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어머니가 97번째 생신을 맞았다.
성희네 집에서 쓰러지신게 2010년 겨울이니까
벌써 요양원 생활 3년째다.
작년까지는 모시고 나와서 식당에서 함께 식사하고 들어가셨는데
올해부터는 상황이 어려워져
할 수 없이 가족들끼리 천안의 장항선 본가에 모여
같이 식사하고 바로 옆에 있는 요양원으로 가기로 했다.
돌아가신 큰 누님네를 제외하고 7남매가 다 모였다.
둘째 누나 내외, 큰 형 내외, 세째 누나 내외, 네째 누나 내외
작은 형과 인회, 막내 누나와 솔희 그리고 우리집만 4식구가 참석했다.
민회만 극단에 가는 일로 빠졌다.
토요일이라서 길이 많이 막힌 관계로 12시 모임이
거의 1시를 넘겨 식사를 시작했다.
갈비탕, 만두 그리고 인절미...
그리고는 모두 요양원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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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상태가 많이 진행되어 자주보지 않는 사람은 기억을 못하지만
감정은 고스란히 지니고 계신다.
식구들을 보면 자꾸 눈물을 흘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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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식구들이 한꺼번에 요양원에 가는 것이 부담스럽긴 했으나
특별한 날이라서 미리 부탁을 했다.
그래서인지 사진에서 처럼 뻑적지근한 생일 잔치가 벌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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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양원에 함께 계신 분들에 비해 아직 말과 행동에서 또렸함이 여전하시다 한다.
함께 계신 어르신들이 동참해 함께 케익 커팅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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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먼저 사진을 찍기 시작하자 생각났다는 듯
모든 이들이 경쟁적으로 휴대폰 사진을 찍어 댔다.
그리고는 방으로 들어가 담소,
어머니는 딸들이 자꾸 기억을 상기시켜서 인지
의외로 많은 사람들을 기억해냈다.
재원에게는 : 근회가 최고여~
미영에게는 : 옷 이쁘게 입고 왔다.
지원에게는 : 애기는 많이 컸니?
나에게는 : 잘 생겼다... 등 요양원에 입소한 이후로 가장 총명해 보였다.
그리고는 일정이 급해 작은 형네와 큰 형 식구 그리고 우리 식구들은
요양원을 나왔다.
일단 미영을 터미널에 내려주고
- 안양가는 차가 없다고 성남행 버스를 탔단다. 고생이 많았을터...-
재원, 지원이와 함께 선문대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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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숙사 본관. 우측에 보이는 건물이 남학생 용인듯...
여기에 도착하니 시간이 오후 4시 10분.
5시에는 출발해야만 7시까지 민회를 데리러 갈 수있기 때문에 마음이 급했다.
다행히 재원이가 있어 짐을 나르는데 큰 도움이 되었다.
위 사진의 건물에서 건강검진을 했다.
아마 전염병등을 우려한 신체검사 인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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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건물이 지원이가 들어 갈 여학생용.
신축건물이어서 시설등이 괜찮았다.
시스템 에어콘, 각호마다 베란다, 화장실, 샤워시설등이 방마다 깔끔하게 구비 되어 있었고
개인 책상과 침대도 학생들이 사용하기에 불편함을 최소화한 느낌.
아쉬움이 있다면 세탁기가 드럼 세탁기어서 건조에는 불편이 없어 보였으나
세탁기 자체가 너무 적어 세탁 과부하가 예상된다.
짐을 정리해 들여놓고 돌아오니 7시가 약간 넘었다.
지금까지는 지원이와 민회가 동년배처럼 재미있게 잘 어울렸는데
이제 민회가 혼자 있을 일도 걱정이고
태어나 처음으로 집을 떨어지는 지원이도 걱정이다.
재원이를 기숙사에 처음 데려다주고 돌아오는 길이 무척이나 마음이 아팠는데
지원이는 그 만큼은 아니어도 쓸쓸한 느낌은 지울 길이 없다.
하루가 지나니 그 마음이 더해진다.
룸메이트를 잘 만나야 할텐데...하는 마음과
통학하면서 대학생활의 참맛을 느끼지 못한 서운함을 지금부터라도 만끽했으면...하는 마음
그리고 가족을 떠나 성인으로서 인간관계를 형성하는 첫 걸음인데 잘 되었으면...하는 마음등
여러가지 감정들이 뒤 섞인다.
지원아!
잘 할 수 있겠지?
오빠도 잘 하고 있듯이
너도 잘 해내리라 믿는다.
지원아~ 사랑해~
첫댓글 할머니는 엄마한테 아기 잘 크냐고 하셨고, 저에겐 많이 컸다고 했어요 ㅋㅋㅋ
저도 사랑해요 ㅠㅠㅠㅠ 흐규흐규
호규 호규가 뭔고?
흐규흐규 -> 우는 소리
아하~ 알겠다!
흑흑 + ㅠㅠ.. 란 말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