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서는 1년 중 가장 더운 기간으로 이를 '삼복더위'라고 합니다.
태국 날씨는 연중 내내 삼복더위를 무색케 하지만 불교 국가의 특성상 개를 잡아 요리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지요.
이싼지방에는 개고기를 자연스럽게 먹는 곳도 있다고 합니다만 어딘지는 확실히 모르겠습니다.
태국에 살면서 우리나라에서처럼 삼복 시절음식을 제대로 즐길 수는 없지만 이번 기회에
우리나라 삼복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삼복은 우리 음력 6월에서 7월 사이에 들어 있는 속절(俗節)로 하지 후 셋째 경일(庚日)을 초복,
넷째 경일(庚日)을 중복, 입추 후 첫 경일(庚日)을 말복이라 하여, 이를 삼경일(三庚日) 혹은 삼
복 이라고 합니다. 복날은 10일 간격으로 오기 때문에 초복과 말복까지는 20일이 걸리는게 보편적
이지만 해에 따라서 중복과 말복 사이가 20일 간격이 되기도 하는데, 이를 월복(越伏)이라고 합니
다. 금년이 월복인 셈이지요. 그래서 올해는 지난 7월 14일이 초복이었고 24일이 중복, 말복은 그
후 20일 지난 다음입니다.
복의 어원에 대해서는 신빙할 만한 설이 없지만 최남선의《조선상식(朝鮮常識)》에 의하면 '서기
제복(暑氣制伏)'이라는 뜻으로 풀이하고 있습니다.
복은 원래 중국의 속절로 진(秦)·한(漢) 이래 매우 숭상된 듯 합니다. 조선 후기에 간행된《동국
세시기》의 기록에 의하면 '상고하면《사기(史記)》에 이르기를 진덕공(秦德公) 2년에 처음으로
삼복 제사를 지냈는데, 성 4대문 안에서는 개를 잡아 충재(蟲災)를 방지했다고 하였다.'라는 내용
이 전합니다. 이로 보아 삼복은 중국에서 유래된 속절로 추측됩니다.
조선시대 궁중에서는 더위를 이겨 내라는 뜻에서 높은 벼슬아치들에게 빙표(氷票)를 주어 관의
장빙고에 가서 얼음을 타 가게 하였습니다. 복중에는 더위를 피하기 위하여 아이들과 부녀자들은
여름 과일을 즐기고, 어른들은 술과 음식을 마련하여 산간계곡으로 들어가 탁족(濯足)을 하면서
하루를 즐겼습니다. 한편으로 해안지방에서는 바닷가 백사장에서 모래찜질을 하면서 더위를 이겨
내기도 했다고 합니다.
복날과 관계 있는 속신으로 '복날에 시내나 강에서 목욕을 하면 몸이 여윈다.'는 것이 있는데 이러
한 속신 때문에 복날에는 아무리 더워도 목욕을 하지 않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러나 초복에 목욕
을 하였다면 중복과 말복 날에도 목욕을 해야 하는데, 이런 경우에는 복날마다 목욕을 해야만 몸
이 여위지 않는다고 믿었기 때문입니다. 태국에 살면 매일 그것도 한 번으론 모자라는 경우도 많
으니 복날 목욕을 하지 않아 몸이 여위는 경우는 없겠네요.
초복과 중복, 그리고 말복에 걸친 삼복더위를 이겨내는 시절음식으로 개장국이 있지요. 개장국은
더위로 인해 허약해진 기력을 충전시켜 준다고 믿습니다. 허준의《동의보감(東醫寶鑑)》에는 '개
고기는 오장을 편안하게 하며 혈맥을 조절하고, 장과 위를 튼튼하게 하며, 골수를 충족시켜, 허리
와 무릎을 온(溫)하게 하고, 양도(陽道)를 일으켜 기력을 증진시킨다.'는 기록이 있어 개고기의 효
능을 구체적으로 설명하고 있습니다.
이외에도 복날에 개장국을 끓여 먹는 풍속은 여러 세시기(歲時記)에도 나타납니다. 이들 기록은
개고기의 효능과 복중에 개장국을 절식(節食)으로 즐기는 이유를 설명하고 있는데 예컨대《열양
세시기(洌陽歲時記)》에 의하면 '복날에 개장국을 끓여 조양(助陽)한다.'는 기록이 있고, 또《동
국세시기(東國歲時記)》에는 '개장국을 먹으면서 땀을 내면 더위를 물리쳐 보허(補虛)한다.'고 기
록하고 있습니다. 또《농가월령가(農家月令歌)》에는 황구(黃狗)의 고기가 사람을 보한다고 하
여, 황구를 일등품으로 여기고 있습니다. 이러한 문헌을 통해서 볼 때, 개장국은 우리 민족이 건강
식으로 널리 즐겼음을 알 수 있습니다.
개고기 요리법에 관한 기록은 조선시대 조리서에 나타나는데 개고기 요리의 종류와 원리를 다양
하게 기록하고 있습니다. 예컨대《규곤시의방(閨 是議方)》에는 개장, 개장국누르미, 개장고지
누르미, 개장찜, 누런개 삶는 법, 개장 고는 법 등 전통 요리법이 자세하게 기록 되어 있습니다.또
《부인필지(婦人必知)》에 의하면 '개고기는 피를 씻으면 개 냄새가 나고, 피가 사람에게 유익하
니 버릴 것이 아니라 개 잡을 때 피를 그릇에 받아 고기국에 넣어 차조기잎을 뜯어 넣고 고면 개
냄새가 나지 않는다.'라는 기록이 있습니다.
우리 민족이 개장국을 건강식으로 널리 즐겼음은 분명하나 지방에 따라서 개고기를 먹으면 재수
가 없다고 하여 금하기도 하였고 또 특정 종교의 세계관에 의해 개고기를 식용으로 하는 것을 금
기시하기도 합니다. 이러한 이유로 개장국을 대신하여 삼계탕을 즐기기도 하는데 삼계탕은 햇병
아리를 잡아 인삼과 대추, 찹쌀 등을 넣고 고은 것으로서 원기를 회복하는데 도움을 준다고 합니
다. 이외에도 팥죽을 쑤어 먹으면 더위를 먹지 않고, 질병에도 걸리지 않는다고 하여 초복에서 말
복까지 먹는 풍속이 있습니다. 팥죽은 벽사의 효험을 가진다는 믿음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무더
운 복중에 악귀를 쫓고 무병하려는 데에서 나온 풍습이라고 합니다.
태국에서 보신탕을 먹을 수는 없지만 삼계탕 한 그릇으로 만족하고 얼릉 제주가서 황구촌 가야겠습니다...
첫댓글 형님 더운데 고생이 많습니다 . 돌아오시면 황구촌에서 한잔 . . . . ..
장모님 병환은 어떠시니? 걱정이 많겠구나. 7월말에 들어가면 한번 뭉쳐볼까? 충건이하고..
형님 ㅋㅋ 얼마나 멍멍탕이 먹고 싶었으면 뭉칠때 저도 연락주삼 날아갈께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