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장 . 레지오의 관리(232-256면)
최경용(베드로)신부님
1). 모든 관리 기관에 적용되는 사항(교본 232-256면)
가톨릭 교회가 공동체를 원활하게 관리 운영하기 위해 공소, 본당, 교구, 관구 등의 조직을 두듯이 레지오 마리애 역시 수많은 쁘레시디움을 효율적으로 관리 운영하기 위해 단계별로 5개의 평의회를 두고 있다. 그 명칭은 다음과 같이 각 평의회가 수행하는 기능을 잘 드러내는 라틴어로 통일했다. 꾸리아, 꼬미씨움, 레지아, 세나뚜스, 꼰칠리움 레지오니스 마리애. 하급 평의회는 쁘레시디움처럼 차(次)상급 평의회에 소속되거나 중앙 평의회에 직속된다.
평의회의 임무는 레지오 마리애의 일치를 확립하고 본래의 이념을 수호하며 레지오의 정신과 규칙 및 관례를 보존하고 레지오의 조직을 확장하는 일이다. 평의회의 으뜸가는 의무는 바로 위의 상급 평의회에 충성을 바치는 것이다. 평의회의 기도문과 제대 차림, 회합 순서는 다음의 몇 가지 사항을 제외하고는 쁘레시디움의 경우와 똑같다. 모든 평의회는 한 달에 한 번 정기 월례 회의를 가지며 회합 소요 시간은 통상적으로 두 시간에서 세 시간 사이이다. 상훈 낭독은 없으며 비밀 헌금도 필수 사항이 아니다. 출석 호명도 회합 뒷부분에서 하며 회합의 좌석 배치는 간부들과 평의원들이 서로 마주 보는 직사각 형태인 것이 관례이다.
평의회의 설립과 해체는 해당 상급 평의회나 중앙 평의회, 본당 신부나 관할 교구장의 인가가 있어야 한다. 각 평의회에는 교구장이 임명한 영적 지도자가 있어야 하며 간부로서 평신도인 단장, 부단장, 서기, 회계가 있어야 한다. 간부는 월례 회의 때 평의회 의원들이 선출한다. 일반적으로 그 평의회 의원들 중에서 간부를 선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평의회의 의원들이란 직속 쁘레시디움의 간부들과 직속 평의회 간부들, 그리고 해당 평의회 간부들이고 이들은 투표권이 있는 정회원들이다. 간부는 엄격하고 올바른 방식으로 비밀 투표로 선출되고 간부의 임기와 임무는 쁘레시디움 간부와 동일하다.
상급 평의회는 자체의 고유 기능과 더불어 하급 평의회의 기능을 병행할 수 있다. 예컨대 세나뚜스는 꾸리아의 기능도 수행한다. 모든 평의회는 직속 상급 평의회에 의연금을 바칠 의무가 있다. 레지오 단원은 자신이 속한 꾸리아나 또는 어느 상급 평의회와도 개인적으로 통신을 교환할 수 있다. 중앙 평의회뿐만 아니라 세나뚜스와 레지아에도 직속 평의회를 관리 감독하기 위해 통신원(Correspondent)을 둔다.
평의회는 단순히 하급 평의회나 쁘레시디움을 감독하거나 어떤 일에 대해 결정을 내리는 기관이 아니다. 평의회의 특징은 자체 업무와 문제들에 대해 솔직하고 자유롭게 논의하는 자리이고 토의를 통하여 간부들이 레지오의 관리 운영 방법을 배우는 학교이다. 그러므로 평의회 의원은 적어도 일년에 한 번은 발언해야 한다. 발언은 겸손하고 차분한 어조로 해야 하며 건설적이어야 한다. 평의회 회합은 고대 로마 군단처럼 엄격한 규율로써 세속 정신의 침입을 막아야 한다. 평의원들은 사랑을 해치는 말투나 태도를 몰아내고 초자연적인 믿음과 기도의 정신, 레지오 신심으로 가득찬 회합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
레지오가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평의회가 성모님의 정신에 따라 더욱더 적극적이고 긍정적인 자세로 레지오를 관리 운영해야 한다. 그리고 평의회 출석이 평의원의 으뜸가는 의무는 아니지만 출석이 낮아지면 평의회의 관리, 운영이 마비될 수 있으므로 출석에 소홀하지 말아야 한다.
2) . 평의회의 종류와 역할(교본 245-256면)
레지오 마리애에는 다섯 단계의 평의회가 있는데 이들은 서로 비슷한 점이 있으면서도 기능과 역할이 조금씩 다르므로 단계별로 하나씩 알아보자.
꾸리아(Curia)는 두 개 이상의 쁘레시디움을 관리하는 하급 평의회이다. 꾸리아의 평의원은 소속 쁘레시디움 간부 전원으로 구성된다. 꾸리아의 주된 임무는 다음과 같다. (1) 쁘레시디움 간부들이 자신의 의무를 충실히 지키고 쁘레시디움을 올바로 운영하도록 교육, 감독하는 일. (2) 각 쁘레시디움으로부터 일년에 적어도 한 번씩 사업 보고를 받는 일. (3) 쁘레시디움의 활동 경험과 특기 사항을 서로 교환하도록 주선하는 일. (4) 새로운 사업을 구상하고 검토하는 일. (5) 레지오 단원의 자질을 높이는 일. (6) 행동 단원의 활동 의무를 완수하도록 독려하고 확인하는 일. (7) 쁘레시디움 확장과 협조 단원 모집에 힘쓰도록 격려하는 일이다.
레지오의 본질과 관련되는 사항들을 충분히 논의하고 교육하는 곳은 꾸리아 회합뿐이므로 레지오의 운명이 꾸리아의 손에 달려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꾸리아는 일년에 한 번 이상 쁘레시디움을 방문하여 모든 것이 정상적으로 운영되고 있는지 살피고 격려해 주어야 한다.
한 꾸리아에 고유한 직능 이외에 하나 또는 여러 꾸리아를 관할하는 권한이 주어진 평의회 곧 상급 꾸리아를 꼬미씨움(Comitium)이라고 한다. 꼬미씨움은 대개 한 교구 이상의 넓은 지역을 관할할 수 없다. 꼬미씨움은 새로운 평의회가 아니기 때문에 꾸리아로서의 직능과 임무를 그대로 지니며 직속 쁘레시디움들을 관리한다. 이러한 본래의 기능에 추가하여 하나 또는 그 이상의 산하 꾸리아를 관리하는 것이다. 꼬미씨움은 꾸리아에서 종합 보고서를 받는다.
레지아(Regia)는 꼬미씨움으로서는 너무 크고 세나뚜스로서는 조금 작은 지역을 관장하기 위해 창설된 평의회이다. 교구 평의회 또는 관구 평의회라 부르기도 한다. 기존 평의회가 레지아로 승격되면 레지아로서의 새로운 직무 이외에 본래의 기능을 계속 수행해야 한다.
세나뚜스(Senatus)는 한 관구 이상이나 한 국가에 관할권을 행사하는 평의회이다. 국가 평의회 또는 전국 평의회라고도 한다. 한 나라에 여러 개의 세나뚜스가 있을 경우에도 각 세나뚜스는 중앙 평의회에 직속된다. 세나뚜스는 소속된 하급 평의회와 직속 쁘레시디움에 대하여 중앙 평의회가 위임한 모든 권한과 직무를 수행하고 산하 단원들을 지도, 교육하여 감독한다.
꼰칠리움 레지오니스 마리애(Concilium Legionis Mariae)는 레지오의 최고 관리권이 주어진 중앙 평의회이고 세계 평의회이다. 본부는 아일랜드의 수도 더블린(Dublin)에 있다. 이 평의회는 레지오 규율의 제정, 개정, 해석, 교본의 개정, 지역을 불문한 레지오 조직의 설립 및 해체, 레지오 방침의 결정, 분쟁의 중재와 제소, 단원 자격 심사 및 활동, 활동 수행 방법의 적합성 등에 대하여 결정하는 권한을 가진다.
정식으로 권한을 위임받은 꼰칠리움의 대표는 레지오의 관할 지역 어느 곳이나 들어갈 수 있고 그 지역의 레지오 조직체를 방문할 수 있으며, 홍보 성격의 활동을 수행할 수 있고 아울러 꼰칠리움에 부여되어 있는 일반 직무를 수행할 수 있다.
행동 단원들은 레지오의 관리 기관인 각 평의회에 대해 알고 있어야겠고 가능하면 몸소 평의원이 되어 레지오의 발전에 이바지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