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팀 파이팅 주부 연극동호회 '강남 모자이크 극단'
화창한 봄날 오후2시, 강남구민회관 지하1층 공동작업실에 하나둘 주부들이 모이기 시작한다.
아마추어 연극배우의 꿈을 키우는 '강남 모자이크 극단' 단원들. 첫눈엔 평범한 주부들 같지만
얘기를 나눌수록 마치 대학로 연극판의 연극배우들과 마주한 느낌이다. 연기 열정만 놓고 본다
면 한류스타에 버금간다. 연극할 때면 세상을 다 가진 듯 행복하다는 주부들의 모임,
강남 모자이크 극단을 만나보자
글=행복플러스 오정림 객원기자
사진 = 행복플러스 이경호 기자
남자역할도 문제 없죠 연극은 우리인생
연극은 생활의 활력 우리의 인생
강남 모자이크 극단의 시작은 1996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강남구청에서 구민들을 위해 마련한
문화 예술강좌 '유인촌 연극교실'이 그 시발점. 강좌가 끝난 뒤 연극에 대한 열정을 뿌리칠 수 없
었던 10명의 회원이 텔런트 겸 유씨어터 대표 유인촌씨에게 도움을 청했고, 바쁜 스케쥴 속에서도
초보 연극 아줌마들을 서포트해주면서 부터다. 첫 모임에 연출가를 합류시키고, 이후 강남구청의
지원으로 구민회관 상설 무대에서 일년에 한 두편씩 꾸준히 작품을 무대에 올리며 강남 모자이크
극단은 탄탄한 아마추어 극단으로 자리잡았다. 단원은 총 11명 오늘 이자리에 모인 주인공은 부득이한
사정으로 빠진 2명을 제외한 9명이다.
초창기 멤버인 맏언니 박찬열(67)씨는 연극이 늘 젊은이로 살게 해준다 말한다. 일흔을 바라보는
나이지만 공연 ?? 마다 응원 나온 초등학생 손자를 비롯한 온 가족앞에서 공연을 펼칠 때가 가장
행복하다고. 막내 최수진(35)씨 또한 10년을 함께 해온 단원, 임신을 하고 극단활동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연극 태교를 했다는 그는 임신 8개월의 몸으로 무대에 오르기도 했다. 그때 뱃속의 아이가
벌써 초등학생이 되었고 지금은 연습 때마다 따라오는 최고의 지원군이다. 공연을 앞두고 3개월간은
맹 연습을 하기 때문에 가족의 도움이 없이는 하루도 버티기 힘들다는 이들. 가족이야말로 가장 든든한
지원대이다.
공연이 없을때도 인터넷으로 운영하는 카페에 공지를 띄어 만남을 갖는다. 모임장소는 늘 연극 공연이
즐비한 대학로 그곳에서 함께 연극을 보고 앞으로 공연할 작품에 대해 의견을 나눈다.
이 모든 시간들이 삶을 살아가는 에너지가 된다는 조혜선(42)씨 "극단 활동을 하면 집안 일에 소흘해질
거라 생각하면 서운해요 내자신의 떳떳한 자리가 있기 ??문에 집에서도 늘 열정적이죠 연극이 주는
정신적인 충만함은 느껴본 사람만 알 수 있다니까요 " 그의 얘기에 단원들의 고개가 절로 끄덕거린다.
바람둥이 역 해보니 그 심정도 이해가 가더라
주부 모임은 비슷한 또래의 구성원으로 이뤄져 있는 것이 대부분 하지만 '모자이크'는 서른다섯부터
예순일곱까지 연령대의 폭이 넓다. 다양한 삶의 노하우에 세대공감은 모임의 기본. 언니들의 얘기를
들으면서 시어머니의 입장을, 동생들의 얘기를 들으면서 며느리의 입장을 이해한다고 그 이해관계는
연극 뿐만 아니라 일상생활에서도 힘을 발한다.
박옥순(38)씨는 연극 안에서 없어서는 안 될 감초 역할 때문인지 일상이 더 밝아졌단다.
"누구누구의 아내, 엄마로 살다 보면 허무한 감정이 생기기도 하잖아요 연극에서 다양한 역할을
하다 보니 세상에 소중하지 않은 자리는 없다는 걸 배우게 돼요" 지난해 공연 '말괄량이 길들이기'
에서 남자 역할을 맡았따는 권경문(43)씨는 배역에 빠지다 보니 바람둥이 남자까지 이해하게
됐다며 웃는다 "3개월간 미친 듯이 연습을 하다 보니 ' 열 여자 마다할 남자 없다'는 말에도 공감하게
더라"며 상대방의 삶을 살아볼수 있는 기회는 나자신을 너그럽게 만들어준다고 전한다.
관객을 두고 평펌한 주부였던 우리가 열정을 보이고, 박수를 받는 일은 늘 '꿈' 같은 일이라고 말한다.
강남 모자이크 극단은 50세 미만의 강남구에 살고 있는 주부라면 누구나 단원이 될 수 있다. 단 연극에
대한 열정은 필수 조건 간혹 역할을 소화하기 힘들다며 그만 두는 사람들도 있었다. 연기를 즐기지
못하고, 자기 자신을 버리지 못하면 오래 활동하지 못한다는 것이 단원들의 얘기, "처음엔 모두가 주인
공을 하고싶죠. 멀쩡한 얼글에 이상한 가발 쓰고 단 5분 나왔다 들어간다고 우습게 여기면 안돼요
비중이 적더라도 그 배역이 없으면 공연을 할 수 없죠. 하나하나 모두 소중한 역할이에요."
이런 팀워크야말로 주부둘의 힘으로 운영하고 있는 단체가 10년 넘게 유지되고 있는 비결이다.
단장을 맡은 김은주(54)씨는 "연극을 좋아하고 끼와 재능이 있는 주부라면 누구나 찾아오라"며
"단 자기 자신의 고정된 틀을 과감히 깰 수 있는 용기있는 사람이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극단 지원은 모자이크극단 카페(www.daum.net/강남모자이크극단)로 문의하면 된다.
이들의 공연소식은 구청사이트, 까치소식지, 극단카페에서 미리공지한다.
신문기사내용 그대로 옮겼습니다.(옮긴이 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