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글 본문내용
|
다음검색
지리산 쌍계사의 추억 우리나라 제일의 명소인 지리산 쌍계사 벚꽃구경을 한번도 하지 못한 나로 서는 초등학교 시절 벚꽃이 만발한 강변을 따라 섬진강 다목적댐까지 소풍갔던 기억을 되살리면서 대문밖을 나서니 이제막 꽃망울을 터트린 백목련이 화사하게 웃어준다. 강동역에 도착하니 예솔산악회와 두번째 산행이라고 낮잊은 얼굴들이 손을 내밀며 반겨준다. 사람들은 자주 만나야 인연이 깊어지나 보다. 입담좋은 이정수 산악대장의 구수한 맨트는 오늘도 변함이 없다. 이천휴게소 에서 순두부를 곁들인 아침식사는 어느곳에서도 맛볼수 없는 진수성찬인 듯하다. 본격적인 행락철 임에도 고속도로는 막힘없이 남도여행의 즐거움을 안고 남쪽으로 내달린다. 황사와 바람이 불거라는 어제밤 일기 예보대로 약간의 황사가 시야를 가리고, 막피어난 꽃가지를 시셈하는 듯이 봄바람이 흔들어 댄다.밭둑너머로 홀로 서있는 수양버들은 연녹색치마자락 나부끼고, 둑방길 개나리는 고운옷 갈아 입고 줄지어 반겨준다 한식이 지난 묘지위에 꽃다발 장식은 효심깊은 후손들의 정성이 보이고, 심심산천 명당자리 높은 봉우리 외롭게 홀로 지키는 고관대작 양반님내보다 몇천배 나으리라 생각된다. 태권도 공원이 조성되어 있는 무주에는 덕유산에서 뻣어 내린 산자락을 따라 동행하는 냇가에 버드나무와 시냇물이 햇살에 반짝이며 여행객의 마음을 더욱 설레게 한다. 길고긴 오두재를 벗어나니 화사한 햇살이 비닐하우스 지붕위에 반짝인다. 이곳은 논개고을 장수란다. 장수시내를 가로지르다 보니 장수경찰서가 초라한 모습으로 안테나 만 높다 장수를 빠져나오는 길목에는 해발539m라는 표지판을 보면서 남한산성보다 훨씬 높은 곳에 분지를 이루고 있는 진안.장수 .무주를 무진장지구라는 말이 떠오른다. 고지대에서 내려가는 계곡에는 짙푸른 저수지와 계단식 논밭에서 파란색의 보리싹들이 이 철이른 남녁의 봄소식을 알리는 것 같다. 지난 겨울 폭설에 누렇게 변해버린 대나무밭과 녹슬은 양철지붕,비닐이 나부끼는 폐농가가 길손의 마음을 스산하게 한다 . 남원요금소를 지나니 예와 멋의 춘향골이란다. 이곳에서는 춘향제와 반달곰 마라톤대회가 열린다는 현수막과는 대조적으로 화물연대의 덤프트럭 운전기사들이 생존권투쟁이라며 덤프트럭이 주차장 가득하다. 이세상은 즐거움에 흥이 겨운사람들과 고통에 신음하는 사람들이 공존하는 것인가. 이름모를 터널을 빠져나오니 노고단으로부터 뻗어내린 산자락들이 예사롭지 않게 높아 보이고 지나가는 길목 양편에는 유난히 소나무숲이 무성하다. 차창으로 비쳐지는 지리산 산수유마을들은 산수유의 노란꽃에 평화롭기만하다. 쌍계사 29km 간판이 보인다. 노고단 깊은 계곡물은 흘러 화창한 봄햇살에 부서지고. 지난가을 피었던 갈대밭 가장자리에는 아직까지도 겨울의 추억을 찾으려는 물세들이 한가롭기만 하다. 쌍계사까지는 아직도 10여 키로가 남았다는데 버스는 오도가도 못하고 제자리 걸음이다. 참다못한 일행들의 도보행진이 시작된다. 후덥지근한 차안보다는 유유히 흐르는 섬진강변을 따라 강바람에 흣날리는 벚꽃길을 걷는 것이 너무나 행복하다 꽉막힌 차량행렬은 그대로 인데 어느덧 웅장한 남도대교가 시야에 들어온다.남도대교를 건너는 길손들은 갈매기 나래짖하는 강변을 배경삼아 다리난에 기대어 추억만들기에 정신을 팔고 있다. 다리 끝지점에는 좌측으로 쌍계사와 불일폭포 우측으로 하동(남해), 박경리의 대하소설 토지의 배경이 되었던 평사리 최참판가옥이 10키로 지점이라는 알림판이 길손의 갈길을 알려준다. 좌측으로 꺽어 들어가니 지리산 쌍게사 벚꽃축제 현수막이 화려하게 장식되어 있고 바로밑에 조영남의 유일한 희트곡의 배경이 되었던 화계장터가 있다. 오늘은 장날이 아니어서 인지 사람들은 그리 많지 않았지만 여느 장날이나 마찬가지로 각설이 엿장수의 구성진 노래가락과 입담은 여전하다. 장터거리에는 남루한 옷 매무세에 나이많은 아낙들이 지리산 산나물을 비롯하여 셀수없는 잡동사니들을 앞에 놓고 손님을 기다리나 흥정하는 사람 보이지 않고 구경만하고 지나간다. 그 많은 잡동사니들은 언제 팔고 집에갈런지--- 화계장터는 섬진강 원줄기와 雙溪川이 합류하는 지점 이어서 이곳에서 부터 쌍계사 까지 십리 벚꽃길이 시작되는 곳이다. 쌍계천을 중심의로 우측길은 세로난 길이고, 좌측길은 기존도로 이어서 진짜 벚꽃터널을 이루는 길은 좌측길 이였으나 우리일행 대부분은 우측길로 도보행진이 계속되었다. 새로 난 길 이라지만 벚나무가 무성하여 만개한 벚꽃은 구경하기 부족함이 없었다. 도로길가에는 茶의 고장답게 茶園들이 여기저기 눈에 띄이고, 잘가꾸어진 차밭이 비탈길에 자리잡고 있다. 시간은 어느덧 점심시간이 훨씬 넘어 목마르고 배고품에 지쳐가는 아스발트 행군은 고통스럽기만 하였을때 우리가 타고갈 버스가 크락션을 울려댄다. 구세주를 만난 기분으로 승차하여 쌍계사에 도착하니 차량과 사람들이 빈틈없이 분벼댄다. 쌍계사로 오른는 길목에는 기념품과 특산물은 파는 상인들로 빈틈이 없고, 행락객들은 이쪽저쪽 구경하기 바쁘다.매표소를 지나 다리를 건너니 쌍계사로 들어가는 오르막길이다. 삼신산 雙磎寺 정문이 나오고, 그곳 부터는 화강암으로 잘 다듬어진 돌계단이 금강문을 지나 천왕문과 대웅전 앞까지 이어져 있다. 금강문에는 무시무시한 금강역사가 석가여래상바로옆에서 눈을 부름뜨고 사악한 인간들의 마음을 질타하고 있었고. 천왕문에 들어서니 두눈 부름뜬 사천왕들이 속세의 나뿐 마음을 벗어 놓고 가란다. 죄짖지 않고 살아온 者 어디 있겠는가 이곳을 지나는 순간 만이라도 착하고 선한 마음으로 살려는 다짐을 하여 봄이 어떠할찌?. 대웅전 앞마당에 들어서니 높다랗기 만한 석탑이 하늘 높이 서있고 바로 옆에 쌍계사진감대사 대공탑비가 깨어지고, 부서진 상처에서 지나온 역사를 말하여 주고 있으나 이를 아는지 모르는지 죄많은 중생들은 최첨단 디카와 핸폰으로 사진촬영에만 정신이 없다. 대웅전은 수리중이고 좌측으로 불일폭포가로 안내판을 따라 작은 다리를 건너 본격적인 불일폭포 산행은 시작된다. 오르막길가 우측편에는 계곡에서 흐르는 물소리가 돌돌거리고 키큰 노송과 굴참나무들이 천년 고찰의 역사를 말하여준다. 500m 쯤 올라가니 국사암과 불일폭포로 갈라지는 삼거리길에서 불일폭포는 우측길이다.이곳에는 반달곰,구상나무, 붉은배새매, 지리터리새들이 살고 있고, 시원한 바람과 함께 바위돌을 휘감으며 흘러내리는 개울물에는 날도래,옆새우,강도리등이 살고 있다는 생태계 안내판이 곳곳에 있다. 이마에 땀방울이 맺칠 무렵 고운 최치원 선생이 학을 불러 노닐었다는 환학대라는 넑찍한 바위가 있으며, 좌측으로 시원한 계곡물에 발을 담그고 쉬어가는 산행객들이 보인다. 선생은 이곳에서 진감대사대공탑비 비문을 작성하였다는 설화가 있는 곳이 란다. . 환학대를 지나 조금 오르니 마족대라는 안내판에는 임진왜란(1592-1598)때 명나라 원군대장으로 왔던 이여송 장군이 지리산으로 들어갈때 이곳을 지나다가 말발자국을 남겼다는 바위 끝머리 쯤에서 선명하게 찍혀있는 자욱을 발견할수 있었으나 전설속의 이야기로 남겨두고, 불일평전(분지)에 도착하니 선두 그룹인 이정수대장님과 집행부 일행들이 신선들도 부러워하리 만큼 시원한 봄바람이 불어오는 잔디밭에 앉아 달짝지근하고 감칠 맛나는 한잔술에 얼굴이 불구스레하다. . 이곳에는 야영장이고, 산행객들이 쉬어가는 대피소이기도하다. 양지바른 뒷편으로 초가집2채가 봉명산방이고,늙수구레한 남자 한사람이 음료수를 팔고 있다.산방옆에는 소망탑이라며 자그만한 돌들로 여러개의 탑을 쌓아 놓았고,자그마한 연못속에 피라미는 봄 햇살에 반짝이는 비늘을 자랑한다. 채전밭 푸성귀가 파릇파릇 새싹을 키워가는 조용한 산방의 풍경이 아직도 눈에 선하다 천길 계곡밑에서 요란한 물소리와 불어오는 골바람을 맞으며 쇠밧줄을 잡고 비탈길을 돌아가니 고려승려 보조국사 지눌스님이 수도하였다는 불일암이 인적없는 산등성이에 외롭게 계곡을 응시하고 있다.. 불일암을 지나 이어지는 비탈길에는 쇠밧줄이 불일폭포까지 이어지고, 폭포로 내려가는 계단은 자연석을 깎아 만들 계단으로 위험하기 그지 없는 절벽을 내려간다.폭포는 웅장하고 장엄하여 보는 이로 하여금 남한에서 최고의 폭포라 하여도 과언은 아니리라. 시원스럽게 쏟아지는 폭포 길이가 60m이고 넓이는 3m란다. 전설에 의하면 이곳 용소에 살던 용이 승천하면서 꼬리로 살짝쳐 청학봉과 백학봉을 만들었고, 그사이로 흐르는 물이 지금의 불일폭포란다.갈수기 임에도 불구하고 햇살에 부서지는 폭포수는 하늘에서 떨어지는 듯한 착각이다. 깍아 지른 듯한 청학봉과 백학봉의 암벽위에는 연분홍빛 진달래와 바위순이 무성하고 단풍나무가 간간이 새싹을 키우고 있다.폭포수는 잠시 머물다 이내 천길계곡속으로 자취를 감추고 소리만 요란하다. 내 생애 처음보는 웅장하고 장엄한 폭포를 기념하는 사진몇장을 남기고 돌아 오는길에 다시 보아도 폭포는 여전히 그자리에 그대로 있고,폭포안내판 뒤로 초라하기 그지없는 표지석에는 1965년 하동군수 한형구가 폭포 주변 환경정리를 하였다는 비문을 보고 돌에 새긴 역사는 천년을 버틴다는 생각이 들었다. 돌아오는 길목에서 왜솔 산악회가 자랑하는 무지렁이님이 카페에 올려 준다며 디카로 한캇트를 촬영 하신다. 앞서간 일행들을 따르려고 걸음을 재촉해도 보이지 않고 쌍계사 경내에는 상춘객들만 그득하다. 주차장에 도착하니 저녁식사와 하산주에 즐거운 표정들이다. 돌아오는 귀경길도 버스는 꼼짝 못하고 화계천변 벚꽃길에 그대로 갇히고 만다. 들어 올때와 마찬가지로 성질급한 회원들의 도보행진이 시작된다. 카페닉네임의 무지렁이,행복이네,한다걸,그리고 나와 나이 많으신 회원님들과 시시한 농담속에 남도대교가 보이는 곳 까지 벚꽃터널을 걸었다. 그자리에는 산악회 집행부 회원님들이 일찍이 내려와 빈대 붙침에 동동주 파티가 한창이다.합석한 우리도 동동주에 하루의 피로가 가시는 기분이다. 한참후에 빠져나온 버스에 오르 니 어둠에 깔린 남도대교가 아른 거리고 불빛에 일렁이는 섬진강물을 뒤로 한채 버스는 늦은 귀경길을 재촉한다. 2006.4.8. 지리산 쌍계사 추억을 기리며-- 김채규 올림 |
첫댓글 산행중에 계속 메모하시는 모습이 예사롭지 않으시더니 역시나 이렇게 멋진 산행기를 써 주셨네요. 대단하십니다. 무심코 지나친 산행길을 다시한번 일깨워 주셔서 정말 고맙습니다
메모를 안 러브 하는 나는 메모를 하면서 살지.
마족대에서 처음 이분이 아름다운 강산님이구나 생각했습니다. 워낙 걸음이 느린 제게 처음느낌은 체격이 늘씬하여 산을 잘 오르시겠구나 생각했습니다. 꼼꼼히 적으시는 모습에서 한 수 배웁니다. 언제나 늘 뵐수 있기를 바라며 , 글 잘읽었습니다. 직원들 눈치보느라 아직도 시작을 못하고있습니다. 감사합니다.
님의 산행기 잘 읽었습니다.
김채규님 꼼꼼한 장편소설 너무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감명 깊게 읽었습니다 , 감사 합니다 .
강산님의 산행기 잘 읽었습니다 다음 산행에서 또 뵙기를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