곶자왈사람들 정기탐사는 처음이다.
처음부터 늦으면 안된다는 생각에 단잠을 털고 일어나, 고양이 세수만 하고 운동장으로 달려갔다.
고산 수월봉.. 처음 가는 곳이다.
이런 저런 이야기들을 귀동냥하면서도 길을 익히기 위해 두 눈을 부릅떴다.
부릅떠도 왠걸~ 타고난 방향치와 길치의 기운은 오늘도 어김없이 내 머릿속을 휘젓고 다녔다.
수월봉 도착.. 바람이 몹시 세다. 기온도 차다.
손까락이 오그라들것 같은 추위에도 오늘의 탐사지 입구를 찍어본다.
오~ 지층이군~!!
내려가니 더 장관이다. 역시나 참가하길 너무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송시태 대표님의 막힘없는 설명으로... 수월봉의 지층을 내것으로 만들어보자~!!
응회암이다. 층리구조를 보여주고 있다.
퇴적암의 층리는 만들어지는 속도에 따라 두가지 모양을 나타낸다.
먼저 퇴적물의 이동 속도가 느릴 경우, 무거운 돌이 먼저 가라앉아서 '점이층리'가 생기고
속도가 빠를 경우는 퇴적물들이 큰 돌들을 계속 운반하다보니 무거운 돌이 위에 쌓이는 '역점이층리'가 생긴다.
또한 수월봉의 퇴적층에서는 박힌 돌이 퇴적층을 누르고 있는 '탄낭구조(bomb sag)'가 많이 보인다.
탄낭구조에서 알 수 있는 사실은..
먼저 박힌 돌이 크면 클 수록 대규모의 화산활동이 있었다는 추측이 가능하고..
두번째로 박혀있는 각도를 이용하여 어느 방향에서 날아왔는지를 알아볼 수 있다.
각도가 완만한 방향으로 날아왔다. (포물선을 생각해 보자. 위 사진에서는 왼쪽에서 날아왔다)
박혀있는 돌의 종류도 다양하다.
기반암이었을 화강암..
퇴적암인 서귀포층..
현무암인 표선리 현무암층...
나머지 미고결 퇴적층은 화산활동이 있을 때 날아가버려서 보이지 않는다.
어두운 색의 현무암들 사이로 왼쪽에 밝은색의 서귀포 현무암층이 박혀있다.
그렇게 퇴적층을 둘러보고나서는 해안가로 향했다.
가까이에 마모로 둥글게 변한 '역'들이 보이고 그 뒤로 자갈.모래와 검은색의 현무암층이 보인다.
가까이 가서 자갈들을 살펴봤다.
여러가지 돌들이 보인다. 그 입자를 살펴보면 어떤 광물들로 되어있는지를 알 수 있다.
(흰색은 장석. 노란색은 감람석. 검은색은 휘석.)
붉은색은 철 성분이 공기중에서 산화되면서 나타난 색이다.
공기중에서 급하게 식다보니.. 아무래도 기공이 크다.
다음으로는 자갈들이 쌓여있는 작은 언덕(?)을 보았다. (berm creft)
아래쪽을 파도가 닿으면서 계속 쓸리다보니 작은 자갈밖에 없고.. 윗 부분에는 아직 큰 자갈이 남아있다.
머금었던 물이 새어나오고 있다.(왼쪽)
지대가 높아지면 다시 사라진다.(오른쪽)
바닷가에서 다시 동굴쪽으로 올라갔다.
동굴 속에는 점토층이 있었다.
수면이 접한 부위에 점토층이 보인다. (고산퇴적층)
이 층은 탐라층의 일부로서 고산지역에서 논농사와 도자기 제작을 가능하게했던 퇴적층이다.
입구에서 왼쪽으로 향했다.
용천수와 탄낭구조를 다시 한 번 확인하고..
돌아오는 길에 해안가에서 일어나는 현무암의 마모가 눈에 들어온다.
해수면 범위에서는 마모가 일어나서 부드러운 곡선을 보여주고 있다.
아래는 함께 마모되며 둥글어진 역들...
......
식물은 다음편에.. -_-;
** 너무 추워 셔터를 누르기도 힘든 날씨에.... 따뜻한 녹차를 건내주신 회원님~ 최고~!!
첫댓글 대나무꽃님~~ 홈페이지에도 탐사일지 올려주셔야지요~~^^
우와~ 머리속에 쏙쏙 들어오는 탐사일지입니다. 덕분에 구경 잘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