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함께 근무하던 후배에게서 문자메세지가 왔다.어머니가 돌아가셨다는 것이다.빈소는 강릉의료원이었다.마침 일요일이고 그 후배가 상을 당했다는데 모처럼 후배 얼굴도 볼 겸하여 아침 일찍 강릉으로 향하는 고속버스에 올랐다. 고속버스에서 바라보이는 차창밖은 가을이 물씬 풍겨나오고 있었다.들판에 익어가는 벼들과 추수를 하는 논들.그리고 대관령이 가까워지자 고랭지 채소를 출하하는 모습들이 정겨워 보였다.
오랫만에 강릉을 간다.버스는 정확히 3시간만에 강릉 고속버스 터미널에 도착했다.의료원은 버스터미널에서 그리 멀지 않았다. 택시로 기본요금의 거리에 있었다.빈소는 지하에 그리고 식당은 1층에 있었다.절을 두 번 올리고 상주와 인사를 나누고 1층으로 갔다.거기서 점심을 먹었는데 놀랍게도 안동식사와 유사했다.문어가 올라있고,푸짐하게 준비하는것.그리고 상주가 굴건을 쓰고 삼베 옷을 입고 있는 것이다.아마도 이이가 학문을 한 고장이라 경상도의 이황과 학문적인 유사성이 있어서 인가.아니면 아직도 강릉은 안동과 마찬가지로 옛것을 이어오고 있는가.
참 다른게 있다.그건 안동보다 다른것인데 안동 상가에서는 조문을 오신 손님에게 담배 한 갑과 돈 5천원을 봉투에 넣어서 드리는데 강릉은 그건 없었다.또한 안동은 빈소 옆에 마련된 장소에서 술과 안주,과일 등 그런것만 먹고 식사는 따로 준비된 식당에서 하는데 (통상 식권을 봉투에 같이 넣어준다) 강릉은 같은 장소에서 식사를 함께 한다. 두 가지는 안동보다 발전된 것인가.그래도 안동보다 간편한 것 같다.
안동에서 장례를 치르면 다른 지방보다 더 비용이 많이 드는것 같다.필자가 여기저기 상가에 다녀본 바로는 그렇다.
전통을 지키는 안동의 고집스런 모습이라고 할 수 있지만 고인에 대한 최상의 예의가 아닌가.그리고 조문객들에게 최선을 다해서 성의를 표시하는 것이 아닌가.
어쨌든 안동과 강릉의 장례 모습은 유사한 점이 많았다.