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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악산악연맹
 
 
 
카페 게시글
② 속초신협 산악회 스크랩 14-02-09 청대산
오산 추천 0 조회 49 14.02.11 14:27 댓글 1
게시글 본문내용

 

이른 7시 35분

어제 저녁까지의 눈상황이 그리 걱정이 안되더만 집을 나서는 지금 고민중이다.

선자령을 가야하나 말아야하나....

새벽부터 마을길까지 눈길을 내느라 등골이 휜다.

여유부리는 촌동네의 삶이 이럴 경우 눈에 보이지 않는 고달픔이다.

마치 우아한 백조가 유유히 떠있는 것처럼 보여도 두발로 얼마나 아우성치고 있는지 알기 어렵다. 

 

 

 

 

8시 14분

운좋게 장사동 대명택시회사에서 출발하는 차를 만나 어렵지 않게 이 곳까지 왔다.

올해는 정말 운수대통일 것 같다....

버스와 택시외에는 움직이는 물건들이 보이지 않는다.

나를 맞이하는 영옥님과 호석님을 보니 왠지 기분이 마구 업되는 느낌이다.

이런 날씨에 몇사람이나 나올 수 있는지 걱정하며 도착한 이 곳.

 

 

 

 

 

 

8시 25분

지금 달려오고 있는 명섭님과 청대리막국수에서 기다리는 재수님까지 모두 16명이 출발을 기다린다.

연맹회장님과 모나님은 사정이 생겨 불참하시게 되고 선자령을 보려했던 님들의 대부분이 악천후를 뚫고 모였다.

자금 보시는 이 마음들이 우리 신협산악회의 바탕마음이다.

한 회를 앞장 선 사람으로서 그저 믿음직하고 고마운 마음뿐이다. 

택교님의 멋진 리무진버스가 우리의 선택을 기다리고 있었으나 지금의 선자령은 무리가 있을것 같아 포기하고 청대산으로 결정한다.

미안한 마음으로 다음을 기약하며 돌려보내고

헐레벌떡 달려 온 명섭님과 청대리로 향한다.

 

 

 

 

 

8시 37분

도로가 하얗게 코팅되니 오히려 맘이 편한 느낌이다.

마치 무법자의 그것처럼 폼을 잡고 신호등에 맞춰 도심 한가운데 길을 건넌다.

하얀 바탕에 우리 님들 각자의 색이 어우러지면서 한 편의 현대화같은 느낌이다.

아름답다고라고라....

 

 

  

 

 

 

 

9시 06분

청대리막국수에서 재수님을 만나 능선으로 오르는 중 일부 님들은 대장님을 따라 약간 옆으로 샜다가 다시 건너 오려는데

동물들이 못넘어 오도록 다리에 방해물을 걸고 밭 주면엔 저렇게 망을 쳐 놓았다.

저것을 넘어 개천을 건너 오느라 조금은 힘을 쓴 모양이다.

덕분에 초반 다리힘이 빠져 힘들어 한 님도 있다.

이것도 산길의 하나인걸 어쩌나...

 

 

 

 

저렇게 잠시 주저앉아 쉬기도 한다.

적지 않은 눈이 계속 내리면서 겨울산길의 분위기를 깊은 맛이 나도록 잡아주고 있다.

깊게 쌓인 눈과 짙은 잿빛 하늘이 내리는 눈발과 어우러지면서 간만에 넉넉한 눈산행을 맛보게 한다.

부드럽고 깊은 눈이 보기에도 포근해 보인다.

 

 

 

 

 

 

9시 19분

앞장선 산행대장이 빡센 기백을 앞세워 눈을 헤치고 나가고 있다.

뒤에서 따라가는 우리들이야 널널하지만 선두의 몇몇은(45세 이하) 뭐가 빠질 정도로 힘들고 있을거다.

앞사람의 족적만 찾아 발맞추기 하면서 서서히 오르고 있다. 힘들지 않게...

    

 

 

 

9시 35분

드디어 청대산의 주능선과 만난다.

눈이 내린 청대산의 설경과 코스들이 전혀 새롭게 다가오기 시작한다.

저위에서 잠시 쉬었다가 출발하는데 이마트란 닉의 김정렬님이 회사에서 부른단다.

폭설로 인해 비상근무체제에 돌입한다고 한다. 눈치우는 일이다.

여기까지 앞에서 헐떡이며 애 많이 써 주었는데 아쉽게도 발길을 돌려야 했다.

 

 

 

10시 12분

외국의 어느 깊은 산중같은 청대산의 내밀한 모습.

이렇게 멋진 구석이 있었다는 것이 믿기지 않는다.

자주 다녀야겠다.

 

 

 

 

 

 

10시 25분

비닐을 준비한 청산님의 미끄럼을 보고 함께 즐기는 권승오님의 드러누운 모습.

그저 천상의 낙원으로 변해 우리를 들뜨게하는 청대산이다.

 

 

 

 

 

11시 18분

이른 점심을 준비하면서 정말 오랫만에 대포알이 비어가는 것을 본다.

요즈음 산행중에 술을 만나기는 쉽지 않은데 오늘은 말그대로 만만디 딴따라 나들이 이어서인지

모두들 그런대로 한잔 취기에 한기를 털어내 본다.

이 포인트에서 공교롭다는 표현을 빌리면 거시기 하지만 이 곳 벙커를 우리처럼 염두에두고 불쑥 나타난 이들을 본다.

아마도 '공(空)'산악회일 것같은 낯익은 님들이 우리를 보고 난감해 하면서 발길을 돌린다.

만감이 교차되는 순간이었다.

눈오는 이 시간 그들은 어디서 점심을 해결했을까?..

 

 

 

 

 

 

늦은 1시 01분

하산길을 반야요양원쪽으로 잡아 기차놀이 하듯 내려가고 있다.

도로를 타고 누군가의 자취를 따라 가면서 자의반 타의반 눈속에 파묻혀 푹신한 겨울 느낌도 가져보며 

그간 사바세계의 흔적들을 지워 본다.

요즈음 등산복의 칼라가 너무 다양하고 가벼워져 이렇게 섞이면 그 자체로 작품이 된다.

흑백의 나무들과 순백을 바탕으로한 님들의 다양한 색이 마치 어린이집의 분위기이다.

하긴 이런날 가급적 유치해야 한다. 그래야 어울리거든.... 이 짓을 하는 우리들 하고 말이여.

  

 

 

 

1시 33분

바퀴가 빠져 발버둥치는 차를 모두가 합심하여 건져주었다.

빠진 깊이가 깊어 조금 실랑이를 하긴 했지만 안도는 머리를 굴려 차를 빼내어 주었더만

상구님과 인척이 되는 분이다... 그리고 명섭님과도 연관이 되고...

하마터면 헐렁할 뻔한 오늘의 끝마무리를 이렇게 자그마한 복을 짓는 것으로 마감하여 다행이다.

 

 

저의 작은 걱정을 보란듯이 지워내 주신 우리 님들께 너무 고맙다는 인사를 드립니다. 

비록 목적지인 선자령까지는 못갔지만 우리 동네의 청대산이 눈으로 치장하니 이렇게 변신할 줄은 몰랐습니다.

기회 닿을 때마다 찾아 보아야겠습니다.

아! 모처럼 짧게라도 심설산행을 하고 나니 제 스스로가 마치 신선이 된 기분입니다.

아무도 모르는 그런 별난 세계를 가슴에 담고 왔다는 유치함이 내안을 가득채우는 시간입니다.

우리 님들 오늘처럼 좋은 기분으로 만나는 시간들이 점점 더 많아졌으면 좋겠습니다.

다음 산행까지 오늘의 이 느낌을 잘 이어가셔서 서로가 보고 싶은 우리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다음 뵈올 때까지....

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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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 14.02.12 12:04

    첫댓글 어~? 황문종님은 우리 시산제 지내는데 지나가다 만나서 술한잔 하고 갔는데....
    신협팀은 선자령 가고 자기혼자 청대산 왔다면서 잠시 머물며 함께 하다 갔는데.....엥.....
    낙동강 오리알 만들었구낭.. ㅎㅎㅎㅎ 이기회에 청대산으로 끌어들여? 말어? ㅎㅎ
    우리가 조금만 더 일찍 올라 갔으면 만났겠네요....
    그날 내려오다 달마산악회도 밑에서 시산제 지낼려고 준비하고 있더라고요....내려오다 만났는데....
    연맹가족이 모두만날수 있었네요....^^

    울산악회 흰님도 그러더라고요....이렇게 청대산이 멋진줄 몰랐다고.... 이런날 모하러 멀리 가냐고....하면서 연신 감탄사를 ㅡ자아 내더만요....
    수고많으셨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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