식은 이미 끝났다. 뻣뻣한 스타일은 끝났고,
유연하고 자신감 있는 스타일이 도래했다. 바위에서의 동작을 빌려와, 얼음 위에서 유연하게
춤춘다. 스테밍, 백 스텝, 하이 스텝, 힐훅, 레이백, 그리고 바운스 스텝으로 (bounce- step)
빙폭 꼭대기로 올라 간다. 얼음이 우리에게 무엇을 권하는지를 살피고, 그것을 오르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을 찾는다. 콘트롤, 좋은 테크닉, 그리고 침착성을 갖고 하나 하나의 동작을
하며 올라가는 것을 목표로 삼아야 한다.
크램폰과 풋웍
뻣뻣한, 모노 포인트 혹은 두얼 포인트의, 끼어 신는 (step-in) 크램폰을 필요로 한다. 많은
전문가들이 모노 포인트 크램폰이 더 낫다고 맹세하고 있고, 어떤 사람들은 오로지
그것만을 쓴다. 모노 포인트 크램폰은 그 한 개의 프런트 포인트를 정확히 배치할 수 있어
믹스 등반이나 박빙 얼음 상태에서 확실히 제일 좋다. 두툼한 얼음에서는, 다블 프런트
포인트가 보다 안정적이며, 모노 포인트가 그 질척한 얼음 속을 베고 나아가는, 따스하거나
연한 얼음에서도 그러하다.
모든 포인트를 예리하게 유지한다. 간단한 수공 작업용 날을 써서 상어 이빨 처럼 만들 수
있다. 그러나 조심해야 한다. 한번의 잘못된 크램폰 킥(kick) 때문에 "고어 텍스!"라고
말하는 것 보다 더 빨리 700 달러 짜리 완피스 옷을 찢고 말을 수 있으니까.
얼음 위에 처음 몇번 올라 갈 때는 크램폰을 믿기가 어려울 것이다. 특히 날씨가 춥고
얼음이 잘 부셔질 때 그럴 것이다. 처음 시작하는 사람들이 한번 발을 놓을 때마다 너무
많이 차는 경우가 흔하다. 얼음에 대고 여러번 발을 걷어 찰 필요가 없다 -- 한 두 차례,
강하게 그리고 제대로 하는 킥으로 충분하다. 빨리 발을 안정시키고, 발에 체중을 옮기는
것이 요령이다. 그러나 반드시 확실해야 한다. 발이나 아이스 툴을 엉터리로 배치하고
움직이면 가망성이 없다.
완만한 각도의 빙폭 그리고 그다지 어렵지 않은 알파인 아이스에서는, 바닥 전체를
사용하는 프렌치 테크닉이이 주로 사용된다. 쿵쿵 딛어서, 크램폰 바닥의 포인트들이 강하게
얼음 속으로 파고 들어가도록 하고, 바닥 전체의 포인트들이 얼음에 물리게 발목을 돌리고,
얼음 흐름의 위를 향해 옆 걸음으로 걷는다 (그림 1). 순수한 프렌치 테크닉을 쓰면
종아리에 피로가 적게 오기는 하나, 각도가 가파른 빙폭에서는 그 자세를 취하기가
어색하고 불안하다. 그러나, 작은 레지(ledge) 또는 완만한 각도로 흐르는 '레지'에서는
여전히 바닥 전부가 닿는 (flat-foot) 자세를 써야 한다. 많이 쓰이는 테크닉은 체중
대부분을 '플랫 풋'에 둔 채 서고, 다른 쪽 발로 프런트 포인트를 하는 것이다.
프런트 포인트를 하려면, 가장 좋은 지점을 고른다 -- 전에 피크를 찍었던 구멍,
평평하거나 우묵한 표면, 또는 작은 턱. 프런트 포인트를 하기 위해 그 지점을 강하게
그리고 정확하게 한 두 번 찬다. 종아리의 긴장을 풀어주고 두 번째 프런트 포인트를
안착시키기 위해 뒤꿈치를 내린다. 그럼으로서 모노 포인트로는 안정된 삼각 지지대를
만들게 되고, 이중 포인트로는 네 개의 지지점을 갖게 된다 (그림 20). 얇은 얼음 또는 바위
위를 등반할 때는, 가능하면 바위 에지나 크랙에 프런트 포인트를 놓고, 포인트들이
미끄러지지 않도록 발을 고정한 상태를 유지해야 한다.
빙벽 등반 도구
아이스 액스는 얼음 전사들의 최고의 무기다. 아이스 액스를 써서 얼음을 붙잡을 수 있고,
설 만한 자리를 깍아낼 수 있으며, 단단한 얼음을 찾기 위해 파들어갈 수 있고, 아이스
스크루 박기를 시작하는 구멍을 팔 수 있으며, 또한 눈 위에서 미끄러질 때 자력으로
미끄러짐을 멈출 수 (self-arrest) 있다. 액스의 핵심은 피크이다. 피크는 세 가지 기본
형태로 나온다: 알파인 용의 커브 형태와 처진 형태, 빙벽을 위해 두 번 커브를 이룬 형태
등이다 (그림 3.) (curved, drooped, and recurved) (제대로 성능을 발휘하도록 수공용 날을
사용하여) 피크를 예리하게 만든다. 피크 반대편에 애즈나 해머가 있다. 빙폭과 믹스 등반을
위해 어떤 클라이머들은 두 자루 모두에 해머 헤드를 씀으로서, 왼손 혹은 오른손을 써서
피톤을 박으며, 아이스 툴이 빠질 경우 얼굴에 상처를 입는 것을 피하고자 한다. 알파인
용도인 경우에도 해머가 필요키는 하나, 다른 하나의 아이스 툴에 애즈가 있으면 눈이나
얼음을 깎아 스텝이나 레지를 만드는 데 쓰게 된다.
아이스 액스의 자루는 우리의 손홀드이며, 액스를 때려박는 팔이다. 가파른 얼음에서는, 50
cm 자루가 180 cm 이상의 키를 가진 클라이머에게 대략 맞는다; 그 보다 키가 작으면 45
cm 짜리 아이스 툴을 고려해본다. 굽은 자루는 직선형 자루 보다 불룩 나온 얼음 주위에서
보다 큰 유격(clearance)을 제공하며, 손가락 관절을 얼음에 세게 부딪는 위험을 방지하게
해준다. 알파인 상황에서는 직선형 자루가 보다 기능을 잘 발휘한다. 왜냐 하면 단단한 눈
속에 더 잘 박혀, 부트-액스 (boot-axe) 빌레이를 하는 용도가 있기 때문이다. 자루 밑에는
날카로운 스파이크가 있는데, 낮은 각도의 얼음에서 액스를 지팡이처럼 쓸 수 있다. 뭉툭한
스파이크는 얼음 위에서 미끄러질 것이고, 지나치게 예리한 것은 옷을 찢을 숟 있다. 필자는
스파이크가 적당한 정도로 예리하도록 유지한다.
아이스 툴 디자인 특성 상, 손 목걸이가 매우 중요하긴 한데, 디자인이 좋지 못한 경우가
많다. 좋은 손목걸이는 다른 손의 도움 없이 넣고 빼기가 쉬워야 한다. 또한 손목을
단단하게 잡아줄 수 있어야 전완에 심하게 오는 펌핑을 줄여 준다.
얼음에 아이스 툴을 박기 위해서는, 자루 아래쪽을 테니스 라켓 처럼 단단히 잡는다. 얼음
속의 좋은 지점을 겨냥하여 -- 약간 꺼진 곳, 전에 피크를 박았던 구멍, 혹은 든든한
얼음이 있는 곳 -- 최대 도달 범위 가까운 곳에 박는다. 그러나 너무 멀리 박으면 좋지
않다; 너무 멀리 뻗으면 박은 상태가 나빠서 다시 박으려고 할 때, 그것을 빼느라고 쩔쩔
매며 힘든 시간을 보낼 수도 있다. 팔꿈치를 굽히고 머리 위로 '와인드 업'한 다음, 타격하기
좋은 지점을 향해 정확히, 홱 휘두른다. 두 번 커브를 이룬 (recurved) 피크를 쓰고 있다면,
피크로 박기 직전에 또 한번 앞쪽으로 손목에 스냅을 줌으로서, 아래로 향하는 궤도를 갖게
함으로서, 얼음 속으로 최대한 잘 파고 들어가게 하고, 얼음을 최대한 적게 부시게 된다.
손목 스냅을 할 수 없는 초급자의 경우에는, 그 스윙의 끝에서 팔꿈치를 아래로 밀어내리게
해본다. 아이스 툴을 일단 박은 후에는, 거기에 팔을 쭉 펴고 매달리고, 손목걸이가 -- 손이
아님 -- 체중을 지탱하도록 한다.
피크를 박을 때, 얼음이 피크로 인해 부셔지지 않았는지 확인키 위해 얼음을 잘 살핀다.
든든하게 "푹" 들어가는 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피크가 제대로 들어갈 때의 그 진동을
느낀다. 이러한 실마리들이 든든함을 나타내기 이전에는 그 아이스 툴 설치를 믿지 않아야
한다. 공기가 많은 또는 포켓 모양의 얼음에서는 이미 있는 구멍들에 피크를 걸어서 (hook)
힘을 절약한다. 선등하는 경우에는, 아이스 툴을 가볍게 휘둘러 그 이빨이 후킹 자세가
만들어지게 한다.
얼음이 든든치 못한 경우나 확보물을 한참 지난 경우에는, 아이스 툴 박은 상태를 믿기
전에 먼저 시험을 해본다. 어깨를 아래 위로 흔들어 (roll down) 체중의 대부분을 그
아이스 툴에 실어 본다. 분명히 잘 박힌 경우까지 테스팅하는 것은 효율적이 아니다. 그러나
아슬 아슬한 얼음 위에서의 설치를 테스팅하는 것은 꼭 필요하다.
대다수의 우수한 빙벽 등반가들은 양 옆으로 아이스 툴을 배치하지 않고 엇갈리게
배치한다. 하나의 액스를 박고, 두 발을 고르게 위로 움직이고, 그 액스에 몸을 고정하고, 그
다음에 다른 액스가 나간다 (그림 4). 다시 두 발을 움직이고 첫 번째 툴을 다시 박는다.
이런 식으로 그들은 한번 박을 때마다 크고 효율적인 동작을 하며, 피크 간의 간격을 벌려
얼음 판이 부서지면서 피크 두 개가 다 빠지는 일이 생기지 않게 한다. 힘이 강한
클라이머는 얼음 위에서 수직으로 엇갈리게 박을 수 있다.
항시 좋은 몸 자세를 사용하여 발 위에 최대한 체중이 실리게 하고 상체의 힘을 아끼도록
한다. 암벽 등반에서와 같은 동일한 원리가 적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