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7/27/토/ 환영회 켄지상, 그리고 요상한 썰매
범준이와 이야기를 하다가 보니 어느새 새벽 6시,
이부자리를 개고 세수를 하고 정신을 차린 뒤 부엌으로 가서 아침을 먹었다.
그리고 욕실로 가서 샤워를 하고 거실로 가 TV도 보았다.
참 , 어제는 바빠서 느끼지 못했지만, 지금 보니 일본은 샤워하는 곳, 그러니깐
목욕탕과 볼일을 보는 화장실이 따로 나누어져 있었다. 나중에 이상엽 아저씨에게
여쭈어 보니 모든 일본 집들의 구조가 그렇다고 했어나 좀 불편한 것 같다.
잠시 후 미카미상 아저씨가 거실로 오셔서 여러가지를 물어 보셨다.
"선풍기를 너희 나라 말로 뭐라고 하나?"
"너희 나라는 숫자를 어떻게 세니?"...등등
난 친절하게 다 가르쳐 드렸다.
그렇게 한 시간을 보내고 나서 미카미 상 아줌마가 환영회를 하는 곳에
어서 가야한다고 손짓을 하기에 준비를 하고 따라 나섰다. 차를 타고 10분 거리에
어떤 건물 앞에 도착해서 여쭈어 보니 '시민 프라자'라며 환영회를 하는 장소라고 했다.
2층으로 올라가 이름표를 달고 환영회장 안으로 들어가 보니 많는 사람들이 있어
순간 긴장되었다. 곧 다른 친구들도 왔고 환영회가 시작되었다. 자기 소개를 하는 순서가
있어 일본어로 하려다 실수하면 어쩌나 하는 생각에 그냥 우리나라말로 인사하고 ,
내이름도 말했다. 범준이가 마술을 부리는 순서가 되었다. 실수를 하면 어쩌나 걱정을
했으나 다행히 범준이도 잘해주었다 . 그런데 다음 순서로 환호여중의 조현선이
바이올린 연주를 하기로 했지만 고장이 나서 다 같이 아리랑을 부르게 되었다.
그 다음은? 당연히 식사다!!
내가 좋아하는 치킨이 눈앞에서 나를 유혹하고 식욕을 당기게 했다.
그때!! 앞에 보이는 유부초밥!! 옆에 있는 미카미 아줌마가 "스시"라며 먹어보라고 해
먹어보니 우물우물~ 꿀꺽.... 느끼해서 맛이 없었다. 유부초밥을 먹고 그 느끼한 맛에
인상을 찌푸리고 있을 때 옆에 계시던 미카미 상 아저씨가 니이카타에서 미술을 가르치고
있는 '켄지'라는 아들을 소개했다. 한 20살 쯤 된 키가 크고, 호리 호리한 형이 반갑게
우리를 맞이했다.
치킨 여러 개를 먹고 포만감에 웃음을 띠고 있을 때 함께 갔던 미카미 상 아저씨가
과자를 내밀며 권하기에 하나를 먹어 보았다. 짭고 이상한 맛이 나서 그냥 나머지는
목 먹겠다고 말씀 드리고 집으로 돌아왔다. 너무 더워서 양말을 벗고 선풍기를 켠 뒤
시원한 창가에 가만히 누워 있으니 저절로 잠이와 나도 모르게 낮잠을 곤히 잤다.
얼마쯤 자났을까 누가 자꾸 몸을 흔들어서 일어나 보니 켄지 상이었다. 심심하니까
같이 놀러가자고 했다. 무슨 So~ri라고 계속 말해 일/영 사전을 빌려 찿아보니
바퀴달린 요상한 썰매였다.
'음~ 이걸 타러 가자는 건가?'
내가 다시 영어로 되물으니 고개를 끄덕였다. 켄지 상의 자동차를 타고 약 20분쯤
지나자 그 요상한 썰매를 타는 곳에 도착했다.
썰매 요금표를 보고 난 깜짝 놀랐다.
'2명이 3번 타는데 1000엔? 그러니깐 다시 말하자면 6번 타는데 만원?
어쩌지...돈을 두고 나왔는데...'
휴~ 걱정은 곧 사라졌다. 켄지상이 표를 사 준 것이다. 고맙기도 하고 약간 죄송한
느낌이 들었다. 켄지 상이 어서 타라고 하여 리프트를 타고 올라갔다. 속도가 너무 느려서
한 300M를 올라가는데 3~4분 정도 걸렸다.
'이거 언제 다 타지...?'
리프트를 타고 올라가 보니 코스가 2개가 있었다. 무엇을 타야할지 고민 하다가 옆에 있는
코스를 골라 썰매에 앉아 출발하려는데 옆에 잇던 아저씨가 손을 잡고 뭔가를 달라고 하는
것이다.
'뭘 달라는 거지?'
난 당황하다가 그 아저씨가 중간에 " ...티켓...?"이라고 하여 얼른 표를 꺼내 드리자
우리를 출발하게 하였다. 속도는 빨라 재미있었지만 겨우 20초에 코스가 끝나 무척 아쉬웠다.
켄지 상은 다시 우리를 태우고 다른 장소로 이동하였다.
"여기가 어디? 어~ 저기 표지판이 있네.."
그곳은 '춘일산성'이라는 곳이었다. 켄지 상이 열심히 설며해 주었지만 불행이도 이름밖에
제대로 듵지 못했다. '우에스기 켄신'이라는 사람의 이름이엇다. 그때 수첩에 적어 놓고 있다가
집에 돌아와서 확인을 해보니 일본 전국시대 당시 니이카타 일대를 다스리며,
그성을 지키는 장군인 것 같다. 그때 난 아무것도 모르고 그냥 관광지인 줄로만 알고 돌아다녔다.
열심히 산위로 올라가자 또 다른 표지판이 하나 더있었다. 바로 춘일신사.
신사~라... 영 마음이 내키지 않았지만 궁금하기도 해 가까이 가보았다.
딱 입구에 서 있는 요상한 문짝!! 푸하하... 난 만화책을 봐서 저 이름을 안다.
'도리이'라고 하는 것이다. '소년 탐정 김전일'이라는 만화책에 나오는 내용이다.
계단을 올라가서 신사를 살펴보았다. 신사의 입구에는 표지판이 있었는데 대충 그림을 보니
신사참배를 하는 방법에 대한 것 같아 옛날 일제 강점기의 아픔이 생각나서 그냥 내려와 버렸다.
산 아래쪽으로 내려가다 기념품 가게가 하나 있었다 .
물가가 비싸 그냥 지나치려다 이모에게 줄 선물을 하나 살까 생각하고 꼼꼼히 살펴보았다.
다른건 너무 비싸 엄두도 못 내고 가장 싸면서도 디자인 예쁜 열쇠고리를 하나 샀다.
저녁이 되자 미카미 상 아주머니가 이웃집에 같이 바비큐를 먹으러 가자고 말씀 하셨다.
난 고기를 좋아하는 편이라 기분 좋게 따라 나섰다. 이웃집에 가보니 벌써 고기를 굽고
계셨다. 고기를 구워먹는 방식은 거의 우리 나라와 비슷했지만 일본 사람들이 너무 많이
모여 어색함도 있었지만 또래 친구들이 친절하게 대해줘 금방 친해졌다. 고기를 먹고 나서
일본 친구들과 함께 20분정도 축구를 하고 나니 땀이 비오듯이 쏟아져
일본이 습도가 높다는 걸 새삼 깨달았다.
쉴틈도 없이 또 다른 일본 친구들이 가지고 온 '하나비'라는 폭죽을 가지고 장난을 치면서
우리는 하나가 되었다. 언어가 통하지 않아도 우리는 축구도 할 수 있었고,
폭죽놀이도 가능했다.
마음으로 통하는 언어가 만국공통 언어라는 것을 느끼며 오늘 하루도 즐겁게 정리 해본다.
-To be continu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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