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안산에서 만난 유쾌한 사람들
중국에 가기 전에
준비해야
할 것
여권과 비자. 비행기표 예약이 필수
광역시의 경우에는 여권을 만드는 데에 5일이 걸리고 보통 시청의 경우라면 10일정도 걸린다. 여권은 시청의 민원실에서 만들 수 있다. 여권을 만들러 갈 때 필요한 것은 주민등록증과 여권 사진 두장, 도장이 필요했고, 여권을 만들기 위한 서류를 작성하는 데에는 가족들의 주민등록번호와 본적등을 알아야 하므로 주민등록등본을 가지고 가는 것이 도움이 될 것 같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돈이 필요한데 복수여권을 만드는데는 45000원이 들었다. 여권을 만든 후에는 여행을 가기 위해 비자를 받아야 한다. 비자는 비행기표를 산 관광사에다 맡겼다. 물론, 나같은 경우는 관광비자를 받았다. 이 때도 사진 한 장이 필요하고 돈은 30000원 정도 들었던 것 같다.
내가
갔던 곳
심양공항에서 해성-안산을 잇는 중국 동북부 지역의 일부
중국에서
먹은
요리
9월4일
점심식사
껍질째 소금넣어 볶은 땅콩 + 청평채 + 새우볶음 :껍질째 볶은 땅콩이 의외로 맛이 근사하다.
가이바시 찜 : 조개주제에 맛이 꼭 닭찜같다. 담백하면서도 고소하다.
달걀 + 버섯 + 오이 볶음 : 그냥 우리나라에서 먹는 달걀 볶음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대구 튀김 요리 : 생선까스라고 흔히 부르는 그런 튀김 요리이다.
꽃게 볶음 요리 : 여기는 뭐든지 볶더니 결국 꽃게마저 통째로 볶아서 내온다.
고기완자탕 : 만두 속만 쏙 빼서 끓인 만두국과 같은 맛이다.
볶음밥 : 중국요리만화에 나오는 그 차항이다. 계란, 새우, 야채를 넣고 볶는다.
9월4일
저녁식사
오향장육 : 잔칫상에 나오는 편육과 같은데 소 뒷다리로 만들어서 매우 질기다.
광어회 : 여기 사람들은 원래 날 것은 잘 먹지 않는다고 한다. 그치만 아빠와 나는 미친듯이 먹었다.
꽃게찜 : 꽃게를 삶아서 통째로 가져다 부셔서 먹는다. 매우 불편하다.
새우찜 : 새우역시 삶아서 껍질을 벗겨 먹는다. 주위에 껍질이 수북해진다.
수박화채 : 디저트로 나와야 할 것 같은데 요리 중간에 나온다.
족발 : 우리나라 족발이랑 맛이 똑같다.
노란색 소스와 빵 : 빵이 나오는데 노란색 소스가 일품이다. 꿀같이 달콤하다. 끈적이지만..
북경오리요리 : 내가 꼽는 최고의 요리이다. 부드럽고, 양념이 잘 배인 맛이 정말 일품요리이다.
국수 : 기묘한 조개국물에 초록색 국수 맛은 정말 느끼함 그 자체이다.
쒈라탕 : 우욱. 한 숟가락 먹고 그 느끼함에 치를 떨었다.
인도식 부침개 : 속이 없는 호빵같은 맛이라고나 할까..
볶음밥 : 이 사람들 볶음밥을 쌀밥먹듯이 한다.
마파두부 : 그 유명한 마파두부. 맛은 정말 최악이다. 이상한 향과 느끼함으로 뒤범벅된 요리이다.
까만생선찜 : 너무 배불러서 손도 못댔다. 여기 사람들은 남기는 한이 있어도 수북하게 주문한다.
만두 : 우리나라 고기만두랑 똑같은 만두이다. 반가웠다.
술 : 37도가 넘는 중국 술. 술에까지 중국향이 들어가있다.
9월 6일
아침식사
황두볶음 : 노란콩 볶음이다.
미역줄거리 볶음 : 우리나라 반찬에 올라와있는 미역줄거리 볶음보다 더 기름투성이이다.
버섯 볶음 : 느타리버섯 비슷한 기묘한 버섯을 느끼하게 볶았다.
팥빵 : 우리가 사먹는 그 호빵맛이다. 물론, 훨씬 작다.
연꽃씨앗빵 : 연꽃씨앗으로 만들었다는데 너무 달아서 하나 이상은 먹기가 힘들다.
꽃빵 : 밀가루로 만드는 꽃빵. 우리나라 중국음식점에서 자주 나오는 바로 그 빵이다.
야채만두 : 야채만두이긴 한데 우리나라 보다 훨씬 두껍다. 속은 조금 들었구.
닭죽 : 닭이 들었는지는 모르지만 맛은 분명히 닭맛이다. 맛있다.
야끼만두 : 야끼만두가 찐빵만하다. 접시에 가져가서 하나씩 짤라 먹는다. 역시 맛있다.
9월6일 점심식사
김치볶음 : 더이상 못참겠어서 한국음식을 먹었다. 그치만 역시 중국식 김치라서 맵고 느끼하구..
밥 : 여기는 김치볶음 시킨다고 밥이 딸려나오는 것이 아니라서 밥을 시켜야 한다.
9월6일 저녁식사
중국식 샤브샤브 : 돼지고기, 상어, 새우, 가이바시, 각종 야채등.. 소스가 너무도 느끼했다.
9월7일 아침식사
소금과 볶은 땅콩 : 음식 시켜주시는 아저씨가 너무도 좋아하셔서 매일 먹었다.
소금에 절인 오이 : 우리나라 오이 소박이를 생각하며 눈물을 흘리며 먹었다.
팥빵 , 연꽃씨앗빵 : 너무 달다. 역시..
꽃빵 : 역시 빵중에는 꽃빵이 최고이다. 그 담백한 맛이 정말 좋다.
야채만두 : 야채만두는 언제 먹어도 맛있다.
닭죽 : 중국에서는 아침마다 죽을 먹는다. 그래서 사람들은 아침마다 죽을 사려고 줄을 선다.
9월7일 점심식사
쒈라탕 : 그 느끼한 탕. 도저히 먹을 수 없는..
야끼만두 : 오늘먹은 야끼만두는 작고 맛이 더욱 좋았다. 계속 집어먹었다.
볶음밥 : 우리가 쌀밥에 반찬먹는 식으로 밥을 그리 중요하게 생각하진 않지만 여기도 꼭꼭 밥요리를 챙겨먹기는 한다.
연두부 + 고추소스 : 이 연두부는 고추소스덕에 한국 음식같았다. 느끼하지도 않고
삶은두부 + 청평채 : 반대로 이 삶은두부는 정말 최악이다. 쒈라탕과 쌍벽이다.
중국식 갈비 튀김 : 닭강정같기도 한데, 갈비가 바삭바삭 너무 맛이 좋다.
가지튀김 : 가지 속을 뺀 후에 만두 속같은 걸 집어넣고 튀긴 요리인데 너무도 맘에 들었다.
9월7일 저녁식사
샤브샤브 : 어제 먹은 거 보담은 낫지만 느끼한 건 마찬가지.
9월8일 아침식사
팥빵 , 연꽃씨앗빵 , 꽃빵 ,야채만두 : 마지막이다. 중국에서 먹는 빵과 만두.
흰죽 : 새로운 것이 먹고 싶어서 골랐으나 역시 닭죽이 더 맛있다. 죽으로 먹는 아침도 안녕.
중국
여행
노트
꽤 오래전부터 아빠를 따라 중국에 가려고 벼르고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권도 만들어놓지 않은 것은 분명히 나의 태만함의 결과이다. 그러던 어느날 아빠가 9월4일에 중국에 갈 것이니 준비하라는 전화를 하셨다. 그 때에도 별 위기감을 느끼지 못했던 나는 그 다음날에서야 비로소 사진을 여권사진을 찍으러 갔고 친구들과 신나게 놀고 들어온 나는 결국 여권을 신청하러 가지 못했다. 그 다음날 부천시청에 전화를 해 보니 10일쯤 걸린다는 이야기를 듣게 되었다. 중국은 다 갔구나라는 실의에 빠져있는 나에게 엄마는 인천시청에서 하면 훨씬 빨리 할 수 있다는 이야기를 해주셨다. 아침 일찍 인천시청으로 달려갔구, 5일 있다가 찾으러 오라는 말을 듣고 집에 왔으나, 비자를 받기 위해서는 최소한 4일후까지 여권을 찾아 오라는 아빠의 말씀을 듣고 또 한번 실의에 빠져버렸다. 결국 이 문제를 해결해 주신 분은 아빠. 아빠의 친분을 이용하여 나는 인천시청 민원실 직원들의 눈총을 받아가며 여권을 찾아왔다. 여권을 받구나서도 비자를 받을 시간이 촉박해져서 편법을 동원해 비자를 받아내게 되었다. 각종 삐리리한 방법을 써서 나는 결국 해외여행을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9월4일 아침 7시에 집을 출발해서 공항에서 아침을 먹었다. 무슨 호텔에서 하는 음식점이였는데 음식맛에 비해 값이 터무니없이 비쌌다. 그날따라 오빠는 제주도로 수학여행을 간다구 해서 어쩌다보니 공항에 같이 왔는데 같이 아침을 먹으며 우리는 돈 아까움에 치를 떨었다. 비행기표만 있으면 되었다고 생각한 건 잘못이였다. 공항 이용요금이라는 것을 지불하고 표를 사야만 한다. 그 표를 사고 출국 신고서를 썼다. 짐을 싸들고 표에 써 있는 게이트를 찾아서 들어가고, 짐을 검사받고, 다 검사받은 후에는 출국 신고서를 검사받았다. 해외여행을 한다는 것이 검사의 연속이라는 것을 이 때 깨달았다.
각종 검사가 끝난 후 9시 20분에 비행기에 탑승을 했지만 알 수 없는 이유로 10시30분에서야 겨우 출발했다. 비행기를 타 본건 초등학교 6학년 때 이후로 처음이다. 위에서 내려다보는 도시는 너무도 작고 귀여웠다. 고속도로들은 굵은 실처럼 보였고 집들은 성냥갑 같았다. 몇분 있다가 우리나라를 벗어나면서 고도가 높아졌는데 구름이 너무도 예뻤다. 운해라는 표현이 무엇인지 알 것만 같았다. 적란운과 적운들이 앨긴마블실의 조각작품같았다. 제목을 붙이자면 앨긴마블실의 해마 무리라고 하고 싶다. 구름을 아래에서 본 것과 위에서 본 것이 그렇게 다를 줄은 미처 몰랐다. 해외여행이 처음이다 보니 기내식이라는 것도 처음 먹었다. 소고기 스튜와 파스타, 빵, 오렌지 쥬스, 고추장이 함께 나왔다. 모든 게 새로운 터라 맛있게 느껴졌다.
심양공항에는 11시 50분에 도착했다. 그곳 시간으로는 10시 50분이였다. 중국 공항에 내렸는데 공항이 꼭 우리나라에 있는 시외 버스 터미널 같았다. 특히 에스컬레이터가 없는 것이 최악인데 그 무거운 트렁크를 들고 그 계단을 내려온 걸 생각하면 눈앞이 아찔하다. 비행기에서 내려서는 또 중국에서 입국심사를 받아야 한다. 여권이랑 입국신고서를 내고 컴퓨터로 뭔가 두들기면 내 이름이 나오는데 그런 과정을 또 끈기있게 기다려서 공항밖으로 짐을 질질 끌고 나왔다.
드디어 중국이닷! 중국에서 처음 만난 것은 더운 공기였다. 뜨거운 햇볕 속에 선 나는 그제서야 커다란 대륙에 서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우리를 마중나와준 아저씨는 중국사람이지만 사실은 한국사람이나 다름없는 분이시다. 그 아저씨의 차는 우리나라 스포티지이다. 우리나라 말도 어찌나 잘하는지 고속도로에서 끼어들기하는 차를 봤을 때 그 아저씨 입에서 나온 것도 우리나라 말이였다. '저 나쁜 ssaki! ' 고속도로에서 만나는 중국은 정말 광활한 대지 그것이였다. 길 양가로 펼쳐진 끝없는 옥수수 밭과 드문드문 서 있는 높은 지붕의 건물(중국은 좌식 생활을 하기 때문에 우리나라의 농가보다 지붕이 높은 게 아닌가 싶다.)들이 정말 이국적(?)이였다. 마치 포레스트 검프가 뛰어가던 그 끝없는 도로를 질주하는 듯한 느낌이였다. 그치만 다른 때와 달리 너무 일찍 일어났던 나는 차 안에서 정신없이 졸게되었고 2시경에 해성대주점(여기에서는 호텔에도 술주자를 써서 주점이라고 부른다.)에 도착했다. 해성이란 곳은 작은 도시이다. 그치만 거리는 6차선 도로이고, 지오다노니 보시니 같은 대리점도 있으니 그렇게 시골은 아닌셈이다. 내가 도로에서 가장 흥미롭게 본 것은 도로를 유유히 다니는 우마들이였다. 당나귀가 끄는 마차들이 도로를 질주하고 있고, 오토바이가 끄는 마차가 택시 역할을 하고 있었다. 역시 중국답게 자전거도 많았지만 말이다.
중국에 와서 제일 처음 한 일은 역시 식사였다. 중국에서 식사를 할 때 주의해야 할 점이 있다. 흔히 중국에서 음식을 먹고 온 사람들이 우리가 먹은 짜장면맛이 아니라는 둥 맛이 이상하다는 둥 하는 불평을 하는 경우가 있다. 그것은 바로 중국의 향료인 '향차이'때문이라고 한다. 그래서 식사를 하기 전에 향차이를 빼달라고 말해주면 음식점에서 알아서 조리를 해 준다. 그치만 그 말을 어떻게 할 수 있을지는..
밥을 먹고 아빠는 일을 하러 나가시고 호텔에 혼자 남게 된 나는 누워서 과자를 먹으며 바깥을 보다가 용기를 내서 나가 보기로 했다. 호텔은 역시 도시의 중심부에 있기 때문에 나가면 볼꺼리가 많다. 정신없이 달리는 차들. 나는 처음에 중국에는 신호등이 없는 줄 알았다. 거리는 빵빵되는 소리로 너무도 시끄럽고 횡단보도는 찾아 볼 수가 없었다. 그냥 건너가면 된다. 마음 내키는 곳에서.호텔 옆에 우뚝 서 있는 극장. 호텔 앞에서 피켓을 들고 서 있는 사람들. 이 사람들에 대해서는 나중에 알게 되었는데 우리나라에도 있듯이 자기가 할 수 있는 기술을 써가지고 들고 다니는 인부들이였다. 이른 아침에 나가면 이런 사람들은 남자 여자 할 것 없이 정말 많다. 내가 나간건 4시경이였으니까 그 때까지 일자리를 구하지 못했던 사람들이였을 것이다. 호텔 주위를 배회하다가 결국 정문에 앉아서 사람들을 쳐다보기로 했다. 날씨가 쨍쨍한 날이여서 그런지 양산을 쓰고 다니는 사람들이 많았는데 그 양산이란 것이 재미있다. 우리같이 3단 양산이 아니라 그냥 커다란 우산 같은 것을 예쁜 아가씨들이 쓰고 다녔다. 그 사람들 보기에도 내가 이상했을 것이다. 파란 선글라스를 쓰고 사람들을 정신없이 바라보고 있는 여자아이는 흔하지 않을테니까 말이다.
다시 들어와서는 호텔에서 틀어주는 음악을 듣다가 잠이 들어버렸다. 아무래도 처음오는 해외여행인지라 긴장했나보다. 저녁을 거하게 먹은 나는 난생처음 스포츠 마사지와 발관리를 받았다. 사실 너무 아파서 받다가 그만 받고 싶어하며 매우 괴로운 표정을 지었다. 나는 중국말을 한 마디도 못 하므로 그 곳에서는 표정 연기만으로 모든 것을 해결해야 했다. 내가 너무 괴로워하자 해 주는 사람이 웃음을 참지 못하고 결국 같이 웃었다.
다음날에는 아침을 먹고 명색이 여행인지라 차를 타고 나가기로 하였다. 근처라고 하나 차 타고 한 세시간은 간 것 같다. 내가 있던 곳은 해성시, 해성시와 붙어 있는 안산시에 가는 것이였는데 안산시는 동북지방에서 심양처럼 번화한 도시이다. 안산에 들어가니 역시 중국다운 도시의 광경이 여지없이 드러났다. 빨간 전차와 그 사이를 질주하는 사람들, 교복대신 체육복을 입고 돌아다니는 학생들과, 멋쟁이 아가씨들까지 너무도 중국스러웠다.
내가 간 곳은 중국의 천산이란 곳이다. 산이라고 하나 자동차 타고 거의 다 올라가서 산이라고 할 것도 없다. 그치만 등반을 안 한건 아니다. 나는 그날 어디 가는지도 모르고 따라갔기 때문에 진짜 높은 하이힐을 신고 갔다. 기억에 남는 곳은 화조도라는 곳이다. 말로는 동양 최대의 야외새장이라는데 새들은 별로 없다. 그치만 입구에 있는 두루미들은 정말 인상적이였다. 두루미를 그렇게 가까이서 본 건 처음이였으니까 말이다. 또 길가를 배회하는 거위들. 이 거위들은 길을 잘 안 비켜준다. 마치 자기네들이 주인이라는 듯한 모습이였다. 데이트하러 온 연인들이 있었는데 우리나라 캠퍼스 커플들과 별로 다르지 않은 모습이였다. 그 곳을 보고 나서 나는 또 모르는 곳으로 가게 되었는데 그것은 바로 케이블카. 케이블카를 탔는데 이것은 정말 공포 케이블카였다. 가다가 덜덜거림은 물론이고 정지하기까지 하는 케이블카를 한 10여분동안 타고 올라간 것 같다. 근데 문제는 거기서부터였다. 나의 하이힐을 신고 계단을 올라가기 시작한 것이다. 한 1000계단 정도를 올라간 것 같다. 같이 가시는 분도 지쳤고 나도 힘들었으나 끈기를 가지고 계속 올라갔다. 정상에서 손 흔드는 사람들까지 보고 이제 계단도 한 50개 정도 남은 것 같은데 계단이 절벽같은 계단으로 바뀌어 버리는 것이 아닌가? 내가 올라가겠다는 결연한 의지를 보였으나 같이 가신 분의 만류로 결국 멈추어 버렸다. 나중에 들어보니 그 분이 너무도 힘들었다고 한다. 나는 그 때 한 달정도 한 헬스의 위력을 강하게 느꼈다. 다시 덜덜거리는 케이블카를 타고 내려와서 천산을 빠져나왔다. 안산을 거쳐서 해성시로 돌아오는데 고속도로 옆으로 진짜 커다란 해가 지고 있었다. 그 때 비로소 왜 이 곳의 지명에 심양이라는 곳이 있는지를 깨달았다. 나는 그렇게 커다란 해가 지는 것을 처음으로 보았다. 끝없이 펼쳐지는 옥수수밭 뒤로 져 버리는 붉은 해가 어찌나 아름다운지, 고속도로를 타고가면서 그 해를 바라보던 순간이 얼마나 즐거웠던지..
호텔에 돌아오는데 호텔 앞에서 영화에서나 봤던 경극을 하고 있었다. 너무도 궁금해진 나는 방에 있던 아빠를 모시고 나와서 함께 구경을 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그 경극은 전문적인 극단에서 하는 것이 아니였다. 사실 어제는 몰랐지만 광장에서는 매일마다 공연이 있다고 한다. 오늘 공연을 하는 팀은 두 팀. 한팀은 어느동 부녀회에서 나와서 포크댄스를 추고 있었고 다른 팀은 경극을 하고 있었다. 사람들이 어찌나 많이 구경을 하는지 경극은 키가 작은 나로서는 구경할 수도 없는 지경이였다. 결국 부녀회에서 하는 포크댄스를 구경하는데 너무 즐거워보였다. 할머니도 있고, 아저씨도 있고, 젊은 아주머니도 있었다. 다들 어찌나 흥겹게 공연을 하는지 중국이란 나라가 그렇게 부러울 수가 없었다. 공연을 보고 옆에 있는 과일 장사에게서 과일을 샀다. 중국에서는 과일을 저울에 재서 판다. 우리나라처럼 5개에 3000원 하는 식이 아니라 몇근에 얼마하는 식이다. 진짜 작은 배와 대추, 복숭아, 그리고 파인애플과 유사한 요상한 과일을 사가지고 들어왔다. 고백하건데 과일을 먹고 싶어서라기 보다는 그냥 과일 사고 파는 게 너무 재미있어 보여서 과일을 사달라고 했던 것이었다.
그 다음날 아침에는 아침 시장에 나가 보았다. 시장으로 가는 길에 출근하는 사람들을 많이 볼 수 있었다. 그 때가 중국 시간으로 7시정도 된 시간이였는데 놀랍게도 전자제품 상가들을 비롯한 여러 상가들이 문을 열어놓고 있었다. 역시 자전거를 타고 출근하는 사람들이 많았는데 미니스커트를 입은 아가씨들도 자전거를 타고 출근을 하고 있었다. 그 중에 인상에 남는 사람은 뒤에 아들을 태우고 아들을 학교까지 데려다 주는 아주머니였는데 아들을 학교에 데려다주고 자기는 출근하느라 매우 바빠보였다. 시장역시 매우 북적북적되는데 그 시장 풍경역시 색다르다. 돼지고기며 소고기며, 생선 할 것 없이 모두 다 리어카 위에다가 주욱 내다놓고 판다. 역시 옆에는 저울이 있다. 아빠와 나는 엄마가 부탁했던 깨를 사기 위해 온 시장을 헤매이다 결국 빨간 코트를 입은 아가씨가 깨를 파는 것을 발견하고 깨를 5000원어치 샀다. 나중에 알고보니 우리는 엄청난 바가지를 쓴 것이다. 그 아가씨 너무 귀엽게 생겨서 그런 사람으로 안 봤는데 역시 사람은 인상만 봐서는 모르는 일이다.
아침을 먹고 다시 안산 근처로 온천을 하러 갔는데 그 날은 머드 맛사지를 해 보기로 했다. 안산시에 있는 자연 머드는 중국의 관광 명소라서 평소에는 한국 아줌마들로 붐비는 곳이라고 하였으나 이 때는 관광시즌이 아닌지라 한국 아줌마들은 없었다. 그곳이 어떤 곳인가 하면 머드를 잔뜩 모아놓은 곳에 삽으로 파서 사람을 눕히고 머드를 다시 올려놓아서 마치 모래찜질처럼 하도록 만들어 놓은 곳이다. 머드가 어찌나 무겁던지 땀이 삐질삐질 났다. 역시 말을 할 줄 모르는 나는 가만히 있다가 옆에 있는 사람이 시키는대로 대강하고 나와 버렸다. 내가 할 수 있는 하우밖에 없으니 말이다.
다시 호텔로 돌아온 나는 점심을 너무 거하게 먹어서 배가 아파오기 시작했다. 닭강정처럼 생긴 돼지갈비와 야끼만두에 뿅 간 나는 너무도 많은 양을 먹었던 것이였다. 그래서 호텔에 가만히 누워있는데 거기서 난생처음 발맛사지라는 것을 받아 보았다. 한국에서 지극히 평범한 삶을 살아가던 나에게 발맛사지라는 것 역시 매우 생소한 일이였다.아마 다시는 발맛사지를 받을 일은 없을 것만 같다. 혹시 받게 된 다면 한 20년 후쯤.. 아님 30년 후쯤..
그날 저녁은 비지니스하시는 분들과 자리를 함께 하게 되었는데 4분 중 3분이 여자분이셨다. 너무도 당당하고 한치의 밀림이 없는 모습이 너무도 아름다워보였고 동시에 부러웠다. 짐안일과 바깥일을 동시에 하는 것은 부담이라고 말하시는 모습이 다소 힘겨워보이기도 했지만 그 때 그 분들을 만난 것은 나에게는 매우 큰 의미가 되어 다가왔다.
다음날 한국으로 돌아가는 길은 좀 아쉬웠다. 익숙해질만 하려니 한국으로 가야했다. 한 번도 워쓰 한꾸어런을 말하지 못한 것이 아쉽다. 호텔에서 시간 날 때마다 시간이 나면 연습했는데 말이다. 말이 끄는 택시도 한번도 못 타봤는데 말이다. 후훗. 다음에 또 기회가 있을런지.
중국
감상의
keypoint
- 도시 어느 곳에서나 있다는 사람들의 유쾌한 공연모습
- 광활한 대륙의 평야
- 도시를 가득 메운 붉은색과 노란색 간판의 현란함
- 푸짐하고 저렴한 음식
- 중국 동북부 지역에서만 볼 수 있는 아름다운 석양
첫댓글 잘보고 갑니다~~~
잙읽고 갑니다~~~~~~~~~^^* 아~ 발마사지 생각난다~~~~~~~^^*
중국의 발맛사지 "원천"은 안산탕강자온천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