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은 마음을 따른다. Body follows mind. 이것은 모든 훈련의 기본명제이기도 하다. 즉, 훈련이라는 것이 바로 몸으로 하여금 마음을 따르도록 하자는 것이다. 그래서 마음은 꾸준히 계속해서 몸에게 명령을 한다. 일어서라. 자세를 잡아라. 움직여라. 팔을 뻗어라. 발을 올려라 등등. 그렇게 함으로써 타성을 좇던 몸이 마음을 따르게 된다. 생각은 즉 행동이니 얼마나 바람직한 삶의 모습이런가. 물론 몸에게 명령을 내려야 할 마음은 어디에서 명령을 받느냐 하는 문제는 별개의 주제가 되리라.
몸이 마음의 지시를 따르는 훈련이 제대로 되면 몸 나름대로의 깨달음을 얻게 된다. 몸의 삶을 지배하던 타성을 극복하고 보니 스스로 뭐가 좋고 나쁜지를 알게 된다는 것이다. 이 경지가 되면 마음은 몸을 듣게 된다. Mind hears body. 몸과 마음의 조화로운 지경. 이것이 스스로 만족할 수 있는 건강하고 행복한 삶이 아닐까?
요즘 내 몸이 원하는 것이 있다. 거꾸로 매달리는 것이다. 내 몸이 거꾸로 매달리기를 원한다.
거꾸로(물구나무) 자세는 매우 유익하다. 사람은 직립 동물. 거의 모든 활동을 머리를 위로 향하는 자세로 하게 된다. 여기서 생기는 치우침이 있는 것이다. 체액이 아래로 몰리고 체중이 아래로 눌려서 목, 등, 허리, 다리, 발목, 발바닥에 이르기까지 항상 압력과 부하를 경험하게 된다. 거꾸로 매달림으로써 이런 치우침을 간혹 상쇄시켜주고 싶은 것이다. 마치 활을 사용하지 않을 때엔 그 시위를 풀어놓는 것처럼.
사실 거꾸로 자세는 이미 많이 행해지고 있는 자세다. 도인체조에는 거의 반드시 거꾸로 자세가 있다. 그 자세 자체로서만도 행해지지만 거꾸로 자세에서 아랫배 호흡을 하기도 한다. 물론 모든 내장이 땅 쪽으로 끌리는 상태에서 거의 허공상태가 되는 아랫배를 중심으로 호흡을 한다는 것은 그 난이도를 높이는 결과를 초래한다. 하긴 바로 그런 목적을 가지고 하는 것일 터이니. 독자 여러분들도 집에서 손쉽게 할 수 있으리라. 벽 가까이에 머리를 대고 벽에 엉덩이와 다리를 의지하면서 물구나무를 서기를 하면 된다. 그런데 이 자세는 거꾸로 서기다. 거꾸로 매달리기는 거꾸로 서기의 혜택에 더하여 또 다른 유익이 있다.
거꾸로 매달리기는 직립활동에서 오는 각 관절의 압박이라는 치우침을 상쇄해줄 수 있다. 즉, 거꾸로 매달림으로써 항상 압력을 받는 목, 등, 허리, 엉치, 허벅지, 무릎, 발목 관절을 늘려줄 수 있다는 것이다. 게다가 요령껏 하면 기울어진 엉치 및 척추를 교정해주는 효과도 누릴 수 있게 된다. 이를 위하여 시중에는 Inversion Table이라는 상품이 나와있다. 기대고 서서 발을 고정하고 훌러덩 넘어가면 거꾸로 매달리게 된다. 이 기구의 장점은 거꾸로 매달리는 각도를 조절할 수 있다는 것이다. 물론 완전히 매달릴 수도 있고. 한국에도 있으리라 생각되는데 한국어로는 뭐라고 부르는지 모르겠다. 뒤집개?
그런데 욕심 같아서는 이런 틀 없이 매달려보고 싶다. 즉, 갈고리가 붙어있는 신발을 신고 철봉 같은 것에 거꾸로 매달려보는 것이다. 물론 그런 상품은 아직 본 바가 없다. 생각 같아서는 Roller Blade의 바퀴를 떼어버리고 갈고리를 장착한 후 그걸 신고 동네 철봉에 매달려보고 싶은 생각이다. 더 좋은 경우라면 물론 집에 그런 장치를 해놓고 거꾸로 매달려 책을 보든지, 텔레비전을 보든지, 전화를 하든지 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렇게 매달려서 자꾸 아래로 흘러내리는 혈액이나 체액을 위로 보내주고 또 약간씩 몸을 추슬러주면서 각 관절의 위치를 돌이켜주는 작업도 할 수 있을 것이다.
이 글을 읽고 집안에 그런 장치를 만들고자 하는 분이 계시다면 이 자리를 빌어 강력 경고한다. 거꾸로 매달리는 자세는 어느 정도 위험성이 있으니 각별히 조심하라는 것이다. 괜히 잘못해서 떨어져 목뼈나 척추를 다치기라도 한다면 평생 돌이킬 수 없는 후회를 경험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 일이 발생해도 나는 절대 책임질 능력이 되지 않기에 하는 말이다.
아.. 참.. 만일 철봉 설치가 가능한 분이라면 그네를 하나 맬 것을 권고한다. 그네 맬 분은 개별적으로 알려주시면 그 요령과 용처를 개인적으로 알려드리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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