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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게시판 스크랩 한국어 교수법 - 백봉자(연세 어학당 한국어 교수)
지오 추천 0 조회 120 18.06.04 23:06 댓글 0
게시글 본문내용
 

한국어 교수법

백봉자

1. 언어 교육의 4가지 기능과 언어 교수법

언어 교육의 성패는 학생, 교사, 교재의 3대 요소에 달렸다고 한다. 어떤 교재를 가지고 어떤 대상에게 어떤 교사가 가르치냐에 따라서 목표 언어의 교수-학습이 잘 이루어질 수도 있고 실패할 수도 있다는 뜻이다. 그러나 이러한 3가지 요소 못지않게 중요한 것은 교수법이다. 어떤 교사가 어떤 학습자에게 어떤 교재를 가지고 어떤 방법으로 가르치느냐에 따라서 교육의 효과는 크게 달라지기 때문이다.

언어의 4가지 기능이라고 함은 말을 입말(음성 언어)과 글말(문자 언어)로 나누었을 때, 입말에는 말하기(S)와 듣기(L)의 기능이 있고, 글말에는 쓰기(W)와 읽기(R)의 기능이 있음을 말한다. 말하기와 쓰기는 자기의 생각을 표현하는 행위이고, 듣기와 읽기는 다른 사람이 표현한 것을 이해하는 것이다.

 

입말(음성 언어)

글말 (문자 언어)

표현

생산적(productive) 부호화

말하기 (S)

쓰기 (W)

이해

수용적(receptive) 부호 해석

듣기 (L)

읽기 (R)

그러면 새로운 언어를 교수-학습할 때, 이러한 언어의 기능을 어떤 순서로 진행하는 것이 효과적이며, 어느 기능에 중점을 두고 지도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일까? 어린이가 모국어를 습득할 때는 듣기, 말하기, 읽기, 쓰기(L→S→R→W)의 단계로 이루어진다고 한다. 그러나 인지 능력을 갖춘 성인이 외국어를 학습하는 경우에는 그 지적 욕구를 충족시켜 주면서 배울 수 있도록 해야 하기 때문에 여러 가지 다양한 방법이 제시되어 왔다. 지금까지 나온 언어 교수 방법을 간추려 보면 다음과 같다.

문법 번역식 방법은 문법 규칙의 분석을 통하여 목표 언어에 접근하는 방식으로서 번역식이다. 읽고 쓰는 것이 주가 되기 때문에 정확성은 있으나 상대적으로 말하고 듣는 기회가 적으므로 의사소통이 어렵다. R+W→L+S

청각구두 교수법은 어린이의 모국어 습득 단계를 그대로 본딴 것으로서 청각 훈련인 듣기를 먼저 하고, 말하기, 읽기, 쓰기의 순서로 교육을 한다. 모방 암기법과 문형 연습, 그리고 대조 분석에 중점을 두고 있으며, 쓰기와 읽기를 나중에 하여 활자 매체의 활용을 경시한다. 교사가 가르치는 데 중점을 두는 교사 중심의 학습 방법이다. L→S→R→W

인지학습이론 중심 교수법은 언어의 심층 구조와 인식에 의한 규칙의 내재화에 기초를 두고 있으며, 변형생성 언어학의 입장에서 언어를 본다. 학생 중심의 교수법으로 Learning에 중점을 두고, 의미를 부여하는 연습을 강조한다. L+S+R+W

의사소통 중심 교수법은 문법을 무시하고 살아있는 말에 중점을 두는 기능주의와 실용주의에 입각한 교수법이다. 문화적 요인과 상황, 그리고 담화 요인을 중시하며, 문제 해결 중심의 교수법이다. 단계적인 지도보다는 학습자 중심의 교육이며, 학습자가 무엇을 원하는지를 중요시한다. 교사가 만든 인공적인 자료보다는 실재의 자료를 활용한다. L+S→R+W

통합교수법은 위에서 말한 여러 교수법을 적절히 통합해서 사용하는 교수법을 말한다. 외국어 학습은 학습자와 환경, 그밖에 여러 가지 변인이 많으므로 어느 하나의 교수법이 학습자에게 맞는다고는 말하기 어렵고, 교수 목표, 교수 자료, 학습 대상에 따라 교수법을 선택해야 하므로 위의 교수법의 장점들을 통합적으로 사용하는 교수법이다.

외국어 학습자는 반복적인 청각 훈련을 통해서 얻는 어린이의 모국어 습득 과정과는 다르다. 외국어 학습자는 지적인 수준이 있으므로 그를 충족시키면서 학습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모국어와 대조하려는 의식이 의식적으로, 또는 무의식적으로 작용함을 고려하여 모국어를 기초로 한 이론 위에 말하기, 듣기, 읽기, 쓰기의 4가지 기능을 동시에 시작하는 것이 좋다. 이는 청각 훈련과 더불어 시각을 통해서도 배울 수 있게 하는 것이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근래에 와서는 4가지 기능의 훈련도 따로 나누어 하지 않고 혼합해서 하는 경향이 있다.

2. 말하기 교육

의사소통 중심 교수법이 주를 이루고 있는 현대 언어 교육에 있어서 교실에서의 교육은 말하기 교육 중심으로 진행된다. 말하기 교육은 새로운 과제의 상황과 내용을 이해하고, 그것을 습득하여 자연스럽게 발화하며, 실제 상황에서 언어 수행을 할 수 있게 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A. 본교재

말하기를 위한 교재는 본교재와 보충교재로 나눌 수 있다. 교재는 교수-학습을 하는 데 기본틀로 작용하기 때문에 교재의 선택은 매우 중요하다. 우선 학습자에게 맞는 흥미있는 주제와 많은 이야깃거리로 되어 있어야 한다. 회화를 중심으로 가르칠 교재는 대화 형식으로 되어 있는 것이 좋다. 초급에서 대화체로 시작하여 중급, 고급으로 올라가면서 긴 이야기를 혼자서 할 수 있는 능력을 기르게 되어 있는 것이 좋다. 교재는 교수법에도 영향을 주고, 수업 시간 수와도 관계가 있기 때문에 적당한 교재를 고르기란 힘든 일이다.

B. 말하기 교수법

제1단계-과제의 제시

그 날의 과제로 들어가기 전에 이야기의 배경, 한국의 문화적인 배경을 이해할 수 있도록 선행 학습을 한다. 그 다음에는 본문을 한번 읽어 주고 내용을 이해할 수 있도록 질문 응답이나 또는 대화 형식을 통하여 이해의 정도를 측정한다. 이 때의 목표는 학생들이 내용을 이해할 뿐 아니라 그 이야기가 실제에서 어떻게 쓰이는 지를 알고 문장들이 쉽게 입에서 나올 수 있도록 하는 데 있다. 따라서 교사는 교과서의 문장을 학생들이 익힐 수 있도록 반복해 주어서 응용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이 필요하다.

제2단계-언어 수행 능력 배양을 위한 연습

교재는 대개 번역이 되어 있으므로 학생은 그 날의 과제를 집에서 예습을 해 오는 것을 전제로 한다. 과제의 제시가 끝난 후, 교사는 본문에 나온 상황과 내용을 익히도록 그 문장의 범주 안에서 질문과 응답의 형태를 반복한다. 그러나 학생이 상황에 대한 적응력과 응용력을 길러 주기 위해서 교사는 비슷한 상황을 많이 만들어 주어야 하고 그 단계가 지나면 반대의 상황도 주어야 한다. 교사와 학생, 학생과 학생의 관계에서 이루어지는 가상 상황에서 대처할 수 있는 언어 수행 능력을 길러 주는 것이, 학생이 실제 상황에 처했을 때 한국어로서 대응할 수 있는 길임은 두말할 나위도 없다.

이 때 교사는 교실의 환경을 실제와 같이 만들도록 노력해야 한다. 물건사기가 과제라면 시장이나 가게의 분위기를 만들어서 학생으로 하여금 실제로 물건을 만지며, 돈을 주고 받는 행위를 하도록 유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렇게 함으로써 살아있는 교육이 되고 그 내용에 깔려 있는 한국의 생활 문화와 전통 문화를 자연스럽게 익힐 수 있기 때문이다. 이것이 의사소통 중심 교수법인데 여기서 핵심이 되는 것은 과제를 해결해 나가는 능력을 길러 주는 것임은 앞에서도 밝힌 바 있다. 학생들이 실제 한국 사회에 적응해 나갈 수 있는 훈련을 쌓도록 도와 주어야 한다.

이 과정은 학생이 본문에 있는 어휘나 문법을 제대로 습득하지 못한 상태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학생은 기존의 실력으로 과제 수행을 하면서 많은 오류를 범할 것이다. 교사는 이를 교정해 주면서 새로운 어휘나 문형이 어떻게 사용되고 있는지를 학생이 인지할 수 있도록 도와 주어야 한다.

제3단계-어휘, 문형 제시 및 연습

의사소통 중심 교수법을 통한 훈련 방법은 어휘나 문형의 단계적이고 체계적인 연습이 어렵다. 이 교수법은 초급 단계에서 학습자가 과제를 수행하고, 상황에 적응하고, 유창성을 가지고 말할 기회를 주는 장점을 가지고 있으나 체계적인 연습을 따로 하지 않으면 학생들은 단어 중심의 짧은 문장으로 말하거나 정확한 문장을 제대로 구사하지 못하는 결과를 초래한다. 초급에서는 말을 유창하게 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급이 높아질수록 모래 위의 누각과 같아서 기초가 부실한 학생이 되고 만다. 따라서 어휘와 문법을 체계적으로 교수-학습시킨다는 것은 중요한 일이다.

어휘와 문형의 선정은 학생의 수준을 잘 파악한 후에 할 수 있다. 학생의 수준을 안 후에 배운 것을 기초로 해서 그 다음 단계로 나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어휘의 의미가 교재에 번역이 되었다면 구태여 다시 줄 필요는 없다. 만일 학생이 어휘의 의미를 모른다면 시청각 도구를 사용하거나 실물, 그림, 사진, 또는 비디오를 통해서 알도록 한다. 그러한 재료의 사용이 불가능할 때는 학생의 모국어로 그 뜻을 써 줄 수도 있다. 동사는 구문상의 제약이나 문장에서의 기능이 나타날 수 있도록 어미를 붙여서 준다. 문맥에서 그 어휘가 어떤 의미와 기능을 하는지를 사용법 중심으로 설명해 주고 적절한 예문을 보여 줌으로써 의미 파악과 연습이 되도록 해야 한다. 예문은 교재에 나온 것과 뜻이 가장 가까운 것, 빈도수가 많은 것의 순서로 주고 그것을 중심으로 연습을 시킨다. 어휘의 확장은 학생의 수준을 고려해야 하고 문화적으로 고려되어야 할 것이다. 어휘 연습의 종류는, 좋은 예문을 따라 하기, 질문에 그 어휘를 넣어서 대답하기, 문장 만들기 등이다.

문법 요소에 대한 설명은 교재에 간단하게 되어 있다. 문법은 문장과 이야기의 내용 가운데서 어떤 의미와 기능을 갖게 되는지를 설명해야 한다. 문법은 목표어로 설명해도 학생이 알아듣지 못하므로 대부분 학생의 모국어로 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언어 교육에서의 설명은 강의식 교육이 되기 쉽기 때문에 이를 지양해야 한다. 문법과 문형의 의미를 교과서를 통하여 알게 했으면, 의미가 잘 나타난 예문을 들어주어 학생의 이해를 돕도록 한다. 이 때의 예문은 사용법이 잘 들어난 문장, 문장의 의미가 간결하면서도 문법 요소의 의미나 기능이 잘 들어난 문장이 좋다.

문형 제시가 끝나면 문형 연습을 한다. 문형 연습에는 교체 연습, 응답 연습, 연결 연습, 상황 연습, 변형 연습, 확장 연습, 회화 연습 등 연습 방법이 있다. 연습하고자 하는 문법의 종류와 학생의 수준을 고려하여 이 연습 방법들을 사용한다.

청각구두 교수법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문장 외우기는 기계적인 연습에 대한 비판도 없지 않다. 하지만, 교재에 나온 좋은 문장을 기억해 둠으로써 그것을 필요에 따라 적절히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할만 하다. 외우기를 할 때는 한국어의 특성을 고려해야 한다. 처음에는 문장 전체를 따라 읽힌다. 문장이 너무 길어서 학생이 따라 하기가 벅찰 때에는 이를 끊어서 읽혀야 한다. 한국어는 동사 중심의 언어이고 문장 뒤에 있는 서술부만으로도 의사소통이 되기 때문에 뒤에서부터 끊어서 따라 읽히도록 한다. 끊은 문장의 최소 단위는 의미가 있는 것이어야 한다. 외우는 동안 학생은 책을 보지 않고 교사의 입모양을 보며 발음을 익힌다. 처음에는 전체가, 그 다음에는 개인의 순서로 따라하게 하며, 발음과 그밖에 오류를 하나하나 교정해 준다.

제4단계-활용 연습

학습한 주제와 내용, 그리고 문법 및 어휘를 이용해서 정확한 표현으로 창의적인 언어 활동을 유도하기 위한 마지막 단계이자 심화 학습 과정이다. 1단계에서는 선행 학습으로서 이전에 습득한 것을 동원하여 의도하는 바를 표현했으나 이 단계에서는 이 과에서 배운 것을 활용하여 좀더 정확한 표현으로 언어 수행을 하도록 하는 것이다. 배운 것을 실용화시키기 위해서는 실제 상황에 들어가도록 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 시장에 가서 직접 물건을 사 보게 한다든지 택시를 직접 타 보게 한다든지 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주어진 환경이 외국일 경우에는 교사는 가장 근접한 상황을 만들어 주어서 학생으로 하여금 적극적이고 능동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교사의 기술이 필요하다.

이 단계에서 사용할 수 있는 방법 중 몇 가지 예를 들면 다음과 같다.

제 목

방 법

준비(물),  기타

상황 연극

•과제의 내용과 어휘, 문형을 이용해서 배역을 정해 연극을 한다. 이 때 연극의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연기가 필요하다.

 

•가능한 한 연극 분위기를 만들어서 흥미를 주고 학습 의욕을 고취시킨다.

연극 자체보다 정확한 언어 표현에 관심을 두도록 주의한다.

그림

이야기

•한 장의 그림을 보고 이야기를 만든다.

•두세 장의 그림으로 하나의 이야기를 만든다.

•단순한 것에서부터 상상력을 동원해서 가상적인 것으로 발전한다.

•그림으로 질문 응답을 한다.

•교과 내용과 관계있는 그림

•비슷한 내용의 그림이 여러 장 있으면 학생을 짝을 지어서 그룹으로 나누어 이야기를 시킬 수 있다.

 

 

 

자유 회화,

좌담회

•정해진 주제를 가지고 자유로이 하는 대화․고급반에서는 사회를 학생이 맡는다.

•주제를 미리 정해서 학생이 그와 관련된 어휘와 내용에 대한 지식을 알고 있게 한다.

단어 게임

•단어를 설명하여 상대방이 알아맞추도록 하는 게임

•단어의 끝음절 이어나가기

•단어를 쓴 카드 준비

 

 

토론회

•찬반으로 나뉠 수 있는 주제를 놓고 팀을 짜서 자기의 주장을 논리적으로 편다.

•미리 원고를 준비하고 이것을 외워서 말하면 실제 경우에 도움이 된다.

비디오, 영화 이야기

•과제와 관계있는 비디오나 영화를 보고 그에 대한 좌담이나 토론을 한다.

•수준에 맞는 비디오나 영화 테이프 준비

 

C. 보충 교재 제작

외국어를 배운다는 것은 누구에게나 커다란 부담이 아닐 수 없다. 따라서 교사는 학습자의 이러한 부담을 덜어 주면서 목적을 달성할 수 있는 자료와 방법을 꾸준히 찾아야 한다. 교과서는 교과과정의 기본틀을 마련해 주고 일정한 교수 방법을 제시한다. 그러나 학생들의 다양한 욕구를 충족시켜 주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새로운 보충 교재와 새 교수법이 필요하다.

보충 교재는 주변에서 일상적으로 접하고 사용하는 것부터 점검해 보아야 한다. 주변에 있는 많은 사물들은 교실에서 쓸 수 있는 것들이 대부분이다. 교사는 항상 사물을 볼 때 보충 교재로서 의미가 있는가를 염두에 두어야 한다. 또 교사는 보충 교재를 제작해서 써야 할 때가 많다. 그림 그리기, 사진 찍기, 비디오, 영화 테이프 수집하기, 이야기 만들기, 시나리오 쓰기는 교사가 담당해야 할 일이다. 보충 교재의 제작은 학생의 언어 표현 수준에 맞아야 한다. 지나치게 많은 어휘가 필요하다든지 내용이 학습자의 관심에서 벗어난 것이라면 보충 교재로서 성공하기 어렵다. 또 한 가지 고려해야 할 것은, 학습자의 지적인 면을 자극해서 도전하고 싶은 의욕이 생기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학습 의욕의 증진은 좋은 학습 결과를 낳게 하기 때문이다.

3. 듣기 교육

듣기란 화자의 말(음성언어)을 듣고 이를 이해(음성부호의 해석)하는 과정이다. 해외에서 한국어를 배우는 학생에게 제일 어려운 것이 듣기이다. 문화적 배경이 다른 해외에서는 이야기에 나오는 내용 이해가 어렵다. 이것은 이야기에서 표현하고 있는 내용에만 의존하고 이면 지식이 없기 때문이다. 또 학생들은 교실을 제외하고는 한국어를 들을 기회가 극히 한정되어 있기 때문이다.

A. 듣기 교재

듣기 교재는 단계별 교육을 고려해서 만들어져야 한다. 우선 한국어의 모음과 자음을 정확하게 들을 수 있어서 음의 구별을 할 수 있어야 하고, 한국어의 음운 변화를 알아서 문자가 소리로서 어떻게 달라지는가를 알아야 할 것이다. 그렇게 해야만 의미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

듣기 교재는 실제 상황에서 접할 수 있는 내용으로서 학생들이 관심을 가진 것이어야 한다. 교실에서 받은 훈련이 실제의 상황에서 이루질 수 있는 것이어야 학생들은 흥미를 가진다. 어휘와 문형의 난이도가 고려되어 학생의 수준에 맞아야 한다. 듣기 교재는 화자에 의해서 내용과 어휘가 일방적으로 선택되는 것이기 때문에 학생들이 어려워하는데, 이 점을 고려한다면 학생 수준에 맞는 교재의 제작은 대단히 중요하다.

이러한 점에서 볼 때 본교재와 내용면에서나 어휘, 문법의 선정에 있어서 연관이 있어야 한다. 듣기 자료를 교사가 읽어 주든지 또는 듣기 교재로서 라디오 뉴스나 기타 녹음된 교재를 사용하는 경우에 말의 속도는 항상 보통 속도를 유지해야 한다. 학생을 도와 준다고 느린 속도로 읽어 주는 것은 학생의 한국어 습득을 방해하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다.

B. 듣기 교수법

우리가 모국어로 남의 말을 들을 때는 듣는 이유가 있다. 그래서 필요한 부분만을 듣는다. 그러나 외국어를 배우는 사람들은 처음부터 끝까지 한 마디도 놓치지 않고 들어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오히려 중요한 점, 요점을 놓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점을 고려해 볼 때 외국어를 배우는 학습자에게 듣기를 위한 선행 학습은 필수이다. 문화적인 배경 설명이라든지 새 어휘와 문형에 대한 사전 지식을 가지고 듣게 하는 것이 좋다.

사전 지식을 준 후에 이야기를 정상 속도로 한 번 읽어 주고 학생들의 반응을 본다. 혹시 다 이해한 듯한 사람이 있으면 대강의 줄거리를 물을 수도 있고, 개괄적인 질문을 던질 수도 있다. 한번 더 읽어 줌으로써 구체적인 사실을 이해하도록 하고 내용 질문에 들어간다. 이 때는 사전 지식을 줄 때 중점을 두었던 부분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좋다. 구체적인 이야기 이해가 끝나면 요약을 해 보도록 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듣기 교육의 형식으로는 다음과 같은 것이 있다.

형 식

교수 방법

준비(물), 기타

듣고 말하기

•이야기를 듣고 질문에 대답한다.

•요약해서 말하기

•들은 것을 주제로 하여 좌담이나 토론하기

•단어 게임

•주제, 내용, 어휘, 문형 등 관련 자료를 주어 선행 학습하게 한다.

 

 

 

듣고 쓰기

•질문에 대한 답 쓰기

•문장 완성하기

•듣고 이야기 이어가기

•듣고 감상문 쓰기

•쓰기 형식으로 만든 문제에 답 쓰기

 

 

그림 그리기

•지시대로 그리기

•지도 위에서 여행한 곳 등 지시대로 따라가기

•이미 그림이 있는 것에 덧 그리기

•지도 

듣고 행동하기

•들은 대로 지시에 따라 행동하기

•들은 것을 배역으로 나누어 연극하기

•그림에 있는 것 찾기

•교실, 학교 건물 사용

•현장 학습

 

 

 

4. 읽기 교육

읽기는 부호로 된 유의미한 것을 음성화하고, 그것을 이해하는 과정이다. 의미의 이해는 어휘와 문법을 이해하여 문자를 표면적으로 이해하는 것에서부터 사회문화적 의미와 이면의 내용까지 이해하도록 하는 것을 말한다.

A. 읽기 교재와 한국 문화 소개

한글 읽기가 끝나면 초급의 읽기 교재는 대화체로 된 이야기부터 시작한다. 교사가 학생 수준에 맞추어서 만든 이야기가 학생에게는 가장 쉽다. 그러나 이러한 교사의 작품은 자칫하면 현실성이 없거나 단순해서 학생들의 흥미를 끌지 못한다. 오히려 가벼운 생활문, 수필, 동화 등을 학생 수준에 맞게 각색해서 주는 것이 좋다. 그러다가 점차로 길고 복잡한 산문체의 이야기를 다루도록 한다. 고급 수준에서는 실제의 자료를 그대로 쓰는데 창작물로 소설, 시, 논설문 등 한국의 문화를 다룬 다양한 자료를 사용한다.

읽기 교재는 이질 문화에 대한 호기심을 가진 학생들에게 문화 소개를 함으로써 학생의 지적 수준을 만족시킬 수 있다. 한국어를 제대로 배우기 위해서는 한국의 문화를 이해하는 것이 필수적인데 문화의 소개를 읽기 교재에 자연스럽게 담는 것이 효과적이다. 초급에서는 현대 한국의 생활 문화를 주제로 삼고, 고급에서는 한국의 전통 문화와 예술을 소개하고, 이를 깊이 연구할 수 있는 글을 싣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 듣기 교재와 마찬가지로 본교재의 주제와 관계있는 주제를 다루는 것이 좋다.

B. 읽기 교수법

초급에서는 발음 교정을 하면서 낭독을 시키고, 고급에서는 묵독을 시키는 것이 좋다. 초급에서는 어휘와 문법 설명을 함으로써 글의 내용을 이해하게 하고, 고급에서는 문장 이면의 내용을 파악하도록 도와 준다. 이 때 교사는 설명식을 지양하고 많은 질문을 함으로써 학생들이 내용 이해를 하도록 돕는다. 질문은 차원 높은 것이나 추측을 요하는 것이 될 수도 있다. 문장 단위의 연습이 끝나면 요약을 하게 하거나 같은 주제를 가지고 토론회, 좌담회, 작품 평, 인물 평을 할 수 있고, 쓰기로 연결해서 연습을 계속할 수 있다.

5. 쓰기 교육

A. 쓰기 교육의 의미

쓰기는 들은 소리의 문자화이다. 쓰기 교육은 한글의 자모를 쓰고, 바른 문장 표현을 하며, 나아가서는 하나의 주제로 독창성 있는 글을 쓰는 것을 목표로 한다. 한글 자모의 쓰기는 순서와 글자의 모양이 제대로 되도록 하여야 하고, 맞춤법을 익히며 어휘와 문법 그리고 구문의 선택으로 자기가 나타내고자 하는 의미의 표현을 할 수 있어야 한다. 수사학에 초점을 두어 자기 감정을 나타내는 매끄러운 문장 표현을 하고, 문장 하나하나를 만들어내는 데서 출발하여 논리 정연한 창작문을 생산해야 한다.

쓰기는 말하기와 달라서 상대에게 자기가 나타내고자 하는 내용을 직접 나타낼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말하기는 특정한 대상, 눈앞에 있는 상대에게 의사 표현을 하는 것이지만, 쓰기는 빈 공간에 대고 하는 것과 같아서 간접적이다. 게다가 학습자가 범한 오류는 시간적으로나 공간적으로 무제한 남아있을 수 있기 때문에 학습자에게는 부담이 된다.

쓰기는 언어 학습 영역에 있어서 다른 영역을 준비하는 과정으로서의 기능이다. 쓰기는 독립적으로 습득되는 것이 아니고, 말하기, 듣기, 읽기의 숙달도에 의해서 습득되는 것이다. 또 쓰기는 언어학적인 지식의 훈련 수단이고, 말하기나 듣기, 읽기의 기초가 되는 훈련 방법이다. 정확한 문장 표현을 위한 이 문법 훈련은 모든 학습자가 반드시 받아야 할 과정이기도 하다. 그러한 이유로 쓰기는 심화 학습의 도구이며 확인의 도구라고 할 수 있다. 쓰기는 말하기로 연습한 것을 한번 써 봄으로써 이를 확인하고 그 다음 단계로 나아가는 계기를 만들어 준다.

B. 쓰기 교수법

앞에서 말한 바와 같이 쓰기는 말하기나 듣기 수행 능력의 확인 기능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연습 방법과 평가 방법으로 쓰인다.

다음은 연습 문제와 시험 문제로 많이 쓰이는 것들이다.

(1) 한글 자모 익히기: 한글 자음, 모음 획 쓰기, 그림 보고 단어 쓰기, 문장 베끼기, 받아쓰기

(2) 맞춤법: 받아쓰기, OX 문제, 선다형 문제, 틀린 것 고치기

(3) 문법 익히기: (  ) 속에 조사 넣기, 틀린 문장 고치기, 도표로서 동사의 어미 활용하기, 문장 연결하기, 문장 형식 변형시키기, OX 문제, 사지선다형 문제

(4) 문장 구조 익히기: 어순 맞추기, 문장 완성하기, 대화가 되도록 완성하기, 짧은 글짓기, 이야기를 듣거나 읽고 질문에 대답하기,

(5) 어휘의 뜻과 그 사용법 알기: 보기에서 적당한 단어 찾아 (  ) 속에 넣기, 단어와 뜻을 주고 서로 맞는 것끼리 연결하기, 동사의 기본형을 보기에 주고 변형시켜서 넣기, 단어 뜻풀이하기, 보기의 단어와 연관된 어휘 찾아 쓰기, 단어의 뜻 설명하기, 낱말 맞추기

(6) 제한 작문: 작문을 하기 전단계로 지도해야 할 부분에 따라 다음과 같은 방법을 쓸 수 있다.

  ① 준비(Warming up) 단계

    - 쓰기 전에 대화나 토론을 함으로써 이야기를 정리한다.

    - 주제와 관련있는 질문 응답을 하여 준비를 시킨다.

    - 주제와 관련 있는 어휘를 나열함으로써 이야기의 실마리를 푼다.

    - 적절한 문형을 사용하여 주제에 접근하는 문장 연습을 한다.

    - 숙어, 고사성어와 문화적인 특성을 고려해서 생각을 유도한다.

  ② 연습 단계 - 간단한 사물 묘사를 하게 한다.

    -한 장 혹은 몇 장의 그림을 보고 이야기 구성하는 능력을 기른다.

    - 도표, 통계를 보고 서술하게 한다.

    - 서론, 본론, 결론 중 두 가지를 주고 한 가지를 작성하게 한다.

    - 사실을 주고 원인과 과정, 그리고 결과를 쓰도록 유도한다.

    - 예문을 주고 자기의 경우에 대비하거나 상상해서 쓰도록 한다.

(7) 작문: 지도 작문에서 얻은 경험을 기초로 하여 다음과 같은 과정을 밟는다. 그런데 작문은 적절한 어휘와 고급 문형의 사용법을 익히고 글의 형식과 쓰는 요령을 숙지한 후에 가능하다.

  ① 먼저 글의 구성을 생각한다. 주제, 문제의 제기, 방법과 절차를 구상하고 그 다음에 주제를 해명하고 결론에서 확인 요약, 마무리하는 과정을 계획한다.

  ② 단락을 설정을 하고 단락별 논리의 전개를 구상한다.

  ③ 실례를 들어서 정의를 뒷받침하게 하고 논리의 전개를 명쾌하게 한다.

  ④ 비교, 대조, 유추의 방법을 습득하게 한다.

  ⑤ 감각적인 묘사, 표현 방법을 쓰도록 한다.

  ⑥ 이상의 기술을 습득하도록 적절한 예문을 주어서 모방하고 창작하게 한다.

단계별로 본 쓰기 교수 방법을 표로 보이면 다음과 같다.

내 용

교수 방법

급 

1

2

3

4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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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 익히

자모 익히기

 

 

 

 

 

 

베껴쓰기

 

 

 

 

 

 

받아쓰기

 

 

 

맞춤법

받아쓰기

 

 

 

OX 선다형 문제

 

 

 

 

 

틀린 것 고치기

 

 

 

문장 구조

어순 맞추기

 

 

 

 

문법

(  )에 조사 넣기

 

 

 

틀린 문장 고치기

 

 

 

 

동사 활용하기

 

 

 

 

문장 형식, 사동, 피동 화법 등 변형

 

 

 

 

OX, 사지선다형 문제

 

 

 

 

 

 

 

 

 

 

 

 

문형 연습

문장 완성하기

 

 

대화가 되도록 완성하기

 

짧은 글짓기

 

 

이야이 듣거나 읽고 질문에 답 쓰기

 

어휘

보기에서 적당한 단어 찾아 넣기

 

 

 

단어와 뜻이 맞는 것끼리 연결하기

 

 

단어와 연관된 단어를 생각해서 쓰기

 

 

단어뭉치를 만들어 무엇하는 사람인가 어디에 있는가를 알아서 쓰기

 

 

 

작문

대화 주고 산문으로 쓰기

 

 

 

이야기 뒷부분 이어 만들기

 

 

 

상황 주고 이야기 만들기

 

 

 

자기 나라 이야기 소개하기

 

 

영화 감상문 쓰기

 

 

 

 

그림이나 만화보고 이야기 짓기

 

 

 

요약하기

 

 

C. 오류의 발견과 교정

학습자가 오류를 범하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다. 학습자는 쓰기에 대한 두려움으로 쓰는 것 자체를 기피하려는 현상이 있다. 문장을 쓴다고 해도 문법에 대한 지식이 부족하여 오류를 범하는 경우가 많다. 또 교포 학생들에게서 많이 일어나는 현상으로 구어와 문어의 차이를 인식하지 않고 글을 씀으로써 격식을 갖춘 문장 표현을 못하는 경우도 있다. 쓰기와 읽기 교육을 말하기나 듣기보다 늦게 받아서 음운 변화를 잘 모르고, 발음나는 대로 써서 맞춤법이 틀리는 경우가 허다하다.

학생이 오류를 범한 경우에는 이를 꼭 교정해 주어야 한다. 교사는 정확한 문법 지식을 가지고 오류를 발견하고, 교정해 주어야 하고, 가능하면 그 오류가 무엇 때문에 생겼는지를 분석해서 가르치는 데 활용해야 한다. 교사의 성의와 학습자의 주의가 합쳐질 때만이 학습자가 같은 오류를 범하지 않게 되는 것이다.


<백봉자: 연세대학교 한국어학당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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